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62. 2014.3.12.

 


  새봄을 맞이한 밥상에 아직 봄풀을 잔뜩 올리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이것저것 풀밥을 차릴 수 있으니 기쁘다. 봄풀이 더 돋으면 봄꽃 맺힌 풀줄기도 밥상에 올릴 수 있겠지. 다른 마을에는 별꽃나물이나 코딱지나물도 밥상에 올릴 테지만, 우리 집 둘레에서는 아직 별꽃나물이나 코딱지나물을 뜯기에 멀다. 다른 곳보다 늦는 만큼 다른 곳보다 늦게까지 풀밥을 즐기는 셈이니 천천히 기다린다. 얘들아, 우리 오늘도 즐겁게 꽃밥 먹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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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3 0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13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전거쪽지 2014.3.12.
 : 새 자전거를 알아보는 나날

 


- 지난 2010년 10월 12일부터 아이를 수레에 태우고 자전거마실을 다녔다. 처음 자전거수레에 탄 큰아이는 무섭다 여겼으나 이내 수레 타는 맛을 익히면서 비가 오든 바람이 싱싱 불든 수레에 태워 달라 했다. 이때가 세 살 무렵이다. 큰아이는 네 살에도 다섯 살에도 수레에 탔다. 여섯 살부터 수레는 동생한테 물려주고 샛자전거로 넘어왔다. 내 자전거에 수레를 달고 달리는 동안에는 자전거 몸통만 무게를 받아들였는데, 샛자전거를 붙이니 안장받이가 샛자전거와 수레 무게를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수레만 붙이고 다닐 적에는 안장 조임쇠가 천천히 닳았으니, 수레에 샛자전거를 붙이니 안장 조임쇠가 금세 닳았다.

 

- 처음부터 워낙 튼튼한 자전거를 몰았으니, 자전거는 오늘도 튼튼하게 달릴 수 있다. 그렇지만 이제 새 자전거를 하나 장만해서 샛자전거와 수레를 끌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타는 자전거는 16인치이기에 내 몸에 조금 작다. 내 몸에 작은 자전거라 하더라도 탈 만하니 안장을 많이 높여서 탔는데, 내 몸에 맞는 자전거를 몰면 안장을 그리 높이지 않아도 될 테고, 아이들을 데리고 자전거마실을 할 적에도 한결 수월하면서 잘 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읍내에서 새 자전거를 알아볼까, 아니면 서울로 가서 새 자전거를 알아볼까 하고 여러 달 헤아려 보았다. 아직 뾰족한 수는 나지 않는다. 자전거를 장만하는 돈이 모자라서? 지난달까지는 자전거값을 댈 돈이 없기도 했다. 그래서 ‘서울 공문서 순화 작업’을 거들었고, 지난달 끝무렵에 돈을 조금 모았다. 이 돈으로 썩 괜찮은 자전거를 장만하기에는 살짝 모자라지만, 아이들이 새봄에 자전거마실을 신나게 누리도록 이끌자면 하루 빨리 새 자전거를 장만해야겠다고 느낀다.

 

- 여러 달 이런저런 자전거를 살펴보며 생각에 잠긴다. 바퀴가 작은 자전거하고 허머, 이렇게 두 가지 자전거만 타다 보니, 다른 자전거를 잘 모르겠다. 예전 일을 미루어 돌아보면, 30∼50만 원쯤을 들이는 자전거는 알맞지 않다. 이만 한 값을 치르는 자전거가 안 좋다는 소리가 아니라, 늘 80킬로그램을 뒤에 달고 시골길과 오르내리막을 두루 달리자면 어느 만큼 부품과 몸통이 튼튼하면서 좋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자전거가 버티지 못한다.

