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지키는 개 별을 지키는 개 1
무라카미 다카시 지음 / 비로소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243

 


사람은 누구나 별 한 송이
― 별을 지키는 개
 무라카미 다카시 글·그림,편집부 옮김
 비로소 펴냄,2011.5.13./7500원

 


  여름비 그칩니다. 그러나 며칠 뒤 또 여름비 한 줄기 찾아올 수 있겠지요. 빗줄기 주룩주룩 듣는 동안 개구리는 조용합니다. 빗방울이 지붕을 때리고 마당을 때리며 나뭇잎과 풀잎과 무논에 떨어지는 소리만 마을에 감돕니다. 이러다가 빗줄기 멎더니, 바람이 살랑 불다가 빗줄기 한 모금 다시 찾아들고, 드디어 바람이 훅 불며 빗방울 더 듣지 않을 무렵, 무논 개구리들 한 마리 두 마리 왝왝 괙괙 노래를 합니다. 이윽고 온 무논 온 개구리들 노랫소리 우렁차게 울리면서 하루 내내 부르지 못한 노래를 신나게 즐깁니다.


  사람들은 개구리 노랫소리를 들으며 새근새근 잠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풀벌레 노랫소리를 듣거나 바람 노랫소리를 들을 적에도, 또 바다 노랫소리를 들을 적에도 고요히 잠들 수 있습니다. 거꾸로, 개구리는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를 듣거나 자동차 붕붕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에 잠들지 못합니다. 풀벌레도 멧새도 바람도 바다도, 사람들이 시끌벅적 어수선하게 구는 소리가 있으면 고즈넉하게 잠들지 못해요.


- ‘아빠, 이 아이에게선 슬픈 맛이 나요. 어제오늘 정도가 아니라, 오랫동안 쌓인 슬픈 맛이.’ (31쪽)
- “내가 기운이 없는 건 결코 돈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야. 솔직하게 어리광 부릴 수 없게 된 그 아이가 너무 슬퍼서. 어쨌든 우리들은 이제부터 차에서 생활하는 홈리스로군.” (39쪽)

 


  사람은 누구나 별 한 송이입니다. 어른도 아이도 별 한 송이입니다. 젊은 사람도 늙은 사람도 별 한 송이입니다. 아픈 사람도 튼튼한 사람도 별 한 송이입니다. 가난한 사람도 가멸찬 사람도 별 한 송이예요.


  어디에서 살더라도 별 한 송이입니다. 서울이나 부산 같은 큰도시에서는 밤하늘 별 바라보기 어렵지만, 큰도시 밤하늘에 별이 잘 안 보인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은 별입니다. 생각해 봐요. 사람들 눈에 밤하늘 별 안 보인대서 별이 없지 않아요. 사람들이 서로서로 아름다운 별인 줄 알아채지 못한대서 서로서로 별이 아닐 수 없어요. 내가 오늘 미운 짓 거친 말 일삼았다 하더라도 나는 별입니다. 내 이웃이나 동무가 모진 짓 못된 말 퍼부었다 하더라도 내 이웃이나 동무는 모두 별입니다.


  저마다 다르게 환하게 빛나는 별입니다. 서로서로 곱게 어우러지는 별입니다. 저마다 푸르면서 맑은 별입니다. 서로서로 예쁘게 어깨동무하는 별입니다.


  별은 한 송이나 두 송이만 반짝이지 않습니다. 별은 다 함께 빛나기에 별입니다. 별은 몇몇 송이 도드라지지 않습니다. 별은 서로 같이 밝은 빛과 숨결 나누어 줍니다.


- “오늘은 별이 참 많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별의 소리가 들리는구나.” (67쪽)

 

 


  내가 별인 줄 살뜰히 느끼면, 내 입에서 나올 말들은 ‘별빛과 같은 말’인 줄 깨닫습니다. 내 입에서 나올 ‘별빛과 같은 말’이 어떤 모습이어야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할 때에, 내 삶이 아름답습니다.


  내 이웃과 동무가 별인 줄 알뜰히 느끼면, 내 이웃과 동무 입에서 나올 말들은 ‘별무늬와 같은 말’인 줄 깨닫지요. 서로서로 고운 입으로 ‘별빛과 같은 말’을 곱게 들려주면서 저마다 아름다운 삶 생각하며 일구지요.


  그리고, 사람과 함께 개구리도, 제비도, 풀벌레도, 다 함께 별 한 송이인 줄 천천히 알아차리리라 생각해요. 사람이 별이듯 개구리도 별이에요. 사람이 별인 만큼 제비도 별이고요. 사람이 별이 되기에 풀벌레도 별이 된답니다.


  조그마한 들꽃도 별입니다. 우람한 나무도 별입니다. 봄꽃도 별이고 여름꽃도 별이에요. 가을나무도 겨울나무도 별이에요.


