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

 


별을 보고 싶은 사람은
별을 보며 살고,

 

무지개 찾고 싶은 사람은
무지개 찾아 살고,

 

시냇물 마시고 싶은 사람은
시냇물 마시며 살고,

 

하늘을 날고 싶은 사람은
하늘 날 길 걸으며 살아,

 

스스로
빛이 된다.

 


4345.12.11.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진 1

 


이야기가 있기에
빛이 싱그러워요.

 

삶이 있기에
빛이 밝아요.

 

사랑이 있기에
빛이 환해요.

 

꿈이 있기에
빛이 좋아요.

 

 

사진은 빛을 찍고
사진은 빛으로 찍어요.

 

그러니까,
사진은
이야기와 삶과 사랑과 꿈을
즐겁게 담아요.

 


4345.12.11.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도시나무

 


  도시를 짓고자, 사람들은 숲을 민다. 도시를 지으며, 사람들은 나무 한 그루 없이 메마른 곳에서 머리가 빙글빙글 돌기에, 아직 도시로 짓지 않은 시골을 찾아가서 나무를 파낸다. 그러고는 도시에 새로 나무를 박는다.


  도시에서는 나무를 심지 않고, 나무씨앗을 뿌리지 않으며, 나무가 씨앗을 떨굴 적에 씨앗이 깃들어 자랄 빈 흙땅이 없다. 도시는 ‘나무박기’를 한다. 시골에서 예쁘게 자라던 나무를 함부로 파내어 찻길 가장자리에 아무렇게나 줄줄이 나무박기를 한다. 뿌리뽑힌 채 고향을 잃어야 하는 나무들은 도시 한복판에서 자동차 배기가스를 먹으며 시름시름 앓는다. 해마다 공무원들은 나뭇가지를 뭉텅뭉텅 자른다. 핑계를 대기론, 전봇대 전깃줄 건드린다며 나뭇가지를 베지만, 나무는 전깃줄을 안 건드린다. 괜히 사람들 스스로 나무를 괴롭히려고 할 뿐이다.


  도시로 와야 하는 나무들은 밤에 잠들지 못한다. 밤이면 밤마다 찻길을 환하게 비추려고 등불을 켜니까, 나무는 답답해서 잠들지 못한다. 사람들은 나무 옆에 담배를 버리고 쓰레기를 버린다. 가게 일꾼은 나뭇줄기에 못을 박아 걸개천을 걸기도 하고, 운동한다며 이녁 등판을 나뭇줄기에 쿵쿵 때리기도 한다.


  나무는 천 해나 이천 해쯤 살아가는데, 때로는 오천 해나 만 해를 살아가는데, 고향인 시골을 빼앗기며 도시 한복판 아스팔트 찻길 가장자리로 박히며 줄기가 자꾸자꾸 뭉텅뭉텅 잘리는 나무는 서른 해조차 살기 힘들다. 왜냐하면, 도시는 끝없이 재개발을 하기에, 이제 서른 해쯤 산 나무들은 새삼스레 밑둥을 잘리며 죽어야 한다.


  여섯 살 큰아이가 도시나무를 보다가 살살 줄기를 쓰다듬는 모습을 떠올린다. 나 또한 큰아이처럼 도시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살살 줄기를 쓰다듬곤 한다. 아프지? 힘들지? 고단하지? 그래도 너는 봄이 되면 이곳에서도 푸른 잎사귀 내놓고, 가을이면 곱게 물든 나뭇잎 흩뿌리는구나. 나무야, 나무야, 사랑도 이야기도 꿈도 모두 곱게 자라는 나무야. 사람들은 언제쯤 도시짓기를 멈추면서 삶짓기를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스스로 삶짓기를 하지 못하는 오늘날, 너는 이 가녀리고 딱한 사람들한테 싱그러운 그늘을 베풀려고, 아픈 몸 달래며 씩씩하게 새 가지를 뻗고 새 잎사귀로 노래를 하니? 4346.1.1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평범한 메리의 특별한 행동
에밀리 피어슨 지음, 후미 코사카 그림, 황은주 옮김 / 세상모든책 / 200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38

