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이 생각해 보니, 날이 갈수록 '당차다'라든지 '야무지다'를 알맞게 쓰는 분을 보기

몹시 어렵구나 싶어요.

저 또한 말뜻을 자꾸 돌아보고 되새기지 않으면

이런 낱말을 제때 제자리에 못 쓰겠다고 느낍니다.

 

..

 

다부지다·야무지다·당차다·올차다·똑부러지다
→ 솜씨가 없지만 단단한 몸이라면, 몸은 작지만 힘차게 어떤 일을 하려고 나선다면, 이때에는 ‘야무지다’고 해요. 일을 잘 하면서 힘든 일도 잘 견딘다고 할 때에는 ‘다부지다’입니다. ‘당차다’는 ‘다부지다’하고 비슷한 느낌이지만, ‘당차다’에는 굳으면서 똑똑한 느낌을 담습니다. 몸집이나 키나 나이가 적으면서도 씩씩하고 튼튼한 모습을 가리킬 때에 ‘당차다’를 써요. ‘올차다’도 ‘다부지다’하고 비슷한 뜻과 느낌으로 쓸 수 있지만, “모자라지 않고 단단하다”는 느낌을 드러내기에 살짝 다릅니다. 그리고, ‘똑 부러지다’나 ‘똑 소리 나다’ 같은 말을 널리 쓰지만, 아직 이 말은 한 낱말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 말이 한국말사전에 실리거나 안 실리거나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써요. ‘똑’ 소리가 나듯 똑똑히 맺고 끊는 모습을 빗대어 어떤 일을 잘 한다고 할 적에 ‘똑부러지다’라 할 수 있습니다.

다부지다
1. 생김새가 튼튼하고 힘이 있어 보이다
 - 다부진 생김새를 보니 믿음직하다
 - 젊을 적 어머니 사진을 보니 다부진 몸에 맑은 눈빛이다
2. 일하는 솜씨나 모습이 빈틈이 없고 씩씩하다
 - 어릴 적부터 집일을 거들었기 때문인지 무척 다부지다
 - 어떤 일이든 다부지게 해내니 모두들 좋아한다
3. 힘든 일을 잘 견디다
 - 모내기를 처음 해 볼 텐데, 참 다부지게 하는구나
 - 짐이 무거웠지만 빙긋 웃으면서 다부지게 나른다
야무지다
: 마음씨나 생각이나 꿈이나 몸가짐이 단단하면서 힘이 있다
 - 우리 동생은 얼마나 야무진지 몰라
 - 내 짝꿍은 언제나 야무지게 말도 잘 하고 함께 잘 논다
당차다
: 나이가 어리거나 작은 몸집이지만 말이나 생각이나 몸가짐이 힘있고 굳고 똑똑하며 세어 어디에 있더라도 굽히거나 흔들리지 않다
 - 언제나 당찬 언니를 보고 배워요
 - 모두 내가 진다고 말하지만, 당차게 한 마디를 했다
 - 누가 무어라 해도 나는 당차게 저 산 너머로 걸어갈 테야
올차다
1. 모자라거나 허술하지 않고 단단하면서 힘이 넘치다
 - 작은 일도 늘 올차게 해야 즐겁다
 - 올차게 살아가는 아버지를 보면서 나도 기운을 낸다
2. 곡식 알이 일찍 들다
 - 올해에도 벼 이삭이 올차다
 - 여름 내내 햇볕이 좋아 논마다 곡식이 올찼어
똑부러지다
: 어떤 일이든 똑똑히 맺고 끊으며 올바르게 잘 한다
 - 심부름 하나만큼은 똑부러지게 잘 할 수 있어요

 

(최종규 . 2014 - 새로 쓰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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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22) 전가의 2 : 전가의 보검

 

‘교칙 위반에 따른 징계’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휘두르는 전가의 보검이다. 특히나 사립학교는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교사든 학생이든 가리지 않고 이 칼맛을 보여준다
《현병오-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양철북,2013) 34쪽

 

  “대부분(大部分)의 학교에서”는 “거의 모든 학교에서”나 “학교마다 거의 다”로 손봅니다. ‘보검(寶劍)’은 “보배로운 칼”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보배칼’입니다. ‘특(特)히나’는 ‘더욱이나’나 ‘더군다나’로 손질하고, “자기(自己) 입맛에”는 “제 입맛에”로 손질합니다.

 

 학교에서 휘두르는 전가의 보검이다
→ 학교에서 휘두르는 칼이다
→ 학교에서 휘두르는 무서운 칼이다
→ 학교에서 마구 휘두르는 칼이다
→ 학교에서 옛날부터 휘두르는 칼이다
→ 학교에서 오랫동안 휘둘러 온 칼이다
 …

 

  보기글 뒤쪽을 살피면, 학교에서 교칙을 놓고 휘두르는 징계란 ‘칼’과 같구나 하고 알 수 있습니다. 곧, “학교에서 휘두르는 전가의 보검”이란 “학교에서 휘두르는 칼”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교칙을 내세워 휘두르는 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에요. 오래된 일입니다. 이런 느낌을 담아 “학교에서 옛날부터 휘두르는 칼”이라든지 “학교에서 오랫동안 휘둘러 온 칼”처럼 새롭게 손질할 수 있어요.


