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4] 살림살이

 


  밥을 손수 하고
  옷을 스스로 기우며
  집을 몸소 짓습니다.

 


  그림틀을 나무조각으로 손수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천에 사진을 붙여 사진틀을 삼을 수 있습니다. 나무를 몸소 깎아 젓가락이나 숟가락 삼을 수 있습니다. 그저 스스로 만들면 됩니다. 아이들 놀잇감을 가게에서 사지 않고, 집에서 뚝딱뚝딱 만들 만합니다. 어느 회사 이름이 붙거나 어떤 캐릭터여야 재미나게 갖고 놀지 않아요. 아이들 손에 맞고, 아이들 눈을 밝히며, 아이들 마음을 살찌운다면 모두 좋은 놀잇감이 됩니다. 밥그릇 하나가 예술품이며, 밥상 하나가 예술품입니다. 집에서 쓰는 살림살이는 모두 예술품입니다. 삶을 살찌우는 연장이기에 예술품이요, 삶을 살리는 연장이니까 예술품이에요. 살림살이마다 새롭고 새삼스러운 이야기 깃듭니다. 어떤 주제를 내세워 돈을 들여 만들어야 예술이 되지 않습니다. 4346.6.2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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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7. 2013.6.21.

 


  두 아이가 마루를 어지르며 놀더니, 어느새 그림책 하나 같이 들며 드러누워서 논다. 너희 책을 읽는다기보다 그냥 드러누워서 책을 읽는 척하는 놀이를 하지? 놀면 그저 놀 뿐, 놀고 나서 뒤를 치우면 얼마나 예쁠까만, 좀처럼 뒤를 치울 생각은 하지 않는구나. 아니, 한창 노는 아이들더러 치우라 마라 하는 말을 할 까닭이 없겠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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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0. 2013.6.21.

 


  냄비밥을 끓이면서 작은 감자알 셋을 함께 넣는다. 밥이 익으면서 감자도 천천히 익는다. 밥그릇에 우무를 넣고 감자알 나란히 놓는다. 오늘은 아버지가 몸이 고단하다는 핑계로 국을 안 끓인다. 아니, 이날은 엊저녁 끓인 국을 뎁혀 먹으려 했는데, 남은 국을 냉장고에 안 넣고 부엌 밥상에 그대로 둔 탓에 모두 쉬고 말아 버려서 국을 미처 못 끓였다. 밥상이 너무 허전하구나 싶어 감자·호박·양파·가지·어묵을 볶아서 접시에 따로따로 담아 아이들한테 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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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3 09:49   좋아요 0 | URL
ㅎㅎ 산들보라 감자 먹는 모습. ^^
밥에 감자 넣어서 밥알이 묻어 있는 그 감자 먹는 맛도 또한 별미이지요.~
야채어묵볶음도 한접시씩 맛있게 보이네요~ 저도 오늘 반찬으로 해야겠습니당..ㅎ

파란놀 2013-06-23 12:35   좋아요 0 | URL
밥하고 반찬을 하는 일이란 재미있어요.
품과 겨를을 들이는 보람이 쏠쏠해요.
아이들이 잘 먹어 주면 훨씬 즐겁고요~
 

내가 고르는 책

 


  ‘남 눈’으로 바라보면 ‘남 흉내내는 그림’을 그려요. ‘남 눈’으로 헤아리면 ‘남 따라하는 글’을 써요. ‘남 눈’으로 돌아보면 ‘남 꽁무니 좇는 사진’을 찍지요. ‘남 눈’에 휘둘리면 ‘남이 만든 울타리’에 갇혀 내 삶을 잃어요.


  ‘내 눈’으로 바라보면 ‘내 이야기 담은 그림’을 그려요. 그림솜씨가 떨어지더라도 언제나 ‘내 그림’ 되어요. 그럴듯한 작품이나 이름값 얻는 작품이 안 되더라도, 내 사랑 실은 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요.


  ‘내 눈’으로 헤아리면 ‘내 삶 보여주는 글’을 써요. 글솜씨나 글재주는 없어도 돼요. 글솜씨나 글재주를 키우지 않아도 돼요. 내 삶을 밝히는 글을 쓰면서 글빛을 북돋우면 즐거워요. 내 삶을 사랑하는 글을 쓰면서 글넋을 살찌우면 기뻐요.


  ‘내 눈’으로 돌아보기에 ‘내 마음빛 아로새기는 사진’을 찍습니다. 빛과 그림자로 일구는 사진에 내 삶빛과 삶그림자를 담습니다. 내 눈은 내 눈빛을 밝히고, 내 눈은 내 손길을 어루만집니다. 내 눈은 내 눈길을 넓히고, 내 눈은 내 손빛에 웃음노래를 드리웁니다.


  남이 골라 주는 책이 아닌, 내가 고르는 책을 읽습니다. 남이 추천하거나 칭찬하는 책이 아닌, 내 마음에 와닿는 책을 읽습니다. 남들이 많이 읽는다는 책이 아닌, 내가 즐겁게 읽을 책을 고릅니다. 내 삶을 밝힐 책을 생각하고, 내 삶을 일구는 밑거름이 될 책을 헤아리며, 내 삶을 사랑하는 눈길 어루만지는 책을 살핍니다.


  내가 고르는 책은 내가 가는 길입니다. 내가 고르는 책은 내가 사랑하는 삶입니다. 내가 고르는 책은 나와 어깨동무하는 이웃입니다. 내가 고르는 책은 내 꿈이 드리우는 쉼터입니다. 내가 고르는 책은 곱게 빛나는 웃음꽃입니다. 내가 고르는 책은 즐겁게 노래하는 마음씨앗입니다. 4346.6.2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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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06-23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깨침을 주는 글 감사합니다. (__)
'내 눈'으로 보아야 '내 마음'으로 들어오고 '내 삶'이 되는군요.

파란놀 2013-06-23 07:34   좋아요 0 | URL
어느 책이든 스스로 살피고 헤아리며
가장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 느껴
즐겁게 읽으면 되어요~
 

산들보라 꽃을 던져

 


  누나가 곱게 따서 가지라고 노란꽃 하나 건넨다. 산들보라는 이 꽃을 한 번 손에 쥐더니 휙 하고 던진다. 딴 데로 간다. 누나는 산들보라한테 “너, 꽃을 던져!” 하며 소리친다. 이윽고 누나는 제 것으로 삼을 새 꽃 한 송이 딴다. 산들보라는 이리저리 뛰고 달리며 논다. 4346.6.2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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