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언제 태어날까.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는 어떠한 빛깔일까. 일하는 사람은 스스로 하는 일을 시로든 소설로든 쓴다. 놀이하는 사람은 스스로 하는 놀이를 시와 소설로 쓴다. 살림하는 사람은 살림하는 이야기를 쓴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이야기를 쓴다. 논쟁하거나 말다툼하는 사람은 논쟁하거나 말다툼하는 이야기를 쓴다. 아이를 돌보는 사람은 아이를 돌보는 나날을 쓴다. 곧, 누구나 스스로 살아가는 자리에서 스스로 사랑하는 빛깔을 이야기 한 자락으로 풀어낸다. 시인 최종천 님은 시인이면서, 또 이녁 스스로 맡은 일자리에서 시를 한 소끔 내놓는구나. 4347.1.18.흙.ㅅ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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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마술
최종천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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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희 2
강경옥 글.그림 / 팝툰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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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302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 설희 2
 강경옥 글·그림
 팝콘 펴냄, 2008.11.7.

 


  사랑을 찾아 살아갑니다. 내 마음을 따사롭게 간질이는 사랑을 찾아 살아갑니다. 서로서로 즐겁게 웃고 노래하는 이야기가 피어나는 사랑을 찾아 살아갑니다.


  꿈을 찾아 살아갑니다. 내 마음밭에 곱게 심을 꿈씨를 찾아 살아갑니다. 이웃하고 어깨동무를 하면서 활짝 피우는 웃음꽃 묻어나는 꿈은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사랑이 있으면 넉넉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안 넉넉합니다. 사랑이 있는 사람은 다른 것에 매달리거나 얽매이거나 휘둘리지 않아요. 사랑이 없는 사람은 자꾸 다른 것에 매달리거나 얽매이거나 휘둘려요. 사랑이 있으니 언제 어디에서라도 즐겁습니다. 사랑이 없으니 언제 어디에서라도 안 즐겁습니다.


  꿈이 있으면 아름답습니다. 꿈이 없으면 안 아름답습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아름다운 삶을 가꾸어요. 꿈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아름다운 삶을 못 가꾸어요. 꿈이 있기에 날마다 새롭고, 꿈이 없으니 날마다 안 새롭지요.


- ‘음, 그런 내용의 시나리오를 쓰려면 그런 연애를 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 뭐, 그런 생각해 봐야, 사실 지금의 관심사는 연애보다 아르바이트다.’ (10쪽)
- ‘외국으로 나가면 뭔가가 바뀔까? 내 인생이 바뀔까? 그럴 돈도 없지만. 모르겠어. 그저 가능성을 꿈꿔 볼 뿐.’ (30∼31쪽)

 

 

 


  자, 생각해 보셔요. 사랑이 없어도 삶이 즐거울까요? 사랑이 없이 돈만 가득가득 있으면 삶이 즐거울까요? 사랑이 없이 졸업장이나 자격증 많이 갖추면 삶이 빛날까요? 사랑이 없이 겉모습만 멀쩡하거나 이쁘장하면 좋은가요?


  목숨이 몇 해 안 남은 사람한테 무엇이 가장 대수로울까 헤아려요. 갓 태어난 아기한테 무엇이 가장 대단할는지 헤아려요.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한테 무엇이 가장 크게 자리할는지 헤아려요.


  집에서 키우는 짐승들은 무엇을 누려야 할까요. 값비싼 옷을 입히면 고양이가 멋져 보일까요? 값비싼 사료를 먹이면 강아지가 튼튼해 보일까요? 집짐승도 사람처럼 사랑을 누릴 노릇입니다. 집짐승도 사람처럼 꿈을 꾸며 삶을 즐겁게 누릴 노릇입니다. 나무 한 그루도 이와 같아요. 풀 한 포기와 꽃 한 송이도 이와 같습니다. 모두들 즐겁고 아름다운 사랑과 꿈을 누릴 노릇이에요.


