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으앵 울기

 


 낮이고 밤이고 오줌기저귀를 갈 때면 왜 이렇게 서럽게 우니. 네 오줌기저귀를 갈잖아. 그런데, 낮이고 밤이고 똥기저귀를 갈 때면 왜 가만히 있니. 네 똥기저귀를 갈잖아. 오줌을 누었는가는 틈틈이 살피니까 금세 가는데, 똥을 누고는 조용히 기어다니면서 놀면 네가 똥을 누었는지 안 누었는지, 밑이 꿉꿉한지 안 꿉꿉한지 어떻게 아니. 제발 똥을 눈 다음에 울어 주렴. 부디 오줌을 누어 기저귀를 갈 때면 얼굴이 벌겋게 되도록 울지는 말아 주렴. 울면 울수록 얼굴이 벌개지면서 얼굴이 자꾸 가렵잖아. 착한 아이야, 상냥한 아기야, 얼른얼른 커서 기저귀를 떼라. (4344.12.3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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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산 쓰는 어린이

 


 큰아버지가 우리 집에 놀러왔을 때에, 첫째 아이는 큰아버지 곁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불러도 대꾸하지 않고, 오라 해도 오지 않는다. 큰아버지가 돌아가고 나서 시큰둥하게 여러 날을 보낸다. 아이는 큰아버지하고 한겨울 아침햇볕 내리쬐는 마당가에서 우산을 푹 눌러쓰고 앉아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아이야, 네가 네 두 발로 가고픈 데를 마음껏 누비며 돌아다닐 날이 멀지 않았구나. (4344.12.3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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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꼬락 꼬물 어린이

 


 누구 품에든 폭 안기기를 좋아하는 첫째 아이 사름벼리는 어디에서 이렇게 폭 안기는 매무새를 물려받았을까. 어머니한테서? 아버지한테서? 할머니한테서? 할아버지한테서? 누가누가 어린 나날 이렇게 사람들 품에 폭 안기기를 좋아했을까.

 

 제 아버지 품에 폭 안길 때에는 이 아이가 발꼬락을 어떻게 꼬물거리는지 들여다보지 못한다. 큰아버지가 먼길 마실을 왔을 때에 비로소, 이 아이가 사람들 품에 안겨 발꼬락을 어찌어찌 꼬물딱꼬물딱 움직이는가를 바라본다. (4344.12.3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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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꽂이 걱정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12.30.

 


 도서관 책꽂이가 아주 많이 모자란다. 그런데 어떤 책꽂이를 마련해야 할는지 선뜻 생각을 갈무리하지 못한다. 커다란 책꽂이 마흔 개는 있어야 교실 두 칸에 널브러진 책들을 꽂을 수 있다. 이 널브러진 책을 꽂아야 비로소 도서관 꼴이 나서 사람들한테 둘러보라고 할 수 있고, 교실 한 칸에 그럭저럭 꽂은 책도 이래저래 자질구레한 것을 치울 틈이 생긴다.

 

 그러나, 살림집 끝방부터 아직 제대로 치우지 못했고, 살뜰히 건사하지 못하는 집일을 돌아보느라 몸이 그만 지쳐, 도서관 책꽂이 일을 자꾸 뒤로 미룬다. 나 스스로 책꽂이를 짤 겨를을 낸다면 모르나, 책꽂이를 짤 겨를이 없다면 목돈이 들더라도 하루 빨리 새 책꽂이를 마련해야 한다.

 

 면내 우체국에 소포꾸러미 보내러 가는 길에 살짝 들러 한 시간 즈음 책 갈무리를 한다.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이렁저렁 치워서 교실 한 칸이나마 어설프더라도 열어 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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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를 만들자 과학 그림동화 18
울리 쉬텔처 글 사진, 곽성화 옮김 / 비룡소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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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사랑스러운 집을 함께 짓자
어린이가 읽는 사진책 9 : 울리 쉬텔처, 《이글루를 만들자》(비룡소,2003)

 


 아이들과 즐기는 사진책 《이글루를 만들자》(비룡소,2003)를 읽다가 문득 궁금합니다. 어, 이 사진책에 나오는 어른들은 쇠톱으로 얼음을 잘라 얼음집을 만드네. 온통 얼음나라요 눈나라인 곳에서 쇠톱을 언제부터 썼지? 쇠톱이 없던 나날 이곳 사람들은 얼음집을 어떻게 지었지?

 

 예전에는 톱이 아닌 막칼이 있었을까. 기다랗고 잘 드는 칼이 있었을까. 아니면 돌을 잘 갈아서 눈을 자르거나 썰었을까. 굳이 옛날 사람들 이글루 짓기를 보여주어야 하지는 않다지만, 이 궁금함을 풀 만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구나.

 

 아마 남녘땅에서는 눈을 잘 썰어 눈벽돌을 만든 다음 차근차근 그러모아 눈집을 짓는 일을 꿈꿀 수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깊디깊은 멧골이라면 눈이 꽤 펑펑 쏟아지기도 하지만, 눈벽돌을 할 만큼 오래도록 단단히 눈이 쌓이지는 않을 테니까요.

 

 추운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보금자리를 헤아리도록 돕는 사진책입니다. 우리처럼 흙을 쉬 얻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시멘트 얻기도 만만하지 않을 추운 나라에서 살림집을 어떻게 꾸리는가를 알려주는 사진책이에요. 눈집 짓기는 그림으로 곱게 그려서 보여줄 만하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또렷하게 보여주는 일도 좋습니다. 그림일 때에는 결이 고울 테지만, 사진일 때에는 ‘참 춥’고, ‘참 눈 덮은 나라’이며, ‘참 만만하지 않으나 이렇게 눈집을 지을밖에 없’네 하고 느낄 수 있어요.

 

 그나저나, 아이들 읽는 사진책인 《이글루를 만들자》는 책이름이 “이글루를 만들자”로군요. 이 나라 아이들 누구도 눈집을 지을 만하지 않습니다. 눈사람이라도 굴릴 만할까요? ‘과학 그림동화’로 내놓은 책이라 한다면, “만들자”라는 말마디보다 “눈짓 짓기”나 “이글루 짓기”처럼 수수하게 붙이는 말마디가 한결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사진책은 오직 ‘지식’만 보여주니까요.

 

 문득 또 한 가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알뜰히 보여주는 어린이책 《이글루를 만들자》인데, 이 사진책 내놓은 출판사에서 “흙집 짓기”라든지 “풀집 짓기” 같은 어린이 사진책을 함께 내놓았을까요. 앞으로 이러한 사진책을 내놓을 생각을 할까요. 그예 지식으로 바라보는 사진책이 아니라, 아이들이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이라는 틀을 넘어, 나중에 어른이 되면서 스스로 제 보금자리를 짓는 꿈을 꾸는 길잡이가 되게끔, ‘어린이가 읽으며 배우는 나무집 짓기’라든지 ‘어린이가 어른이랑 함께 하는 흙집 짓기’ 같은 사진책을 예쁘게 보여준다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더 돋보이는 사진이 아니어도 됩니다. 더 볼 만한 사진이 아니어도 됩니다. 땀흘리는 사람들 이야기를 실으면 됩니다. 이 나라 아이들이 제 밥·옷·집을 옳게 들여다보면서 슬기로이 깨닫도록 이끌면 됩니다. 아이들이 저희 두 손과 두 발을 써서 삶을 짓는 아름다운 꿈을 꾸도록 도우면 됩니다. (4345.1.2.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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