 

- 새 자전거를 장만할까 하고 살펴보다가 값이 만만하지 않아 한숨을 쉰다. 다른 분이 타다가 내놓는 자전거를 물려받을까 하고 살펴보다가 값이 얼추 맞는 자전거를 하나 본다. 인천에서 사는 형이 자전거값을 보태 주겠다 했으니 형을 믿고 이 자전거를 물려받을까. 어떻게든 다른 일을 더 해서 목돈을 모을까. 이달 삼월에는 새 자전거 마무리를 짓자. 아이들과 봄볕을 받으며 바닷가로 자전거마실을 가고 싶다.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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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3.12. 큰아이―아버지 그렸어

 


  “펜. 펜. 노랗고 뚜껑 까만 펜.” 하고 큰아이가 노래를 한다. 무얼 말하나 한동안 생각하다가, 내가 쓰는 볼펜을 달라는 뜻인 줄 알아챈다. 노란 몸통에 까만 뚜껑이 있는 펜을 큰아이한테 건넨다. 큰아이는 방바닥에 엎드려서 “아버지 그려야지.” 하고 말한다. 한참 슥슥삭삭 하더니 “자, 보세요.” 하면서 공책을 내민다. 아이가 내민 공책에 나오는 아버지는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묶고는 한손에 수저를 들고 밥을 차려 주는 모습이다. 한쪽에 ‘바다’라는 글도 적는다. 바다에 가고 싶다는 뜻이다. 일곱 살 사름벼리야, 너는 이제 그림에 글도 함께 넣을 수 있구나. 앞으로 밥을 한결 맛나게 잘 차려야겠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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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3-13 00:51   좋아요 0 | URL
참~~범상치 않은 그림입니다!
아버지의 모습을 벼리가 보고 느낀대로 잘 표현했네요~
일곱 살 어린이가, 이렇게 세련된 터치의 그림을 그리다니
참으로 놀랍고 즐겁습니다~~*^^*

파란놀 2014-03-13 01:07   좋아요 0 | URL
아이 스스로 아름답기에
언제나 아름답게 바라보면서
그림을 그리면 그림에 아름다운 빛을
살포시 담을 수 있지 싶어요.
아이가 그림을 그릴 적마다
저도 곁에서 늘 즐거워요 ^^
 

 


  노래에는 순위를 매길 수 없다. 춤에는 등급을 매길 수 없다. 이야기에는 번호를 매길 수 없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한테 1위나 2위라는 숫자를 줄 수 없다. 춤을 추는 사람한테도,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한테도, 이녁은 3위라느니 4위라고 금을 그을 수 없다. 우리가 쓰는 글 한 줄에 순위를 매길 수 있겠는가. 서로 주고받는 편지 한 통에 등급을 붙일 수 있겠는가. 시험을 치른다 하더라도 시험점수나 시험등급을 가를 수 없다. 삶은 그저 삶이다. 즐겁게 부를 노래요, 즐겁게 출 춤이며, 즐겁게 누리는 삶이다. 즐겁게 쓰는 글이요, 즐겁게 찍는 사진이며, 즐겁게 그리는 그림이다. 언제나 즐거운 빛이 감돌기에 한결같이 사랑스러운 하루가 된다. 만화책 《순백의 소리》 여섯째 권에서는 ‘샤미센 경연 단체부’ 이야기가 흐르는데, 어떤 아이는 순위표에 꽁꽁 얽매이고 어떤 아이는 소리결을 더 깊이 들여다본다. 4347.3.1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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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소리 6
라가와 마리모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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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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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쇠를 연금하면서 살아가는 아이는 어떤 빛을 누리면서 이 땅에서 사랑을 찾을까. 만화책 《강철의 연금술사》는 ‘짧은 지식’을 ‘깊은 지식’으로 바꾸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으리라 여기던 아이가 떠나는 여행을 보여준다. 아이는 하루하루 온갖 일을 겪고 치르면서 참말 ‘깊은 지식’이 된다.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지식’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지식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 지식으로는 참말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아이는 천천히 깨닫는다. 아이는 차근차근 알아챈다. 삶은 ‘그 어떤 지식’으로도 가꿀 수 없는 줄 하나하나 받아들인다. 삶은 바로 삶으로 가꾸고, 사랑은 바로 사랑으로 보듬는 얼거리를 배운다. 사랑을 하고 싶으면 사랑을 할 노릇이고, 삶을 누리고 싶으면 삶을 누려야 한다. 새로운 지식을 찾으려는 여행이 아니라, 나 스스로 삶을 깨달으면서 사랑을 나누려는 빛을 가꾸는 여행이다. 4347.3.1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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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 완전판 18- 완결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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