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치킨 - 까칠한 아티스트의 황당 자살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박언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292

 


살아가는 뜻과
― 자두치킨
 마르잔 사트라피 글·그림
 박언주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2012.2.20.

 


  밤하늘 별을 볼 수 있는 삶은 얼마나 즐거운가 하고 되뇝니다. 아마 옛날에는 이렇게 생각한 사람이 없었지 싶습니다. 이를테면, 1950년대쯤이어도 서울에서 밤별을 실컷 보았으리라 생각해요. 1910년대 서울에서도, 1800년대 한양에서도 밤별은 아름다운 빛이었으리라 느껴요. 다만, 예나 이제나 서울보다는 시골에서 밤별이 그득그득 쏟아졌겠지요. 시골에서도 더 깊은 시골은 밤별이 훨씬 쏟아졌을 테지요.


  오늘도 한겨울 밤별을 올려다보며 가만히 생각합니다. 아이들 밤오줌을 누인 뒤 오줌그릇을 비우려고 마당으로 내려섭니다. 밭자락에 스윽 아이들 오줌을 뿌립니다. 나도 밤오줌을 눕니다. 이렇게 별빛 가득한 밤이기에 한결 포근하면서 아늑하다고 느낍니다. 이처럼 별빛 밝은 밤이니 더욱 따사로우면서 고즈넉하다고 느낍니다.


  낮에는 햇볕을 누릴 적에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밤에는 달과 별을 누릴 적에 기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여름에는 풀벌레와 개구리 노래를 누리면서 즐겁습니다. 겨울에는 바람과 구름 노래를 누리면서 기쁩니다.


- “자네 상태가 별로인 것 같은데. 자네도 한 번 말해 봐. 이런 시국에 잘 지낼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나?” (5쪽)
- “이제 연주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타르는 세상에 없었다. 나세르 알리 칸은 죽기를 결심하고 침대에 누웠다.” (15쪽)


  시골에서 살더라도 읍내나 면소재지라면 좀 다릅니다. 읍내와 면소재지는 도시하고 똑같아요. 시골 읍내도 도시와 똑같이 낮에 햇볕 아닌 자동차를 더 바라보기 마련입니다. 시골 면소재지도 도시와 똑같이 밤에 달빛과 별빛 아닌 건물과 등불을 더 마주하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시골 읍내나 면소재지에서는 조금만 걸어서 나가면 들이 있고 숲이 있어요. 냇물과 바다가 있기도 해요. 스스로 마음을 먹으면 시골 읍내나 면소재지에서 살더라도 언제나 푸른 바람과 맑은 빛을 누립니다. 스스로 마음을 먹으면 도시에서 살거나 일하더라도 틈틈이 푸른 바람과 맑은 빛을 누려요.


  먼저 마음으로 달빛을 받아들이기에 삶에서 달빛을 누립니다. 언제나 마음으로 별빛을 꼬옥 껴안기에 삶에서 별빛을 누립니다. 스스로 삶에서 받아들이거나 껴안지 못하면 달빛이나 별빛은 스며들지 못해요. 스스로 생각하고 찾으면서 아끼려 할 적에 조물조물 사랑씨앗 뿌리내리면서 튼튼하게 자라요.


  살아가는 보람은 남이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살아가는 보람은 스스로 삶을 가꾸면서 빚습니다. 별빛은 내 눈으로 바라봐요. 남이 보아 주지 않아요. 달빛은 내 눈을 떠야 볼 수 있어요. 남이 알려줄 수 없어요.


  싱그러운 바람은 스스로 마음을 열 때에 느낍니다. 푸른 숲은 스스로 두 다리로 걸어서 찾아가야 누립니다. 맛난 밥은 스스로 떠서 먹어야 즐겁습니다. 맛난 밥은 스스로 지어서 차릴 적에 한결 맛납니다.


- “나랑 카드 할래요?” “근데, 아가야. 아빠가 좀 피곤해서 말이야. 이리 오렴. 카드보다는 오늘 학교에서 뭐 했는지 아빠한테 이야기 좀 해 줄래?” “받아쓰기에서 18점 받았어요.” “와, 정말 잘했네!” “엄마는 안 그래요. 그 정도로는 부족하대요.” (19쪽)
- “나랑 지금 보러 가지 않을래, 형?” “말했잖아. 죽을 거라고.” “형 타르 이야기 들었어. 형수님이 부쉈다며.” “네가 그냥 온 건 아니라고 짐작했어.” “그게 뭐가 중요해? 나한테 중요한 건 형수님도, 타르도 아냐. 바로 형이라구.” “너만 그렇게 생각하지.” (31쪽)


  마르잔 사트라피 님 만화책 《자두 치킨》(휴머니스트,2012)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민주도 평화도 평등도 자리잡지 못하는 이란 사회에서 아름다운 교육이나 사랑스러운 문화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예술가 한 사람이 걸어온 길을 곰곰이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만화책 《자두 치킨》에 나오는 아저씨는 왜 곁님과 아이들을 놓고 홀로 ‘죽을 생각’만 할까요. 왜 이녁은 스스로 삶을 짓지 못할까요. 곁님이 악기를 망가뜨렸기에 더는 노래를 켤 수 없는가요. 이란에 둘도 없는 악기라 한다면, 다른 악기를 켜는 길을 걸을 수 없는가요.


