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4.3.5. 큰아이―큰아버지 그렸어

 


  “벼리야, 큰아버지 그릴 수 있겠니?” “응.” 안경을 끼고 머리카락이 짧은 큰아버지를 그린다. 그러고는 큰아버지 집에서 눈에 뜨인 여러 가지를 그림에 함께 담는다. 먼저 텔레비전을 그린다. 그러고는 밥상과 맥주잔을 그린다. 그러고 나서 큰아버지 머리에 물방울이 흩날리는 모습에다가 손에 무언가 쥔 모습을 그린다. 땀이 나서 닦는다는 뜻인가? 큰아이한테 물으니, “큰아버지 머리 감았어. 수건으로 닦았어.” 아하, 그렇구나. 머리를 감아서 물기를 말리는 모습을 그렸구나. 잘 그렸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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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책읽기 2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를 다녀오는 길에 살살 자전거를 세운다. “아버지, 왜 멈춰?” “응, 하늘을 더 잘 보려고.” “그래?” “저 하늘을 봐. 구름이 무슨 모양이니?” 자전거마실을 하든 두 다리로 걸어다니든 아이한테 하늘을 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구름빛이 어떠한가 아이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자주 묻는다. 아이는 그때그때 느끼는 대로 얘기하기도 하지만, “글쎄?” 하고 나한테 넘기기도 한다.


  하늘빛을 무어라 해야 할까. 하늘을 채우는 구름은 어떤 빛이라 해야 할까. 구름만 보아도 따분하지 않다. 하늘만 보아도 심심하지 않다. 하늘을 바라보면서 마음속 깊이 파란 물이 든다. 구름을 마주하면서 마음에 드넓게 하얀 빛이 서린다.


  누구나 하늘을 마시면서 살아간다. 코로 입으로 살갗으로 하늘을 마신다. 누구나 하늘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하늘을 머금는 풀을 뜯어서 먹고, 하늘을 머금는 열매를 따서 먹는다. 우리 몸은 하늘빛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하늘빛에 따라 환하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며 곱기도 하다가는 캄캄하기도 하다.


  하늘을 알 수 있을 때에 내 몸을 알 수 있다. 하늘을 볼 수 있을 적에 내 넋을 볼 수 있다. 하늘을 읽으면서 내 삶을 읽는다. 하늘을 마음밭에 또박또박 아로새기면서 내 꿈을 또박또박 아로새긴다. 4347.3.1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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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14. 하늘빛 자전거 (2014.2.11.)

 


  사름벼리야, 아버지가 왜 너희 둘을 자전거에 태우고 마실을 다니는 줄 아니? 집에서 올려다보는 하늘빛이 참 곱지만, 여러 마을을 자전거로 돌면서 올려다보는 하늘빛도 무척 곱기 때문이야. 마을마다 다른 삶빛을 읽고, 다른 삶빛 따라 다른 바람빛을 마시면서 다른 하늘빛을 누리자는 뜻이야. 너른 들에서 저 하늘을 보렴. 온통 파란 하늘에 아리땁게 흩뿌리는 하얀 빛깔이 모여 구름이 된다. 구름을 담고, 하늘을 담으면서, 언제나 고운 숨결로 씩씩하게 자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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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13. 자전거 사이로 놀이 (2014.2.24.)

 


  작은아이는 자전거 사이로 빠져나가는 놀이를 좋아한다. 작은아이가 이렇게 자전거 사이로 빠져나가면 큰아이도 동생 꽁무니를 좇곤 한다. 이러다가 자전거를 쿵 넘어뜨리기도 한다. 얘들아, 자전거가 넘어질 수도 있지만, 뒷거울이 그만 깨질 수 있어. 부디 자전거 사이로 빠져나가기 놀이는 참아 주라. 자전거가 아야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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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4.2.11.
 : 언제나 하늘을 이고서

 


- 자전거를 이끌고 우체국으로 간다. 수레를 대문 앞으로 내놓는다. 마을 고샅길을 넓히면서 버팀벽 세우는 공사를 한창 한다. 시멘트로 다지고 시멘트를 붓고 시멘트로 덮는 공사이다. 시골에서는 이런 공사를 해야 지역발전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온통 시멘트로 덮으면서 풀이 돋을 자리가 사라진다. 우리 집 대문 앞 풀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는지 모른다. 저 시멘트가 언제 뒤덮을는지 모른다. 대문 앞에는 봄까지꽃과 별꽃과 꽃마리꽃뿐 아니라, 흰민들레도 피고 노란 유채꽃과 갓꽃도 필 뿐 아니라, 쑥꽃과 냉이꽃이 피고, 제비꽃과 고들빼기꽃까지 피어나지만, 이런 꽃을 알아보는 이는 참 드물다.

 

- 큰아이가 마을 어귀까지 걸어가고 싶단다. 마을 어귀 빨래터 옆에 자전거를 세운다. 큰아이는 여기부터 탄다. 흰개가 우리를 좇아온다. 잘 달리지 못하면서 힘껏 좇아온다. 큰길로 따라오면 아슬아슬할는지 몰라 논둑길을 따라 면소재지로 간다. 흰개는 한참 따라오다가 힘든지 더 따라오지 못한다.

 

- 우체국에 닿으니 두 아이는 우체국 꽃밭 울타리를 타고 올라가서 논다. 너희는 어디이든 타고 올라가서 노는구나. 아무렴, 놀순이와 놀돌이이잖니.

 

- 편지를 부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하늘을 보렴. 하늘빛이 어떠니? 구름을 보렴. 구름빛이 어떠니? 우리는 언제나 하늘을 이고서 살아간단다. 우리는 언제나 하늘숨을 쉰단다. 시골에서 살기에 하늘숨을 쉬지 않아.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도 모두 하늘숨을 쉬지. 도시사람은 시골과 견주어 아주 매캐한 바람을 마셔야 할 텐데, 그래도 시골에서 흐르는 푸른 바람이 있어 도시사람도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어. 시골숲에서 피어나는 푸른 바람이 도시에 있는 매캐한 바람을 포근하게 감싸 주거든.

 

- 흰개는 마을 어귀를 어정거린다. 우리 자전거를 본다. 통통통통 잰걸음으로 다가온다. 큰아이와 함께 대문을 연다. 이웃 할배는 공사하는 삽차를 바라본다. 공사를 하며 이웃 할배네 논에 쓰레기와 시멘트조각을 잔뜩 떨어뜨린다. 공사하는 일꾼은 담배꽁초도 종이컵도 맥주깡통도 논에 그냥 던진다. 저이들은 밥 안 먹고 살아갈까? 저이들은 저희 아버지 어머니뻘 되는 이들이 일구는 논에 쓰레기를 버리고도 가슴이 멀쩡한가? 길이나 들이나 논밭이나 숲이나 갯벌이나 바다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 마음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이들도 우리와 똑같이 하늘을 이고서 살아가는 사람일 텐데.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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