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3.24.

숨은책 1136


《新潮文庫 115 伊豆の踊子》

 川端康成

 新潮社

 1950.8.20.첫/1960.8.25.35벌



  푸른배움터에 들어서던 열넷(1988해)에 얼핏 ‘천서강성’이라는 이름을 들었습니다. 2000해 언저리까지 ‘천서강성’이라는 이름이 익었고, 차츰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이름으로 바뀝니다. 이른바 ‘고전문법·고전문학’을 처음 배우던 1991해에도 ‘소창진평’만 들었지 ‘오구라 신페이’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미야자와 겐지’를 ‘궁택현지’라 일컫는 사람은 드물더군요. 《新潮文庫 115 伊豆の踊子》는 글쓴이가 한창 글꽃을 피우던 무렵에 태어난 작은책입니다. 겉그림도 짜임새도 정갈하구나 싶어 가만가만 들추다가, 밤톨을 눌러찍은 책자취를 들여다보고서 웃습니다. 글씨가 아닌 무늬를 넣는 자국도 반짝이는군요. 이제 일본도 책자취에 굳이 꾹꾹 눌러찍지는 않는 책이 더 흔한데, 안 눌러찍는다고 해도 책살피는 꼬박꼬박 끼웁니다. 또한 손바닥책으로 가볍고 값싸게 어떤 글이든 읽는 길을 여는 얼거리도 고스란합니다. 우리는 ‘노벨문학상 작품집’을 단돈 3000원에 사읽을 만한 판으로 엮어서 베풀 수 있을까요? 노벨문학상을 받은 글모음이 아니더라도, 2026해로 쳐서 6000원에 사읽을 만하게 가볍고 조촐히 묶는 판을 내놓고 나눌 수 있을까요? ‘만화책종이’로 가볍고 값싸게 찍어서 읽힐 아름책이 늘어나는 나라가 아름길과 아름살림을 펴며 아름마을로 간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이제는 ‘雪國’ 아닌 ‘눈밭’으로 옮길 수 있어야지 싶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 (1899∼1972)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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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3.24.

숨은책 1139


《한국인 43호》

 심융택 엮음

 사회발전연구소

 1986.2.1.



  아주 어리던 대여섯 살 무렵부터 쉰 살을 넘는 나이에 이르도록 “한국사람이세요?” 하고 묻는 말을 끝없이 듣습니다. 처음부터 영어나 일본말로 묻는 사람도 수두룩하고, 독일말이나 프랑스말이나 에스파냐말로 묻기도 합니다. 그나마(?) 중국말로 묻는 사람은 못 봅니다. 《한국인》이라는 달책이 아직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같은 달책을 ‘사회발전 연구’를 한다는 데에서 냈다지만, 어릴적에도 오늘날에도 이 달책을 문득 스치면 “둘레에서 날 한사람(한국인)으로 여기는 눈은 드문데, 굳이 이런 책을 들춰야 할까?” 하고 느끼지만, 그래도 무슨 줄거리를 담았나 하고 더듬더듬 넘깁니다. 우리가 스스로 이 터전을 돌아보고 가꾸자고 밝히는 뜻은 안 나쁩니다. 우리가 서로 ‘하늘’이자 ‘하나’인 줄 알아차리면서 어깨동무를 하자는 뜻을 담아도 안 나쁩니다. 그렇지만 이승만·전두환·박정희 같은 무리뿐 아니라, 조선·고려·네나라이던 때에도, 또 오늘날에도 ‘우리’라고 할 적에는 “어느 무리에 들어와서 똑같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 틀”에 가두기 일쑤입니다. ‘다른’ 사람이 이웃인 줄 여기고 품자고 외치는 분은 많지만, 정작 ‘다르게’ 보거나 말하면 내치거나 밀치거나 싫어하더군요. 우리는 서로 다른 몸마음인데, 언제쯤 서로 다르게 말하면서 서로 다르게 듣고 ‘함께’ 어울릴 수 있을까요?


