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놀이 11 - 산들보라는 늘

 


  작은아이는 세발자전거에 앉아 혼자 발판을 구를 만하지만, 좀처럼 자전거에 앉아 발판 구를 생각을 안 한다. 누나가 세발자전거에 앉아 동생을 불러 “보라야, 밀어 봐.” 하고 말하면 빙그레 웃고 낑낑 소리를 내면서 민다. 네 살로 접어든 만큼 힘도 꽤 붙기는 했다지만, 누나도 일곱 살로 접어들어 몸무게 만만하지 않을 텐데, 용케 밀며 마당을 빙글빙글 돈다. 4347.1.5.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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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이 반가운 마음


 

  시골집을 떠나 바깥일을 하러 도시로 갈 적에는 ‘아, 이렇게 푸르고 싱그러운 시골마을을 며칠 벗어나야 하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마을 어귀에서 군내버스를 타기 앞서 시골바람을 훅훅 들이마십니다. 이러다 보니, 시골마을 벗어난 곳에서는 푸르거나 싱그러운 바람이 없다고 여겨 스스로 고달픈 나날 보냅니다. 반가운 이들을 만나 즐거운 한때를 보내더라도 몸이 그예 지칩니다.


  도시에서 바깥일을 마치고 시골로 돌아올 적에는 ‘이야, 차츰차츰 우리 시골마을 고운 바람하고 가깝게 다가서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가슴을 활짝 펴고 숨을 크게 들이마십니다. 이러다 보니, 도시에서는 해롱해롱 죽은 듯이 지내다가도, 시외버스나 기차가 시골과 가까워지는 동안 눈빛 초롱초롱 빛나면서 살아납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는 길에 온몸이 쑤시고 결리면서 거의 죽은 듯이 이틀을 보냈지만, 기차를 타고 고흥으로 오는 길에 쑤시거나 결리던 곳이 거의 다 풀리면서 속이 풀립니다.


  서울곳곳에 숲이 있다면, 서울에서 가지치기로 몸살 앓는 나무가 없다면, 도시 한복판에도 텃밭과 조그마한 숲과 들이 있다면, 서울도 무척 예쁘면서 사랑스러운 마을이 될 텐데요. 4347.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

 

이제 막 시골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살맛이 납니다 @.@

시골에서 즐겁게 놀고 일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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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어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자가용을 타면,

 

아픈 몸
안 나아요.

 

천천히 걸어
도시를 벗어나고
자동차 배기가스와 소리 다 없는
조용한 시골에 닿아
풀내음과 나무노래 들으며
햇볕 쬐고 새들 날갯짓과 함께
하루를 누리면,

 

내 몸 구석구석
개운하고 튼튼해
아플 곳 없어요.

 


4347.1.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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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 두고 나온 아이들

 


  내가 왜 시외버스에서 이렇게 골골대면서 몸이 아팠는가를 돌아본다. 스스로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탓일 텐데, 왜 나는 시외버스에서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을까.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삶인데, 아이들을 시골집에 두고 나온 탓 아닌가. 아이들하고 함께 다닐 만한 곳에 다니며, 아이들이 곁에서 신나게 놀 수 있을 만한 데에서 일을 하려는 내 뜻과 길인데, 이런 흐름하고 엇나가면서 몸을 축냈기 때문 아닌가.


  아이들하고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으면 아플 일이 없다. 아이들과 맛나게 밥을 먹으면 아플 일이 없다. 아이들과 신나게 뛰놀다가 어른인 내 일을 하면 힘들거나 고될 일이 없다.


  아이들이 위층 아래층 걱정하지 않고 개구지게 뛰놀 수 있는 보금자리일 때에, 어른도 씩씩하고 아름답게 일할 수 있다. 아이들이 뭐 잘못 만질까 걱정할 일이 없이 신나게 놀 수 있는 터전일 때에, 어른도 착하고 참답게 일할 수 있다.


  어른도 속이 아프고 머리가 어지러운 시외버스라면,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어른도 도시에서 자동차 소리로 귀가 아프고 매캐한 바람 때문에 재채기가 나오면, 아이들은 얼마나 고될까. 아이들이 즐겁게 다니면서 방긋방긋 웃을 수 있는 마을이 되어야지 싶다.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웃으면서 맑게 노래하고 뛰놀 만한 도시요 시고이 되어야지 싶다. 4347.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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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옥 님 만화를 다시 읽으며

 


  경상남도 진주에 있는 헌책방 〈소소책방〉에 들렀는데, 마침 《스타가 되고 싶어?》 1권과 2권이 있다. 아, 강경옥 님 옛날 만화책이네. 고등학생 때 읽은 만화책인데 아주 새삼스럽다. 아무 망설임 없이 장만한다. 수없이 읽은 만화책이고, 서재도서관에도 갖춘 만화책이지만 다시 장만한다.

  차근차근 읽는다. 고등학생이던 지난날 느낌을 떠올리고, 마흔 살 오늘날 느낌을 되새긴다. 아름답구나. 예쁘구나. 이런 이야기를 그무렵 청소년은 얼마나 두근두곤 설레면서 읽었던가. 강경옥 님 만화를 놓고서 얼마나 오랫동안 신나게 수다를 떨었던가.


  그런데 1993년에서 스무 해가 흐른 2013년에 강경옥 님 만화책 가운데 《설희》를 표절한 연속극이 공중파에서 흐른다. 적잖은 사람들은 표절이고 아니고 안 따지면서 공중파 연속극을 즐긴다. 더 많은 사람들은 표절인 줄 아닌 줄 하나도 모르면서 공중파 연속극에 사로잡힌다.


  아름다움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예나 이제나 아름다움을 사랑스러운 빛으로 선보인다. 꿈 씨앗을 마음밭에 심으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제도 오늘도 꿈 씨앗을 스스로 가꾸고 돌보면서 하루를 맑게 빛낸다. 4347.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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