- ‘어릴 때부터 사랑받고 자란, 언제나 부러웠던 세이. 세이에 대한 세이 엄마의 애정은 무서우면서도 부러웠다.’ (39쪽)
- ‘설희가 온 뒤엔, 왠지 뭔가 이벤트 같은 사건이 일어나는 느낌이 들기도 해. 뭐, 나쁘진 않네.’ (153쪽)

 


  강경옥 님 만화책 《설희》(팝콘,2008) 둘째 권을 읽습니다. 《설희》 둘째 권에서, 설희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옵니다. 한국에서 만날 ‘누군가’를 찾습니다. 한국에서 만날 ‘누군가’는 저마다 이것에 이끌리거나 저것에 끄달립니다. 스스로 삶을 짓거나 누리려는 마음이 아직 옅습니다. 이른바, 아직 삶을 지을 만한 마음이 못 됩니다. 삶을 지으면서 사랑을 꽃피우는 하루를 깨닫지 못합니다.


  설희는 이들 사이에 넌지시 나타나요. 슬그머니 끼어들고, 살며시 이야기를 건넵니다. 마치 모두 다 아는 듯이,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마치 모두 알거나 모르거나 알쏭달쏭한 모습으로 다가서지요.


- “내가 차주에게 배상해야 하거든요. 보험은 잘 들어 뒀어요?” “어제 인수받아서 보험 명의는 아직 다른 사람인데요.” “어머 어머, 그럼 본인이 혼자 물어야 할 텐데, 와, 이거 견적 세게 나올 텐데? 우와, 얼마나 나오려나.” (54∼55쪽)
- “저기요, 우린 학생이고 돈도 없어서. 부디 선처를 해 주세요.” “학생이어도 책임은 책임이죠.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지 않아요?” (56쪽)
- ‘뭐야 이건. 엔초 페라리의 경우 5000만? 뭐에 근거한 액수야! 정말 이 액수로 요구하는 건 아니겠지? 그 잠깐 실수로 5000만이라니. 아, 일상이 파괴되는 기분. 무슨 일인가 생기길 바랐지만 이런 건 아니라고. 내 젊은 때를 빚 갚다 끝낼 수는 없잖아.’ (64∼65쪽)

 


  돈이란 무엇일까요. 젊은 날을 빚 갚느라 보내야 한다면, 이런 삶은 어떤 빛일까요. 그런데 집을 장만하고는 집값을 갚는다고 스무 해나 서른 해를 보내야 하는 나날도 똑같지 않을까요. 전세나 월세를 마련한다면서 젊은 날을 모두 바치는 삶 또한 다 똑같지 않을까요.


  우리는 왜 돈을 벌어야 할까요. 우리는 돈을 얼마나 벌어야 할까요. 우리는 돈을 어디에 써야 할까요. 우리는 돈을 왜 써야 할까요.


  나는 식구들과 고흥에 깃들어 살기로 할 때에 문득 한 가지를 꿈꾸었어요. 이 아름다운 고흥에 아름답지 못한 ‘매립지’, 이른바 ‘갯벌을 메꾼 엄청나게 넓은 논’이 있기에, 이 매립지 논을 몽땅 사들여서 ‘내 땅이 되’면, 내 마음대로 이곳에 바닷물을 끌여들여 다시 옛날처럼 갯벌이 되어 ‘어떤 사람 소유지도 아닌 바다요 숲이며 시골’이 되게끔 할 꿈을 꾸었어요. 땅을 백만 평쯤 사는 꿈이랄까요. 백만 평을 사는 돈이 얼마나 들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백만 평을 장만해서 더욱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시골빛이 숨쉬도록 하는 꿈을 꿉니다.


- “뭐, 너는 납득이 안 가겠지. 지금은 일방적으로 나만 아는 전생이니까. 하지만 나에겐 현실 같아서 말이야. 무시할 수가 없거든.” (105쪽)
- “너 세이 좋아하지?” “그래, 하지만 쟤 엄마 보고 일찍 포기했어. 내가 감당할 수준의 애정이 아니거든. 네 라이벌 안 되니 걱정 마.” “말 안 하고 삭힌 감정은 아무 후유증이 없어?” (156∼157쪽)


  만화책에 나오는 설희는 돈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대수로울 까닭이 없습니다. 삶은 돈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삶은 오로지 스스로 즐기려는 사랑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여느 사람이라면 누구나 백 해를 못 살고 죽습니다. 백 해조차 못 사는 사람한테 백억 원이 있든 천억 원이 있던 무엇이 대수롭겠어요. 이런 돈을 제대로 쓰기나 하겠어요. 주머니에 단돈 백 원이 있더라도 즐겁고 아름답게 쓸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삶이 빛나요. 주머니에 있는 단돈 백원조차 즐겁고 아름답게 못 쓴다면, 삶은 흐리멍덩하고 말아요.