  어느 모로 보면, 삶을 누리기로 다짐하는 마음처럼 죽음으로 달리기로 다짐하는 마음이기에 스스로 빛을 찾는다고 느껴요. 살아갈 뜻을 스스로 찾듯이, 죽을 뜻을 스스로 찾는다고 할까요. 살아가며 마음에 담는 빛을 스스로 찾듯이, 삶을 마치고 죽음으로 달리려는 빛을 스스로 찾는다고 할까요.


  스스로 죽음길로 달려간 예술가는 이녁대로 이녁 삶을 지었습니다. 곁님이 죽음길로 가고, 아버지가 죽음길로 간 뒤, 곁님과 아이들은 곁님과 아이들대로 새로운 삶길을 걷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이고 다른 목숨이에요. 식구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이 이 길을 갔기에 다른 식구도 꼭 이 길을 가야 하지 않습니다. 식구 가운데 누군가 저 길을 갔으니 다른 식구도 저 길을 굳이 가야 하지 않아요.

 

 

- “밥맛을 잃었어. 미각도 기쁨도 모두. 다 당신 탓이야!” (39쪽)
- 나세르 알리 칸은 자기가 나흘 후에 죽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알지 못했다. 더 오래 살아 아들과 그 손녀 이야기까지 알았다면, 분명 암에 걸렸을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가장 고통스러운 최악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54쪽)


  우리 집 마당에서 씩씩하게 자라는 후박나무를 바라봅니다. 후박나무는 뿌리가 땅밑에서 옆으로 퍼지기도 하면서, 이 뿌리에서 새 줄기가 올라오곤 합니다. 흙 위쪽으로 솟는 줄기만 보면 마치 다른 나무인 듯 보이지만, 막상 땅을 파면 똑같은 뿌리에서 줄기만 따로따로 위로 솟곤 합니다.


  새로 오르는 줄기를 쳐야 굵은 줄기가 더 굵고 튼튼하게 자랄까 싶기도 하지만, 새로 오르는 줄기를 선뜻 치지 않습니다. 굵은 줄기는 굵은 줄기대로, 새로 오르는 새로 오르는 줄기대로 씩씩하게 자라면서 나중에 한 덩이로 얽히리라 느껴요. 작은 줄기들이 서로 얽히고 기대면서 튼튼하고 예쁜 나무빛을 이룬다고 느껴요.


  겨울에 잎을 떨구는 후박나무가 아니라, 겨울에도 잎을 잔뜩 매다는 후박나무예요. 한 해 내내 잎사귀를 매달면서 퍽 무겁다고 할까요. 잎사귀 많이 매달면서 더 단단히 뿌리를 내린다고 할까요. 큰줄기 둘레로 작은줄기 자꾸 오르는 까닭이 있다고 느껴요. 그러니 섣불리 새 줄기를 자르지 못해요. 새로운 줄기가 하나둘 모이면서 서로 버티도록 돕고, 새로운 줄기가 하나둘 모이면서 한결 우거지고 짙푸른 빛을 뽐내는 후박나무가 아니랴 싶어요.


- “내가 이혼했을 때 오빠는 무조건 내 편을 들어 줬죠. 난 그런 오빠를 잠시도 잊은 적이 없어요. 가족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빠가 날 어떻게 보호해 줬는지도 절대 잊지 않을 거예요.” “네가 씩씩했기 때문이지. 난 아무것도 한 게 없어.” “그렇게 말하지 마, 오빠. 오빠 아니었으면 이혼 따윈 꿈도 못 꿨을 거야.” “네가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사는 걸 난 정말 원하지 않았어. 네 인생을 그런 식으로 낭비하는 게 정말 싫었거든.” “오빠가 옳았어요. 난 지금 행복해요.” “그런 말 들으니 정말 기쁘구나. 적어도 내가 누군가에게 쓸모있는 인간이었다는 말이니까.” (72쪽)


  사람들은 서로 기대어 살아갑니다. 혼자 꿋꿋하게 살아간다고 말할 사람이 틀림없이 있을 텐데, 깊은 두멧자락이나 숲속에서 맨손으로 집을 짓고 옷을 기우며 밥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어떤 사람이든 서로 기대어 살아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기대지 않더라도, 사람과 벌레는 서로 기댑니다. 사람과 나무가, 사람과 풀이, 사람과 흙이 서로 기댑니다.


