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내음 책읽기



  내가 어릴 적에 무척 즐거웠던 일 가운데 하나는 풀내음이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랐으면서, 다른 어느 것보다 풀내음을 맡을 적에 무척 포근하고 싱그러우면서 즐거웠다. 왜 그랬을까? 모른다. 다만, 어릴 적에 풀내음을 언제나 즐겁게 누렸기 때문에, 나이를 먹으면서 풀내음하고 더 가까이 지내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아이들과 시골에서 늘 풀내음을 맡는다. 우리 집은 ‘숲집’이 되기를 바라는데, 아직 숲집이 되려면 멀었고, ‘풀집’ 모양새이다. 숲집은 아니지만 풀집이니, 아이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풀빛을 보고 풀내음을 맡으며 풀잎을 만지거나 먹는다.


  풀내음을 맡기에 풀을 마주하면서 산다. 풀내음을 먹기에 풀을 삶으로 받아들이면서 지낸다. 풀내음을 누리기에 풀과 동무가 되어 풀놀이를 즐긴다. 4347.8.3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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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89. 하늘을 가른다 (2014.8.13.)



  일곱 살 시골아이는 나날이 다부지면서 튼튼하게 자란다. 얼마나 다부진지 몸이 탄탄하게 잡히고, 얼마나 튼튼하지 껑충껑충 잘 뛴다. 평상에서 제자리뛰기를 할 적에도 꽤 멀리 난다. 하늘을 가르며 날 적에 온갖 몸짓을 보여준다. 이렇게 날고 저렇게 난다. 때로는 바닥에 잘못 떨어져 쿵 하고 엉덩방아를 찧거나 옆으로 넘어진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새롭게 일어나 다부지고 튼튼하게 다시 뛰고 또 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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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38. 햇볕과 바람을 먹으면서



  밥을 먹으면서 몸을 살찌웁니다. 밥 한 그릇을 먹으면 밥 한 그릇만큼 기운을 얻어 몸을 한결 즐겁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일을 할 기운이나 놀이를 즐길 기운을 고맙게 얻어요.


  물을 한 모금 마시면서 숨을 돌립니다. 물을 한 모금 마시면 물 한 모금만큼 새로운 바람을 맞아들이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이 기운을 빌어 둘레를 새롭게 바라봅니다. 이 기운을 써서 내 눈빛을 한결 밝힙니다.


  햇볕을 듬뿍 머금은 옷을 입으면 옷에서 햇볕내음이 납니다. 햇볕내음은 내 몸으로 스며듭니다. 합성세제로 빨래를 한 옷을 입으면 세제내음이 나요. 세제내음도 내 몸으로 스며들 테지요.


  옷을 빨래할 적에 손으로 비벼서 빨면, 내가 빨아서 입는 옷이라는 느낌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내 옷을 스스로 빨래하고 개고 보듬는 살림이라면, 옷을 한결 아끼는 마음이 되고, 내가 입는 옷을 언제 어디에서나 즐겁고 씩씩하게 누립니다.


  그냥 되는 일이란 없습니다. 언제나 내 마음에 따라 되는 일입니다. 내 마음이 어떠한가에 따라 달라지는 일입니다. 스스로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모든 일이 달라집니다.


  그냥 찍는 사진이란 없습니다. 언제나 내 마음에 따라 찍는 사진입니다. 내 마음이 어떠한가에 따라 달리 찍는 사진입니다. 스스로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모든 사진이 거듭납니다.


  햇볕을 늘 먹는 사람은 사진에 햇볕내음을 담습니다. 바람을 늘 마시는 사람은 사진에 바람내음을 싣습니다. 자, 그러면 우리는 내 사진에 무엇을 담고 싶은가요? 우리는 내 사진에 무엇을 싣고 싶은가요? 스스로 생각할 노릇입니다. 어떤 사진을 찍으면서 어떤 삶을 일구고 싶은지, 스스로 찾고 살피며 생각해야 합니다. 4347.8.3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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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28. 선물



멀디먼 서울에서

어느 언니가

옷꾸러미를 두 상자

꾹꾹 꼭꼭 눌러담아

우리 집에 보내 주었다.

낯도 이름도 모르는 언니는

어떤 마음으로 이 옷들을 입고

훨훨 날면서 놀았을까.

마당에서 볕에 새옷 말리다가

하늘 올려다보며 구름을 부른다.

고운 언니야,

이 옷들 잘 입을게.



2014.6.2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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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61] 얼굴



  빙긋 웃으니

  웃음 어린 마음이

  온 얼굴에 가득.



  내 얼굴을 웃음으로 가득하도록 가꿀 수 있습니다. 내 얼굴을 슬픔으로 넘치도록 바꿀 수 있습니다. 내 얼굴을 사랑으로 빛나도록 돌볼 수 있습니다. 내 얼굴을 미움이 들어차도록 깎아내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할 때에 스스로 즐거운 삶이 될까요. 우리는 내 얼굴을 어떻게 다스릴 적에 스스로 아름다운 하루가 될까요. 4347.8.3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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