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84] 하늘

 


  땅값 아무리 비싼 서울이더라도
  나무 한 그루쯤 안 심을 수 없어요.
  하늘 있고 땅 있어야 도시 있으니까요.

 


  하늘숨과 하늘빛과 하늘노래 누릴 수 있을 때에, 더없이 아름다운 글과 그림과 사진이 태어나는구나 하고 느끼곤 해요. 시골에서든 도시에서든 하늘숨과 하늘빛과 하늘노래는 어디에나 있어요. 우리들은 마음으로 숨과 빛과 노래를 누려요. 텔레비전에 나오니 누리지 않아요. 우리 곁에 늘 있는 숨과 빛과 노래를 누려요. 4346.1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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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님 보셔요.

'부추꽃' 사진 제가 몇 차례 올리기는 했는데,

또 예전에 이곳 알라딘서재에도

인천골목길에서 만난 '개량한 꽃부추꽃' 사진 올린 적 있기도 하지만,

그무렵에는 제 서재를 모르셨을 테니,

예전에 찍은 사진을 올려요.

 

그러니까 '부추꽃'이라기보다 '꽃부추'인데

꽃부추에 꽃이 피어 '꽃부추꽃'이 된답니다 ^^;;

이름이 좀 거석하지요~~

 

제 외장하드에서 찾아서 파일로 올려야 하는데,

이 사진 담은 외장하드는 이래저래 요새 쓰지 못해

이렇게 다른 사이트에 올린 글을 갈무리해서 붙입니다 ^^;

(저 스스로 제 사진을 이렇게 붙여야 한다니!)

 

아무튼, 이 커다란 흰꽃은

부추꽃이 아주 곱고 예쁘다 해서

'꽃을 보려는 뜻'으로 개량한 원예작물이라고 해요.

 

꽃부추꽃도 잎사귀를 먹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이렇게 커다란 꽃송이가

저 가냘픈 꽃대에서 벌어진답니다.

아주 놀랍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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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2-06 10:56   좋아요 0 | URL
오오!! 꽃부추꽃이 너무나 예쁩니다~~
처음엔 크로커스꽃인줄 알았어요~ 정말 참 신기하고 예뻐요!!^^
어쩜 가느라한 꽃대에서 저렇게 커다랗고 예쁜 꽃이 피어날까요~?^^

함께살기님! 정말 너무나 고맙습니다~*^^*
이렇게 저를 위해 꽃부추꽃 사진을 올려 주셔서요~
찜해서 자꾸자꾸 봐야겠습니다~


파란놀 2013-12-06 11:37   좋아요 0 | URL
먹는부추를 개량한 꽃부추는
시골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고
도시에서 골목집 예쁘게 가꾸는 집에서
곧잘 봐요.

8~9월 사이에 골목마실 하신다면
서울에서도 더러 만나실 수 있답니다~
 

시골집에 닿아서

 


