종이비행기 자랑하는 어린이

 


  종이비행기를 멋지게 만들었다면서 손에 들고 한참 자랑하는 어린이. 그래, 너 참 예쁘게 잘 만들었구나. 모쪼록 두고두고 아끼면서 놀기를 바란다. 잘 논 다음에는 방바닥이나 마룻바닥에 굴리지 말고, 예쁘게 건사할 수 있기를 빌어. 네 마음 담아서 접은 종이비행기를 네 사랑 담아서 아끼고, 네 눈빛을 밝히면서 하루를 신나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구나. 4347.1.1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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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 놀이 4 - 마루에서 날려

 


  종이접기책 한참 뒤적이던 큰아이가 종이비행기를 만든다. 요모조모 테이프로 붙이고 이어서 제법 모양을 낸다. 그렇게 무겁게 만들면 날아갈까? 그러나 뭐, 네가 그렇게 만들고 싶었으니 네 멋대로 해야지. 한겨울이라 바깥은 춥다고 마루에서 날린단다. 마루 끝에 서서 한손에 하나씩 쥔 종이비행기를 함께 날린다. “누가 더 잘 날까?” 하면서 종이비행기 둘을 한꺼번에 날린다. 4347.1.1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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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에 있어 좋은 도서관 (도서관일기 2014.1.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겨울 한복판이다. 서재도서관 둘레에서 자라는 학교나무 가운데 가시나무를 빼고는 모두 잎을 떨구었다. 잎을 모두 떨군 나무를 바라보면서 이 나무가 어떤 나무인 줄 알아챌 이는 몇 사람쯤 있을까.


  1998년을 끝으로 문을 닫고 만 작은 초등학교 건물에 우리 서재도서관을 마련한 일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고 새삼스레 생각한다. 우리가 심은 나무는 아니지만, 우리 식구는 이 나무를 날마다 새롭게 누린다. 벌써 열대여섯 해째 아무런 가지치기를 입지 않고 씩씩하게 자라는 나무를 앞으로도 누릴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요새는 시골마을 숲속 나무조차 산림청에서 함부로 솎아내기를 하거나 가지치기까지 한다. 옛날 옛적 사람들이 땔감을 얻으려고 베는 나무나 솎는 나무는 이제 없다. 관청에서는 아무렇게나 심거나 솎기 일쑤이다. 그러니까, 이 나라에서 나무결 그대로 자라면서 아름드리를 이루는 나무를 보기란 매우 힘들다. 시골에서 문을 닫고 만 작은 학교에 남은 나무가 아니라면, 짙푸르면서 예쁜 모습을 건사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어느 책에서도 나무 한살이를 제대로 담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 나라 숲 정책은 아직 올바로 서지 못하니, 나무결 그대로 살아가는 나무를 살펴보기 어렵다. 나무를 말하는 책을 읽는다 하더라도 나무를 알기 어렵다. 풀이나 꽃을 보여주거나 말하는 책 가운데 풀이나 꽃이 풀내음과 꽃내음 그대로 잇는 모습을 담는 책은 얼마나 될까.


  책을 읽어 나무를 조금 더 널리 헤아릴 수 있다. 책이며 자료이며 잡지이며 들여다보면서 벌레나 새나 짐승이나 흙이나 개구리를 조금 더 깊이 헤아릴 수 있다. 그렇지만, 두 눈으로 마주보고 두 손으로 만지며 온몸으로 느낄 때보다 제대로 헤아릴 수는 없다. 삶이 바로 책이다. 삶이 고스란히 책이다. 그러니, ‘자연’을 알자면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할 노릇이다. 자연을 다루는 책을 읽을 적에는 자연을 밝히는 지식을 머리에 넣을 뿐이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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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돌보면서 글을 쓰고 책을 펴내기

 


  글쓰기란 참 쉽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고 돌보는 삶을 헤아려 보면 된다.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놀리고 씻기고 가르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내는 삶을 돌아본다면, 글쓰기란 아주 쉽다. 책을 펴내는 일도 더할 나위 없이 쉽다. 글을 쓰거나 책을 내는 일이란 더없이 조그마한 조각맞추기라고 느낀다. 그러니, 즐겁게 생각하며 글을 쓰면 되고, 기쁘게 헤아리며 책을 내면 된다. 아이들하고 놀듯이. 아이들한테 맛난 밥 차려서 함께 먹듯이. 아이들을 놀리고 노래를 불러 주면서 하루를 맑게 가꾸듯이. 4347.1.15.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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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쓰는 넋

 