- 사회발전연구소가 발행하는 월간지 “한국인”은 고등학교 학생 여러분의 교양을 높이고 학습에 도움이 되게 하고자, 대한화학기계공업주식회사 이영호 사장님 께서 기증하신 것입니다.


《한국인 52호》(심융택 엮음, 사회발전연구소, 1986.11.1.)

《한국인 55호》(심융택 엮음, 사회발전연구소, 1987.2.1.)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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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 운영의 모든 것 - 책방 및 작은 가게 운영에 필요한 모든 실무를 다룬 책
붉은마왕(이철재) 지음 / 책인감 / 202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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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3.23.

인문책시렁 476


《동네책방 운영의 모든 것》

 이철재

 책인감

 2019.3.20.첫/2022.3.25.고침



  박새하고 쇠박새는 다릅니다. 동박새는 또 다릅니다. 이 땅에서는 예부터 ‘박’을 눈여겨보았습니다. ‘박(朴)’이라는 한자가 ‘후박’이라는 나무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후박나무·박달나무’에서 ‘박’은 한자가 아닌 그저 우리말입니다. 지붕을 타고 올라서 큼직하게 열매를 맺는 ‘박’도, ‘조롱박·호박·수박’도 그저 우리말이면서, ‘밝다’를 나타냅니다. 이런 얼거리를 읽을 줄 아는 눈이라면 ‘동박새’가 즐겨 내려앉는 나무가 ‘동박나무’인 줄 부드럽게 알아채지만, 이 얼거리를 못 읽거나 모르면 그냥그냥 한자로 맞춘 ‘동백나무·동백꽃’이라고 쓰게 마련입니다.


  모르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알기에 좋지 않습니다. 모르기에 배울 뿐입니다. 알기에 새롭게 익히면서 다시 배웁니다. 이미 읽은 책이되 애써 다시 읽으면서 가만히 익힙니다. 예부터 ‘한벌읽기’로 끝내는 사람은 “안 읽었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요새는 고작 한벌읽기만 하고서 “책읽기를 했다”고 내세우기 일쑤입니다. 어느 사람을 ‘하루’ 만났대서 이이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얼굴을 보거나 말을 섞은 적이 ‘하루’ 있을 뿐, 기껏 하루를 스친 주제에 무엇을 알겠습니까.


  책이나 그림(영화)을 고작 애벌읽기로 “다 보고 다 읽고 다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겉훑기를 하는 삶입니다. 겉훑기를 하기에 겉치레로 기웁니다. 겉치레로 기우니까 거짓말을 합니다. ‘겉·거죽·가죽·거짓’은 모두 나란히 같은 낱말입니다. 다만, 이런 얼개라 해서 ‘겉·살갗’이 나쁘지 않아요. 우리 살갗을 보면 누구나 알 만하듯, 살같이라는 ‘겉’은 매우 얇아요. 매우 얇지만 두껍고 묵직하고 깊고 큰 ‘속’을 든든히 감쌉니다. 아주 얇은 살갗으로 감쌀 뿐인데, 뼈나 살점이 안 보여요. 고작 얇은 살깣으로 덮을 뿐인데, 가슴도 배도 속도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겉은 가볍게 씌운 켜 하나입니다. 얇은 켜이되 속을 지킵니다. 얼굴이나 몸매도 그저 겉입니다. 나이도 겉이고, 돈과 값과 힘도 겉입니다. 겉을 쳐다볼 적에는 겉을 이럭저럭 헤아린다지만, 속은 하나도 모르거나 못 짚는 굴레입니다. 그래서 책읽기나 글읽기를 할 적에는 ‘속내(행간)’를 읽어내야 한다고 여깁니다. 종이에 찍힌 글씨만 훑지 말고, “글씨에 얹은 삶과 마음과 생각과 뜻과 사랑과 빛을 속으로 가만히 느껴서 읽어내고 익히려고 할 때”에 비로소 ‘알아간다’고 합니다.


