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한테서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을 보면 이야기가 태어난다. 그러니, 사람을 찍는 사진에는 모두 이야기가 있다. 민족사진가협회에서 엮은 사진책 《사람과 이야기》는 여러모로 뜻이 있다. 재미있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제대로 빛내거나 밝히지 못한다.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제대로 읽히지 못한다. 애써 책으로 묶어서 선보이려고 했다면 사진마다 서린 꿈과 사랑을 사람들이 잘 받아먹을 수 있도록 할 노릇이 아닐까. 사람들 사이에서 흐르는 빛을 읽어서 살뜰히 찍었다고 한다면, 이 즐거움을 널리 노래할 일이 아닐까. 사진으로 선보일 수 있는 멋이란 무엇인가. 사진이 있기에 나눌 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책을 여느 판과 똑같이 하지 말고, 조금 더 가벼운 종이를 쓰고, 글씨도 키우고, 편집에도 마음을 쏟아서, 사진책 《사람과 이야기》가 묻히지 않도록 할 노릇이었을 텐데. 여러모로 아쉽다. 4347.6.3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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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이야기- 민족사진가협회 자료집
민족사진가협회 엮음 / 현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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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디자인’이라는 낱말이 영어인 만큼, 《디자인의 디자인》이라는 책을 쓴 일본사람은 ‘리디자인’이라는 말을 쓰는데, ‘리디자인’이라 하면서도 이 말을 “다시 디자인”으로 풀이한다. 그러니까, 새롭게 디자인한다는 소리이리라. 그리고, 영어로 ‘디자인’이라 하지만,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디자인’을 어떻게 하는가를 헤아린다면, 우리로서는 ‘그림(그리다)’이다. 마음속으로 꿈을 그린다. 생각을 지어 빛을 그린다. 하루하루 맞아들여 삶을 그린다. 흔히 ‘꾸미다’라는 한국말로 디자인을 옮기곤 하지만, 그리 잘 어울린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그래, 디자인이란 삶과 생각과 마음과 꿈을 ‘그려’서 빛내는 일이라 할 수 있는 만큼, ‘그림이’가 바로 ‘디자이너’ 아닐까. 그리고 또 그리는 즐거움을 노래하는 《디자인의 디자인》이로구나 싶다. 4347.6.3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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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디자인
하라 켄야 지음, 민병걸 옮김 / 안그라픽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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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45] 골짝마실



  아이들과 책방에 갈 적에는 책방마실입니다. 아이들과 읍내에 갈 적에는 읍내마실입니다. 아이들과 바다로 갈 적에는 바다마실이고, 아이들과 일산에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뵈러 갈 적에는 일산마실이에요. 음성에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한테 인사하러 갈 적에는 음성마실입니다. 아이들하고 골짝마실을 합니다. 골짜기에 가거든요. 자전거를 타고 골짝마실을 합니다. 이웃집에 찾아간다면 이웃마실이 되고, 우체국까지 소포를 부치러 가면 우체국마실입니다. 우리 식구는 늘 마실을 하면서 지냅니다. 저녁에 잠자리에 들어 꿈나라로 갈 적에는, 꿈마실이 됩니다. 4347.6.2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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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46] 나를 보다



  늘 이곳에 서서 바라봅니다

  타오르는 빛과

  포근한 숨결을



  나를 바로세우면 나를 곧게 바라볼 수 있기에 나를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나를 바로세우지 못하면 나를 곧게 못 바라보니 나를 아름답게 사랑하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나를 바로세워서 나를 곧게 바라볼 수 있으면, 이동안 나를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으면, 내 둘레로 고운 빛이 환하게 퍼져요. 그리고, 내 둘레에 있는 이웃들이 즐겁게 웃으면서 노래합니다. 4347.6.2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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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61] 새끼 고양이 나들이

― 마을고양이가 새끼를 낳는 집



  나즈막하고 여린 고양이 소리를 곧잘 들었지만, 이 소리가 새끼 고양이 소리인 줄 까맣게 몰랐습니다. 엊그제 낮에 풀숲 사이에서 새끼 고양이 세 마리가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면서 노는 모습을 보고는 비로소 알았어요.


  며칠 앞서 밤에는 마당에 내려서서 달과 별을 보는데, 어미 고양이가 나를 보고 캬악 하고 소리를 냈습니다. 이 녀석이 네 집 아닌 우리 집에서 웬 캬악 소리인가 하면서 똑같이 캬악 하면서 마주 소리를 냈지요. 그때까지 몰랐지만, 새끼 고양이하고 밤마실을 나왔기에 새끼를 지키려는 마음에 캬악 했구나 싶었습니다.


  아침과 낮에 새끼 고양이를 살몃살몃 만납니다. 우리 집 헛간에서 태어난 작고 가녀린 아이들은 햇볕을 쬐려 어미와 함께 나들이를 나오곤 합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면 헛간에서 조용히 있고, 우리 집 아이들이 집으로 들어오면 한참 뒤에 천천히 마당으로 나옵니다.


  빨래를 널다가 새끼 고양이를 만납니다. 빨래를 널며 조용조용 움직이니까, 풀숲에 있던 새끼 고양이는 나를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진기를 가지러 방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면, 마루문 여닫는 소리에 놀라서 숨어요. 하기는, 마을에서 살아가는 고양이가 굳이 사진에 찍히고 싶겠습니까.


  여러 날 풀숲 너머로 새끼 고양이를 지켜보며 생각합니다. 우리 집 헛간이나 뒤꼍 풀숲에서 먹고자는 마을고양이는 우리 식구가 옆을 지나가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우리 식구를 두려워 하지 않고, 우리 식구도 마을고양이를 해코지할 일이 없습니다. 서로 알맞게 떨어진 채 한마을에서 살고, 또 한집에서 지냅니다. 새끼 고양이가 무럭무럭 자라 어른이 되면 이 아이들도 우리 마을과 우리 집에서 지낼까요? 아니면 다른 마을이나 다른 집을 찾아서 떠날까요? 4347.6.2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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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6-29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함께살기님 집 헛간에서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군요!!^^
그러지 않아도 저도 오늘, <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를 읽으며
내내 즐거웠는데요~
아이고~ 새끼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파란놀 2014-06-29 18:59   좋아요 0 | URL
아, '고양이하라'라, 재미있는 말이네요~

어미 고양이가 새끼들을 잘 건사해서
사진으로 찍기 퍽 어려웠지만,
마당 한쪽에서 조용히 책을 읽으며
두 시간쯤 기다린 끝에
두 장 찍을 수 있었어요 ^^

이 아이들이 크면 한결 쉽게 사진으로 담겠지만,
아무래도 새끼일 적에도 몇 장 담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이 아이들은 우리 집 헛간에서 자꾸자꾸
새끼를 낳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