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200] 골골쟁이

 


  몸이나 마음이 아파 골골거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골골거리기에 골골쟁이입니다. 어떤 일이 잘 될는지 안 될는지 자꾸 마음이 쓰여 근심이나 걱정을 쌓는 사람이 있습니다. 근심이나 걱정을 쌓으니 근심쟁이요 걱정쟁이입니다. 아름다운 소리보다는 자잘한 소리를 들려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잘한 소리를 꾸준히 들려주니 잔소리쟁이입니다. 우리들은 저마다 어떤 쟁이가 되어 살아갑니다. 마음 깊이 사랑을 담아 따스하게 나누려는 사람은 사랑쟁이가 됩니다. 마음 가득 꿈을 실어 씩씩하게 살아가려는 사람은 꿈쟁이가 됩니다. 노래를 좋아해서 노래쟁이 되고, 춤을 좋아해서 춤쟁이 되어요. 책을 좋아하는 누군가는 책쟁이입니다. 서로서로 오순도순 어울립니다. 골골쟁이는 골골꾼이기도 하면서 골골님입니다. 근심쟁이는 근심꾼이면서 근심님입니다. 사랑쟁이는 사랑꾼이면서 사랑님입니다. 우리 집 아이들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신나게 뛰놀기에 놀이쟁이예요. 놀이쟁이는 놀이꾼이면서 놀이님입니다. 이윽고 놀이벗이 되고 놀이빛으로 새롭습니다. 말을 섞기에 말벗이자 말동무가 되는데, 살가운 말동무를 마주하면서 “너는 참 좋은 말빛이로구나.” 하고 얘기한다든지 “이녁은 참 고운 말넋이로군요.” 하고 얘기하면 어떤 느낌일까 헤아려 봅니다. 우리 이웃이 우리한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어떤 이름을 들으며 어떤 숨결을 들을 적에 다 같이 즐거울까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4347.3.2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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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넋을 읽는다

 


  책마다 글쓴이 넋이 곱게 빛난다. 책 하나 손에 쥐면서 알뜰살뜰 밝게 드리우는 넋을 읽는다. 책을 쓰는 손길은 삶을 다스리며 즐기는 웃음이고, 책을 읽는 눈길은 삶을 가꾸며 누리는 노래이다. 네 웃음이 나한테 젖어들어 노래가 된다. 내 노래가 너한테 찾아가며 웃음이 된다. 책을 쓰는 사람은 책을 읽는 사람을 꿈꾼다.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쓰는 사람을 사랑한다. 꿈을 지으며 책이 태어난다. 사랑을 나누며 이야기꽃이 핀다. 4347.3.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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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하던 존 레논 님이 쓴 시는 모두 노래였을까. 노래로 부르려고 쓴 시일까. 시를 쓰려고 부른 노래일까. 노래가 된 시일까. 시가 된 노래일까. 《존 레논 시집, 오 나의 사랑》을 읽는다. 존 레논 님은 사랑을 노래한다. 존 레논 님은 노래하고 싶어 사랑한다. 하루하루 사랑하고, 삶을 사랑으로 지으며, 사랑으로 지은 삶을 노래로 부른다. 그래, 삶이란 언제나 싯말이요 노래이지. 4347.3.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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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사랑!- 존 레논 시집
존 레논 지음, 현선아 옮김 / 자유문학사 / 199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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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2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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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하나 깃드는 헌책방

 


  헌책방이 나이를 먹는다. 헌책방을 다니는 나도 나이를 먹는다. 헌책방지기도 나이를 먹어, 처음에는 젊은이였던 분이 아저씨 되고, 처음에 아저씨로 만난 헌책방지기가 할아버지가 된다. 처음에 푸름이로 헌책방을 찾아가던 사람은 스무 살 앳된 젊은이였다가 마흔 살 넘어서는 아저씨가 된다. 헌책방마실 스무 해가 넘고 나이 마흔을 넘긴 이라면, 이제 이녁 아이 손을 잡고 헌책방마실을 한다. 앞으로 열 해가 지나고 스무 해가 더 지나면, 이녁 아이가 무럭무럭 커서 새로운 아이와 함께 헌책방마실을 할 수 있겠지.


  빛 한 줄기 흐른다. 마흔 살 먹은 책에 빛 한 줄기 흐른다. 내가 태어나던 무렵에 함께 태어난 책이 여러 사람 손길을 거치고 돌다가 헌책방 책꽂이에 살풋 놓인다. 긴긴 나들이 끝에 이곳에서 쉬는 셈일까? 이 작은 책은 내 품에 안길 수 있고, 다른 책손 품에 안길 수 있다. 이 책을 품에 안은 누군가는 한동안 즐겁게 책빛을 누리리라. 그러고는 다시 이 책을 넌지시 헌책방에 내놓아, 앞으로 스무 해 뒤쯤 누군가 이 책을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겠지.


  새로 나오는 아름다운 빛이 새책방마다 감돈다. 새로 나와 읽힌 책이 스무 해를 흘러 헌책방 책꽂이로 자리를 옮긴다. 다시 스무 해가 더 흘러 다른 헌책방 책꽂이로 깃든다. 그리고 또 스무 해가 흐르면, 헌책방지기는 조용히 눈을 감을는지 모르고, 처음 이 책을 만지작거리며 아끼던 이도 늙은 헌책방지기와 함께 조용히 눈을 감을는지 모른다.


  어떤 사람이 이 책을 아끼면서 삶을 지었을까. 어떤 사람들이 그동안 이 책을 만나면서 웃고 울며 노래하고 춤추었을까. 이제 앞으로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새롭게 만나면서 마음밭에 씨앗 한 톨 심을까. 4347.3.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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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4-03-2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네요 헌책만 나이를 먹는 게 아닌 거네요^^

파란놀 2014-03-21 09:00   좋아요 0 | URL
그럼요.
모두들 나이를 예쁘게 먹으면서
아름답습니다~
 

박근혜 이모님과 함께 사진을 찍자

 


  춘천에 있는 어딘가를 갔다. 춘천에 있는 어딘가에 ‘사진터’가 있다. 북한강 줄기가 찬찬히 흐를 듯하다가 안 흐르는, 왜냐하면 냇물이 아닌 ‘댐물’이 되면서 물줄기가 안 흐르는 어딘가에 ‘사진을 찍으며 놀아라’ 하는 자리가 있다. 이곳에 오면 박근혜 이모님과 활짝 웃으면서 사진을 찍으라 한단다. 박근혜 이모님 곁에는 고등학생일까? 아마 고등학생일 테지. 이모님과 어깨를 맞대고 서서 빙그레 웃으며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박근혜 이모님도 푸근하게 웃는다. 재미있구나. 그래서 나도 이곳에서 하하하 활짝 웃으면서 기림사진 한 장 찍었다. 4347.3.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람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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