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민주가 조금은 있다고 여겨도 될까? 그림책 《우리 엄마는 청소노동자예요!》가 나올 수 있으니 말이다. 이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는 앞으로 ‘청소노동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공무원이나 회사원이 아닌 ‘아름답고 멋진 청소노동자’로 살면서 즐겁게 웃고 사랑스레 어깨동무하는 길을 열겠노라 꿈꾸는 어린이가 나타날 수 있을까? 제도권으로 꽁꽁 틀어막힌 사회와 정치를 허물어, 두레와 품앗이로 맑게 빛나는 마을살림을 가꾸는 아름다운 아이들을 머잖아 만날 수 있을까? 어깨동무를 할 때에 비로소 힘이 나고, 사랑스레 어깨동무를 해야 바야흐로 꿈을 이룬다. 미국 청소노동자처럼 한국에 있는 모든 노동자가 딱 석 달만, 또는 딱 석 주만, 또는 딱 사흘만 모든 일손을 놓고 말없이 푯말 하나만 들면 좋겠다. 권력과 돈과 이름을 거머쥔 이들더러 스스로 밥과 옷과 집을 챙기라 하면서 다문 사흘만 모든 일손을 내려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4347.9.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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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청소노동자예요!-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은 엄마의 파업 이야기
다이애나 콘 글, 프란시스코 델가도 그림, 마음물꼬 옮김 / 고래이야기 / 2014년 5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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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법은 사랑을 지켜 줄 수 있을까. 법을 앞세워 뱃속 아기를 지킬 수 있을까. 법이 있으면 잘못을 바로잡거나 바보스러운 짓을 그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좀 안 될까요》 둘째 권을 읽는다. 사랑을 지키려는 마음이 자라 아이를 아끼는 넋이 부푸는 사람이 나오고, 사랑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으나 외로움을 달래려고 짝을 찾는 사람이 나온다. 돈이면 무엇이든 아랑곳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사람이 나오며, 돈이 아닌 바로 오늘 이곳에서 누릴 삶을 사랑하려는 사람이 나온다. 법은 무엇을 바라보고 누구를 지키며 어떤 길로 나아갈까. 법이 있기에 올바른 사회가 되도록 하는가, 아니면 법을 빌미 삼아서 얄궂은 일이 그치지 않을까. 4347.9.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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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좀 안 될까요 2
아소우 미코토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1년 1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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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주식회사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블루레이] 몬스터 주식회사 6
데이비드 실버맨 외 감독, 빌리 크리스탈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몬스터 주식회사

Monsters, Inc., 2001



  일곱 살 어린이는 〈몬스터 주식회사〉를 어떻게 볼까? 괴물이 나와서 무섭다고 느낄까? 열일곱 살 푸름이는 〈몬스터 주식회사〉를 어떻게 볼까? 괴물들이 귀엽다고 느낄까? 스물일곱 살과 서른일곱 살쯤 되면 이 영화를 어떻게 볼까? 마흔일곱 살이나 쉰일곱 살, 그리고 예순일곱 살과 일흔일곱 살쯤 되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영화에 나오는 ‘몬스터’는 사람과는 다른 곳에서 살며 ‘사람한테서 에너지를 얻는’ 나날을 누린다. 사람 가운데 아이들한테서 에너지를 얻는다. 몬스터는 아이들이 자는 방으로 밤에 몰래 찾아간다. 그러고는 아이들을 놀래킨다. 아이들이 놀랄 적에 나오는 기운을 받아들여 ‘몬스터 나라 에너지’로 삼는다.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마흔 살이 넘은 어른이 보기에 ‘앙증맞으면서 귀여워’ 보이는 괴물들이 아이한테서 ‘놀라며 내뿜는 기운’을 에너지로 삼는 일은 ‘그럴 만하겠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 아이한테서 ‘웃으며 내뿜는 기운’을 에너지로 삼으려 할 적에도 ‘그럴 만하겠다’고 느낀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오늘날 문명사회는 석유와 석탄과 가스처럼 ‘공해물질 내뿜는 지하자원’을 태워서 에너지로 삼는다. 이런 지하자원 에너지는 머잖아 끝장을 보리라고 다들 안다. 그런데 지하자원 에너지를 써야 다국적기업과 재벌기업뿐 아니라 중앙정부가 잇속을 챙긴다. 사람들이 지하자원 에너지에 길들어 얽매이도록 해야, 자립에너지가 퍼지지 못한다. 몬스터가 아이들을 놀래키면서 빼앗는 기운은 바로 지하자원 에너지라 할 수 있다. 나중에 몬스터가 문득 깨달아 아이들을 웃음바다로 이끌면서 나누어 받는 기운은 자립에너지요, 지구별을 아름답게 보듬을 수 있는 손길이다.


  무엇을 보아야 할까. 무엇을 알아야 할까.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는 아이들과 어떤 즐거움을 나눌 때에 활짝 웃을 만할까. 우리는 아이들한테 무엇을 물려주려는 마음을 품을 때에 기쁘게 노래할 만할까.