  도시에서 돈을 엄청나게 벌더라도 시골에서 흙을 일구는 사람한테 기대지 않는다면 굶어죽어요. 도시에서 권력을 엄청나게 누리더라도 시골숲에 나무가 우거지지 않으면 숨막혀 죽어요. 도시에서 이름값 떨치는 지식인이나 작가로 지내더라도 시골 멧자락 나무와 풀 기운 받는 싱그러운 물 흐르지 않으면 목이 타서 죽어요.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 숲과 함께 숨을 쉽니다. 이웃과 함께 살림을 꾸리고, 숲과 함께 밥을 먹어요.


  살아가는 뜻이라면 사랑하는 뜻이라고 느낍니다. 살아가는 길이라면 사랑하는 길이라고 느낍니다. 사랑하기에 살고, 사랑하기에 꿈꿉니다. 사랑하기에 밥과 옷과 집을 지으며, 사랑하기에 아이를 낳아 돌봅니다. 만화책 《자두 치킨》에 나오는 예술가 아저씨가 스스로 죽음길로 달린 까닭은, 어릴 적부터 사랑을 느낀 적이 없을 뿐더러, 나이든 뒤에도 사랑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사랑을 불러내지 못했고, 스스로 사랑을 가꾸지 못했어요. 사랑이 없으니 삶은 언제나 죽음과 같았겠지요. 사랑을 못 느끼니, 이녁한테는 죽음이야말로 가장 값진 삶이 되었겠지요. 4346.12.25.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 아버지 만화책 읽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게혜윰 2013-12-2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등을 보니 만화책치곤 얇아보이네요^^ 내용은 묵직해 보입니다만^^

파란놀 2013-12-25 10:31   좋아요 0 | URL
만화책 전문 출판사였으면 이렇게 얇은 책에 '센 값'을 붙이지 않았을 텐데,
만화책 전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아니라, 값이 퍽 세답니다.

종이 두께를 조금 줄이면 한결 나았을 텐데, 이 만화책은 종이가
조금 두껍기는 해요. 쪽수가 얼마 안 되는데...
 

[시로 읽는 책 92] 한목소리

 


  시골집 밤하늘 별밭 보며
  한목소리로
  아이 밝구나 곱구나 하얗구나.

 


  다 다른 사람은 다 다르게 목소리를 냅니다. 다 다른 자리에서 태어나 다 다른 삶을 일구는데, 다 다른 목소리를 내야 마땅하기도 해요. 다 다른 사람을 다 같은 학교에 몰아놓고 다 같은 교과서로 가르치더라도 다 다르게 느끼고 깨달으면서 다 다른 넋과 빛을 받아들여야 옳다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른 삶을 가꾸며 살더라도 다 같은 목소리가 될 때가 있어요. 바로 ‘사랑’ 하나를 놓고는 다 같이 고운 목소리 되어요. 다 같이 밝은 눈빛 되어요. 다 같이 하얀 마음 됩니다. 이리하여, 다 다른 사람이 느끼는 다 같은 사랑은 새삼스레 다 다른 이야기빛 되어, 다 같은 웃음과 눈물과 즐거움과 꿈을 베풀어 줍니다. 4346.12.25.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흙놀이 4

 


  이 겨울에 흙놀이에 사로잡힌 두 아이가 맨발로 마당 한쪽에 털푸덕 주저앉아서 흙놀이를 한다. 큰아이는 바닷가 모래밭에라도 온 양 몸에다 흙을 끼얹는다. 마당에서 흙을 뒤집어쓰는 큰아이가 문득 “아, 바다에 가고 싶어. 바다에서 모래로 놀고 싶다.” 하고 말한다. 얘, 바닷가에 가서 모래놀이 할 수는 있지만, 바닷가에서는 따순물을 못 쓰고 찬물만 쓸 텐데, 찬물로 모래를 씻을 수 있겠니? 4346.12.25.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625) 건乾- 1 : 건포도

 

큼직한 삼베 자루 안에는 피스타치오 열매와 말린 살구와 녹색 건포도가 들어 있다
《오스네 사이에르스타드/권민정 옮김-카불의 책장수》(아름드리미디어,2005) 115쪽

 

  ‘녹색 건포도’에서 ‘녹색(綠色)’은 ‘풀빛’으로 고쳐야 알맞습니다. 그러니까, ‘풀빛 마른포도(말린포도)’라 하든지 ‘말린 푸른포도’로 고치면 됩니다. “삼베 자루 안에는”은 “삼베 자루에는”으로 손보고, “들어 있다”는 “들었다”나 “있다”로 손봅니다.


