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놀이 1

 


  자전거마실을 하느라 대문을 활짝 열면, 큰아이랑 작은아이가 대문 뼈대에 매달려서 논다. 우리 집 대문이 새로 박거나 튼튼히 세운 대문이라면 이런 놀이도 그대로 둘 만하지만, 오래된 집에 햇볕과 비에 삭은 대문이다 보니, 이제는 더 하지 말라고 이야기할밖에 없다. 자전거마실을 하며 대문을 열 적마다 자꾸 한쪽 대문이 덜 열리거나 안 열리기에 살펴보니, 이렇게 뼈대를 밟고 구르는 놀이를 할 적마다 조금씩 주저앉는구나 싶다. 다른 데에서 놀 자리 있을 테니까 서운하게 생각하지는 말아 주렴. 4346.12.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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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2-10 19:43   좋아요 0 | URL
그런데 저렇게 대문놀이를 하면 참 재밌을 듯 해요~^^;;

파란놀 2013-12-10 21:51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겠지요~ 그러니 한소리 들어도 또 하면서 놀아요 ^^;
 

사진과 함께 - 무엇을 바라보는 사진인가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해서 아이들 모습을 사진으로 잘 담지는 않는다. 골목동네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해서 골목동네 모습을 사진으로 알뜰히 담지는 않는다. 지리산 곁이나 한라산 둘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해서 지리산이나 한라산 모습을 사진으로 아름답게 담지는 않는다.


  파란기와 얹은 집에서 산대서 파란기와집 이야기를 사진으로 슬기롭게 담아서 들려주지는 못한다. 사건 현장을 찾아간 신문기자이기에 사건 현장을 글이나 사진으로 더 제대로 알려주지는 못한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라서 아이 모습과 삶을 사진이나 글로 더 아기자기하게 보여주지는 못한다.


  마음이 없을 적에는 아예 사진기부터 손에 안 쥔다. 사랑이 없을 적에는 처음부터 연필을 손에 안 쥔다. 마음이 있어야 비로소 사진기를 쥘 수 있고, 사랑이 있어야 천천히 연필을 손에 쥘 만하다.


  사진은 사진기라는 기계를 빌어 이야기를 담을 때에 이루어지는데, 사진기를 쓰더라도 사진기 다루는 마음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면, 사진빛을 얻지 못한다. 글은 연필이나 붓이나 펜이나 타자기나 컴퓨터로 쓰지만, 어느 것을 다룬다 하더라도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 없다면 아무런 글빛을 영글지 못한다.


  무엇을 바라보는 사진인가. 마음을 바라보는 사진이다. 무엇을 담아내는 사진인가. 사랑을 담아내는 사진이다. 무엇을 느끼도록 이끄는 사진인가. 삶을 느끼도록 이끄는 사진이다. 무엇을 나누는 사진인가.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이다.


  마음을 기울여 손을 맞잡거나 어깨동무를 해야 사진기를 손에 쥘 만하다. 이렇게 마음을 기울여 서로 이웃이 되거나 동무가 되거나 한식구 이루고 나서, 찬찬히 샘솟는 사랑을 가다듬어 손가락으로 살며시 단추를 누르면, 바야흐로 사진이 하나둘 태어난다. 사진찍기는 손가락질이 아니다. 사진은 사진기만 있어서는 찍지 못한다. 사진으로 이루는 빛은 삶에서 일구는 아름다운 사랑이다. 4346.12.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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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에 가든 어디를 다니든, 아이들은 늘 묻는다. 이게 뭐야 저게 뭐야 하면서. 아이들로서는 이름을 모르니 묻는데, 때로는 그냥 이름을 알려주지만, 때로는 그래 이것은 이름이 무얼까 하고 되묻는다. 아이더러 이름을 스스로 붙이거나 지어 보라는 뜻이다. 어른들이 이름을 다 붙여서 가르쳐도 될 테지만,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저희 넋과 삶에 맞추어 새로운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왜 꼭 어른들 틀에 맞추어야 하겠는가. 한 사람을 놓고도 ‘다른 이름(별명)’을 얼마나 많이 붙이는가. ‘다른 이름’을 동무한테 붙여 주려면, 스스로 다른 삶을 누리고 다른 눈길과 생각을 아름답게 키울 수 있어야 한다. 고장마다 말이 다르고, 마을마다 말이 다른 까닭은, 고장마다 땅과 바람과 날씨가 다르고, 마을마다 삶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림책 《수수께끼를 파는 가게》가 아니더라도, 집에서도 얼마든지 말놀이와 이름놀이를 즐기면서, 삶을 북돋울 수 있다. 4346.12.1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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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를 파는 가게
이시즈 치히로 글, 나카자와 구미코 그림, 한영 옮김 / 미세기 / 2013년 4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13년 12월 1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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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책을 뒤집어 읽기도 하고 거꾸로 읽기도 한다. 옆으로 돌려서 읽기도 하고, 서로 마주보면서 읽기도 한다. 꼭 똑바로 들고 읽지는 않는다.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며 읽다 보면, 바라보는 자리에서 다 달라지는 이야기를 느낄 수 있다. 글만 있는 책이라면 어디에서 바라보든 똑같다 할 만하지만, 같은 글이라도 다른 자리에서 바라보면 글 모양이 다 다르구나, 글 모양이 이렇게 보이기도 하네, 하고 새삼스럽기도 하다. 그림이나 사진으로 이루어진 책이라면 훨씬 다를 테지. 아이들은 온몸으로 책 하나를 읽고, 아이들은 온몸으로 삶을 부딪히며 날마다 새롭게 뛰논다. 4346.12.1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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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이 책을 읽는 친구!- 베개 도사 이야기
가가쿠이 히로시 글.그림, 한영 옮김 / 미세기 / 2011년 12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13년 12월 1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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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3.12.6. 큰아이―공책을 펼쳐서

 


  글놀이를 한다. 〈개구쟁이 산복이〉 동시를 옮겨쓴다. 노래를 떠올리며 옮겨쓰니 한결 수월하게 옮겨쓸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 글을 하나씩 떼어놓고 짚으면 못 알아본다. 아직 낱낱이 알아보기까지는 퍽 멀는지 모른다. 그러나 다 알아보는 날까지 그리 멀지는 않으리라 느낀다. 스스로 다부지게 하루 여러 시간 들여 며칠 바짝 달라붙을 날이 곧 찾아오리라 생각한다. 아이는 노래를 부르며 글 옮겨쓰는 놀이를 한참 한다. 다 쓴 뒤 “다 했어요!” 하면서 공책을 쫙 펼쳐서 보여준다. 턱에 공책을 끼고는 콩콩 춤을 추기도 한다. 언제나 무엇이든 놀이가 되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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