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3.24. 

맛있으니까 아버지도 먹어 보라며 숟가락을 내민다. 그래, 그래, 너 잘 먹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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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3.23. 

인형을 등에 업고 노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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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공주 4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원고지 석 장 느낌글 007] 해파리 공주 4


 《해파리 공주》 4권에서도 츠키미는 스스로를 낮추는 속생각을 끊이지 않습니다. 1권부터 4권까지 츠키미는 늘 스스로를 몹시 깎아내립니다. 못생기고 초라하며 여자답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쁜 아가씨들은 다른 별 사람인 듯 여깁니다. “드레스 따위 나와는 다른 세계 사람들이 입는 건데(144쪽).” 하고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면 틀리지는 않는 말입니다. 체육복이나 밋밋하고 칙칙하다는 빛깔 옷을 입는 사람도 ‘드레스를 입는 사람하고는 동떨어진 별에서 사는 사람’이라 할 수 있겠지요. 누군가는 벤츠라는 자가용을 흔한 탈거리로 여겨 전철이나 버스가 있는 줄 모를 테지만, 누군가는 날마다 몇 시간씩 전철이나 버스에 시달리며 파김치로 살아갈는지 모릅니다. 누군가는 남 앞에서 우쭐거리는 맛으로 살고, 누군가는 남 보란듯이 떵떵거리고 싶다는 꿈으로 살는지 모릅니다. 츠키미는 무슨 꿈을 어떻게 품으면서 살아가는 작고 여린 아이일까요. 꼭 드레스를 입어야 예뻐지거나 착해지거나 참다와질 수 있을까요. 체육복에 고무줄로 꽁지머리를 묶는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예쁘거나 착하거나 참답게 내 길을 씩씩한 걸음걸이로 내딛을 수 있을까요. (4344.4.5.불.ㅎㄲㅅㄱ)

― 히가시무라 아키코 그림,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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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공주 3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원고지 석 장 느낌글 006] 해파리 공주 3


 《해파리 공주》 3권에 이르면 만화를 그리는 동인녀들이 살아가는 작고 오래된 연립주택을 허물어 새로 큰 건물을 세우며 큰돈을 벌자는 사람들 꾐수에 맞서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엇이든 돈과 힘과 이름값을 내세워 몰아붙이는 사람들 앞에서 돈이나 힘이나 이름값이 없을 뿐 아니라, 돈과 힘과 이름값이 있는 사람들 눈에 하찮거나 꾀죄죄해 보여 말조차 섞을 수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츠키미는 힘들 때마다 하늘나라 어머니한테 마음속 말을 건넵니다. “엄마, 알고 싶지 않은 걸 알아 버렸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152쪽).” 알고 싶지 않아도 알아야 하는 일이 많고, 알고 싶으나 알 수 없어 갑갑한 일이 많습니다. 사랑을 알고 싶고 믿음을 알고 싶습니다. 내 사랑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알고 싶지 않고, 내 사랑을 다치게 하는 나쁜 바람을 알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썩 좋다 할 만한 일보다 퍽 괴롭다 할 만한 일이 잇따릅니다. 뜬구름에 뚱딴지 같은 녀석이 저와는 동떨어진 곳에서 살아간다 싶은 츠키미네 아마즈칸을 돕는다며 법석을 떠는데, 가만히 보면 부잣집 쿠라노스케는 누구보다 쿠라노스케 여린 마음과 사랑을 보듬으면서 살리고 싶겠지요. 모두들 외로우며 쓸쓸한 사람들입니다. (4344.4.5.불.ㅎㄲㅅㄱ)

― 히가시무라 아키코 그림,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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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손뜨개


 옆지기는 나한테 옆지기이지만 아이한테는 어머니이다. 아이 어머니는 둘째를 배어 힘든 몸을 가누는 동안 뜨개질을 하면서 마음과 몸을 달랜다. 다른 여느 사람이 뜨개질을 한다면 어떠할까 궁금한데, 아이 어머니는 아이 옷 하나를 뜨는 데에 퍽 오랜 나날을 들인다. 한 땀씩 천천히 뜨니까.

