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8] 필수과목

 


  일본서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외발자전거 탄다.
  한국서는 서너 살 어린이조차 스마트폰 만진다.
  아이가 배울 삶이란 사랑과 꿈과 이야기일 텐데.

 


  학교에서 국민윤리나 철학이나 도덕이나 바른생활을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밥하기와 살림하기와 아이돌보기를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고 생물과 과학을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사랑과 꿈과 이야기를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학교에 종교 과목이 있거나 예배 수업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마음을 다스리거나 생각을 북돋우도록 조용하고 차분하게 흐르는 한때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헤엄치기를 배우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이웃사랑을 배우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자전거를 손질하며 즐겁게 타는 삶을 누리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두 다리로 씩씩하게 걷고 뛰고 달리고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빛을 즐기지 못합니다. 필수과목을 살피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마음이 하나도 안 생깁니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한테 외발자전거를 가르치는데, 한국에서는 어린이가 무엇을 보고 느끼며 배우도록 하는가요. 4346.8.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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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알아보다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 풀이 한결 푸르다. 나무가 더욱 우거지고, 숲이 참으로 아름답다.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 밥이 한결 맛나다. 물이 시원하다. 이야기가 고소하다.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 글이 한결 빛난다. 책이 눈부시다. 그림과 사진이 어여쁘다.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 사랑이 한결 따스하다. 꿈과 믿음이 밝다. 삶이 즐겁다. 4346.8.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글쓰기 삶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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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4. 비가 오는 마당 2013.7.29.

 


  비가 오는 마당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고, 아이들 놀이를 지켜볼 수 있으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내가 태어나 자란 도시 한켠 골목동네에서는 예전에 자동차가 아주 드물었으니 이렇게 아이들 누구나 빗놀이 누리면서 살았을 테고, 아저씨 아주머니 모두 아이들 빗놀이 가만히 바라보았겠지. 이제 도시 아이들은 빗줄기 받으며 빗놀이 할 줄 모를 뿐 아니라, 빗놀이 누릴 터를 어른한테 빼앗겼고, 어른들은 아이들과 느긋하게 빗소리 즐기는 마음을 잃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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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24 09:10   좋아요 0 | URL
비오는 마당이 참 푸르고 시원하니 좋습니다~
우산 쓰고 마당에서 놀아도 참 즐겁겠지요~? ^^

파란놀 2013-08-24 10:04   좋아요 0 | URL
우산놀이 이야기를 쓰면서,
이 사진 한 장은 더없이 좋아
따로 뺐어요.

따로 뺀 사진이 둘 더 있는데
참...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사랑을 받고,
또 어버이는 아이들한테 사랑을 주고,
서로서로 즐거이 하루를 누리는구나 싶어요..
 

시골밥

 


밭둑에 자라는 풀
숲에 돋은 버섯
들에 난 열매

 

하나씩 톡 따서
살살 혀로 굴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데

 

콕 찌르듯 아리지 않은
쌉쌀한 맛과 내음이면
두고두고
나물 삼는다.

 


4346.8.2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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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3. 평상에서 소리상자 (2013.8.1.)

 


  어머니 공부하는 방에서 ‘소리상자’를 찾아내어 돌리는 큰아이. 너 그거 돌리면 소리 나는 줄 어떻게 알았니? 동생이 낮잠을 자는데 마루에서 소리상자를 돌리다가, 벼리야 동생 자니 마당에서 놀렴, 하고 말하니 평상에 맨발로 올라서서 소리상자를 살살 돌리면서 천천히 바람소리 듣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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