- ‘내가 개를 귀여워한 건 처음 잠깐뿐. 금방 다른 것에 흥미가 팔려서 개를 내팽개쳤다. 그래도 이따금 놀아 주면, 내가 미안할 정도로 기뻐했다. 개는 혹시라도 내가 놀아 줄까 싶어, 항상 공을 물고 기다리고 있었다. 개는 언제든 기다리고 있었다.’ (96∼97쪽)
- ‘모든 피붙이를 잃은 내 곁에는 개가 있었다. 그 따스함을 껴안으면서 나는 깨달았다. 그날 할아버지는, 이런 때를 생각해서 이 녀석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인 거란 걸.’ (110쪽)

 


  무라카미 다카시 님 만화책 《별을 지키는 개》(비로소,2011)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별을 지키는 개’는 ‘별이 된 아저씨’를 지키면서 스스로 별이 됩니다. ‘별이 된 아저씨’는 이녁이 아낀 개를 언제까지나 사랑하면서 서로 나란히 별이 됩니다.


  별빛을 헤아리며 해바라기밭에 깃듭니다. 별빛을 꿈꾸며 해바라기밭에서 잠듭니다. 별빛을 내려놓으면서 해바라기밭에 이야기 한 자락 남깁니다.


- ‘나는 내 개에게 무엇을 해 주었던가. 더 많이 놀아 주었다면. 더 많이 산책을 시켜 주었다면. 억지로 잡아끌지 않고 원할 때까지 가드레일이나 돌기둥, 전신주 냄새를 맡게 해 주었다면. 더 많이. 두려워하지 않고 사랑해 줬다면 좋았을 것을.’ (118쪽)


  지구별을 사랑하는 별들이 지구별 둘레에서 반짝반짝 빛납니다. 지구별에서 삶을 일구며 하루하루 웃고 어깨동무하는 이들은 밤에도 낮에도 별빛을 환하게 느낍니다. 그러나, 지구별에서 삶을 일구지 못하거나 지구별에서 하루하루 웃지 못하고 어깨동무 못하는 이들은 낮이건 밤이건 별빛을 조금도 못 느껴요. 별빛 없는 데에서 고단해요. 별빛 스미지 못하는 데에서 뒹굴어요.


  온누리 사랑하는 이들은 지구별이 이웃별한테 고운 빛 내뿜을 수 있도록 환한 웃음꽃 피웁니다. 지구별 바깥으로 나갔던 이들이 지구별 바라보면 ‘푸르게 빛난다’고 말하는데, 지구별은 골골샅샅 푸른 숲으로 일구면서 이웃별한테 ‘풀과 나무가 어우러지는 가장 아름다운 빛깔’을 이웃별한테 나누어 주어요.


  그러니까, 온통 도시가 되어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얼룩지면, 이웃별이 지구별한테 베푸는 사랑을 못 받고 못 느껴요. 자동차와 공장과 아파트와 물질문명에 휩쓸리기만 하면, 지구별 스스로 이웃별한테 아무런 사랑을 나누어 주지 못해요.


  생각해 봐요. 문명을 더 누리고, 돈을 더 누리며, 이름값이나 권력을 더 누리는 사람일수록 이웃사랑하고 자꾸 멀어져요. 시골에서 지내며, 돈을 적게 갖고, 이름값도 권력도 훌훌 홀가분히 내려놓는 이들은 언제나 이웃사랑으로 해맑게 웃어요. 우리 모두 별 한 송이인 줄, 우리 모두 꽃 한 송이인 줄, 우리 모두 사랑으로 웃는 고운 숨결인 줄 느낄 수 있기를 빌어요. 4346.6.1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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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엽기성 짙은 명랑만화를 그린다고 할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 <엄마는 텐파리스트>가 1,2,3권 번역되었다는데,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는지. 살짝 엽기성 짙은 명랑만화를 그리는 결 그대로 집에서 아이와 살아가는 나날도 살짝 엽기성 짙은 이야기꽃이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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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 <늑대아이>가 만화책으로도 나왔다. 그런데, 만화를 영화로 만들 때랑, 영화를 만화로 만들 때에는 좀 많이 달라서, 이 만화책이 얼마나 만화책다우면서 재미가 있을는지 잘 모르겠다. 그나저나, 디브이디는 왜 이렇게 값이 들쑥날쑥 하면서 금세 절판 품절을 오락가락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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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9] 생각을 부르는 말

 


  늘 좋은 생각 불러일으키는 낱말
  아이도 어른도 가슴에 곱게 담아
  온누리 아름답게 빛나지요

 