  시골집에 닿는다. 읍내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군내버스가 없어 택시를 부른다. 택시를 부른 김에 읍내 가게에서 귤 한 상자를 장만한다. 작은아이는 벌써 잠들어 아버지 들어오는 모습을 못 본다. 큰아이는 어머니 곁에서 인터넷놀이를 한다. 서울과 인천을 돌며 장만한 큰아이 새 신 한 켤레, 네 식구 밥그릇이랑 국그릇 들을 하나하나 내려놓는다. 선물꾸러미 내놓기 앞서, 부엌을 치우고 방바닥을 쓸고 치운다. 큰아이더러 인터넷놀이 살짝 멈추고 함께 방바닥 치우자고 말한다. 차근차근 장난감을 치우고 갈무리한다. 이제 조금 말끔하다. 옷을 모두 벗는다. 씻는방 바닥에 옷가지를 깔아 놓는다. 도시를 돌며 몸에 낀 먼지를 찬물로 헹구고 머리를 감는다. 시골물로 씻으면서 물 한 모금 입에 머금는다. 차가운 물이 입안에서 따스한 기운으로 바뀐다. 골골거리면서 빨래를 한다. 따스한 기운이 좋구나 싶을 때에 물을 꼴깍 넘긴다. 다시 찬물을 입에 머금고 따스한 기운이 돌 때까지 머금다가 삼킨다. 인터넷놀이를 마친 큰아이가 새 신을 신고는 씻는방으로 와서 기웃거린다. “아버지 뭐 해요? 빨래 해요?” 그럼, 바깥일 보면서 옷과 몸에 들러붙은 먼지를 털고 씻고 헹구어야 하거든. 그래야 너희를 안고 볼을 쓰다듬을 수 있지. 빨래를 마치고 죽죽 짤 때까지 큰아이는 아버지 곁에서 콩콩 뛰면서 노래하듯이 조잘조잘 이야기꽃 피운다. 나는 큰아이가 읊는 말을 하나하나 되새긴다. 빨래를 마친 젖은 옷가지를 왼팔뚝에 걸치고 방으로 들어간다. 큰아이 말 적는 작은 공책을 꺼내어 큰아이가 나한테 들려준 예쁜 말을 모두 옮겨적는다. 이동안 큰아이는 새로운 예쁜 말을 들려주고, 이 말도 작은 공책에 모두 옮겨적는다. “아버지, 빨래 널게요? 내가 도와줄까요?” 고맙구나. 그런데, 아버지가 서울과 인천으로 일하러 이틀 다녀오는 동안, 너희 옷가지 다 빨고 말려서 갠 뒤 책상에 올려놓았는데, 이 옷가지는 옷장으로 안 옮기고 아직 그대로 있네. 아버지가 군내버스 때에 맞춰 부랴부랴 나가느라 미처 옷장으로 못 옮겼는데 네가 좀 옮겨 주었어야지.


  큰아이와 함께 옷을 넌다. 서울에서 장만한 그림책 세 권을 꺼내 큰아이한테 내민다. 큰아이는 그림을 보면서 조잘조잘 스스로 이야기를 빚는다. 아직 한글을 못 읽으니 그림으로만 이야기를 엮는데, 아이가 엮는 이야기가 퍽 재미나다. 이러구러 해서 큰아이한테 그림책을 잘 안 읽어 준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 내며 읽는 이야기가 재미있기에, 먼저 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책에 적힌 글을 깨끗한 한국말로 고쳐서 새롭게 읽어 준다.


  큰아이는 아직도 새 신을 발에 꿰고 논다. 얼마나 재미있을까. 얼마나 즐거울까. 얼마나 신나는 하루일까. 4346.1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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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랑 나누는 벗

 


  저녁에 인천에 닿아 배다리 헌책방거리로 걸어간다. 가방에 짊어진 책짐 몹시 무거워 이대로 안 되겠다고 느낀다. 헌책방에 들어 책짐을 택배로 시골집으로 부쳐 달라 말씀을 여쭈어야겠다. 터덜터덜 천천히 골목길 걷는다. 동네 아이 몇 빈터에 앉아서 논다. 조용하고 한갓진 인천 골목길을 걷는다. 땀이 비질비질 흐른다. 헌책방거리에 닿는다. 어두움 내린 헌책방거리에 사람 발길 없다. 단골로 스물두 해째 드나든 책방에 들어간다. 짐을 내려놓는다. 어깨와 등허리와 무릎을 편다. 시큰시큰하다. 숨을 돌린다. 무릎과 다리를 풀며 골마루를 천천히 돌아본다. 책손은 나 혼자이다. 책방지기 한 사람과 책손 한 사람이 책방에서 발소리 내지 않고 서로서로 일을 한다. 책방지기는 책을 손질해서 꽂고, 책손은 마음에 담을 책을 살핀다. 이윽고 다른 책손 들어온다. 다른 책손 더 들어온다. 조용한 책방에 발소리 늘고, 숨소리와 책종이 넘기는 소리 퍼진다.


