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19) 통하다通 65 : 왕궁으로 통하는 큰 길


전쟁터에서 돌아온 개선장군처럼 왕궁으로 통하는 큰 길을 당당히 걸어가자 모두들 우르르 몰려들었고

《윌리엄 스타이그/홍연미 옮김-진짜 도둑》(베틀북,2002) 82쪽


 왕궁으로 통하는 큰 길

→ 왕궁으로 난 큰 길

→ 왕궁으로 이어진 큰 길

→ 왕궁으로 가는 큰 길

→ 왕궁으로 뻗은 큰 길

 …



  길이 납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이 납니다. 길은 이어집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어집니다. 길을 가요. 이곳에서 저곳으로 길을 가요. 길은 뻗지요. 이곳에서 저곳으로 길이 뻗어요.


  우리는 저마다 어떤 길을 가는가요. 우리는 저마다 어떤 길을 가고 싶은가요. 우리는 저마다 어떤 길에서 삶을 찾거나 이야기를 누리는가요. 우리가 선 길이 어떤 모습인지 가만히 돌아봅니다. 4347.6.2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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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터에서 이기고 돌아온 장군처럼 왕궁으로 난 큰 길을 당차게 걸어가자 모두들 우르르 몰려들었고


‘전쟁(戰爭)터’는 ‘싸움터’로 다듬습니다. ‘개선장군(凱旋將軍)’은 그대로 둘 수 있을 테지만 ‘싸움에서 이긴 장군’으로 다듬을 수 있어요. 앞말과 묶어 “싸움터에서 이기고 돌아온 장군처럼”으로 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당당(堂堂)히’는 ‘당차게’나 ‘떳떳이’나 ‘씩씩하게’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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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81) 설옷


남주랑 경애가 설빔 자랑을 하면서 좋아하니까 어린 몽실이도 차츰 들뜨기 시작했다 … “몽실아, 넌 치마를 어떤 색깔로 하고 싶니?” 북촌댁은 몽실의 눈치를 보면서 물었다. “난, 설옷 없어도 돼요.”

《권정생-몽실 언니》(창작과비평사,1984) 62쪽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설옷’이라는 낱말은 안 나옵니다. ‘한가위옷’이라는 낱말도 안 나옵니다. ‘새옷’이나 ‘헌옷’이라는 낱말도 안 나옵니다. 그렇지만 ‘잔치옷’이라는 낱말은 나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온갖 옷을 입습니다. 예전에는 여러 가지 옷을 따로 갖추어 입지 않았습니다. 임금이나 양반이라면 여러 가지 옷을 입었을는지 모르지만, 시골사람은 일옷을 입을 뿐이었습니다.


 잔치옷 . 일옷 . 놀이옷 . 잠옷 . 설빔


  설을 맞이해서 새로 장만하는 옷을 가리켜 ‘설빔’이라 합니다. ‘빔’은 예부터 새로 차려서 입는 옷을 가리켰어요. 그래서, 한가위에 새로 장만하는 옷이 있으면 ‘한가위옷’이라 이름을 붙일 수 있어요. 생일에 옷을 새로 장만한다면 ‘생일옷’이나 ‘생일빔’입니다. 돌을 맞이한 아기가 옷을 얻으면 ‘돌옷’이나 ‘돌빔’이 될 테고, 시집이나 장가를 가는 사람이 옷을 새로 장만하면 ‘혼례옷’이나 ‘혼례빔’이 됩니다.


  새로 짓는 옷이 아니더라도 설을 맞이해서 요모조모 손질하거나 기워서 새로 지은 옷 같은 느낌을 낸다면 ‘설옷’이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잠을 자면서 ‘잠옷’을 입듯이, 학교에 갈 적에는 ‘학교옷’이요, 나라나 겨레가 즐겨입는 옷이라면 ‘나라옷’이나 ‘겨레옷’입니다. 춤을 추면서 따로 갖추는 옷은 ‘춤옷’이 될 수 있고, 헤엄을 치며 갖추는 옷이라면 ‘헤엄옷’이 됩니다. 4347.6.2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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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랑 경애가 설빔 자랑을 하면서 좋아하니까 어린 몽실이도 차츰 들떴다 … “몽실아, 넌 치마를 어떤 빛깔로 하고 싶니?” 북촌댁은 몽실이 눈치를 보면서 물었다. “난, 설옷 없어도 돼요.”


