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38. 2014.5.3. 마음에 드는 책



  도라에몽 만화책을 몽땅 서재도서관으로 옮긴다. 서재도서관에 와야만 도라에몽 만화책을 볼 수 있다. 집에 도라에몽 만화책이 없으니, 큰아이는 여러 가지 그림책을 골고루 읽는다. 그렇구나 하고 느끼면서도 도라에몽 만화책을 집에 두지 않는다. 서재도서관에 왔더니 참말 큰아이는 도라에몽 만화책 한 가지만 파고든다. 이러다가 아톰 만화책을 알아보고는 아톰 만화책으로 갈아탄다. 그래, 집에서든 도서관에서든 너는 네 마음에 가장 살뜰히 스며드는 책을 손에 쥐어야 할 테지. 이 책 저 책 골고루 만지면서 네 눈길을 다스리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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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놀이 8 - 보라가 찍어 줄게



  망가진 사진기를 갖고 논다. 망가진 사진기이지만 아이 손에는 꼭 맞고, 아버지처럼 한눈을 대고 들여다보면 네모난 틀로 바깥을 바라볼 수 있다. 아이가 사진놀이를 하는 모습을 볼 때면, 이 아이한테도 작은 사진기를 선물해야겠다고 느낀다. 기다리렴. 머잖아 네 예쁘고 깜찍한 사진기를 하나 장만해 줄 테니. 4347.5.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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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40. 민들레씨를 보면 (2014.5.3.)



  시골순이요 꽃순이인 사름벼리는 꽃을 보면 지나치지 못한다. 꽃 가운데 민들레처럼 하얗게 맺혀 호 불 수 있는 씨앗을 보면 더더구나 지나치지 못한다. 길을 가다가도 ‘어!’ 하고 멈춘다. 돌아가서 호 불거나 꽃대를 톡 꺾어서 호호 불며 걷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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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책 이야기 (사진책도서관 2014.5.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에서 오랜만에 사진책 이야기를 꺼낸다. 사진책을 하나하나 차분히 즐기려는 책손이 찾아오면, 사진책 이야기가 저절로 샘솟는다. 사진책을 즐기는 책손과 앞마당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눈다. 봄볕이 따사롭게 내리쬔다. 아이들은 만화책을 보고 어른들은 사진책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책손이 궁금하게 여기는 한국 사진가 이야기를 물으면, 내가 그분들 사진책을 읽은 느낌을 들려준다. 그러고는 나라 안팎 여러 가지 사진책을 찬찬히 골라서 보여준다. 백 마디 말보다 사진책 한 권을 볼 적에 가슴으로 크게 와닿을 수 있겠지.


  눈씻이라고 할까. 쿠델카 사진책을 보고, 살가도 사진책을 보며, 리펜슈탈 사진책을 보면 눈을 씻을 수 있다. 필립 퍼키스 사진책을 보면서 사진찍기와 사진읽기와 사진책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다. 기무라 이헤이 사진책을 보면서 ‘사진은 무엇이고 어떻게 찍을 때에 빛나는가’를 돌아볼 수 있다. 하나부사 신조 사진책을 보면서 ‘사진을 찍는 넋’을 생각하고, 로버트 프랭크 사진책 《PERU》를 읽으면서 ‘사진으로 나누는 사랑’을 생각할 수 있다.


  알아보는 사람이 책을 알아본다. 알아보려는 사람이 사진을 알아본다. 알아보면서 마음으로 담고 싶은 사람이 알아보면서 마음으로 담기 마련이고, 알아보려는 넋으로 즐겁게 웃는 사람이 사진기를 손에 쥐면 맑은 빛이 촉촉히 스며들곤 한다.


  사람들은 으레 로버트 프랭크 사진책 가운데 《les Americanis》를 말하는데, 《PERU》를 곁에 놓고 함께 읽으면, 아하 하고 무릎을 치면서 빛과 숨결을 헤아리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못 헤아릴 사람은 끝내 못 헤아릴는지 모른다. 헤아리려는 사람은 《les Americanis》를 보든 《PERU》를 보든 잘 헤아리겠지.


  최민식이라는 이름은 알아도 임응식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요즈음이고, 임응식 사진을 본 사람도 차츰 줄어든다. 그러니, 일본에서 현대사진을 일구어 낸 기무라 이헤이라는 이름을 아는 한국 사진가는 얼마나 될까. 일본에서는 ‘기무라 이헤이 사진상’이 얼마나 대단한 보람이요 꿈이 되는지를 아는 한국 사진평론가는 얼마나 있을까. 토몬 켄이라든지 하나부사 신조 같은 사진가 이름을 꼭 알아야 하지는 않다만, 이들이 빚은 사진책을 찬찬히 찾아본다면, 왜 이런 사진가 이름을 알 때에 사진빛이 아름답게 거듭나도록 나아가는 길을 배울 수 있는가를 깨달을 만하리라 생각한다.


