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가운 상말
 - 고담준론 1

 

어설픈 외국의 이론을 부여잡고 고담준론만으로 일관하거나 출판자본이 만들어내는 잠시의 명예에 안주할 일이 아니다
《이현식-곤혹한 비평》(작가들,2007) 95쪽

 

  “외국(外國)의 이론”은 “외국 이론”이나 “나라밖 이론”으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일관(一貫)하거나’는 ‘흐르거나’로 손보고, “잠시(暫時)의 명예(名譽)”는 “한때 누리는 명예”나 “가벼운 이름값”으로 손봅니다. ‘안주(安住)할’은 ‘눌러앉을’이나 ‘좋아할’로 손질해 줍니다.


  ‘고담준론(高談峻論)’은 “(1) 뜻이 높고 바르며 엄숙하고 날카로운 말 (2) 아무 거리낌 없이 잘난 체하며 과장하여 떠벌리는 말”을 뜻한다고 해요. 첫째 말풀이로 살피면 “뜻있게 나누는 말”이요, 둘째 말풀이로 헤아리면 “마구 떠벌이는 말”입니다.

 

 고담준론만으로 일관하거나
→ 뜬구름 이야기로 흐르거나
→ 잘난 척만 하거나
→ 대단한 듯이 떠벌이거나
→ 지식자랑을 늘어놓거나
 …

 

  이 보기글에서는 둘째 말풀이로 쓴 ‘고담준론’입니다. 아무런 생각이나 슬기가 없, 마치 스스로 아주 대단하다는 듯이 떠벌이는 모습을 나무랍니다. 그래서, 이런 자리에서는 “어설픈 나라밖 이론을 부여잡고 잘난 척만 하거나”라든지 “외국 이론을 어수룩하게 부여잡고 같잖은 지식자랑을 떠벌이거나”처럼 손볼 수 있어요. 나무라는 말투이니 조금 더 따갑거나 날카롭게 쓸 수 있습니다. 4340.8.2.나무/4346.9.1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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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외국 이론을 부여잡고 대단한 듯이 떠벌이거나 출판자본이 만들어내는 가벼운 이름값에 좋아할 일이 아니다

 

..


 살가운 상말
 613 : 고담준론 2

 

대신 우리가 미학적인 고담준론高談峻論을 나누면 언제든 기꺼이 함께하셨어요
《브뤼노 몽생종/임희근 옮김-음악가의 음악가, 나디아 불랑제》(포노,2013) 16쪽

 

  ‘대신(代身)’은 ‘그러나’나 ‘그렇지만’으로 다듬고, ‘미학적(美學的)인’은 ‘미학과 얽혀’나 ‘아름다움을 밝히려고’나 ‘아름다움이 무엇인가 하고’로 다듬어 봅니다.

 

 미학적인 고담준론高談峻論을 나누면
→ 미학과 얽혀 이야기꽃을 피우면
→ 아름다움이 무엇인가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
→ 아름다움을 밝히려고 이야기잔치를 벌이면
 …

 

  잘난 척하는 이야기가 감도는 자리를 가리키는 ‘고담준론’이라면 ‘지식자랑’으로 손질해서 쓸 적에 잘 어울린다고 느낍니다. 뜻있게 나누는 이야기가 즐거운 자리를 가리키는 ‘고담준론’이라면 ‘이야기꽃’으로 손질해서 쓸 때에 잘 들어맞겠다고 느낍니다.