  곧, 사랑할 때에 사랑스러운 삶입니다. 노래할 때에 노래가 흐르는 삶입니다. 꿈꿀 때에 꿈을 이루는 삶입니다. 좋아 좋아 하고 노래하는 사람이 좋은 빛 가득 누리는 삶을 펼쳐요. 예뻐 예뻐 하고 노래하는 사람이 예쁜 웃음을 이웃과 나눕니다. 기뻐 기뻐 하고 노래하는 사람이 이웃들과 기쁜 노래를 불러요.


  어떻게 살아갈 우리 하루일까요. 어떻게 살며 어떤 사랑을 빛낼 때에 이야기가 곱다시 흐르는 하루일까요. 4347.1.1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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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1-19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만화에 푹 빠지신 듯해요.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

파란놀 2014-01-19 01:20   좋아요 0 | URL
만화책이야
늘 읽는 만큼만 읽어요.
다른 책도 늘 많이 읽습니다 ^^;;

다 읽은 책을 미처 느낌글로 못 쓸 뿐이에요~~ ^^
 

돈 벌러 서울에 간다.

교정지를 들고 서울에 간다.

교정지를 드리고 저녁과 술을 함께 먹은 뒤

여관에서 하룻밤 꼴까닥 자고서

이튿날 다른 출판사에서 가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고는 낮밥을 함께 먹고서

택시를 타고 용산역으로 가서

순천 가는 고속기차를 타고는,

순천 버스역으로 달려가서

고흥으로 들어오는 시외버스를 탄다.

 

고흥 읍내에서는 하나로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아이들 주전부리를 장만한다.

읍내 분식집에서 김밥 넉 줄과 순대 한 접시를 산다.

(틀림없이 세 식구 쫄쫄 굶으리라 생각하고는)

 

서울 가는 길에는 시외버스로 네 시간 반.

시골 오는 길에는 고속기차 세 시간 십 분 + 시외버스 한 시간.

그리고 택시삯 이래저래.

 

이번 나들이를 하면서

교정지를 건네는 한편,

새로운 일감을 여럿 얻었다.

모두 '아이들'이 베풀어 준 선물이다.

 

적잖은 이웃에다가, 아이들 할머니 할아버지 네 분 모두,

또 친척들까지,

'그 깊은 두멧시골에서 뭘 먹고 사느냐'고 '안 굶느냐'고 걱정해 주는데,

참말 이 시골에서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서

'가랑잎 긁어서 거름으로 삼'듯이

'억수로 돈을 벌어 긁어모을'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생각하기로 한다, 꿈을 꾼다, 꿈을 꾸기로 한다).

아무튼, 오늘 지갑에 돈이 없어도

모레나 글피나 다음해에 들어와도 다 좋지~

 

하룻밤만 자고 기나긴 시간 버스와 기차에서 시달릴 뿐 아니라,

매캐한 서울바람을 쐬었더니

온몸이 욱씬거리고 속도 부글부글 끓어서

아직 아이들 사이에 못 눕는다.

아이들은 다 재웠다.

 

한 시간이나 두 시간쯤 서거나 앉아서 쉬면

속이 가라앉아 아이들 사이에 누울 수 있겠지.

시골집이 포근하다.

 

..

 

그나저나 서울로 돈 벌러 가서는

서울에서 책 장만하느라 20만 원 가까이 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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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 티키 템보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21
아를린 모젤 글, 블레어 렌트 그림, 임 나탈리야 옮김 / 꿈터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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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34

 


아이 이름을 불러요
― 티키 티키 템보
 아를린 모젤 글
 블레어 렌트 그림
 임 나탈리야 옮김
 꿈터 펴냄, 2013.10.18.

 


  서울 다녀오는 바깥일을 마치고 시골집으로 돌아옵니다. 시골집에서 다시 아이들 아버지가 됩니다. 밥을 챙기고 쉬를 누이며 잠자리를 여미는 아버지 자리에 섭니다. 작은아이는 신나게 뛰놀았는지 일찍 곯아떨어졌습니다. 이튿날에는 꽤 일찍 일어나겠구나 싶습니다. 큰아이는 퍽 늦도록 놀았으니 작은아이보다는 늦게 일어날까요. 큰아이도 작은아이와 함께 일찍 일어나서 새 하루에 또 신나게 놀까요.


