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잠자리에 드는 아이



  네 살 작은아이는 스스로 낮잠을 잔다. 네 얼굴에 졸음빛이 가득하구나 하고 말하고 말해도 좀처럼 낮잠을 안 자려고 하더니, 이 아이가 어느새 스스로 잠자리에 드러눕더니 이불까지 곱게 가슴까지 올려서 새근새근 가늘게 숨소리를 내면서 잔다. 이 귀여운 녀석. 이 사랑스러운 녀석. 네 살이라는 나이에서 네가 이처럼 멋지며 어여쁜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그래, 네가 버틸 수 있을 때까지 개구지게 놀다가, 너 스스로 몸을 달래면서 쓰러져 자는 모습이 참으로 싱그럽구나. 4347.7.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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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하는 마음



  서울에 있는 ‘베스트 베이비’라는 잡지사에서 취재를 옵니다. 아침 여덟 시에 길을 나섰다 합니다. 전남 고흥까지 즐겁게 나들이를 하셨겠지요. 짧게 만나고 헤어져야 해서 아쉽지만, 돌아가야 할 길이 멀기에 부랴부랴 서울로 떠납니다. 오늘 하루 자동차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보내야 할까 생각하니 참 힘드시겠구나 싶은데, 비록 자동차에서 오랫동안 보내더라도 서울을 벗어나면서 창밖으로 마주하는 숲과 바람과 하늘과 빛을 가슴에 담뿍 담으리라 믿습니다. 취재를 하는 마음이란 바로 새로운 바람을 마시려는 뜻일 테지요.


  우리 식구가 전남 고흥이라는 시골에서 지내는 삶이 참 재미날 만하겠다고 느낍니다. 먼 곳에서 기꺼이 찾아올 수 있으니 여러모로 즐거울 만하겠다고 느낍니다. 서울이든 부산이든 그곳 이웃들이 고흥이라고 하는 시골마을에 ‘우리 식구’를 바라보면서 먼길을 달릴 수 있으니 서로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이 되겠다고 느낍니다.


  나와 곁님은 잡지사 기자님한테 우리 삶을 이야기합니다. 내 입을 거쳐서 나오는 말은 새롭게 내 삶으로 빛납니다. 잡지사 기자님은 서울에서 일하며 느끼거나 궁금한 이야기를 묻습니다. 이녁이 듣는 말은 이녁 마음자리에서 새롭게 씨앗으로 드리웁니다. 나도 누군가를 만나러 먼길을 나설 적에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두근두근 설레고 기쁩니다. 4347.7.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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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무엇이고, 사진은 어떤 말을 하는가. 사진은 사진일 테고, 사진은 사진말을 할 테지. 아무렴. 그림은 그림이며 그림말을 한다. 숲은 숲이며 숲말을 한다. 사람은 사람이며 사람말을 한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면서 어느 사람은 사람다운 빛과는 동떨어진 길을 걷곤 한다. 같은 사람이면서 어느 사람은 사람다운 빛으로 사랑스러운 길을 걷곤 한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며 무엇을 사진으로 담는가. 우리는 어떤 삶을 바라면서 어떤 이야기를 지으려 하는가. 우리는 어떤 마음을 품으면서 이웃과 동무를 만나려 하는가. 아니, 우리 둘레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이웃이나 동무로 여기는가. 우리 둘레에 있는 사람들을 이웃이나 동무로 바라볼 적에도 ‘4대강’이나 ‘밀양 송전탑’이나 ‘제주 강정마을’ 같은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 국가보안법이나 자유무역협정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이웃이나 동무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자꾸 휘두르지 않는가. 나와 네가 똑같이 사람이면서 아름다운 넋이라면, 우리들은 ‘어제와는 다르게’ 날마다 새롭게 살면서 어깨동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이상엽 님이 빚은 《최후의 언어, 나는 왜 찍는가》를 읽는다. 4347.7.2.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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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언어- 나는 왜 찍는가
이상엽 글.사진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6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14년 07월 03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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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아파



  손가락을 여러모로 다친다. 다친 자리가 아물려면 일을 하지 말거나 물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만, 집일을 하면서 일을 쉬거나 물을 안 만질 수 있는가. 내가 혼자 살면 모르되, 아이들과 복닥이며 하루를 누리는 삶인 만큼, 다친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똑같이 한다. 빨래를 하거나 밥을 지으면서 ‘아차, 내 손가락이 다쳤지.’ 하고 뒤늦게 깨닫지만, 뭐 그냥저냥 물을 만지고 일을 한다. 생채기에서 고름이 나오고 피가 흐르지만 ‘괜찮아, 이 일만 마치고 한동안 물을 안 만지면 되지.’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내 다시 일을 하고 물을 만진다. ‘아이고, 손가락을 또 잊었네.’ 하고 되새기면서 ‘미안해, 미안, 잘 봐 주렴.’ 하고 손가락한테 말한다. 내 손가락은 아픔을 잊다가 떠올리면서 온갖 일을 해 준다. 아이들 사이에서 새근새근 잠든다. 더없이 고맙다. 4347.7.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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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2014-07-03 10:31   좋아요 0 | URL
많이 불편하시겠네요.
물 닿으면 계속 덧날거에요.
손가락 상처가 아물때까지만이라도 고무장갑을 사용하면 좋을텐데요.
상처 난 손으로 음식 만드는게 더 안 좋거든요.
전 종이 셀 때 손가락에 끼우는,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그 고무를 손에 끼우기도 합니다.
임시방편은 되더라고요.
얼른 낫기를 바랍니다.



파란놀 2014-07-03 10:42   좋아요 0 | URL
집에 고무장갑을 아예 안 두다 보니... ^^;;;
손가락씌우개도 있는데,
손가락씌우개를 써도 물이 스미더라구요 ㅠ.ㅜ

그래서 그냥 밴드를 붙였습니다.
이 손가락들이 얼른 아물어야지요~!!!
이궁~ 고맙습니다~~
 

책아이 160. 2014.6.28. 여름 빨래 사이로



  볕이 좋은 유월 한낮, 큰아이는 평상에 앉아 조용히 나긋나긋 찬찬히 책을 읽는다. 너는 ‘여름책아이’로구나. 고운 볕이 흐르고, 맑은 바람이 불며, 따사로운 숨결이 감돈다. 이 좋은 날, 네 마음속으로 어떤 빛이 스며들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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