  돈을 바라는 기업이나 정부라 할 때에도, 지구별에 아름다운 기운이 감돌도록 하면서 즐겁게 돈을 얻을 수 있다. 굳이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어야만 돈을 얻을 수 있지 않다. 서로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삶을 일구면서 모두 즐겁게 노래하면서 지낼 길이 있다. 생각해 보라. 전쟁무기를 만들어서 평화를 지키자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가? 군대와 경찰이 차고 넘치면 지구별은 얼마나 거칠어지거나 메말라지는가? 군대는 평화를 지키지 않고, 경찰은 안전을 돌보지 않는다. 전쟁무기가 아닌 참다운 평화를 가꾸는 데에, 그러니까 숲을 가꾸고 마을을 가꾸는 데에 돈을 들이고 작은 정부와 작은 지자체로 저마다 즐겁게 자립과 독립을 한다면 바로 평화가 된다. 경찰이 아닌 마을살림 돌보는 두레와 품앗이가 있을 노릇이다. 공무원이나 정치꾼이 아닌 ‘마을사람’과 ‘살림꾼’이 있어야 한다. 즐겁게 웃고 노래하면서 아이들과 어깨동무하는 참다운 어른이 있을 때에 평화와 사랑이 싹튼다. 4347.9.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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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에 시골집 지키기



  내 어버이는 음성이라는 시골에 산다. 한가위나 설날에 어른들한테 인사하러 찾아가는 길은 시골에서 시골로 가는 길이다. 올 한가위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새로운 말씀을 하신다. 이제 나이도 많이 들고 힘이 들어 더는 차례나 제사를 안 지내겠다고 하신다. 올 한가위에는 다른 곳에 나들이를 가시겠단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설과 한가위뿐 아니라 제삿날까지 챙기며 지낸 나날이 마흔 해가 되었을까. 아마 마흔 해에서 몇 해 모자라지 싶다. 이제 두 분은 한결 느긋하면서 조용히 설과 한가위를 누리실 수 있을까.


  올 한가위에는 시골집에서 조용히 보낸다. 이곳에도 저곳에도 가지 않는다. 전남 고흥에서 이곳을 가기도 저곳을 가기도 퍽 멀다. 어른인 나와 곁님도 고단하지만 아이들은 더없이 고단하다.


  여느 때처럼 한가위 언저리에도 시골집에 있으니 참 조용하다. 참으로 한갓지다. 아마 옛날부터 시골사람은 이렇게 조용하면서 한갓진 나날을 누렸으리라 본다. 차례나 제사는 언제부터 누가 지냈을까? 멧골에서 조용히 지내던 옛사람도 차례나 제사를 지냈을까? 아마 안 지냈겠지. 조선이라는 때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차례나 제사를 지냈을까?


  정치나 사회에서 ‘문화’나 ‘종교’라는 이름으로 시킨 일이 아닌, 시골사람 스스로 누렸던 한가위나 설이란 무엇일까 헤아려 본다. 1200년대에는, 300년대에는, 기원전에는 시골사람이 저마다 어떤 한가위나 설을 누렸을까 궁금하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어떤 낯빛으로 마주하면서 삶을 꽃피웠을까.


  우리 집 두 아이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논다. 그야말로 안 지치고 논다. 밥도 잘 먹고, 놀기도 잘 논다. 이렇게 쉬잖고 노니까, 저녁에 잠자리를 펴면 곧바로 곯아떨어질 테지.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한가위나 설에 함께 일하고 함께 쉬면서 함께 놀 수 있으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한다. 4347.9.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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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에서 선물한 책들



  2014년 8월 한 달 동안 예스24블로그에서 ‘파워문화블로그’로서 가장 손꼽히도록 책이야기를 썼다고 해서 선물을 받는다. 책이야기를 쓴 글지기한테 예스24에서 준 선물은 책이다. 아무렴, 책이야기를 쓰는 사람한테 책만큼 기쁜 선물이 어디 있을까. 한가위를 앞두고 고흥 시골집에 닿은 책상자를 열어 본다. 어떤 책을 선물로 보내 주었을까?


  상자에 담긴 책은 열 권 즈음 된다. 예스24에서 보낸 책은 여느 인문책과 자기계발책이다. 내가 즐기는 갈래라 할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이나 ‘사진책’이나 ‘만화책’이라면 더 기뻤을 텐데, 나는 어느 책이든 다 반갑다. 이 책이든 저 책이든 내 눈을 새롭게 뜨도록 도와주는 책이니까.


  마룻바닥에 엎드린다. 선물받은 책을 차근차근 살핀다. 이 책들은 앞으로 열 해나 스무 해쯤 뒤에 어떤 이야기를 우리한테 들려줄 수 있을까 헤아려 본다. 역사를 다루거나 철학을 짚거나 정치나 경제를 돌아보려는 책들은 앞으로 열 해나 스무 해 뒤에는 어떤 사람한테 읽힐 수 있을까 곱씹어 본다.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은 쉰 해가 지났을 뿐 아니라 백 해가 지난 뒤에도 새롭게 태어나곤 한다. 미국이나 유럽이나 일본에서 백 해쯤 앞서 나온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이 요즈음 ‘한국말로는 처음으로’ 나오기도 한다. 곰곰이 살피니, 내가 즐기려는 책은 우리 아이들한테 물려줄 만한 책이로구나 싶다. 우리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새로운 아이들을 낳으면, 그 새로운 아이들한테도 물려줄 만한 책을 오늘 즐기려 하는구나 싶다. 백 해뿐 아니라 즈믄 해를 아름답게 이어갈 만한 인문책을 쓰는 어른은 틀림없이 있을 테지. 나무 한 그루처럼, 나무 한 그루가 즈믄 해를 거뜬히 살아내듯이, 즈믄 해를 아름답게 읽힐 책을 꿈꾼다. 4347.9.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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