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담을 쌓을 수 있다. 집에 담이나 울을 안 놓을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생긴 담이나 울을 아무렇지 않게 헐어서 없앨 수 있다. 어떻게 살든 내 하루요 내 나날이다. 스스로 울타리에 갇힌 채 살아갈 수 있고, 이웃을 울타리에 가두려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스스로 홀가분하게 살아갈 수 있으며, 동무와 함께 서로 홀가분하게 살아갈 수 있다. 어느 쪽이 즐거운지는 스스로 생각할 노릇이다. 담과 울을 높이 쌓을 적에 걱정이 없다면 담과 울을 쌓아야 한다. 온갖 자격증과 경력과 은행계좌를 쌓아야 삶이 느긋하다고 여긴다면 이런 것을 몽땅 거머쥐어야 할 테지. 그러나 사랑과 꿈과 이야기와 노래가 흐르는 삶이 즐겁다고 여긴다면 나비처럼 가볍게 하늘을 날면 되겠지. 만화책 《사랑의 달걀》은 가볍고도 따사롭게 삶을 보여준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사랑하며, 스스로 가꾸는 삶이 될 때에, 도시에서건 시골에서건 스스로 아름다운 빛이 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이 만화 참 애틋하다. 4347.6.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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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달걀 1
마키무라 사토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0월
3,500원 → 3,150원(10%할인) / 마일리지 170원(5% 적립)
2014년 06월 2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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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이루는 삶은 어떠한 마음으로 가꿀 때에 빛나는가를 잔잔하면서 차분하게 보여주는 만화책 《먹고 자는 두 사람 함께 사는 두 사람》은 싱그럽다. 두 사람이 빚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만화요, 두 사람이 아름답게 노래하고 싶은 사랑은 어느 때에 해맑게 빛날 수 있는지 살뜰히 밝히는 만화라고 할 만하다. 참말 그렇지. 책이름처럼 두 사람은 ‘먹고 자는 두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함께 사는 두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우리는 어떻게 살 때에 웃을 수 있는가. 너와 내가 ‘먹고 자는’ 사이로 있어도 즐겁겠는가. 너와 내가 ‘함께 사는’ 사이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가. 더 넓게 본다면, 이 나라에서 너와 나는 어떤 사이가 되면 좋을까. 이 지구별에서 너와 나는 어떤 사이로 지낼 때에 아름다울까. 4347.6.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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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자는 두 사람, 함께 사는 두 사람 2
히구라시 키노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2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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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안경 - 아웃케이스 포함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이치카와 미카코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안경
めがね Glasses, 2007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골짝마실을 하면, 아이들은 일찌감치 알아챈다. 굳이 ‘골짜기에 간다’고 말하지 않아도 안다. 자전거가 달리는 곳이 자동차는 들어서지 못하는 길이요, 오직 자전거로 천천히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올라가는 멧길일 적에 아이들은 빙그레 웃는다.

  골짝마실은 여름과 가을에 한다. 골짝마실을 하면 아이들은 옷이 젖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저 물을 끼얹고, 그예 물과 하나가 된다. 물이 돌을 간질이면서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바람이 나뭇잎을 건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풀벌레가 숲에서 노래하는 소리를 듣고, 멧새가 풀벌레 곁에서 빚는 노래를 듣는다.

  골짜기에서는 손전화를 쓸 일도, 컴퓨터를 쓸 일도 없다. 그렇지만, 가방에 책을 한 권 챙겨서 읽을 수 있다. 아이들과 웬만큼 복닥거리면서 놀다가 혼자 살그마니 옆으로 빠져나와서 몸을 말린 뒤 책을 손에 쥔다. 아이들은 서로 물놀이를 한다. 나는 골짝물과 숲과 바람과 구름과 하늘과 풀벌레와 새가 빚는 교향곡을 들으면서 책을 한 쪽 두 쪽 펼친다. 이러다가 골짝물에 벌러덩 드러눕는다.

