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방바닥 쓸고 치우며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난 뒤에 함께 방바닥을 쓸고 치울까 하다가 나 혼자 쓸고 치우기로 한다.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조금이나마 깨끗한 방바닥 모습을 보도록 하는 쪽이 나으리라 생각한다. 어제 낮에 아이들과 우체국 다녀오며 가을바람 너무 많이 마신 탓에 목이 따갑고 재채기가 끊이지 않아, 저녁은 이럭저럭 먹이고 아이들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이들은 늦게까지 놀며 잠든 듯한데, 새벽에 일어나 보니 방바닥이 온통 종잇조각투성이다. 종이를 오리며 놀았구나.


  어지른 것들 이리저리 치운다. 방바닥에 상자로 담은 내 책들 물끄러미 바라본다. 미루고 미루었기에 책들이 이렇게 쌓였으리라. 내 책들도 며칠쯤 바지런히 갈무리해서 모두 서재도서관으로 옮겨야겠다. 내 책들이 빠지고, 아이들 장난감도 알맞게 추스르면 방바닥이 한결 넓고 시원할 테지. 스스로 알뜰살뜰 여미지 못하면서 아이들을 나무라거나 아이들한테 무언가 시킬 수 없다. 차근차근 지켜보고, 어버이인 내 삶 갈무리를 어떻게 하는가 스스로 돌아보면서 집살림 함께 꾸리자. 4346.10.2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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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959) 있다 15 : 뭐하고 계세요

 

“뭐하고 계세요?” “응, 잠깐 쉬고 있어.”
《오자와 마리/노미영 옮김-은빛 숟가락 (4)》(삼양출판사,2013) 9쪽

 

  ‘있다’를 높이면 ‘계시다’입니다. 어른한테는 ‘계시다’라고 써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있다’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어른은 아주 드뭅니다. ‘있다’를 높여서 ‘계시다’로 적어야 올바르지만, 이 말투를 어떻게 가다듬을 때에 알맞는가까지 살피는 어른이 너무 드뭅니다. 이를테면, “밥 먹고 계셔요?”는 “진지 드시고 계셔요?”로 바로잡는들 알맞거나 올바르지 않습니다. “진지 드셔요?”로 다시 손질해야 알맞으며 올바릅니다. “집에 가고 계셔요?” 하고 여쭙는 말도 올바르지 않아요. “집에 가셔요?”나 “집에 가시는 길이에요?” 하고 여쭈어야 올바릅니다.

 

 뭐하고 계세요 → 뭐하셔요
 쉬고 있어 → 쉬어 . 쉬지 . 쉰다

 

  한국말을 슬기롭게 쓰는 한편,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쓰도록 이끌기를 바랍니다. 알맞고 올바르게 쓰는 한국말을 어른들부터 잘 익히고 잘 물려주기를 빕니다. 4346.10.26.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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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셔요?” “응, 살짝 쉬어.”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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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마음, 이 두 가지로 사진길을 곧게 걸어온 한 사람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 ‘사진은 나한테 무엇이었나?’ 하는 줄거리로 이야기 한 자락 들려준다. 참말 사진은 이녁한테 무엇이었나요? 즐거운 놀이? 반가운 일? 아름다운 빛? 사랑스러운 꿈? 아마 이 모두일 테지요. 지난날에도 오늘에도, 또 앞으로 새로 맞이할 나날에도, 언제나 이녁한테 삶인 사진일 테지요. 여든 나이를 맞이할 때에도 사진기는 이녁 손에 있겠지요. 아흔 나이를 맞아들이면서도 사진기는 이녁 목에 걸겠지요. 사랑빛과 마음빛이 어우러져 사진빛이 될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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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아라키의 애정 사진
아라키 노부요시 지음, 백창흠 옮김 / 포토넷 / 2013년 10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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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 있나요

 


  어떤 책이 이곳에 있나요. 어떤 책이 책꽂이에 있나요. 어떤 책이 우리 가슴에 있나요. 어떤 책이 지구별에 있나요. 어떤 책이 우리 마을에 있나요. 어떤 책이 내 손에 있고, 어떤 책이 내 마음자리에 살포시 감겨드는가요.


  책을 읽는 마음은 어떠한가요. 책을 읽고 나서 삶은 어떻게 달라지는가요. 책을 읽은 손으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가요. 책을 사랑하듯이 이웃과 동무와 옆지기를 살가이 사랑하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웃는가요.


  한 번 읽고 나서 덮는 책을 마주하는가요. 한 번 읽었기에 앞으로 새롭게 거듭 읽을 책을 만나려 하는가요. 한 번 읽은 뒤 어느새 잊어버리는 책을 장만하는가요. 한 번 읽고 나서 자꾸자꾸 새로 장만해서 둘레에 선물하는 책을 맞이하는가요. 4346.10.2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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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빛

 


  책방마실을 하면서 조용히 책읽기에 사로잡히면, 책에 깃든 빛을 누릴 수 있어요. 책방마실을 하지 않더라도, 선물받은 책이거나 빌린 책을 가슴으로 따사로이 보듬으면서 천천히 펼쳐 빠져들면, 책에 서린 빛을 느낄 수 있어요.


  책빛은 도시 한복판 전철길이나 버스길에서도 누려요. 책빛에 사로잡히면 제아무리 시끄러운 소리도 어수선한 모습도 내 눈과 귀 둘레에서 사라져요. 책빛은 시골 숲속에서도 느껴요. 책빛에 둘러싸이면 맑은 바람과 냇물과 새소리가 온통 내 몸으로 스며들어요.


  책빛이란 삶빛입니다. 삶을 아름답게 누리는 빛이 삶빛인데, 책빛이란 책을 아름답게 누리는 빛입니다. 삶을 아름답게 누리고 싶어 아름다운 책 하나 만나서 찬찬히 읽듯, 삶을 아름답게 밝히고 싶어 아름다운 책 하나 읽으면서 생각과 마음을 북돋웁니다.


  가까운 동네책방으로 가요. 조그마한 책꽂이 앞에 조용히 쪼그려앉아요. 나를 부르는 빛소리가 어디에 있는지 천천히 살펴요. 책을 하나하나 손으로 만지면서, 숲에서 찾아온 푸른 숨결이 우리 가슴을 톡톡 건드리는 이야기를 읽어요. 4346.10.2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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