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제국주의 일본군 종군위안부, 그러니까 성노예로 살아야 했던 할머님을 찾아뵙고 나눈 이야기와 담은 사진으로 엮은 사진책 《겹겹》을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이 할머님들 늘그막 삶은 ‘안 즐겁’거나 ‘온통 잿빛투성이’라 할 만할까? ‘겹겹’은 어떤 뜻이 될까? 가만히 헤아려 본다. 우리 할머님들을 흑백사진 아닌 무지개빛 고운 사진으로 담으면 어떤 이야기가 될까 궁금하다. 왜 우리 할머님들을 하나같이 흑백사진으로만 담으려 할까. 왜 할머님들이 흘린 눈물만 바라보려고 할까. 이제 흙으로 돌아간 할머님들이 마지막 삶 누리면서 그린 그림과 손으로 빚은 자수를 헤아려 본다. 할머님들은 흑백그림이나 흑백자수를 하지 않았다. 무지개빛으로 그림을 그렸고 자수를 놓았다. 그런데, 할머님들을 만나뵙는 작가와 활동가와 운동가와 정치꾼과 기자는 한결같이 흑백으로만 바라본다. 흑백으로만 바라보니 모든 이야기가 똑같고 만다. 무지개빛으로 꿈을 꾸며 살던 할머님들 이야기는 흑백사진 틀로는 제대로 들려주지 못한다고 새삼스레 깨닫는다. 할머님들은 모두 예쁘며 환하게 빛나는걸. 4346.12.1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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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 중국에 남겨진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안세홍 지음 / 서해문집 / 2013년 8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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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
정신대연구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5년 3월
6,000원 → 6,000원(0%할인) / 마일리지 3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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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버마전선 일본군 위안부 문옥주- 문옥주 할머니 일대기, 역사의 증언 2
모리카와 마치코 지음, 김정성 옮김,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펴냄 / 아름다운사람들 / 2005년 8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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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중국으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2
정신대연구회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3년 7월
15,000원 → 15,000원(0%할인) / 마일리지 15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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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한다는 말을 출판사 보도자료에 섣불리 쓰지 않기를 바란다. ‘이러한 낱권책 판짜임’으로 어느 작가 한 사람 이야기를 ‘처음으로 펴낸다’고 할는지 모르지만, 막상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한다는 책이 예전에 다른 책으로 나온 적 있거나 다른 작품이 나오기도 했으니까. 사사키 마키라는 분 책 또한 그림책으로 여러 권 나온 적 있는데, 아마 ‘만화책 낱권으로는 처음’ 한국판이 나온다 할 테지만, 뭐랄까, 일찌감치 한국판 다른 책들을 만난 사람한테는 싱거운 보도자료와 과장광고라고 할까. 사사키 마키라는 분은 ‘만화책도 그리고 그림책도 그린’ 작가라 할 만하지 싶다. 굳이 ‘만화가’라는 틀이 아니라, ‘그림으로 이것저것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려는 꿈’을 드러냈다고 말해야 옳지 싶다. ‘데즈카 오사무가 미워한 작가’라는 이름표도 영 마뜩하지 않다. 서로 길이 다른 사람들 아닌가? 만화 작품이든 그림 작품이든, 또 ‘아티스트’이기를 바라는 이들이 그린다는 ‘일러스트’이든, 어디에든 다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야기 없이 무엇이 있을까. 애써 ‘이야기 없는 만화’를 그리려 한다지만, 이 또한 이야기가 되는 ‘이야기 없는 틀’ 아닌가. 저마다 즐겁게 삶을 노래하며 만화와 그림을 새롭게 빚으며 아름답게 어우러지면 좋으리라 느낀다. 4346.12.1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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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거리
사사키 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13년 12월
9,600원 → 8,640원(10%할인) / 마일리지 48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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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고 웃기는 이야기
우치다 리사코 글, 사사키 마키 그림 / 한림출판사 / 1990년 11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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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うみべのまち 佐-木マキのマンガ1967-81 (コミック)
사사키 마키 / 太田出版 / 2011년 6월
35,890원 → 33,370원(7%할인) / 마일리지 1,01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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いとしのロベルタ (復刊, 單行本)
사사키 마키 / 繪本館 / 2011년 6월
15,110원 → 14,050원(7%할인) / 마일리지 43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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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36. 빈논에 서며 (2013.12.10.)