  로베르 드와노 사진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러면 로베르 드와노 사진책을 한번 보라. 대단한지 아닌지는 ‘사진 한 장’이 아닌 ‘사진책 한 권’으로 생각해 보라. 유진 스미스이든 으젠느 앗제이든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이든 ‘사진 한 장’이 아닌 ‘사진책 한 권’을 찾아서 보라.


  벽에 붙이는 사진 한 장도 아름다울 만하리라 본다. 그런데, 사진가라는 사람은 ‘벽걸이 사진 한 장’만 찍는 사람이 아니다. ‘이야기를 찍어서 꿈을 노래하는 사람’이 사진가라고 느낀다. 이리하여 나는 사진책을 읽고, 사진책으로 도서관을 꾸린다. 사진책을 읽으면서 빛과 삶과 사랑을 나누고 싶은 책손이 있으리라 믿으면서 언제나 도서관을 지킨다. 오늘은 사진책으로 빛과 삶과 사랑을 숨쉬려는 책손이 찾아와서 무척 즐겁게 두어 시간 즈음 사진책 이야기를 조곤조곤 떠들었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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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436) 존재 65 : 학무국이 존재하고 있었으나


조선총독부 내에 학무국이 존재하고 있었으나 맞춤법 통일안은 조선어학회의 이름으로 제안되었고

《최경봉-우리 말의 탄생》(책과함께,2005) 92쪽


 학무국이 존재하고 있었으나

→ 학무국이 있었으나

→ 학무국이 있기는 했으나

→ 학무국이 버젓이 있었으나

→ 학무국이라는 곳이 있었으나

 …



  이 자리에서는 군더더기인 ‘존재하고’입니다. ‘존재하고’를 덜어 “학무국이 있었으나”라고 적으면 넉넉합니다. 어쩌면, ‘있었으나’ 앞에 ‘존재하고’를 넣으니 힘있게 말할 수 있다고 느끼는지 모르는데, 이와 같이 힘주어 말하고 싶었다면, “학무국이 버젓이 있었으나”나 “학무국이 틀림없이 있었으나”나 “학무국이 어엿하게 있었으나”처럼 다른 꾸밈말을 넣어야 알맞습니다.


  넣어야 할 말은 넣어야 하나 털어야 할 말은 털어야 하는 줄 알면 좋겠습니다. 꾸밀 말은 어떻게 꾸미고 북돋울 말은 어떻게 북돋아야 하는가를 찬찬히 살필 줄 안다면 좋겠습니다.


  한국말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가꾸며, 어떻게 어깨동무하면서 아름다운 마음과 넋과 생각을 나누면 흐뭇할까를 곰곰이 헤아리는 말밭과 글밭을 힘껏 일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341.6.8.해.처음 씀/4342.5.17.해.고쳐씀.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조선총독부에 학무국이 있었으나 맞춤법 통일안은 조선어학회 이름으로 내놓았고


“조선총독부 내(內)에”는 “조선총독부에”로 손봅니다. “조선어학회의 이름으로”는 “조선어학회 이름으로”로 손질하고, ‘제안(提案)되었고’는 ‘나왔고’나 ‘내놓았고’로 손질합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431) 존재 63 : 고마운 존재, 책


내 20대의 문학청년 시절에 계간지 《문학과 지성》은 문학과 삶을 보는 눈을 키워 준 고마운 존재이다

《장석주-가을》(백성,1991) 128쪽


 고마운 존재이다

→ 고마운 책이다

→ 고마운 잡지이다

→ (어떻게 해 주어) 고맙다

 …



  목숨이 깃든 누군가를 가리킬 때에도 쓰는 ‘존재’이고, 목숨이 깃들지 않은 무엇인가를 가리킬 때에도 쓰는 ‘존재’로구나 싶습니다. 생각해 보면, 서양말에서 대이름씨처럼 쓰이는 ‘존재’라고도 할 텐데,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쓰던 말이 있었다고 느낍니다.


 고마운 벗 . 고마운 동무

 고마운 길동무 . 고마운 길잡이 . 고마운 길벗

 고마운 스승 . 고마운 이슬떨이

 고마운 님

 …


  책은 우리한테 벗이나 동무이곤 합니다. 때로는 우리를 일깨우는 스승입니다. 때때로 우리한테 반갑고 살뜰하면서 그립거나 애틋한 님이기도 합니다. 꾸준하게 우리 앞길을 보여주는 길잡이요, 힘겨울 때마다 따순 손길을 내미는 길동무나 길벗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글쓴이는 이 모두를 담아내고 싶어 ‘존재’라는 낱말을 넣었을까요. 벗이며 길잡이인데다가 스승이며 님이라 할 때에는 ‘존재’라 해야 어울린다고 느끼며 이와 같이 적었을까요.