 내 어머니가 형과 나한테 옷을 떠 주던 어린 날을 돌이킨다. 어머니로서는 딱히 옷을 사 주기 힘들었으니까 언제나 형 옷을 내가 물려입는데, 형 몸집이 동생하고 견주어 너무 커지니까 나중에는 형 옷을 나한테 물려줄 수 없었다. 형 옷은 내가 나중에 키가 커지더라도 입기 힘들 만큼 큰 옷이어야 했고, 형 몸크기에 맞는 옷을 찾기도 만만하지 않았다. 나는 우리 어머니가 나한테 옷을 몇 벌쯤 떠 주었는지 떠올리지 못한다. 어머니한테 여쭈어도 따로 말씀해 주시지 않는다. 국민학교 사오 학년 때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잘 입었으나, 육 학년이 될 때부터는 어머니가 떠 준 옷을 부끄럽다고 여겼다고 떠올린다. 한 반에 어느 누구도 뜨개옷을 입지 않았을 뿐더러, 이웃 반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아랫학년에서도 매한가지였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퍽 오랜 나날 손뜨개로 내 몸이 꼭 맞춤한(이라기보다 조금 널널한) 옷을 지어 입혀 주었으나, 손품이 깃든 이 옷이 얼마나 사랑스러우면서 좋은가를 이 철없는 때에 말 그대로 철없이 못 느꼈다. 어쩌면, 그때에 철이 없었다기보다 오늘날까지 철없는 사람이 아닌가 싶고, 제대로 삶과 사람과 사랑을 볼 줄 몰랐으니 예나 이제나 엇비슷하지 싶은데, 아무튼, 어머니한테 뜨개옷 안 입겠다고 말했다가는 구두주걱으로 엉덩이에 불이 나도록 얻어맞으니까 말은 못하지만 뜨개옷을 입고 학교에 가야 하는 날은 잔뜩 우거지얼굴이었다. 어머니도 아셨겠지. 나는 오늘날에도 내 속내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서 내가 어떤 마음인지를 다 안다고 하니까.

 그런데 이렇게 뜨개옷을 입으며 지내던 육 학년 어느 날, 우리 반에서 꽤 예쁘다 하고 집안도 가장 부자이면서 부반장이고 여러 아이들한테 사랑받던 계집아이가 저보고 내 뜨개옷이 예쁘고 부럽다고 이야기한다. ‘요년이 날 놀리나?’ 이 아이는 나보다 키가 훨씬 크고 발도 훨씬 크며 힘도 훨씬 센 터라, 나나 다른 작은 아이들은 이 아이한테 아이스께끼를 꽤 시달리는데, ‘갑자기 뭔 소리?’

 그렇지만 이 한 마디를 듣고 난 다음에는 어머니 뜨개옷을 부끄러이 여기지 않았다. 더구나, 담임 교사가 허구헌날 우리들을 몽둥이로 두들겨팰 때에, 나는 내 몸보다 헐렁하도록 크게 지은 뜨개옷을 요모조모 접어서 엉덩이에 꽤 두툼하게 걸쳐지도록 했다. 담임 교사는 엉덩이를 몽둥이로 철썩철썩 두들겨패는데, 나는 뜨개옷으로 두툼하게 걸쳐진 자리에 맞으며 하나도 안 아프지만 아픈 척하며 아슬아슬 지나가고, 새삼 이 뜨개옷이 얼마나 고마운가 하고 느꼈다.

 형이나 내가 몸이 자라면, 어머니는 우리 옷을 이웃에 주거나 버려야 했다. 집에 살림이 늘어나니까 다 건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손수 뜬 뜨개옷은 받으려는 데가 없다며 버리려 하셨다. 하기는, 나부터 뜨개옷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다른 집에서도 다르지 않았겠지. 그러나, 이무렵 뜨개옷이 버려지는 일이 내키지 않았다. 어머니는 ‘이제 입을 수 없는 옷을 집에 두는 일’을 못마땅해 하셨지만 꼭 한 벌만은 남겼다. 어머니한테는, “나중에 제가 커서 아이를 낳으면 우리 어머니가 손수 떠 준 이 옷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면서 한 벌만큼은 남겼다. 어머니 뜨개옷은 워낙 오래 입어 꽤 늘어나고 처져서 볼썽사납다 할 수 있지만, 이 한 벌만은 남아 옷상자에 고이 깃들었다.

 첫째 아이가 입은 뜨개옷을 둘째 아이가 물려입을 수 있겠지. 첫째 아이에 이어 둘째 아이도 제 어머니 뜨개옷을 좋아해 줄 수 있을까. 첫째 아이는 제 손뜨개 옷을 동무나 또래나 동생이나 언니 오빠 앞에서 어떻게 여기려나. 손뜨개로 지은 옷을 입으며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오늘날, 우리 아이는 어떤 모습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 아이도 “어머, 네 옷이 참 예쁘네. 부럽구나. 좋아.” 하고 말해 줄 좋은 동무를 만날 수 있을까. (4344.4.4.달.ㅎㄲㅅㄱ)
 

 

1987년. 국민학교 6학년. 

 

첫째 아이 세 번째 뜨개옷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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