  시골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택시 일꾼이 앞서 탄 손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읍내에서 ㄱ면으로 어느 아저씨를 태우셨다는데, 시골에서 동남아시아 가난한 나라 각시를 받아서 혼인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그분은 아이가 초등학교 육학년인데 하도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느라 답답하고 슬프다고 말한대요. 하도 따돌림을 받느라 아이는 학력이 무척 뒤떨어진다는군요.


  시골에서 태어났어도 시골에서 흙 만지고 살려는 가시내는 아주 드뭅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가시내는 시골로 시집을 올 생각이 없기 일쑤입니다. 고흥만 이와 같지 않아요. 다른 시골이 다 엇비슷합니다. 서울하고 가까운 시골로조차 갈 마음이 없는 젊은 가시내입니다. 젊은 사내도 똑같아요. 시골에 남는 사람은 바보스럽다고 바라보는 사회 흐름이고, 시골에 남아 흙을 일구도록 가르치지 않는 초·중·고등학교 교육이요, 대학교 교육입니다. 도시 학교나 시골 학교 모두 도시에서 일자리 찾도록 이끌 뿐이에요. 어느 학교에서나 대학교에 가도록 내몰기만 해요.


  우리는 어떤 이름을 누리는 사람일까요. 우리는 스스로 어떤 이름을 붙이는 숨결일까요. 우리는 아이들한테 어떤 이름을 지어서 물려주는 넋일까요.


..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중국에서는 첫째 아이에게 아주 길고 훌륭한 이름을 지어 주는 것이 오랜 전통이었어요. 하지만 둘째 아이에게는 이름을 대충 짧게 지어 주거나 아예 지어 주지 않았답니다 ..  (5쪽)

 


  곁님과 나는 우리 집 두 아이한테 ‘사름벼리’와 ‘산들보라’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어머니 성도 아버지 성도 안 씁니다. 두 아이는 저마다 새로운 성을 하나씩 받았습니다. 큰아이는 ‘사름’이 성이고 ‘벼리’가 이름입니다. 작은아이는 ‘산들’이 성이고 ‘보라’가 이름이에요. 아이들이 이 이름을 스스로 곱게 여기면서 사랑스레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씩씩하게 큰 뒤에는 저희 이름을 저희 나름대로 새롭게 지어서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곧, 어버이는 아이한테 가장 고우면서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서 물려주어요. 아이는 어른이 된 뒤 스스로 새 이름을 지어서 새롭게 누립니다. 아이들 어버이인 곁님과 나 또한 우리 어버이한테서 받은 이름에다가 우리가 스스로 새롭게 지어서 붙이는 이름이 있습니다.


  이름이란 앞으로 살아가고픈 꿈을 담는 빛입니다. 이름이란 오늘 이곳에서 밝히고 싶은 꿈을 들려주는 노래입니다. 이름이란 어깨동무하려는 이웃을 떠올리면서 사랑을 나누려는 웃음입니다.


  이 땅에 흔한 이름이란 없습니다. 이 땅에 똑같은 이름이란 없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 다른 이름을 얻고, 모든 사람들이 다 다른 숨결로 다 다른 빛을 비춥니다.


.. 불쌍한 챙은 형의 훌륭하고도 길고 긴 이름을 말하느라 이제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어요. 형의 이름을 한 번 더 말해야 한다니, 그만 하늘이 노래졌지요. 하지만 챙은 우물 속에서 혼자 있을 형을 생각했어요 ..  (26쪽)

 

 

 


  아를린 모젤 님이 글을 쓰고 블레어 렌트 님이 그림을 그린 《티키 티키 템보》(꿈터,2013)를 읽습니다. 먼 옛날 중국 이야기라고 하는데, 우리 겨레에도 이름을 놓고 우스꽝스러운 옛이야기가 있어요. 오래오래 잘살라면서 어버이가 아이한테 지어 준 이름이 너무 긴 나머지, 이름을 다 외고 부르다가 그만 아이가 숨을 거둔 옛이야기가 있어요.