  한국말사전을 찾아보면 ‘건포도(乾葡萄)’를 “건조시킨 포도. ‘마른 포도’, ‘말린 포도’로 순화”로 풀이합니다. ‘건포도’는 한국말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한국말사전에는 ‘건(乾)’이라는 외마디 한자말을 실어요. “(1) ‘마른’ 또는 ‘말린’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 하고, 보기글로 “건가자미·건과자·건바닥·건어물·건포도” 들을 실어요.


  ‘건포도’가 올바르지 못한 낱말이라면, ‘포도’ 앞에 붙인 ‘乾’이라는 한자 때문입니다. 곧, ‘乾’이라는 외마디 한자말을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 올바릅니다. ‘말린-’이나 ‘마른-’을 한국말사전 올림말로 실어서,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올바로 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어야지 싶어요.

 

 말린 살구와 녹색 건포도
→ 말린 살구와 말린 푸른포도
→ 말린 살구와 푸른포도

 

  오징어를 말리면 ‘말린오징어’입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마른오징어’가 올림말로 나옵니다. ‘마른미역’이나 ‘마른밥’이 나오고, ‘마른안주·마른신·마른침·마른하늘·마른논·마른날’ 같은 낱말이 나와요. 그러나, ‘마른-’은 없습니다.


  앞으로는 ‘마른포도’와 ‘마른살구’처럼 쓸 수 있기를 빕니다. ‘마른-’과 ‘말린-’이 씩씩하게 올림말로 실리면서,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새롭게 가꾸거나 빛내는 바탕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39.8.24.나무/4346.12.2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큼직한 삼베 자루에는 피스타치오 열매와 말린 살구와 말린 푸른포도가 들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10) 건乾- 2 : 건초

 

교사는 원 안을 돌며 아이들 발 앞에 건초를 놓는다
《안드레아 에르케르트/장희정 옮김-숲으로 가자》(호미,2012) 101쪽

 

  ‘원(圓)’은 ‘동그라미’로 다듬습니다. ‘건초(乾草)’는 한국말사전에서 낱말뜻을 찾아보면 “베어서 말린 풀. 주로 사료나 퇴비로 쓴다. ‘마른풀’로 순화”로 나와요.

 

 건초를 놓는다
→ 마른풀을 놓는다
→ 짚을 놓는다
 …

 

  열매나 이삭을 떨군 풀포기를 ‘짚’이라고 해요. 말린 풀을 가리키지는 않습니다. 말린 풀을 써서 놀이를 한다면 ‘마른풀’이라 하면 되고, 말리지 않고 열매나 이삭만 떨군 폴을 써서 놀이를 하면 ‘짚’이라 하면 돼요. 그냥 풀을 뜯어서 놀이를 하면 ‘풀’이라 하면 될 테지요. 4346.12.2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교사는 동그라미 안을 돌며 아이들 발 앞에 마른풀을 놓는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진책 하나 (도서관일기 2013.11.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사진책 하나 도서관으로 옮긴다. 살림집에 이 사진책을 둔 지 이태쯤 되었지 싶은데, 책꽂이에 꽂기만 하고서, 또 책꽂이에서 책상맡으로 옮기기만 하고서, 막상 이 사진책 이야기를 아직 쓰지 못했다.


  이야기 하나 쓰기는 어렵지 않다. 이야기 하나 쓰기까지 품은 그리 많이 안 든다. 다만, 사진과 삶과 넋과 빛을 어우르면서 빚은 사진책 하나를 이야기하기까지 곰곰이 생각을 갈무리한다. 어떠한 길을 걸어 태어난 사진책인가를 돌아보고, 이 사진책을 껴안은 내 삶은 어떻게 빛나는가 헤아린다.


  마가렛 버크 화이트라는 분은 어떤 사진을 찍었을까. 이녁은 어떤 마음으로 한국땅을 밟으며 전쟁을 지켜보았을까. 이녁 자서전에는 안 실린 끔찍한 모습 사진들을 싸움터에서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사진으로 담았을까. 이녁 사진과 삶을 다룬 사진책 하나 한국말로 ‘해뜸’이라는 출판사에서 내준 적 있지만 그리 오래 사랑받지 못하다가 사라졌다. 헌책방에 《마가레트 버그-화이트》라는 책이 가끔 들락거리기는 하는데 얼마나 두루 읽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앞으로 이 책이나 다른 책이 한국말로 나올 수 있을까. 이분 자서전이 한국말로 나올 수 있을까. 이분 사진책이 한국말로 나올 수 있을까.


  우리 도서관으로 찾아오는 분 가운데 이 책을 알아볼 분이 있겠지. 우리 도서관에 마가렛 버크 화이트 님 자서전과 해뜸 사진책이 하나씩 있으니, 이 책 하나를 만나려고 먼길을 마다 하지 않는 분이 있겠지.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