  한자말에 익숙한 분한테는 ‘존재’라는 낱말이 여러모로 쓸모가 많습니다. 쓰임새가 많고 느낌이 남다릅니다. 학문을 하거나 지식을 다루는 낱말이 거의 모두 일본 한자말로 이루어지고 만 이 나라 삶터이기 때문에, 다른 어느 낱말보다 ‘존재’가 걸맞거나 알맞다고 느끼기 마련이지 싶습니다. 학교교육이나 사회문화나 정치경제를 이루는 낱말 또한 한국말로는 짜지 않고 거의 모두 한자말로 짜다 보니, 우리 스스로 ‘존재’가 한결 익숙하면서 살갑다고 느끼지 싶습니다.


  그래도 이 보기글을 살피면 “문학과 삶을 보는 눈”이라 말합니다. “문학과 人生을 觀照하는 眼目”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한자말 ‘존재’ 하나는 드러나지만, 다른 자리에서는 하나하나 떨구어 냈습니다. 이제까지 우리 스스로 한국말로 학문을 하거나 교육을 하거나 문학을 하거나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할 수 있으나, 이제부터 하나하나 가다듬거나 차근차근 헤아리면서 조금씩 익숙하게 쓸 수 있는 ‘있다’입니다. 4341.5.20.불.처음 씀/4342.5.7.나무.고쳐씀.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내 스물 언저리 문학청년 때에 계간지 《문학과 지성》은 문학과 삶을 보는 눈을 키워 준 고마운 잡지이다


“내 20대의 문학청년 시절(時節)에”는 “내 20대 문학청년 때에”나 “내 스물 언저리 문학에 눈을 뜨던 때에”로 손질합니다.


..



 한자말 ‘존재’가 어지럽히는 말과 삶

 (181) 존재 181 : 소중한 존재


그들은 모두 가윈을 아꼈고, 가윈은 그들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였다 … 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잘 알았으므로 이번에 그들을 향한 사랑은 한층 현명한 것이었다

《윌리엄 스타이그/홍연미 옮김-진짜 도둑》(베틀북,2002) 23, 84쪽


 소중한 존재였다

→ 소중한 벗이었다

→ 보배로운 이웃이었다

→ 보배로웠다

→ 소중했다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 얼마나 여린지

→ 얼마나 힘이 없는지

→ 얼마나 여린 넋인지

→ 얼마나 여린 숨결인지

 …



  벗이면서 이웃이기에, ‘벗’이나 ‘이웃’이라는 낱말로는 두 가지 뜻을 모두 나타내기 어렵다고 여겨 ‘존재’를 넣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한테 벗인 이는 벗이면서 이웃입니다. 우리한테 이웃은 이는 이웃이면서 벗입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소중한 존재였다”가 아닌 “소중했다”처럼 적으면 됩니다. 이처럼 적으면 두 가지 뜻과 느낌뿐 아니라 다른 여러 뜻과 느낌도 함께 나타낼 수 있습니다.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같은 대목도 이와 같아요. “얼마나 약한지”라 적으면 됩니다. 느낌을 한결 살리고 싶다면 ‘넋’이나 ‘숨결’이나 ‘사람’이나 ‘목숨’ 같은 낱말을 넣습니다. 4347.5.4.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들은 모두 가윈을 아꼈고, 가윈은 그들한테 무척이나 애틋한 이웃이었다 … 그렇지만 그들이 얼마나 여린지 잘 알았으므로 이번에는 그들을 한층 슬기롭게 사랑을 했다


‘소중(所重)하다’는 “매우 귀중하다”를 뜻하고, ‘귀중(貴重)하다’는 “귀하고 중요하다”를 뜻하며, ‘중요(重要)하다’는 “귀중하고 요긴함”를 뜻하고, ‘귀(貴)하다’는 “아주 보배롭고 소중하다”를 뜻하며, ‘요긴(要緊)하다’는 “긴요하다”를 뜻하는데, ‘긴요(緊要)하다’는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말이 저 말이고 저 말이 이 말인 꼴입니다. 이런 한자말은 그냥 쓸 수 있을 테지만, 되도록 안 쓰면서 뜻이 또렷한 한국말로 고쳐써야지 싶어요. “보배로운 이웃”으로 손질하거나 “애틋한 이웃”이나 “좋은 이웃”으로 손질해 봅니다. ‘하지만’은 ‘그렇지만’으로 다듬고, ‘약(弱)한’은 ‘여린’이나 ‘힘이 없는’으로 다듬니다. “이번에 그들을 향(向)한 사랑은 한층 현명(賢明)한 것이었다”는 “이번에는 그들을 한층 슬기롭게 사랑하였다”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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