 


  아이들더러 빈논에 들어가서 달려 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이는 내 마음을 읽었을까. 아이들이 이 시골에서 흙과 풀과 나무와 꽃과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별과 해와 숲과 바다와 무지개와 미리내를 실컷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읽었을까. 굳이 아이들더러 이것 해라 저것 해라 말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이 스스로 놀 수 있는 조용하며 예쁜 보금자리 되도록 가꾸면 된다. 아이들은 스스로 시골빛 뽐내는 시골아이로 지낸다. 아이들은 저마다 시골숨 마시는 시골살이 즐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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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놀이 1

 


  우리 논이 있으면 겨울뿐 아니라 봄과 여름과 가을에도 논놀이를 할 테지만, 우리 논은 아직 없으니, 겨울철 빈논을 사뿐사뿐 달리며 논다. 겨울에는 어느 논이든 아이들이 마음껏 들어가서 달릴 만하고 논흙을 만질 수 있다. 가을까지는 어느 논이라도 농약 기운이 감도니까 섣불리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기도 하는데, 가을걷이 마치고 한참 지난 뒤에는 웬만한 농약 기운은 비와 바람과 햇볕이 씻어 주었겠지. 고운 흙내음 누리며 보송보송한 흙을 누리자. 4346.12.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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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장만하는 책

 


  꼭 마흔 살 먹은 그림책을 다시 장만한다. 일본에서 1973년에 처음 나오고 한국에서 2008년에 처음 옮긴 그림책인데, 몇 해 앞서 한 권 장만했는데, 도무지 어디에 두었는지 못 찾아서 다시 장만하기로 한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그림책 하나 다시 장만한 줄 모른다. 그동안 찾던 책이 짠 하고 나타나니 반가울 뿐이다.


  어디엔가 있는 책을 다시 산다면, 같은 책을 집에 두 권 건사하는 셈일 텐데,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 책이라면 두 권 아닌 세 권이나 네 권이 있어도 즐겁다고 느낀다. 아이들과 살아가며 새롭게 느낀다. 하나는 예쁘게 건사하는 책으로 삼아, 아이들이 자라 어른 되어 저희 아이를 낳을 적에 물려주거나 선물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닳고 낡도록 신나게 들여다보는 책으로 삼을 수 있다.


  예전에는 ‘같은 책 다시 살 돈’이 있으면 ‘새로운 다른 책을 하나 더 사자’고 여겼지만, 이제는 굳이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다른 책을 장만할 돈은 언제라도 새롭게 벌어서 누릴 수 있다고 깨닫는다. 스스로 돈이 없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책을 장만하지 못한다고 깨닫는다. 나한테는 내가 즐겁게 읽고픈 책을 모두 읽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살림이라고 생각할 때에 비로소 책을 장만할 만하다고 깨닫는다.


  왜냐하면, 한 달에 오백만 원이나 천만 원을 번다 하더라도 이것 하랴 저것 하랴 한 달에 책값 만 원조차 못 쓰는 사람이 있다. 한 달에 천만 원 벌면서 이웃돕기에 만 원을 못 쓰는 사람이 있다. 한달에 이십만 원이나 오십만 원 벌면서 이웃돕기에 만 원을 잘 쓰는 사람이 있고, 내 살림을 돌아보면 한 달에 십육만 원 벌던 신문배달부 적에도 다달이 구만 원을 적금으로 부으면서 남은 돈으로 책을 사서 읽곤 했다.


  돈이 아니라 마음에 걸린 일이 책읽기라고 할까. 마음이 있을 때에 책을 장만한다. 마음이 있을 때에 책을 펼쳐 읽는다. 마음이 있을 때에 책에 서린 넋을 즐겁게 받아안는다. 마음이 있을 때에 책 하나 읽으며 삶을 새롭게 가다듬어 스스로 거듭난다.


  마음이 없을 때에는 책을 장만하지 않는다. 마음이 없을 때에는 책을 펼칠 틈이 없다고 여긴다. 마음이 없을 때에는 애써 책을 읽어도 책에 서린 넋을 제대로 맛보거나 살피지 못한다. 마음이 없을 때에는 책 하나 읽으며 스스로 삶을 새롭게 가꾸지 못한다.


  내 둘레 이웃들 누구나 마음 느긋하고 넉넉하며 아름답게 하루를 누릴 수 있기를 빈다. 마음이 느긋하고 넉넉하며 아름다울 때에 비로소 책을 읽으며, 다른 이웃한테 사랑스레 손길을 건넬 수 있고, 이 지구별을 푸르게 가꾸는 빛을 베풀 테니까. 4346.12.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다시 장만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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