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처음 나온 《역전 풍경》이 2014년에 다시 나온다. 2004년에 처음 나온 《잃어버린 풍경》도 새 옷을 입고 다시 나온다. 판이 끊어진 지 참 오래되었는데 다시 나온다. 이제 더는 구경할 수 없겠거니 여겼으나, 앞으로 이 사진책을 즐겁게 만날 분들이 있겠네. 두 가지 사진책은 김기찬 님이 빚은 이야기꾸러미이다. 김기찬 님이 빚은 사진으로는 《골목 안 풍경》이 이름이 높다. 아마, 많은 이들은 골목 사진으로만 김기찬 님을 떠올릴는지 모른다. 그러나, 김기찬 님이 빚어서 나누어 주는 사진을 보면, 골목뿐 아니라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숨소리를 찬찬히 담아서 잘 보여준다. 그러니까, 김기찬 님이 찍은 사진은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골목. 둘째, 사람. 2014년에 새롭게 나오는 두 가지 사진책에는 다른 사진을 더 담았을까? 예전 사진책 그대로 다시 냈을까? 애틋한 이야기가 싱그럽게 피어나는 사진을 만나고 싶다면, 《역전 풍경》과 《잃어버린 풍경》을 살포시 가슴에 담아 보시기를 빈다. 4347.9.1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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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풍경- 개정판
김기찬 지음 / 눈빛 / 2014년 8월
33,000원 → 31,350원(5%할인) / 마일리지 950원(3% 적립)
2014년 09월 15일에 저장
품절
잃어버린 풍경- 1967-1988, 개정판
김기찬 지음 / 눈빛 / 2014년 8월
33,000원 → 31,350원(5%할인) / 마일리지 950원(3% 적립)
2014년 09월 15일에 저장
품절
역전 풍경
김기찬 지음 / 눈빛 / 2002년 10월
20,000원 → 19,000원(5%할인) / 마일리지 57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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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잃어버린 풍경- 1967-1988
김기찬 지음 / 눈빛 / 2004년 9월
23,000원 → 21,850원(5%할인) / 마일리지 66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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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4.9.12.

 : 뱀이 살아갈 곳



- 자전거 바람주머니를 장만하려고 읍내에 갔더니, 읍내에는 없단다. 읍내 자전거집에 바람주머니를 갖다 놓지 않으셨단다. 순천으로 나가든지 인터넷으로 사야 한다. 수레와 샛자전거를 끄는 내 자전거는 앞뒤 겉바퀴를 모두 갈아야 하고, 앞바퀴는 바람주머니도 갈아야 한다. 바퀴를 손질하지 않으면 아이들과 자전거마실을 다닐 수 없다.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두 통 부치려 하는데, 아이들을 데려가지 못한다. 아쉬워도 하는 수 없는 노릇이다.


- 천천히 자전거를 달린다. 동호덕마을 앞을 지나려는데 길바닥에 널린 주검을 하나 본다. 뱀이다. 자동차에 치이고 밟혀서 죽었다. 아침저녁으로 날이 쌀쌀하니, 뱀은 틀림없이 아스팔트 따스한 기운을 받으려고 나왔으리라. 따순 기운을 받으면서 몸을 추스르다가 그만 밟혔으리라.


- 뱀 주검을 지나칠 수 없다. 새 주검도, 벌레 주검도, 개구리 주검도, 모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풀숲으로 주검을 옮긴다. 부디 아름다운 숨결로 다시 태어나서 즐겁게 삶을 노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사람 손길 안 닿는 깊은 숲에서 태어나 조용히 삶을 누리렴.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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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9.9. 큰아이―아버지랑 함께



  아버지가 마룻바닥에 엎드려 그림을 그리니, 큰아이도 곁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래, 그러면 함께 그리면 되지. 큰아이더러, 바탕을 굳이 모두 빛깔로 채워야 하지는 않다고 얘기해 준다. 꼭 채우고 싶을 때에만 채우면 된다고, 아버지는 바탕을 안 채울 때도 잦다고 알려준다. 작은 종이에 사름벼리가 먼저 그림을 다 그린다. 다 그렸으니 제 그림을 찍어 달라 한다. 그러고 나서 사름벼리는 커다란 종이에 새 그림을 더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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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내가 갈 길 (2014.9.9.)



  내가 앞으로 갈 길이 무엇인지 다시 헤아려 본다. 책상맡에 놓고 늘 돌아볼 그림을 새로 그리기로 한다. 먼저 숨을 고르고 종이를 바라본다. 빛연필을 하나씩 집어 하나씩 그림을 넣는다. 우리 보금자리와 도서관과 배움터가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푸른 숲을 그린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호미를 쥐고 연필을 들면서 노래하고 춤출 수 있기를 꿈꾼다. 나무가 우리를 감싸고, 풀과 꽃이 우리를 살찌운다. 별과 새가 하늘을 누비고, 풀벌레가 노래잔치를 베푼다. 아름다운 사랑이 푸릇푸릇 깨어나기를 바라면서 노란 해와 달과 미리내를 살그마니 찍으면서 그림을 마무리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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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만드는 손인가



  우리 손은 온갖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손으로 갖가지 전쟁무기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 손은 온갖 사랑스러운 노래를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손으로 갖가지 따돌림과 푸대접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 손은 온갖 따스한 글을 쓸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손으로 갖가지 끔찍한 헐뜯기나 비틀기를 할 수 있다.


  신문기자는 어떤 글을 쓰는가. 시인이나 소설가는 어디에서 무엇을 보면서 어떤 글을 쓰는가. 출판사는 어떤 책을 내놓으려고 하는가. 학교에서는 어떤 교과서를 아이들한테 내밀면서 무엇을 가르치려 하는가.


  쪽글월을 꾸리는 일곱 살 아이를 바라본다. 일곱 살 아이는 제 모든 사랑을 따스하게 담아 쪽글월을 건넨다. 조그마한 쪽종이에 온갖 노래를 담는다. 작은 종잇조각에 또박또박 이야기를 빚는다.


  사랑을 지을 수 있는 손으로는 사랑을 지으면 좋겠다. 꿈을 가꿀 수 있는 손으로는 꿈을 가꾸면 좋겠다. 이야기를 길어올릴 수 있는 손으로는 이야기를 길어올릴 수 있겠다. 서로 따스하게 안고 보살피려는 우리 손이라고 느낀다. 4347.9.1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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