  인천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이백만을 웃돈다 하는데 이 작은 헌책방에 깃든 책손은 몇일까. 모두들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택배로 맡길 책을 내려놓고는, 이곳에서 책을 몇 권 더 골라서 함께 묶는다. 이제 이 책들은 이튿날 아침에 책방지기 손을 거쳐 우리 시골집으로 즐겁게 날아갈 테지.


  아이들 그림책은 택배꾸러미에 넣지 않는다. 아이들 그림책은 가방이 좀 무겁더라도 씩씩하게 짊어지고 들고 가서, 시골집 대문 열고 대청마루에 짠 하고 풀어놓아 아이들 선물로 보여주고 싶다.


  책방에서 오랜 동무들 만나 이야기꽃 피우면 더없이 즐거울 텐데, 마흔 고개 넘어서는 내 동무들 가운데 책방마실을 누리는 아이는 거의 없다. 그래도, 뭐, 나쁘지 않아. 종이책을 읽지 않더라도 내 동무들이 저희 아이를 낳아 그 아이들 무럭무럭 자라는 웃음빛 마주하면서 삶을 읽을 줄 안다면, 책방마실을 안 하더라도 내가 책빛을 살포시 나누어 주면 될 테니까. 4346.1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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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3-12-05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빛- 소리내어 말하니까 더 아름답네요.

파란놀 2013-12-05 21:07   좋아요 0 | URL
더없이 아름답기에
자꾸자꾸 '책빛' 이야기를 써서
예쁜 이웃들하고 나누고 싶어요.

앤님 가슴에 아름다운 책빛 언제나 드리우기를 빌어요~

sslmo 2013-12-05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방송에 출연하신 모습, 링크 거신거 트랙백해서 봤어요.
말씀은 조근조근 차분하게 하시는데,
자전거 페달을 밟는 근육이 발달한 것을 보고,
몸도 마음도 참 건강한 분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벼리와 보라는 아빠를 더 기다릴까요, 아빠 손에 들린 그림책을 더 기다릴까요?


파란놀 2013-12-05 21:06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아버지가 사올 '맛난 먹을거리'를 기다린답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아버지가 꼬옥 안아 주기를 기다리고요~ ^^

아이들은 "집에 책 많으니 책 더 사지 말아요." 하고 얘기해요 ^^;;;;;
 

아이들 언제나 새롭게 노니

 


  아이들은 언제나 새롭게 논다. 무엇 하나로 놀더라도 새롭다. 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놀이빛을 물끄러미 읽는다. 참 재미있네, 참 놀랍네, 참 사랑스럽네, 하고 생각하면서 살그마니 사진을 한 장 두 장 찍는다. 아이들 놀이빛을 사진으로 담은 뒤, 이 고운 빛을 나 혼자 가슴에 묻을 수 없어 글을 붙인다. 우리 집과 퍽 멀리 떨어진 아이들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큰아버지와 이모와 삼촌 모두 어디에선가 우리 아이들 놀이빛 지켜볼 수 있기를 빌며, 글과 사진으로 이야기 하나 꾸린다. 어버이 스스로 바지런하기에 육아일기를 쓰지 않는다. 아이들이 놀이빛 밝히기에 저절로 육아일기 태어난다. 어버이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육아일기를 쓰지 않는다. 아이들이 맑게 웃고 노래하기에 시나브로 육아일기 샘솟는다. 어버이가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서 사진으로 육아일기 갈무리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안기고 뒹굴며 뛰노니까, 이 빛이 고스란히 육아일기라는 옷을 입는다. 육아일기란 삶일기이다. 글쓰기란 참말 삶쓰기이다. 아이들뿐 아니라 곁님과 나 스스로 즐겁게 누리는 빛이 글 하나로 새삼스레 거듭난다. 4346.1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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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12-05 18:28   좋아요 0 | URL
동네를 지니가다 보면 해 맑게 노는 아이들을 보면 참 부러워요~
그리고 노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기까지 하더라구요.^^

파란놀 2013-12-05 21:18   좋아요 0 | URL
아이도 어른도 서로 해맑게 웃으며 놀면
참으로 아름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