 


작은 사랑
― 평범한 메리의 특별한 행동
 후미 코사카 그림,에밀리 피어슨 글,황은주 옮김
 세상모든책 펴냄,2004.12.10./9500원

 


  따스한 겨울 아침이로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 식구들 살아가는 전남 고흥만 따스하고, 다른 시골이나 도시는 춥디추울는지 모릅니다. 얼마 앞서 인천과 부산과 청주와 서울을 다녀왔더니, 인천도 부산도 청주도 서울도 참 시린 바람 불고 매서운 추위입니다. 길마다 눈이 아직 안 녹아 얼음으로 바뀌고, 햇살이 내리쬐는 한낮에도 포근한 기운을 느끼기 힘듭니다.


.. 어느 날이었어요. 메리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고 있었지요. 길가에 아주 향기롭고 먹음직스러운 블루베리가 자라고 있는 거예요. “와, 정말 맛있겠다!” ..  (7쪽)


  나는 내 보금자리 깃든 시골을 좋아합니다. 이곳을 좋아하기에 아침마다 좋은 생각으로 잠을 깹니다. 겨우내 새벽 멧새 노랫소리를 못 듣기에, 언제쯤 날이 포근히 풀리며, 멧새들 새벽나절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하고 기다립니다. 크고작은 새들이 우리 집 둘레를 기쁘게 날아다니며 들려주는 노랫소리는 언제부터 흐드러질까 하고 기다립니다.


  따순 봄이 가까우면 멧새가 노래할 테고, 따사로운 봄이 무르익으면 풀벌레도 노래할 테며, 따뜻한 봄이 한껏 피어나면 개구리도 하나둘 깨어나며 노래하겠지요.


  새와 벌레와 개구리가 노래할 적에는 아이들도 저희 목소리를 곱게 뽑아 나란히 노래합니다. 그러면, 어른인 나도 아이들 곁에서 함께 노래를 합니다.


  어느 아이들 노래에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 듣는 사람 없어도 날이 새도록” 하고 나오는데, 듣는 사람이 없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우리 시골마을에는 우리 식구가 있기도 하지만, 어느 시골마을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흙을 지키면서 개구리 노래를 듣고 풀벌레 노래를 들으며 멧새 노래를 듣거든요.

 


.. 조셉 할아버지는 누군가에게 이 기쁨을 나누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14쪽)


  모두들 고운 노래를 부르고, 밝은 노래를 들을 수 있다면, 이 같은 삶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싶습니다. 저마다 고운 이야기를 속삭이고, 밝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으면, 이러한 삶은 얼마나 어여쁠까 싶습니다.


  노래가 있기에 아름다운 삶이라고 생각해요. 모내기 하면서, 나물 뜯으면서, 설거지 하면서, 빨래 주무르면서, 갓난쟁이 젖 물리면서, 아이들 몸 씻기면서, 밥을 차려 함께 먹으면서, 또 아이들과 마실을 다니면서, 언제나 신나게 노래하는 우리 삶은 참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이야기가 있기에 어여쁜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도란도란 이야기꽃이요, 두런두런 이야기잔치요, 속닥속닥 이야기마당이며, 소근소근 이야기누리입니다. 이야기동무를 사귑니다. 이야기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이야기꾸러미를 펼칩니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내 이야기는 내 이야기책입니다. 내 이야기는 내 이야기꿈입니다. 이야기 한 자락은 이야기사랑으로 피어나고, 이야기 한 타래는 이야기씨앗으로 퍼집니다.


  옛날 옛적에는 옛날 옛적 한아비가 이야기 빚어 물려줍니다. 오늘은 오늘대로 나 스스로 삶을 즐거이 일구면서 ‘오늘 새 이야기’를 빚어 새롭게 물려줍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며 이야기가 태어나고, 아이들이 자라며 이야기가 깊어집니다. 저녁에 달맞이 별맞이를 하자니, 여섯 살 큰아이가 문득 외칩니다. “아버지, 나무가 춤춰!” 옳거니, 겨울날 차가운 이 바람이 나무를 춤추게 한단 말이지! 네 이야기 참 곱구나. 나무도 네 이야기 듣고 좋아하겠는걸.