“들뜨기 시작(始作)했다”는 “들떴다”나 “들뜬다”로 다듬고, ‘색(色)깔’은 ‘빛깔’로 다듬으며, “몽실의 눈치를”은 “몽실이 눈치를”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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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03) 만발


딛는 곳마다 풀과 꽃들이 만발했고, 하늘은 푸르고 흰 구름은 느긋하게 흘렀다

《강호진-10대와 통하는 사찰 벽화 이야기》(철수와영희,2014) 90쪽


 풀과 꽃들이 만발했고

→ 풀과 꽃들이 활짝 피었고

→ 풀과 꽃들이 가득했고

→ 풀과 꽃들이 흐드러졌고

 …



  한자말 ‘만발(滿發)’은 “꽃이 활짝 다 핌”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을 올바르게 쓰자면 “꽃이 만발했다”가 아니라 “꽃이 활짝 피었다”예요. 꽃이 활짝 피었다고 할 적에는 “꽃이 흐드러졌다”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꽃이 가득했다”라든지 “꽃이 그득했다”라든지 “꽃이 넘쳤다”라든지 “꽃이 넘실거렸다”라 해도 잘 어울려요.


  꽃이 많이 피어났다면 ‘꽃잔치’나 ‘꽃누리’나 ‘꽃나라’라 할 만합니다. 이를테면, “딛는 곳마다 풀꽃잔치였고”나 “딛는 곳마다 풀꽃누리였고”처럼 쓰면 돼요. “풀과 꽃이 춤추었고”라든지 “풀과 꽃이 노래했고”처럼 쓸 수도 있습니다. 4347.6.2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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딛는 곳마다 풀과 꽃들이 흐드러졌고, 하늘은 푸르고 흰 구름은 느긋하게 흘렀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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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때 울컥 하고 올라온다. 어느 때 찌릿 하고 떨린다. 어느 때 빙그레 웃음이 흐른다. 어느 때 왈칵 하고 눈물이 솟는다. 어느 때 하하 웃음이 터진다. 어느 때 랄라 노래가 샘솟는다. 하루하루 살면서 즐거운 빛이 흐르기도 하고, 서글픈 빛이 흐르기도 한다. 그런데, 즐거움도 서글픔도 언제나 빛이 아니다. 내 삶 가운데 빛이 아닌 한때는 없다. 즐겁게 웃을 적에도 빛이고 서럽게 울 적에도 빛이다. 그러니까, 내 삶을 이루는 온갖 빛을 가만히 살필 수 있다면, 내 마음은 언제나 포근하다. 내 삶에서 피어나는 갖가지 꽃빛을 찬찬히 느낄 수 있다면, 내 마음은 한결같이 넉넉하다. 그림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순간 왈칵》을 읽는다. 차분하면서 살가운 빛이 곱게 흐른다. 4347.6.2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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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울컥- 화가 이장미의 드로잉일기
이장미 글.그림 / 그여자가웃는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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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6-25 0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이 책 참 즐겁겠네요~
감사히 담아갑니다~*^^*

파란놀 2014-06-25 08:43   좋아요 0 | URL
네, 어제 아이들과 빨래터에서 놀면서 틈틈이 읽는데
참 재미있고, 즐거운 빛이 가득하더라구요~
 

한글노래 18. 노란 꽃가루


노란 꽃가루 먹으며
꽃송이마다 내려앉는 벌
옆밭 갓꽃에 잔뜩 있어요.
어머니와 동생이
나란히 앉아서 물끄러미
벌춤과 노래와 날갯짓
웃는 낯으로 지켜봅니다.
엊그제에는 드디어 우리 집에
제비 두 마리 찾아와서는
처마 밑 둥지를 손질해요.
날마다 마당에서
다 같이 까르르 어울립니다.


2014.4.22.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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