  몸을 살리는 풀을 손수 가꾸어서 뜯으면 몸이 튼튼하다. 마음을 살리는 노래를 스스로 지어서 부르면 마음이 맑다. 무엇을 할 때에 즐거울까? 무엇을 손에 쥘 때에 웃음이 날까? 삶이 빛날 적에 사랑이 빛날 테지. 삶이 넉넉할 적에 꿈이 이루어질 테지. 영화 〈안경〉을 보면 차분한 빛이 흐른다. 영화 〈안경〉에는 눈과 귀와 마음과 몸을 고요하면서 따사롭게 감싸는 소리가 감돈다. 그래, 영화이름이 ‘안경’이로구나. 안경을 끼고 빛을 더 잘 살펴본다. 안경을 벗고 눈이나 몸이 아닌 마음으로 빛을 그득 껴안는다. 4347.6.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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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6-28 22:08   좋아요 0 | URL
오! 저도 <안경>을 오래전에 보고는 너무나 좋아서, 아직도 가끔 파일을 열어 이 영화를 봅니다.
그렇게 고요하게, 마음이 시키는대로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다시금 그려봅니다~*^^*

파란놀 2014-06-28 22:10   좋아요 0 | URL
이 영화는 '느리'거나 '게으른' 모습이 아닌데, 어떤 영화평론가는 이런 말을 함부로 쓰더군요. appletreeje 님 말씀처럼 '고요하'게 흐르는 영화요, '즐거움'을 노래하는 영화이니, 이러한 빛을 읽을 수 있다면, 이 영화와 함께 삶을 가꾸는 길을 잘 헤아릴 만하지 싶어요~
 

헌옷 선물은 늘 고맙지


  이웃마을에 사는 분이 아이들 옷을 두 꾸러미 선물해 준다. 작은아이는 큰아이 옷을 물려받지만, 큰아이 옷이 어느덧 모자라구나 싶다고 느낄 무렵 옷 선물을 받는다. 이웃마을에 사는 분은 도시에서 옷을 얻었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이웃들이 아이들 옷을 곧잘 주고받는다고 하지만, 시골에서는 아이들 옷을 주고받기 힘들다지. 아이들 옷을 두 상자 보내 주신 분은 ‘시골에서는 이렇게 아이들 옷을 주고받기 어려우리라 생각’하면서 보내 주었다고 한다.

  참말 맞다. 시골에서는 읍내에 가도 아이들 옷을 장만하기에 만만하지 않다. 읍내에는 아이들 옷을 파는 가게가 여러 곳 있기는 하지만, 가짓수가 그리 많지 않다. 무척 좁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면서 입기에 어울릴 만한 옷을 읍내 옷집에서는 잘 안 다룬다.

  헌옷을 선물로 받으면 무척 홀가분하다. 우리 아이들은 시골에서 꽤 개구지게 논다. 여름에는 옷을 두세 차례 갈아입어야 할 만큼 땀을 옴팡 쏟으면서 논다. 무릎이 까지면 옷이 찢어지건 그리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논다. 그러니, 이웃이 우리한테 선물해 주는 헌옷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입히면서 아주 넉넉하게 아이들이 놀면서 지내게끔 해 주는 옷이다.

  마당에 옷을 죽 펼친다. 햇볕에 말린다. 곧바로 입힐 만한 옷을 골라서 빨래한다. 가을이나 겨울에 입힐 만한 옷이라든지 이듬해나 그러께 뒤에 입힐 만한 옷은 볕바라기만 한다. 참말 부자가 되었다고 느낀다. 4347.6.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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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44] 풀



  이웃한테서 ‘산야초 발효원액’을 선물로 받습니다. 고운 상자에 담은 고운 병을 만지면서 즐겁습니다. 이 고운 병에는 얼마나 고운 풀물이 깃들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병에 붙은 종이딱지를 읽습니다. ‘○○○ 산야초 발효원액’이라는 이름을 읽습니다. ‘산야초(山野草)’라 하는군요. 그러고 보면, 마을 할매와 할배는 늘 ‘잡초(雜草)’를 뜯거나 농약을 뿌려 죽입니다. 도시에서 지내는 이웃들은 ‘채식(菜食)’이나 ‘생채식(生菜食)’을 합니다. ‘유기농 채소(菜蔬)’를 찾아서 먹는다든지 아이들한테 ‘야채(野菜)’를 먹이려고 애쓰기도 해요. 아이들과 아침을 먹으면서 한동안 생각에 잠깁니다. 중학교 적에 배운 김수영 님 시 〈풀〉을 떠올립니다. 오늘날에도 학교에서 아이들은 〈풀〉이라는 시를 배우리라 느껴요. 그러나, ‘풀’을 풀로 배우거나 바라보지는 않습니다. 늘 풀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 풀을 풀로 느끼지 못하기 일쑤이고, 언제나 풀을 먹으면서 풀을 풀이라 여기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숲에도 들에도 밭에도 멧골에도 바닷가에도 길에도 빈터에도 꽃그릇에도 푸르게 빛나는 싱그러운 풀이 돋습니다. 4347.6.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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