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는 걸어가며 춤놀이



  산들보라가 누나 가방을 물려받는다. 누나가 메던 ‘빨간 고양이 가방’을 물려받는다. 일곱 살 누나한테 ‘빨간 고양이 가방’이 작다. 누나는 새 가방을 장만하기로 하고, 예쁘장한 가방은 동생 산들보라가 물려받는다. 누나 가방을 메고 첫 바깥마실을 나선 길에, 산들보라는 이 가방을 멜 적마다 하늘을 날듯이 훨훨 걷는다. 나비가 춤추듯이 이리 날고 저리 난다. 이렇게도 기쁘며 좋구나. 부러 산들보라 뒤를 따라 걸어간다. 산들보라가 보여주는 춤을 한껏 누린다. 4347.6.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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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6-07 09:42   좋아요 0 | URL
빨간 고양이 가방을 메고 춤을 추며 걸어가는 산들보라의 뒷모습도 예쁘지만,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사름벼리와 어머니의 뒷모습도 참~ 예쁘네요~
뒷모습,은 늘 참...많은 느낌과 생각을 그림처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사진도 가족들의 모습도 참 멋지고 좋네요~*^^*

파란놀 2014-06-07 15:56   좋아요 0 | URL
아, 저 긴치마는 아이들 이모예요.
우리 곁님은 치마를 거의 안 입으니까요 ^^;;;

앞모습도 뒷모습도
모두 우리들 아름다운 빛이 서리는
사랑스러운 삶이지 싶스빈다 ^^
 

산들보라 신나게 코후비기



  아이들이 곧잘 코를 후빈다. 코가 막혔다고 느끼니 코를 후비겠지. 코가 막히지 않았으면 코를 후빌 까닭이 없다. 네살배기 산들보라는 코후비기가 ‘지저분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둘레에서 어른들이 ‘지저분하다’고 말할 뿐이다. 코후비기는 지저분할까? 지저분하다면 무엇이 지저분할까? 손가락을 넣어 코가 잘 뚫리니? 코를 흥흥 풀어야 하지 않겠니? 4347.6.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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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192 : 도화桃花



옅은 바람이 불 때마다 / 도화(桃花) 년은 하르르

《이덕규-밥그릇 경전》(실천문학사,2009) 113쪽


 도화(桃花) 년은

→ 복사꽃 년은

→ 복숭아꽃 년은

 …



  한글로 ‘도수’라 적으면 알아차릴 사람이 얼마나 될까 궁금합니다. 한자를 잘 안다는 분도 ‘도수’를 못 알아채리라 느낍니다. 한자로 ‘桃樹’라 적으면 얼추 알아차리기는 하겠지요.


  한국말사전을 들추면 ‘도화’뿐 아니라 ‘도수’라는 한자말을 싣습니다. 한국말사전이지만 한자말을 함부로 싣습니다.


  한국사람이 쓸 한국말은 ‘복숭아꽃(복사꽃)’과 ‘복숭아나무(복사나무)’입니다. 한국사람이 한국말 아닌 다른 말을 쓸 까닭은 없습니다. 다만, 문학을 하는 자리라면, 시를 쓰는 자리라면, 말빛을 가꾸려고 이런 말이나 저런 말을 쓸 수 있을 텐데, “도화 년”이라고는 못 쓰고 애써 묶음표까지 쳐야 한다면, 싯말에 한자를 굳이 집어넣어야 한다면, 이러한 시는 어떤 빛이 될까 궁금합니다. 복숭아꽃을 복숭아꽃이라 말하지 못하고, 복사나무를 복사나무라 말하지 못한다면, 한국말과 시와 노래와 문학은 어떤 빛이 될는지 궁금합니다.



* 보기글 새로 쓰기

옅은 바람이 불 때마다 / 복사꽃 년은 하르르


한국말사전에 실린 한자말 ‘도화(桃花)’ 말풀이는 “= 복숭아꽃”이라 나옵니다. ‘도화’는 한국말이 아닙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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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41) 중량의 1 : 무거운 중량의 시집


이덕규의 첫 시집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는 다양한 내용물이 담긴 무거운 중량의 시집이었다

《이덕규-밥그릇 경전》(실천문학사,2009) 113쪽


 무거운 중량의 시집이었다

→ 무거운 시집이었다

→ 무게가 무거운 시집이었다

→ 무게가 나가는 시집이었다

→ 무게가 묵직한 시집이었다

 …



  보기글을 생각해 봅니다. “무거운 무게의 시집”이라고 적은 셈입니다. 우리는 “무게가 가볍다”나 “무게가 무겁다”라고도 이야기합니다. 다만, 보기글은 글차례가 뒤틀렸습니다. “무거운 무게의 시집”이 아닌 “무게가 무거운 시집”으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무게가 가벼운 아이”라 적어야 올바릅니다. “가벼운 무게의 아이”처럼 적으면 틀려요. ‘무겁다·가볍다’라는 낱말은 무게를 가리키는 만큼, ‘무게’라는 낱말은 덜어도 됩니다. “가벼운 아이”나 “무거운 시집”이라고 적으면 넉넉합니다.


  한국사람이라면 한국말 ‘무게’를 써야 올바를 텐데, 한국말 ‘무게’를 쓰더라도 토씨 ‘-의’가 끼어드는 번역 말투가 되지 않도록 차근차근 추스르기를 바랍니다. 4347.6.7.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이덕규가 낸 첫 시집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는 여러 이야기가 담겨 무거웠다


“이덕규의 첫 시집”은 “이덕규가 낸 첫 시집”이나 “이덕규가 쓴 첫 시집”으로 다듬습니다. “다양(多樣)한 내용물(內容物)이 담긴”은 “여러 이야기가 담긴”이나 “온갖 이야기가 담긴”으로 손보고, ‘중량(重量)’은 ‘무게’로 손봅니다. 그런데 한자말 ‘중량’은 두 가지가 있다 합니다. ‘中量’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아니한 중간 정도의 무게”라 하고, ‘重量’은 “(1) = 무게 (2) 아주 큰 무게”라고 해요. 보기글에서는 둘째 낱말일 테고 ‘무게’를 가리키겠지요.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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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37] 아무는 생채기



  어떤 꽃이 피려고

  겨우내 찬바람 먹으면서

  작고 단단히 망울을 맺을까.



  생채기란 아물라고 있구나 싶어요. 아물려고 생기는 생채기이고, 아물면서 새롭게 빛나는 생채기이지 싶어요.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든, 누가 나를 괴롭히거나 따돌리면서 마음이 다치든, 새롭게 피어나는 꽃송이가 되려는 생채기이지 싶어요. 봄꽃도 여름꽃도 가을꽃도 모두 겨우내 찬바람을 먹고 자란 숨결이에요. 살구도 복숭아도 감도 대추도 겨우내 찬바람을 듬뿍 머금고는 맺는 예쁜 열매예요. 4347.6.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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