  《동네책방 운영의 모든 것》은 2018년에 새롭게 연 마을책집인 〈책인감〉 지기님이 선보인 조그마한 꾸러미입니다. 책집지기라는 길을 걸으며 스스로 배운 바를 풀어낸 줄거리입니다. 누가 알려주지 못 할 뿐 아니라, 누가 알려줄 일도 없지만, 책집이라는 자리를 일구고 싶은 이웃 누구나 함께 배우고 익히면서 알아가기를 바라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제 마을책집을 차리려고 하는 이웃이라면 ‘책즐김이’라고 할 만합니다. 책을 즐기지 않으면서 책집을 차린다면 돈을 벌거나 이름값을 얻을는지 몰라도, 책으로 다리를 이으면서 삶을 알아가는 즐거운 살림살이하고는 등져요. 잎빛을 즐기고 싶기에 잎물을 내려서 마십니다. 몸빛을 돌아보고 싶기에 몸꽃(요가)을 피웁니다. 마음을 가꾸고 싶기에 마음꽃(명상)을 고즈넉이 바라봅니다. 책이라는 길로 책꽃을 피우며 나누는 삶을 짓고 싶기에 작은책집을 열고 꾸립니다.


  작은책집을 꾸리는 지기라면, 다른 작은책집에 책손으로 드나든 발자국이 제법 길어요. 여러 마을책집을 누비면서 느낀 바가 있으니 몸소 마을 한켠에서 마을사람으로서 마을빛을 가꾸는 징검다리인 마을책집을 여는 하루를 살아갑니다.


  책을 으레 바다에 빗댑니다. 책바다라 합니다. 얕바다도 더러 있지만 모든 바다는 으레 깊바다입니다. 깊은 책바다에 멋모르고 뛰어들면 헤매거나 잠길 수 있습니다. 《동네책방 운영의 모든 것》은 책이름처럼 ‘꾸림길 모두’를 들려줄 수는 없습니다. ‘책집지기 한 사람이 배운 모두’를 담으려고는 했되, 마을이 다르고 책이 다르고 사람이 다른 만큼, 이 책을 읽고서 길잡이를 삼든, 이 책을 읽으며 책집이라는 이웃을 살피든, ‘첫걸음’으로 여긴다면, ‘밝’게 ‘알아가’는 길이 한결 가뿐할 만합니다.


  이 땅에서 하늘과 땅 사이를 잇는 뭇새 가운데 박새(박새+쇠박새+동박새)는 노랫소리도 깃빛도 밝습니다. 박달나무와 후박나무와 동박나무는 잎빛과 꽃빛뿐 아니라, 나무빛과 나무내음도 밝습니다. 밤에 밝게 비추는 별이요, 아직 모르는(깜깜밤)인 너와 내가 책을 손에 쥐면서 눈을 밝힐 수 있다면, 이제부터 한밤을 비추는 길을 익히고, 바다를 널리 가르는 눈길을 열 만하지 싶습니다.


ㅍㄹㄴ


그러나 나에게는 비전이 있었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경쟁하고 함께 토론하기보다는 상명하복의 문화에 매몰되는 내가 싫었다. 8쪽


나도 과거엔 구매하는 대부분 책을 교보문고에서 구매했다 … 그런데 어느 날 생각해 보니 내가 구매하는 책이 베스트/스테디셀러와 특가상품 그리고 매대에 진열된 책으로 한정된다는 것을 느꼈다. 18쪽


한 권의 책을 판매하는 것은 제작자가 책을 만들어서 공급하는 가격, 서점에서 책을 판매하는 가격, 서점에서 책 판매에서 소요되는 비용 등 다양한 간격 요소들이 있다. 137쪽