  ‘이야기잔치’나 ‘이야기마당’이나 ‘이야기판’이나 ‘이야기빛’과 같이 적을 수도 있어요. ‘이야기샘’이나 ‘이야기나라’처럼 적어도 됩니다. 4346.9.1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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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아름다움이 무엇인가 하고 이야기꽃을 피우면 언제든 기꺼이 함께하셨어요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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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92) 유년의 1 : 유년의 불장난

 

게다가 화덕의 불을 지키다 보면 마음이 절로 편해지니 나이 먹어도 유년의 불장난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지
《정화진-풍신난 도시농부, 흙을 꿈꾸다》(삶창,2013) 65쪽

 

  “화덕의 불을 지키다 보면”은 “화덕 불을 지키다 보면”이나 “화덕 앞에서 불을 지키다 보면”으로 손봅니다. “마음이 절로 편(便)해지니”는 “마음이 절로 가벼워지니”나 “마음이 절로 느긋해지니”로 손질하고, “좋아하는 것은 아닐지”는 “좋아하는 셈은 아닐지”나 “좋아하는 모습은 아닐지”로 손질해 줍니다.


  ‘유년(幼年)’은 “어린 나이”나 “어릴 적”을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말뜻 그대로 적으면 돼요.

 

 유년의 불장난을
→ 어릴 적 불장난을
→ 어린 날 불장난을
→ 어릴 때 하던 불장난을
→ 어릴 적 즐기던 불장난을
 …

 

  누구나 아기로 태어납니다. 아기를 거쳐 아이가 됩니다. 아이는 나이가 어린 사람입니다. 아이로 누리는 나날이란 “어린 나날”입니다. 어릴 적에는 어린이답게 뛰놉니다. 불장난도 하고 물장난도 합니다. 풀밭에서는 풀장난을 하고, 숲에서는 숲장난을 해요. 말을 하나하나 배우며 말장난을 깨닫고, 손으로 이것저것 주무르고 흙이나 모래를 만지작거리며 손장난을 익힙니다. 4346.9.1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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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화덕 불을 지키다 보면 마음이 절로 느긋해지니 나이 먹어도 어린 날 불장난을 좋아하는 셈은 아닐지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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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키우는’ 책읽기

 


  아이와 같이 놀거나 얘기하면, ‘신문’도 ‘텔레비전’도 얼마나 부질없는지 차츰차츰 느낄 수 있으리라. 아이들은 신문에 나온 이야기에 눈길을 두지 않는다. 아니, 아이들은 신문을 읽지 않는다. 아이들은 텔레비전 새소식에 마음을 쓰지 않는다. 아니, 아이들은 텔레비전 새소식을 보지 않는다. 아이들은 누구나 저희한테 일어나는 이야기에 눈길을 두고 마음을 쓴다. 아이들은 저희 일과 저희 어버이 일과 저희 동무와 이웃 일에 마음을 쓴다. 아이들은 저희 식구들 살아가는 마을 일에 눈길을 둔다.


  첫째 아이를 돌볼 적에 첫째 아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곤 했다. 둘째 아이를 돌보면서 둘째 아이 말을 거의 모두 알아듣는다. 입으로 웅얼거리는 소리뿐 아니라 얼굴짓으로 드러나는 말 모두 알아듣는다. 셋째 아이를 낳는다면 아이들이 읊는 모든 소리와 몸짓과 마음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아이들과 살아가며 읽을 책이란 바로 ‘나 스스로 사랑할 삶’인 줄 깨닫는다. 나 스스로 사랑할 삶이 무엇인 줄 깨달을 적에 내 삶부터 아름답게 일구는 길 걸어갈 수 있고, 이 즐거운 길에 동무로 삼을 살뜰한 책을 하나둘 맑게 만나는구나 싶다.


  아이를 낳아 함께 살아간다고 모두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 스스로 어른이 되려고 마음을 품으면 아이를 낳지 않고 짝짓기를 하지 않아도 어른이 될 수 있다. 아이를 낳아 새로운 어른이 되고자 마음을 품으면, 아이를 낳아 누리는 여러 삶을 마주하면서 새로운 어른이 될 수 있다. 언제까지나 ‘어린이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을 품으면, 서른 쉰 일흔 아흔 나이에도 어린이답게 생각하고 꿈꾸고 사랑하고 놀고 일하고 방그레 웃는 착한 삶 지을 수 있다. 4346.9.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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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나물꽃 책읽기

 


  젓가락나물에 꽃이 핀다. 이 들풀에 꽃이 피도록 두는 시골집은 요즈음 거의 없다고 느끼는데, 젓가락나물은 퍽 센 풀 가운데 하나이다. 그만큼 몸에 바로 와닿도록 스며드는 풀이란 소리이다. 나는 가끔 풀잎 한둘 뜯어서 먹는다. 내 몸에서 이 풀잎을 바랄 적에 뜯어서 먹는다고 느낀다.