  좋은 생각 불러일으키는 낱말을 찬찬히 읊으면 참말 좋은 생각 샘솟습니다. 슬픈 생각 불러일으키는 낱말을 가만히 떠올리면 참말 슬픈 생각 떠오릅니다. 고운 생각을 바라기에 고운 말을 노래합니다. 미운 생각을 바라지 않았다 하더라도 자꾸 미운 생각을 하는 바람에 시나브로 미운 말이 튀어나옵니다. 생각하는 대로 말이 되고, 말을 하는 대로 삶이 되며, 삶을 짓는 대로 사랑이 됩니다. 사랑을 품에 안아 삶을 일구고, 삶을 일구면서 말이 태어나며, 말이 태어나는 사이에 어느덧 생각이 찬찬히 자랍니다. 4346.6.1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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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4] 하얀 꽃밭과 나비
― 시골에서 마시는 바람

 


  엊저녁 면사무소에서 마을방송을 한다. 이듬날 아침 일곱 시부터 아홉 시 사이에 ‘전체 방역’을 하니 ‘장독대 뚜껑을 닫’고, ‘창문도 닫’으며, ‘야외활동 하지 말’고, ‘아이들이 바깥에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한다. 고흥군 도화면 사무소에서 마을방송으로 알린 ‘전체 방역’이란 헬리콥터가 마을 휘 가로지르면서 농약을 뿌리는 ‘항공 방제’이다. 요즈음은 이런 ‘항공 방제’를 ‘친환경농약’을 뿌리며 흙일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고 밝힌다.


  그런데 몹시 궁금하다. ‘친환경’농약이라면서, 왜 장독대 뚜껑을 닫아야 하고 창문을 닫아야 할까. ‘친환경’이라면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하지 말아야 할 까닭이 없고, 아이들이 바깥에 나오지 말아야 할 까닭 또한 없다. 입으로는 ‘친환경’을 읊지만, 막상 ‘환경과 가깝지’ 않은 농약일 뿐 아니라, 환경을 등진 농약이라고 알리는 노릇이다.


  일본사람 오제 아키라 님이 1980년대에 그린 만화책 《나츠코의 술》을 보면, ‘항공 방제’ 때문에 눈이 먼 아이들 이야기가 나온다. 게다가 ‘항공 방제’를 하다가 헬리콥터가 떨어져 논에 처박히면서, 이 논은 농약덩이가 되어 아무도 이 논을 건드리지도 못하고 가까이에 오지도 못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항공 방제’를 할 적에, ‘완전 무농약 유기농’으로 벼농사 짓는 이들이 퍽 넓은 논에 비닐을 덮어 농약이 떨어지지 못하게 막는 이야기가 나온다.


  면사무소 마을방송이 나온 이듬날 아침, 바람이 제법 거세게 불고 빗줄기가 살짝 듣는다. 헬리콥터가 떴을까? ‘항공 방제’ 헬리콥터는 얼마쯤 되는 높이에서 날아갈까? 높은 데에서 날아가더라도 소리가 들릴 텐데 소리가 안 들린다. 바람 많이 불고 빗줄기까지 들으니 취소했을까?


  헬리콥터에서 농약을 뿌리면, 이 농약 때문에 들새와 멧새가 숨이 막히고 눈알이 튀어나오면서 죽는다. 농약 듬뿍 쐰 벌레나 개구리를 잡아먹는 들새와 멧새는 내장이 터지면서 죽는다. ‘항공 방제’는 ‘소리 없는 평화’를 부른다. 아니, 모든 소리가 사라진 숲을 부른다. 레이첼 카슨 님은 1950년대에 “침묵의 숲”, 곧 “소리 없는 숲”을 말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2010년대인 오늘날까지도 농약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도시에서는 자동차사랑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숨이 막힌다면, 시골에서는 농약사랑에 허덕이면서 숨이 갑갑하다.


  돌울타리 사이로 이웃한 옆집 밭자락에서 하얗게 꽃을 피우며 나부끼는 풀포기를 바라본다. 어떤 씨앗 심어 이렇게 어여쁜 흰꽃 피어 꽃잔치·풀잔치 이루어 놓으셨을까. 하얀 꽃무리 사이사이 하얀 날갯짓 팔랑거리는 나비가 춤을 춘다. 서로서로 예쁘게 어울린다. 하얀 꽃에 내려앉은 나비를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사진 몇 장 찍는다. 사진을 큼직하게 키워서 보아도 나비가 어디 깃들었는지 잘 안 보이지만, 흰나비는 흰꽃 사이에서 맑게 빛나는구나. 좋다. 얘들아, 우리 나비 구경하지 않겠니? 4346.6.1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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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1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 꽃이 무엇일까요?

appletreeje 2013-06-11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기 나비가 있네요~? ^^
보라빛 꽃송이 위로 사선에요.!! 나비랑 보니 한층 더 좋아요. *^^*

파란놀 2013-06-11 14:58   좋아요 0 | URL
네, 아래에서 오른쪽에 나비가 살짝 깃들었어요.
나비도 꽃도 곱지요.

어떤 나물로 심으신 풀 같은데...
이름은 아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