나의 업으로써 책에 관련한 일을 하는 것은 계속할 것이다. 책을 팔고, 이야기하고, 쓰고, 강연하고, 1인 가게 특히 책방을 기획하고, 독서나 글쓰기, 책 쓰기에 관련한 일은 지속하고 싶다. 앞으로 10년 아니 20년 이상 지속할 나의 업으로써 책은 나에게 영원한 동반자로서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다. 264쪽


+


《동네책방 운영의 모든 것》(이철재, 책인감, 2019)


동네책방이 증가하는 요인은 이 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 이밖에도 마을책집이 느는 까닭이 더 있으나

→ 이밖에 마을책밭이 늘어나는 까닭이 더 있으나

30쪽


일일 판매관리는 매번 수기로 적고 나서

→ 하루 팔림새는 늘 손으로 적고 나서

→ 날마다 팔림값은 손수 적고 나서

122쪽


우선 서점의 입장에서 위탁수수료는

→ 먼저 책집에서 사잇몫은

→ 그러면 책집 이음몫은

→ 무엇보다 책집 잇몫은

137쪽


심야 책방이 단지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것이 아닌

→ 별밤책집이 그저 더 일한다기보다

→ 한밤책집이 그냥 여는때를 늘리기보다는

178쪽


단발성 의사결정이라고 해서 즉흥적으로 하다 보면

→ 가볍게 가린다고 해서 그때그때 하다 보면

→ 반짝 매듭짓는고 해서 댓바람에 하다 보면

→ 살짝 가름한다고 해서 그냥 하다 보면

228쪽


앞으로 10년 아니 20년 이상 지속할 나의 업으로써 책은 나에게 영원한 동반자로서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다

→ 앞으로 열 해 아니 스무 해 남짓 이을 이 일에서 책을 한결같이 함께하고 싶다

→ 앞으로 열 해 아니 스무 해 넘게 꾸릴 이 일터에서 책을 늘 함께하고 싶다

26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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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배영 背泳


 배영으로 전환하였다 → 눕헤엄으로 바꾼다

 배영과 접영에 능숙하였다 → 등헤엄과 나비헤엄을 잘한다


  ‘배영(背泳)’은 “[체육] 위를 향하여 반듯이 누워 양팔을 번갈아 회전하여 물을 밀치면서 두 발로 물장구를 치는 수영법 ≒ 등헤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등헤엄’이나 ‘눕헤엄’으로 손질합니다. ‘옆치기’로 손질해도 됩니다. ㅍㄹㄴ



몇 가지 수영법에는 도사였는데 대개는 옆치기수영(배영)을 했고, 물살이 급한 경우에만 수정된 가슴치기(개구리헤엄)를 사용했다

→ 몇 가지 헤엄을 잘하는데 으레 옆치기를 했고, 물살이 센 곳에서만 살짝 바꿔 가슴치기를 했다

《북미 최후의 석기인 이쉬》(데오도라 크로버/김정환 옮김, 창작과비평사, 1981) 306쪽


배영은 먹이 활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 먹이를 더욱 먹기 쉽도록 몸을 뒤집어서 헤엄칩니다. 또한 막 탈피를 끝내고서 쉴 때도 누워서 헤엄칩니다

→ 등헤엄은 먹이찾기와 얽힙니다 … 더욱 먹기 쉽도록 몸을 뒤집어서 헤엄칩니다. 또한 막 허물벗기를 끝내고서 쉴 때도 누워서 헤엄칩니다

→ 눕헤엄은 먹이찾기와 얽힙니다 … 더욱 먹기 쉽도록 몸을 뒤집어서 헤엄칩니다. 또한 막 허물벗기를 끝내고서 쉴 때도 누워서 헤엄칩니다 

《긴꼬리투구새우가 궁금해?》(변영호, 자연과생태, 2018) 89쪽


추천받은 배영을 한다

→ 해보라는 등헤엄 한다

→ 얘기한 눕헤엄을 한다

《아주 커다란 잔에 맥주 마시기》(김은지, 아침달, 202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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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지경 地境