  동화란 무엇일까요. 문학이란 무엇일까요. 웃음과 눈물을 듬뿍 쏟아내게 이끄는 동화나 문학을 읽으면서 가슴이 후련하다고 느낍니다. 웃고 울면서 기쁘게 누리는 동화나 문학을 즐기면서 마음속에서 사랑이 자란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이 지구별에는 아직 전쟁이 있어요. 서로 죽이고 죽는 짓이 끊이지 않아요. 동화와 문학에서도, 영화와 연속극에서도, 만화와 그림책에서도, 치고받으며 다투거나 괴롭히거나 할퀴는 이야기가 흘러요. ‘현실은 이렇다’ 하고 말하면서 자꾸자꾸 ‘현실 보여주기’만 한다고 덧붙여요.


  그러면, 그러면 말입니다, 현실이 이러하다면 ‘꿈은 이렇다’ 하고 말하면서 한결같이 ‘꿈 들려주기’로 나아가는 동화나 문학은 나올 수 없을까요. 아프거나 괴롭거나 슬프거나 못나거나 짓궂은 현실에서만 맴돌지 말고, 삐삐처럼 호빗처럼 앤처럼 코난처럼 아톰처럼 밍키처럼, 꿈을 맑고 밝으면서 환하게 지필 수 있는 이야기를 동화나 문학으로 빚을 수 없을까요.


  책보다 놀이를 말하고, 숲과 들을 말하며, 어른과 함께 일하고 놀며 삶을 짓는 하루를 짚고 이야기하는 비평을 선보였던 이오덕 님을 곰곰이 떠올립니다. 아이들한테 꼭 동화를 읽혀야 한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노는 삶이라면, 동화책이나 그림책은 없어도 됩니다. 아이들이 숲과 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돌보는 삶 누린다면, 영화나 연속극은 없어도 됩니다.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일하고 놀며 삶을 지을 수 있으면, 만화책 하나 없더라도 늘 웃고 노래할 수 있습니다.


  ‘동화쓰기’는 어렵지 않다고 느낍니다. ‘동화읽기’도 어렵지 않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동화란, 어린이와 함께 즐겁게 살아가고 싶은 사랑을 그리는 이야기이거든요. ‘동화쓰기’가 어려울 까닭이 없어요. 아이들과 활짝 웃으며 싱그럽게 놀며 일하는 어른은, 동화를 ‘쉽게’ 써요. 아이와 놀지 않고 거리를 두면서 ‘좋은 작품 선물’하려는 마음이라면, ‘창작’을 하거나 ‘문학’을 한달지라도 즐겁게 웃지 못합니다. 아름답게 노래하지 못합니다. 즐겁게 누리는 삶처럼 즐겁게 쓰고 읽으며 나누는 동화요 이야기이며 문학입니다.


  문학강좌를 듣거나 창작강의를 듣거나 대학교를 다니면서 동화를 쓰거나 읽으려는 분이 나오지 않기를 빌어요. 아이와 사귀고, 아이와 놀며,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하루를 보내면서, 삶 그대로 동화를 쓰고 읽으며 웃는 어른이 차츰 늘어나기를 빌어요. 글솜씨가 어리숙할 수 있어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틀릴 수 있어요. 아이들은 설거지를 거들다가 접시나 그릇을 깰 수 있어요. 아이들은 신나게 뛰놀다가 넘어져서 무릎이 깨질 수 있어요. 그런데, 놀다가 무릎이 깨져야지요. 어른들이 마구 모는 자동차에 받혀 다치지는 말아야지요. 어른들이 저지르는 전쟁과 막개발 때문에 아이들이 다치거나 아프지는 말아야지요.


  동화를 쓰는 넋은 삶을 사랑하는 넋이라고 느껴요. 동화작가 스스로 일구는 삶이 동화작품에 고스란히 스민다고 느껴요. 동화작가 스스로 아끼고 사랑하는 빛이 동화작품에 시나브로 깃든다고 느껴요. ‘좋거나 착한 이야기’만 동화로 써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에요.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이 길에서, 아이와 어떤 삶을 일구면서 함께 살아가고 싶은가 하는 꿈과 사랑과 노래를 담아야 비로소 ‘동화가 된다’고 느껴요. 4347.1.15.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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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4-01-15 07:58   좋아요 0 | URL
이 글을 읽고나니 왜 갑자기 동화를 쓰고 싶어지는지? ^^

파란놀 2014-01-15 12:06   좋아요 0 | URL
북극곰 님이 쓰실 동화 두근두근 기다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