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되어 들딸기가 익는다. 들딸기를 따러 반바지 차림으로 풀숲을 헤친다. 나는 언제나 반바지 차림으로 다니니 풀밭이든 숲이든 멧골이든 으레 반바지로 다닌다. 반바지로 딸기밭을 헤집는 동안 종아리와 허벅지는 가시에 긁히고 찔려 시뻘겋다. 피가 흐르기도 한다. 팔뚝도 손등도 딸기넝쿨에 난 가시에 긁힌 자국이 가득하다. 일곱 살 큰아이가 아버지한테 한 마디 한다. “그러니까 긴 옷을 입어야지요!” 나는 큰아이한테 대꾸한다. “괜찮아. 곧 나아. 그리고 하나도 안 아파.” 아프다고 생각하면서 들여다보면 참말 아프다. 가시에 긁히면서 딸기 한 톨 딸 까닭이 없다고 생각하면 들딸기맛을 볼 수 없다. 더구나, 딸기밭에는 찔레도 줄기를 뻗어, 딸기 가시에다가 찔레 가시에 찔리고 긁힌다. 딸기를 따는 동안 오직 한 가지만 생각한다. 이 들딸기를 맛나게 먹을 곁님과 아이들을 생각한다. 이러면서 ‘예쁜 딸기야 올해에도 싱그럽게 돋았구나, 이 어여쁜 빨간 딸기 고맙게 먹을게,.’ 하고 노래를 부른다. 생각이 삶을 빚고, 삶은 다시 생각을 빚는다. 4347.5.14.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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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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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딸기알 빨간 빛깔은



  들딸기꽃 빨간 빛깔은 무척 고우면서 소담스럽다. 빨간 빛깔 열매란 얼마나 먹음직스러운가 하고 새삼스레 생각한다. 발그스름한 복숭아알도 빛깔이 곱고, 짙붉다 못해 검붉기까지 한 오얏알은 또 얼마나 고운가.


  올해 핀 꽃을 헤아리니, 붓꽃은 지난해보다 이레 일찍 피었다. 딸기꽃도 훨씬 일찍 피었고, 딸기알은 지난해와 견주어 여드레쯤 먼저 먹는구나 싶다. 동백꽃 피는 때를 살피지는 않았으나, 후박꽃은 그러께와 견주면 무척 빨리 피었다.


  일찍부터 맛보는 딸기알이라면, 더 일찍 마지막 알을 먹는다는 뜻이 될까. 곱다시 새빨간 딸기알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올해에도 맛난 열매를 맺어 베풀어 주어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한다. 아이들아, 우리 들딸기알 신나게 먹자. 4347.5.14.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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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48. 2014.5.11. 나란히 앉아서



 폭신걸상에 둘이 나란히 앉는다. 둘이 나란히 앉아서 무릎에 책을 올려놓는다. 벼리야 보라야, 둘이 나란히 앉으니 한결 재미나지 않니? 보라야, 누나와 함께 앉으니 즐겁지 않니? 언제나 동생을 아끼고 돌보는 예쁜 누나와 사이좋게 앉아서 책놀이를 즐기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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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들딸기 바라보기



  날마다 얻는 들딸기를 따서 병에 담는다. 나는 따고 큰아이가 받아서 작은아이가 손에 쥔 병에 담는다. 산들보라는 누나가 한 톨씩 집어서 병에 넣는 딸기를 바라본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집으로 가져가서 어머니와 함께 먹자고 하면 떼를 쓰면서 먼저 먹으려 했지만, 네 살이 된 올해에는 얌전하게 기다린다. 한 살을 더 먹으면 더 씩씩하고 의젓할 테지. 4347.5.14.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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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4.5.12.

 : 훨훨 날고픈 자전거



- 우체국에 가자. 우체국에 갈 일이 없더라도, 이제 오월 봄 끝자락에 날마다 자전거를 한 차례쯤 타자. 슬금슬금 이웃마을을 돌고, 천천히 들길을 누비자. 시골버스가 지나가면 살며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바람을 천천히 가르면서 고운 바람을 마시자. 일곱 살 큰아이는 샛자전거에 앉아 손잡이를 놓고 두 팔을 옆으로 뻗는다. 어디에서 이런 모습을 보지는 않았으나, 스스로 이렇게 논다. 손을 놓고 달리면 재미난 줄 스스로 알아챈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한갓진 시골길을 달리는 자전거이니, 이렇게 놀 수 있다.


- 면소재지를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아이는 곯아떨어진다. 자전거 나들이를 하기 앞서까지 졸음을 얼마나 꾹 눌러참았는지, 꾸벅꾸벅 졸다가 뒤로 기대지도 않고 앞으로 폭 몸을 숙이면서 잔다. 참말 고단했구나.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두 다리 곧게 뻗으면서 자야겠네.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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