 


.. 서로에게 조그만 도움을 준 것뿐인데,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졌어요.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지요 ..  (30쪽)


  후미 코사카 님 그림과 에밀리 피어슨 님 글이 어우러진 그림책 《평범한 메리의 특별한 행동》(세상모든책,2004)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메리’라고 하는 아이가 수수한 여느 아이일는지, 남다르게 돋보이는 아이일는지 모릅니다. 다만, 이 아이는 블루베리가 길가에서 자라는 시골에서 살아가는군요. 도시에서라면 길가에 능금이나 포도나 배나 귤이나 감이 자랄 일이 없을 테니까요. 도시 어느 곳 길가에 들딸기가 자라겠어요.


  ‘메리’라고 하는 아이는 스스로 예쁜 삶터에서 예쁜 하루를 누립니다. 그러니, 학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블루베리를 보고, 스스로 참 맛있겠다 생각하며, 맛있는 들열매이니까 혼자 먹지 않고 이웃하고 나눕니다. 곧, 이웃하고 사랑을 나눕니다.


  사랑은 늘 작아요. 내가 내미는 손길은 늘 작아요. 그런데, 이 작은 사랑이 지구별을 포근하게 감쌉니다. 작기 때문에, 작은 사랑이 지구별을 따사로이 돌봅니다.


  내가 100억 1000억 부자가 되어야 지구별 따사로이 어루만질 일을 할 수 있지 않아요. 내 주머니에 돈 한 푼 없더라도, 맑은 목소리를 뽑아 노래 한 가락 즐길 때에, 비로소 지구별이 따사롭게 춤춥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돈이 없어요. 이른바, 재벌집 아이들이 아니라면 돈을 모르겠지요. 곧, 세 살 아이들이 마당을 뛰놀며 노래하는 소리에 들판 풀과 나무가 춤을 춥니다. 여섯 살 아이들이 논둑 밭둑 거닐며 노래하는 소리에 들새와 멧새가 춤을 춥니다. 사랑은 하늘에서 똑 떨어지지 않습니다. 사랑은 바로 내 가슴에서 샘솟습니다. 4346.1.1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값, 도서정가제

 


  피카소 그림을 바라보면서 참 즐겁네, 하고 느낀 사람 가운데 누군가 피카소 그림 한 닢 갖고 싶다 꿈을 꿉니다. 그래서 피카소 그림 한 닢을 장만하는 데에 들 돈을 푼푼이 모읍니다. 이윽고, 한 해 뒤일는지 열 해 뒤일는지, 또는 아이들한테까지 이어지며 백 해나 이백 해 뒤일는지, 스스로 꿈꾸던 즐거움을 빛내는 그림 한 닢이기에, 에누리 없이 제값을 치르면서 피카소 그림을 장만합니다.


  숲이 춤을 추고 새들이 노래하는 시골에서 살아갑니다. 식구들과 늘 예쁜 웃음을 꽃피우면서 아이들이 앞으로도 예쁜 이야기 길어올릴 보금자리로구나 하고 느끼면서 땅 장만할 돈을 모읍니다. 한 해 뒤일는지 열 해 뒤일는지, 또는 아이들한테까지 이어지며 백 해나 이백 해 뒤일는지, 식구들 모두 꿈꾸던 즐거움을 빛내는 숲자락 깃든 시골땅을 장만합니다.


  책방마실을 하다가 눈을 번쩍 뜹니다. 마음이 환하게 열립니다. 아, 책이로구나. 참다운 슬기와 착한 꿈과 고운 이야기 사랑스레 어우러지는 책이로구나. 책방에 서서 기쁘게 읽습니다. 어느새 책 한 권 훌쩍 읽고는, 셈대로 들고 가서 값을 치릅니다. 이 책 한 권 쓴 사람 넋과 이 책 한 권 엮은 사람 손길을 생각합니다. 이 책 하나 꽂히기에 책방이 눈부시게 밝은 무지개로구나 싶습니다.


