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55. 2014.2.15.

 


  토마토를 얻었다. 풀무침을 하고는 토마토를 잘게 썰어서 꽃접시에 빙 두른다. 다른 접시에 담을까 하다가 함께 담아 보기로 한다. 이렇게 하니 눈으로 보기에도 한결 예쁘다. 몇 가지 못 차리는 밥상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올리느냐에 따라 눈으로 보는 맛이 달라지지 싶다. 당근과 무를 썰어서 나란히 놓으니 빛깔이 괜찮네. 아이들 없이 혼자 살던 지난날에는 이런 밥상을 차린 적이 없다. 나 혼자 차려서 나 혼자 먹던 밥상에 고운 빛이 흐르도록 한 적이 없다. 아이들이 있으니 밥상 빛깔이 달라진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밥상 빛깔을 더 손질하고 가다듬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산들보라 걷는 재미

 


  산들보라야, 우리한테는 자가용이 없으니 늘 걷지. 군내버스를 타고, 자전거를 타며, 가끔 이웃이 자가용에 태어 줘곤 하지. 너희들은 늘 두 다리로 이 땅을 밟아. 이 땅을 밟으면서 하늘숨을 마시지. 하늘빛 닮은 노래를 듣고, 하늘무늬 닮은 노래를 부르면서, 하루하루 새롭게 살아간다. 4347.2.1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요즈음에는 시골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동화나 동시로 쓰는 어른이 거의 없다. 그도 그럴 까닭이, 시골에서 살아가는 어른이 부쩍 줄었을 뿐 아니라, 시골을 그리는 작품을 쓰더라도 옛날 추억을 건드릴 뿐, 오늘부터 앞으로 시골에서 살아갈 아이들 삶과 사랑을 돌아보지 못한다. 도시 아이들은 언제나 도시에서만 살고, 시골 아이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야 할까. 이 나라 모든 학교는 농사짓기는 가르치지 않을 뿐 아니라, 농사꾼이 되도록 가르치지도 않는데, 앞으로 이 나라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입고 마시면서 살아야 할까. 임길택 님이 멧골마을 작은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면서 느끼고 생각한 이야기를 푼푼이 담은 《산골 마을 아이들》을 새삼스럽게 들춘다. 1990년에 처음 나온 이 동화책은 2014년을 거쳐 2040년쯤에는 아이들한테 어떤 빛으로 읽힐 수 있을까 궁금하다. 앞으로 2040년쯤에는 이 동화책에 깃든 이야기를 헤아리거나 알아채거나 마주할 만한 아이는 모조리 사라지고 없으려나. 4347.2.17.달.ㅎㄲㅅㄱ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산골 마을 아이들
임길택 지음 / 창비 / 1998년 7월
10,800원 → 9,720원(10%할인) / 마일리지 54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4년 02월 17일에 저장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림책 《알을 품은 여우》는 책이름부터 줄거리를 헤아릴 수 있다. “알을 품은 여우”가 알에서 깨어난 새끼 새를 잡아먹을까, 안 잡아먹을까? 잡아먹을 수 없겠지? 알을 품는 동안 느낀 따스함이 차츰 커져, 알이 깨어난 뒤 마음속에서 사랑스러움이 샘솟을 테니, 어떻게 새끼 새를 잡아먹겠는가. 아무것도 몰랐다면 넙죽 잡아먹겠으나, 알기 때문에, 사랑을 알고 따스함을 알기 때문에 잡아먹지 못한다. 여우 아닌 사람도 이와 똑같다. 사랑을 알고 따스함을 아는 사람은 이웃이나 동무를 해코지하거나 괴롭히지 못한다. 사랑을 나누고 따스함을 주고받는 사람은 이웃이나 동무를 못살게 굴거나 들볶지 못한다. 아이를 낳는 어버이로 살아가거나 아이를 아끼는 어른으로 살아가는 일은 바로 스스로 사람됨을 되찾으려는 삶이 되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4347.2.17.달.ㅎㄲㅅㄱ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알을 품은 여우
이사미 이쿠요 글.그림 / 한림출판사 / 1994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4년 02월 17일에 저장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겨울 끝자락 파란하늘 마음

 


  멧자락으로 제법 깊숙하게 들어간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웃집에 마실을 갑니다. 전남 고흥에는 육백 미터 넘는 산조차 드물고 사오백 미터 안팎을 맴도는 야트막한 봉우리만 있습니다. 그런데 이만 한 높이인 멧자락에 깃든 마을에서 올려다보는 하늘도 참 고와요. 나즈막한 들에서 올려다보는 하늘도 곱고요.


  겨울 끝자락 포근한 바람을 느끼며 하늘을 바라봅니다. 파랗게 빛나는 하늘을 언제나 바라보는 사람은 가슴속에서 피어나는 파란 사랑과 꿈을 돌볼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파랗게 눈부신 하늘과 하얗게 무늬를 새기는 하늘을 늘 마주하는 사람은 마음속에서 자라나는 파랗고 하얀 이야기와 노래를 보듬을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자가용을 장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운전면허조차 안 딴 까닭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자가용을 몰거나 얻어탈 적에는 하늘을 보기 어렵습니다. 아니, 하늘을 못 봅니다. 뚜껑을 벗긴 자가용을 탄다면 하늘을 볼까요? 그러나, 자가용을 몰거나 타면 앞이나 옆이나 뒤에서 달리는 다른 자동차를 살펴야 합니다. 하늘을 느긋하게 볼 겨를이 없습니다.


  두 다리로 걸을 적에는 으레 발걸음 멈추고 하늘을 봅니다. 자전거로 달릴 적에도 으레 발판질을 멎고는 하늘을 봅니다. 하늘을 보면서 걷는 하늘걸음이고, 하늘을 누리며 달리는 하늘자전거입니다.


  내 고운 이웃들이 파란하늘을 언제나 가슴으로 품기를 빕니다. 내 좋은 동무들이 파란하늘을 늘 마음 가득 담으면서 활짝 웃기를 빕니다. 나무를 마주하는 이는 언제나 나무마음이 되고, 꽃을 바라보는 이는 늘 꽃노래가 되어요. 파란하늘과 같이 파랗게 눈부신 눈빛으로 맑고 밝게 살아가는 이웃과 동무는 이녁 보금자리와 마을을 알뜰살뜰 가꾸겠지요. 4347.2.1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