  이 보기글을 쓰신 분은 “전가의 보검”이 무엇을 뜻하거나 가리키는가를 잘 알는지 모르지만, 이 보기글을 읽는 사람들은 이 글월이 무엇을 뜻하거나 가리키는지 잘 알기 어렵습니다. 한국말사전을 여러 차례 뒤적인다 하더라도 잘 알기 어렵습니다. 쉽고 알맞으며 바르게 쓰면 좋겠습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교칙 위반에 따른 징계’는 거의 모든 학교에서 예전부터 휘두르는 칼이다. 더군다나 사립학교는 제 입맛에 맞지 않으면 교사이든 학생이든 가리지 않고 이 칼맛을 보여준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

 

'전가의 1' 다듬은 이야기 보기

=> http://blog.aladin.co.kr/hbooks/5410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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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는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본문편집이 끝났다. 피디에프파일로 먼저 한 번 살폈고, 오늘 교정지를 받아서 본문편집으로 앉힐 때에 깨진 글자를 찾고 살피면 된다. 1월에 마지막 교정을 마치면 2월에 인쇄소로 보낼 수 있고, 2월 끝무렵에는 고운 책으로 태어나리라 생각한다.

 

내가 쓴 내 책이지만, 이제껏 나온 책 가운데 가장 곱게 잘 나온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바탕으로 이 다음 책은 이보다 곱게 갈무리하는 책이 되기를 꿈꾼다. 본문그림 그려 주신 강우근 님한테 새삼스레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편집을 맡아 준 분들한테도, 또 책을 펴내 주실 책마을 일꾼한테도 모두 고맙다는 인사를 미리 띄운다.

 

+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전자책이 나왔다. 전자책 값은 그리 싸지는 않은 듯하다. 그런데, 어느 모로 보면 전자책 값을 출판사에서 더 낮추기 어려울 수 있으리라 느낀다. 전자책으로든 종이책으로든, 이 책을 읽는 분들이 '한국말을 즐겁게 쓰는 삶'과 '중국말과 중국글자와 일본 말투를 한국말로 번역해야 하는 오늘날 우리 삶'을 잘 헤아리고 살필 수 있기를 빈다.

 

+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본문 맛보기~~~~ ^^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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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열매 책읽기

 


  고흥에 깃든 뒤 치자꽃을 처음 보았다. 아니, 다른 데에서도 치자꽃을 보았을 수 있으나, 다른 데에서는 치자꽃인지 아닌지 모르며 살았다. 마을에서 치자꽃밭 돌보는 할배가 한 분 있고, 면소재지 언저리에 치자나무 돌보는 할배가 한 분 있다. 이 옆을 지날 적마다 치자나무를 들여다보고 치자잎과 치자꽃을 늘 마주한다.


  그동안 치자열매는 제대로 눈여겨보지 못했다. 고흥살이 여러 해만에 드디어 치자열매를 제대로 바라본다. 치자열매가 이런 빛이었네. 치자열매를 만지니 이런 느낌이었네. 치자열매한테서 이런 냄새가 흐르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코로 맡는다. 살갗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찬찬히 헤아린다. 이 시골에서 오래도록 살아오며 치자를 곁에 둔 할매와 할배는 그동안 어떤 빛과 냄새와 무늬와 맛을 맞이했을까. 치자열매를 만진 손에는 어떤 빛과 냄새와 무늬가 스몄을까.


  기름밥 먹는 일꾼 손에서는 기름내음이 난다. 치자꽃 만지는 일꾼 손에서는 치자내음이 나겠지. 흙일꾼 몸에서는 흙내가 감돌 테고, 물일꾼, 그러니까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 몸에서는 물내음이나 바다내음이나 소금내음이 감도리라 느낀다. 먹는 밥이 삶이 되고 몸이 된다. 맞이하는 바람이 숨결이 되고 넋이 된다. 4347.1.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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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1-14 09:32   좋아요 0 | URL
치자꽃! 향기가 무척 좋은 하얀색의 꽃이지요~?^^
치자열매가 저렇게 생겼군요~
치자로 물도 들인다는데, 저 열매로 들이는거죠?
언젠가 부활달걀을 노랗게 물들일 때, 치자염료를 썼던 것 같아요~*^^*

파란놀 2014-01-14 09:47   좋아요 0 | URL
아마 이 열매로 물을 들이지 싶어요.
저도 거기까지는 모르지만,
머잖아 하나하나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하얀 꽃에 붉은 열매가
참 남달라요.
치자나무도 겨우내 잎을 그대로 다는 나무인 듯해요.
 

[시로 읽는 책 100] 재미있게

 


  누가 들여다보지 않아도 꽃은 붉다.
  누가 쳐다보지 않아도 바람은 맑다.
  누가 떠올리지 않아도 숲은 푸르다.

 


  스스로 재미있다고 여기는 삶을 누릴 때에 재미있습니다. 남이 보기에 재미있는 일이 아닌, 남이 보기에 멋진 일이 아닌, 남이 보기에 대단한 일이 아닌, 스스로 재미있게 삶을 일구는 길로 나아갈 때에 즐겁고 재미나며 아름답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하는지 가만히 지켜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과 학교에 길든 아이들이 아니라, 언제나 스스로 놀이를 빚고 누리며 즐기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지켜봅니다. 아이들은 저희끼리 실컷 놉니다. 흙을 파먹든 흙을 주무르든 저희끼리 신나게 웃고 노래하면서 놀아요. 놀이터나 놀이공원이 있어야 하지 않아요. 놀 수 있는 틈이 있어야 하고, 놀도록 풀어놓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짓는 웃음에서 맑은 빛이 흘러나와 지구별을 포근하게 감싸는 사랑이 됩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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