  씁쓸한 맛을 혀로 살며시 느끼면서도, 쓴맛 사이사이 이 풀포기가 그동안 어떤 햇볕과 바람과 빗물을 머금으면서 우리 집에서 자랐는가 하고 되새긴다. 우리 집에 이 풀이 자라는 뜻을 생각하고, 이 풀포기는 어떤 빛이 되어 한들한들 가느다란 줄기가 바람결 따라 춤추면서 조그마한 노란 꽃송이 피고 지는가 하고 돌아본다.


  꽃송이 하나 벌어지며 꽃송이 하나 지고는 씨앗이 맺는다. 씨앗은 곧 떨어져 곳곳에 퍼질 테고, 씨앗을 떨구고 모든 꽃송이 지고 나면, 이 풀포기도 겨울바람에 시들면서 흙으로 돌아겠지. 4346.9.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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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10 01:56   좋아요 0 | URL
'젓가락나물꽃', 이름이 참 재밌습니다.^^
줄기가 젓가락처럼 생겨서 젓가락나물일까요? ^^;;
노란꽃이 참 예쁩니다. 아, 저기 까마중 열매도 보이네요. ^^

파란놀 2013-09-10 08:34   좋아요 0 | URL
젓가락나물 줄기와 잎은
잘 빻아서 손목 둘레에 붙여
어떤 병을 낫게 하는 데에 쓴다 하더라고요.

줄기 모습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싶기도 하고
여러모로 재미나고 예쁜 풀 가운데 하나입니다~
 

부추꽃잔치는 해마다

 


  2011년 가을에 처음 부추꽃잔치를 우리 집 마당에서 맞이했다. 2012년 가을에 두 번째로 부추꽃잔치를 맞이했고, 올 2013년 가을에 세 번째로 부추꽃잔치를 맞이한다. 지난 두 해를 헤아리면, 올해 부추꽃잔치가 가장 흐드러진다. 그야말로 하얀 꽃송이가 눈송이처럼 퍼진다. 이 부추꽃이 지난 봄철부터 오늘까지 우리한테 맛난 부추잎 내주던 그 부추풀에서 피어난 하얀 물결이로구나. 가을 지나 겨울 되고, 새봄 찾아와 하루하루 천천히 흐르면, 이듬해 가을에는 올해보다 한껏 흐드러진 부추꽃잔치가 될까. 해마다 부추꽃 흰물결 잔치마당은 더 커지려나. 올해 꽃잔치 바라보면서 새해를 새삼스레 기다린다. 4346.9.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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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10 01:53   좋아요 0 | URL
아유~부추꽃이 너무나 예쁘네요!
오늘 오이소배기 먹으며 소로 넣은 부추를 먹었는데요~
지금 김동화님의 <빨간 자전거>를 읽으며 시골의 정겨움에 즐거워하다
이 한밤에 또 함께살기님의 하얀 꽃송이 눈송이처럼 흐드러진 부추꽃을 보니
참으로 좋습니다~^^

파란놀 2013-09-10 08:06   좋아요 0 | URL
부추꽃은 퍽 오랫동안 피어요. 오랫동안 곱게 피다가 꽃이 지고 씨앗을 맺을 텐데, 올해에는 부추씨 엄청나게 얻겠구나 싶어요. 다음해에는 참말 더 흐드러진 부추꽃이 다가오리라 생각해요.

김동화 님이 자전거 그림은 좀 어수룩하게 그리셨지만 ^^;;;; <빨간 자전거>는 무척 아름다운 만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