  그림값은 꿈값입니다. 땅값은 삶값입니다. 책값은 사랑값입니다. 꿈은 값으로 매기지 못합니다. 삶은 값으로 사고팔지 못합니다. 사랑은 값으로 따지지 못합니다. 마음으로 우러나오는 이야기 있을 때에, 그림이요 땅이며 책입니다.


  책방마실을 하다가 책 하나 읽으려 하는데, 책값이 비싸다고 느낀다면, 그 책은 아직 내 마음으로 다가오지 않은 책입니다. 또는, 그 아름다운 책을 맞이할 내 마음그릇이 무르익지 않아, 애써 이 책을 장만해 본들 내 마음이 새롭게 거듭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나는 책값을 에누리할 수 없습니다. 더 싸게도 더 비싸게도 장만할 수 없습니다. 책마다 붙은 제값에 장만합니다. 나는 이야기를 읽는 사람이기에, 책에 어린 이야기가 사랑스럽다면, 이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읽고 싶어 값을 치릅니다. 땅을 일구며 품을 들이듯, 책을 장만하며 값을 들입니다. 냇물 마시고 바람 들이켜면서 내 숨결 얼크러지듯, 내 보배로운 겨를을 들여 책을 읽습니다.


  흥정하는 맛에 물건을 사고파는 저잣거리라 하니까, 책방이 저잣거리와 같다면, 이야기 한 자락 사고파는 값을 흥정할 만하겠지요. 이 책은 얼마 저 책은 얼마, 하는 투로 흥정을 할 만하겠지요. 갓 나온 책이니 얼마, 조금 묵은 책이니 얼마, 하는 양으로 흥정을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꼭 장만해야 하는 산삼이라든지 연장이라든지 집살림이라면 흥정을 하지 않습니다. 아니, 흥정하지 못합니다. 집을 지으면서 숲에서 나무를 벨 적에 나무값 흥정하는 사람 없습니다. 나무를 만지는 나무장이한테 품삯을 흥정하는 사람 없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빗물값을 흥정하는 흙일꾼 없습니다. 하늘을 섬기며 햇볕값을 흥정하는 흙일꾼 또한 없습니다.


  사람들이 책방마실을 하면서 책값을 흥정하려 한다면, 그이는 ‘굳이 안 읽어도 될 책’을 ‘내 것이라는 물건으로 가지고’ 싶기 때문이로구나 싶습니다. ‘물건 소유욕’이 아니고서야, 책값을 흥정할 일이 없습니다.


  삶을 빛내고 사랑을 살찌우는 책 하나라 한다면, 책값을 즐겁게 치를 수 있도록 푼푼이 돈을 모아 장만해야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아름답게 살아갈 사람입니다. 우리는 ‘물건 소유욕’을 키울 장사꾼이 아닙니다. 장사꾼이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에요. 무언가 가지고 싶으면 가질 노릇입니다. 그러나, ‘물건 소유욕’을 앞세우면서 ‘아름다운 삶과 사랑으로 이어지는 책읽기’를 가로막거나 그르치지 않기를 빕니다.


  책이 될 글을 쓰는 사람은 ‘책이 나오고 한 해 지나고 나면 10% 더 에누리해도 될 만한 값어치’인 글을 쓰지 않습니다. 책이 될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한 해 뒤이든 열 해 뒤이든 백 해 뒤이든, 또 아이들 뒤를 잇고 잇는 먼먼 뒷날까지, 온누리 환하게 밝힐 글을 씁니다.


  글을 책으로 엮는 사람은 ‘책을 펴내고 한 해 지나고 나면 10% 더 에누리해서 팔 만한 값어치’인 책을 엮지 않습니다. 책을 펴내는 사람은 누구나, 한 해 뒤이든 열 해 뒤이든 백 해 뒤이든, 또 아이들 뒤를 잇고 잇는 먼먼 앞날까지, 온누리 눈부시게 빛낼 책을 펴냅니다.


  글을 쓰는 사람, 책을 엮는 사람, 책을 사고파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이들 모두 아름다운 꿈과 사랑과 이야기를 따사롭게 보살필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6.1.1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