 사마리아 지경 바로 앞에서 → 사마리아 금 바로 앞에서

 지경을 다지다 → 터전을 다지다 / 터를 다지다

 지경을 닦다 → 터전을 닦다 / 터를 닦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 이러할 때까지 / 이 모습이 될 때까지

 죽을 지경이었다 → 죽을 노릇이었다 / 죽을 판이었다 / 죽으려 한다

 손을 쓸 수 없는 지경 → 손을 쓸 수 없는 노릇

 그러한 지경에 처하게 된 데에는 → 그러한 꼴인 까닭은

 나라 꼴이 그 지경까지 가다 → 나라가 그 꼴까지 가다

 더 부러울 것이 없을 지경이다 → 더 부럽지 않은 노릇이다


  ‘지경(地境)’은 “1. 나라나 지역 따위의 구간을 가르는 경계 2. 일정한 테두리 안의 땅 3. ‘경우’나 ‘형편’, ‘정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 ≒ 경(境)·역경(域境)·지계(地界)·지두(地頭)”로 풀이하며 비슷한말을 잔뜩 싣습니다. ‘경·역경·지계·지두’ 같은 한자말은 쓸 일이 없으니 털어냅니다. 그리고 ‘가·가장자리·가녘·가생이’나 ‘곳·금·데’나 ‘땅·마당’으로 손질합니다. ‘터·터전·테·테두리’나 ‘모습·몰골·꼴·꼴바탕·꼬라지·꼬락서니’로 손질할 만합니다. ‘노릇·만큼·만치·만하다·만한’이나 ‘가다·다다르다·닿다·이르다’로 손질하지요. ‘되다·듯하다·듯싶다’나 ‘이런·이렇다·이러하다’나 ‘저런·저렇다·저러하다’로 손질할 만해요. ‘때·적’이나 ‘통·주제·주제꼴·짝’으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판·판때기·판터·판자리·판마당’이나 ‘하다·해놓다·해대다·해두다·해주다·해오다’로 손질할 수 있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지경’을 넷 더 싣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ㅍㄹㄴ