  생각해 보면 그래요. 아름다울 뿐 아니라 부르기에도 사랑스럽게 이름을 지어서 선물할 노릇입니다. 아무리 좋은 뜻이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길거나 부르기 까다로우면 이름 구실을 못해요. 이름뿐 아니라 돈도 똑같아요. 돈을 많이 물려주어야 아이들이 즐겁지 않습니다. 많거나 적거나 대수롭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어버이가 즐겁고 아름답게 일해서 갈무리한 돈을 물려받을 때에 즐거워요. 100억 원이나 100조 원이 되어야 하지 않아요. 100만 원도 좋고 100원도 좋아요. 꿈과 사랑을 담은 돈을 물려주어야 어버이입니다. 꿈과 사랑이 깃든 집을 물려주어야 어버이입니다. 꿈과 사랑이 서린 이야기를 물려주어야 어버이입니다.


  아이 이름을 불러요. 우리들이 가장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지어서 선물한 아이 이름을 불러요. 그리고, 우리 어버이가 우리한테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답게 지어서 선물해 준 ‘내 이름’을 함께 불러요. 4347.1.1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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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4-01-17 22:39   좋아요 0 | URL
서울 잘 다녀오셨나요. 피곤하셨을텐데, 좋은그림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나저나 전 '사름벼리'와 '산들보라' 이름이 네자라고 생각했는데, 사름과 산들이 성이었군요. ㅎㅎ 다른성을 줄수 있는지 처음 알았답니다. ^^

파란놀 2014-01-17 22:53   좋아요 0 | URL
아차, 이 그림책은 '희망찬샘' 님이 선물해 주셔서
저도 고맙게 알아채고 느끼면서 즐겁게 읽었어요.
희망찬샘 님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따로 더 해야겠네요 @.@

아직 속이 꾸물거리고 힘들답니다 ^^;;
이틀쯤 시골집에서 앓아누우면 천천히 나아지리라 생각해요.
하루만에 왔다갔다 하니 참말
아주 눈알이 빙글빙글 돌고 온몸이 다 쑤시네요 @.@

희망찬샘 2014-01-20 11:24   좋아요 0 | URL
아이들 이름이 참 예쁘네요. 이 이름으로 입학을 시키실 건가요? 자라서 본인들이 원한다면 스스로 바꾸기?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름입니다.

파란놀 2014-01-20 11:30   좋아요 0 | URL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는 안 가요 ^^
이 이름대로 즐겁게 잘 살겠지요.
스스로 씩씩하고 맑게 살아가리라 믿어요~

희망찬샘 2014-01-23 18:2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희망찬샘 2014-06-22 09:20   좋아요 0 | URL
티키 2쇄가 나왔는데, 함께살기님 페이퍼를 다시 보니 '우물 안으로'를 '우물에' 로 고쳐 두셨네요. 3쇄 찍기 전에는 어색한 말 골라 주십사, 함께살기님께 좀 부탁드려야겠어요. ^^
 

3000원 달리기

 


  순천역에서 기차를 내린다. 시계를 본다. 버스역까지 가자니 빠듯하다. 설 기차표를 종이로 뽑아야 한다. 용산역에서 종이로 뽑을걸 하고 생각하지만, 용산역에서는 줄이 너무 길었다. 순천역에서는 줄을 안 서도 바로 종이로 뽑을 수 있다. 17시 40분에 고흥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려면 바지런히 달려야 한다. 택시를 탈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둔다. 택시삯 3000원이면 네모빵 한 줄을 살 수 있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기차를 오래 타며 속이 부글부글하다. 걷거나 달리면서 바깥바람을 쐬어야지 싶다.


  17시 36분에 순천 버스역에 닿아 표를 끊는다. 통장정리를 한다. 버스에 오른다. 자리가 넉넉하다. 숨을 돌리면서 가방을 내린다. 웃옷을 벗는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친다. 이제 한 시간 뒤면 고흥으로 들어서는구나. 다 왔다. 기운을 더 내어 집으로 잘 돌아가자. 4347.1.1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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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4-01-17 22:53   좋아요 0 | URL
귀경길 그러고보니 얼마 안남았네요.
택시 요금이 너무비싸긴해요,

파란놀 2014-01-17 22:57   좋아요 0 | URL
택시 일 하시는 분들도 먹고사셔야지요~ ^^
택시 일꾼 그분들이 저를 태우고는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3000원어치 식빵'을 사들고 가는 그림도
참 예쁘겠다 하고 생각했지만,
여러 시간 달린 기차에서 내리자마다
다시 차를 타고 싶지 않아서
그냥 헐레벌떡 달렸답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