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소재지 놀이터에 가서 놀다가, 시소에 두 아이를 앉히고 맞은쪽에 앉아서 쿵쿵 떡방아를 찧다가 그만 큰아이 발이 살짝 밑에 깔린 듯하다. 큰아이가 우는 낯이 되면서 아프다고 한다. 쩔뚝쩔뚝거리기에 업는다. 두 아이를 태운 자전거 있는 데까지 천천히 걷는다. 작은아이는 수레에 타고 큰아이는 샛자전거에 오른다. 가게에 들러 몇 가지 과자를 산다. 큰아이를 물끄러미 지켜본다. 샛자전거에 앉아 발판을 잘 구르고, 가게에 닿아 이리저리 다니며 과자를 잘도 고른다. 쳇. 그랬군. 그러나 크게 다치지 않아 고맙고, 이내 나아 반갑다. 집까지 자전거를 달린다. 마을 어귀에서 큰아이가 내리겠다고 한다. 집으로 콩콩콩 달린다. 아까 발 아프다며. 작은아이는 수레에서 잠들었다. 작은아이를 살며시 안아 잠자리에 누인다. 큰아이를 불러 양말을 벗기고 발을 씻기며 발가락을 구석구석 비비며 살핀다. 그냥 놀랐을 뿐이로구나. 큰아이는 이제 발이 아프다는 말이 없다. 개구지게 잘 논다. 그래, 네 아버지는 너희와 살면서 ‘설마’ 하고 생각한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자라는 너희를 바라보며 언제나 ‘아무렴’ 하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면소재지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노는 동안 시집 《혹시나》를 다 읽었다. 4347.5.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혹시나
함순례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3년 12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05월 10일에 저장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는다.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운다. 삶이 흐르는 대로 마음이 움직인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삶이 흐른다. 그러면, 왜 졸릴까. 왜 배고플까. 왜 기쁠까. 왜 슬플까. 사람은 잠을 안 자고 살아갈 수 있을까. 사람은 밥을 안 먹고 살아갈 수 있을까. 사람은 사랑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을까. 사람은 이웃을 아끼지 않으면서 살 수 있을까. 하나씩 따질 노릇이다. 대통령이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군대가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경찰이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삼성이나 포항제철 같은 곳이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대학교가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학교가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농약이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자동차가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이제, 새롭게 헤아려 보자. 해가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숨을 쉴 수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맑은 물이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흙과 풀과 나무가 없으면 죽는가 사는가. 자, 그러면 둘을 그러모아 생각해 보자. 우리가 살아가려면 무엇이 있어야 하는가. 우리가 즐겁게 살아가자면 무엇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가. 우리가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깔깔 웃고 하하 이야기꽃과 노래잔치를 이루려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가. 이것에 얽매이거나 저것에 끄달리면 산 목숨이 아니다. 이것을 사랑하고 저것을 보살필 줄 알면 비로소 산 목숨이 된다. 4347.5.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상처받지 않는 영혼- 내면의 자유를 위한 놓아 보내기 연습
마이클 싱어 지음, 이균형 옮김, 성해영 감수 / 라이팅하우스 / 2014년 5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4년 05월 10일에 저장
절판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산들보라 서서 신 꿰다가



  산들보라가 서서 신을 꿰다가 휘청거린다. 아무렴. 넌 아직 서서 한발을 들어 신을 꿰기 쉽지 않을 테지? 바닥에 앉아서 꿰려 하면 잘 될 테고. 그러나 너도 누나처럼, 어머니처럼, 아버지처럼, 서서 신을 꿰고 싶을 테지? 그러면, 신나게 넘어지렴. 신나게 넘어지면서 다시 신고 또 꿰면서 애쓰다 보면 다리에 힘이 붙는다. 4347.5.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널판놀이 4 - 신을 벗고 밟는다



  따순 볕이 후박잎 사이로 스며든다. 평상에 널판을 기대고는 신을 벗는다. 한 사람씩 널판을 밟고 이리저리 옮겨다닌다. 아이들은 널판을 밟으며 어디를 지나간다고 생각할까. 얼마나 아슬아슬한 길을 건넌다고 여길까. 멧새가 후박나무에 앉아 노래한다. 바람이 살랑살랑 분다. 4347.5.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장난감 자동차 놀이 2 - 문턱에 세우고



  장난감 자동차를 한 줄로 문턱에 세운다. 문턱이 꼭 장난감 자동차가 서기에 알맞다. 한 줄로 세우고는 하나씩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굴린다. 다시 저쪽 끝에서 이쪽 끝으로 굴린다. 장난감 자동차는 어떤 길을 달릴까. 아이는 장난감 자동차를 어떤 길에서 달리도록 했을까. 아슬아슬한 벼랑길을 달릴까. 길디긴 사막을 달릴까. 호젓한 숲길을 달릴까. 시골길을 달릴까. 4347.5.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