지경(地鏡) : [지리] 지면 위에서 일어나는 거울 현상

지경(枝莖) : 가지와 줄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

지경(持經) : [불교] 경전을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읽고 욈

지경(祗敬) : 매우 공경함



남편은 이 아내의 위급지경에도 여전히 오불관언인 것이다

→ 곁님은 이 내가 몹시 바빠도 여태 모르는 척이다

→ 곁짝은 이 내가 바빠맞아도 그저 노닥거린다

→ 짝꿍은 이 내가 바빠맞아도 그냥 불구경이다

→ 짝지는 이 내가 바빠맞아도 멍하다

→ 그이는 이 내가 아슬아슬해도 먼나라 일이다

→ 이 사람은 바빠맞은 나한테 마음쓰지 않는다

→ 곁씨는 바빠맞은 내한테 딴청일 뿐이다

→ 사내는 바빠맞은 나를 본 척도 안 한다

→ 이녘은 바빠맞은 나한테 심드렁하다

《제3의 여성》(이순, 어문각, 1983) 109쪽


이자벨은 손톱을 물어뜯어 속살이 다 나올 지경이었지요

→ 이자벨은 손톱을 물어뜯어 속살이 다 나올 노릇이었지요

→ 이자벨은 손톱을 물어뜯어 속살이 다 나올 판이었지요

《이자벨》(예수스 발라즈·프란시스꼬 인판떼/유동환 옮김, 푸른나무, 2000) 16쪽


보물이 든 상자를 열자 은행장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죠

→ 돈이 든 꾸러미를 열자 돈터지기는 숨이 막힐 만했죠

→ 화수분 구럭을 열자 돈터지기는 숨이 막히려 했지요

《행복한 돼지》(헬린 옥슨버리/김서정 옮김, 웅진닷컴, 2001) 13쪽


공교육이 오늘날 이렇게 반신불수 지경에 이른 것도 시험문제만 쳐다볼 뿐 정작 삶의 문제는 외면하는 데 있음을 알기에

→ 모둠배움이 오늘날 이렇게 삐걱대는 모습도 셈겨룸만 쳐다볼 뿐 정작 삶길을 등돌린 탓인 줄 알기에

→ 배움판이 오늘날 이렇게 절름거리는 까닭도 셈겨룸만 쳐다볼 뿐 정작 삶을 등진 탓인 줄 알기에

《대안학교 길라잡이》(편집부, 민들레, 2005) 4쪽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힐 지경이라니까

→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힐 노릇이라니까

→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히려 한다니까

→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힐 듯하다니까

《별을 새기다》(나카노 시즈카/나기호 옮김, 애니북스, 2006) 101쪽


지금은 심심해서 죽을 지경이라니

→ 이제는 심심해서 죽을 노릇이라니

→ 요새는 심심해서 죽으려 한다니

→ 요즘은 심심해서 죽을 판이라니

《꼴지, 동경대 가다! 19》(미타 노리후사/김완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10) 40쪽


귀에 딱지가 생길 지경이다

→ 귀에 딱지가 생길 노릇이다

→ 귀에 딱지가 생기려 한다

→ 귀에 딱지가 생길 듯하다

《몹쓸 년》(김성희, 수다, 2010) 13쪽


참 기가 막혀 숨이 넘어갈 지경이지 뭐야

→ 나원참 숨이 넘어갈 노릇이지 뭐야

→ 참 어이없이 숨이 넘어갈 꼴이지 뭐야

《옹고집》(홍영우, 보리, 2011) 11쪽


누군 곱빼기 식단을 짜고 싶어 안달 날 지경인데 먹어 주지도 않고

→ 누군 곱빼기로 차리고 싶어 안달 날 판인데 먹어 주지도 않고

→ 누군 곱빼기로 차려놓고 싶어 안달 나는데 먹어 주지도 않고

《토성 맨션 3》(이와오카 히사에/박지선 옮김, 세미콜론, 2012) 54쪽


북극의 빙하가 급속히 녹아 북극곰이 아사하는 지경에 이른 그 모습은

→ 높끝에서 얼음내가 빠르게 녹아 북극곰이 굶어죽을 판인 그 모습은

→ 높녘끝 얼음이 빠르게 녹아 북극곰이 굶주리는 노릇인 이 모습은

《숨통이 트인다》(황윤과 열 사람, 포도밭, 2015) 34쪽


오줌보가 터질 지경입니다

→ 오줌보가 터질 노릇입니다

→ 오줌보가 터지려 합니다

→ 오줌보가 터질 듯합니다

《심부름 가는 길》(이승호, 책읽는곰, 2017) 6쪽


모래는 한 알도 안 보일 지경이다

→ 모래는 한 알도 안 보일 판이다

→ 모래는 한 알도 안 보인다

《여름 안에서》(솔 운두라가/김서정 옮김, 그림책공작소, 2018) 26쪽


그 지경인데도?

→ 그 꼴인데도?

→ 그 모습인데도?

→ 그런 주제인데?

→ 그러한데도?

《행복화보》(오사다 카나/오경화 옮김, 미우, 2019) 20쪽


군인 하나는 부정교합이 심해서 아랫입술이 코에 닿을 지경이었다

→ 싸움이 하나는 이가 삐뚤대서 아랫입술이 코에 닿을 판이었다

→ 싸울아비 하나는 어긋니라서 아랫입술이 코에 닿으려 했다

《울프 와일더》(캐서린 런델/백현주 옮김, 천개의바람, 2019) 19쪽


사태는 그런 지경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 일은 이렇게 이르렀단다

→ 일은 이렇게까지 되었다

《삼백초 꽃 필 무렵 3》(키도 시호/최윤희 옮김, 학산문화사, 2026) 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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