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아끼는 아이들


  마실을 다니면 아이들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린다. 큰아이는 작은아이보다 훨씬 잘 달린다. 작은아이는 으레 큰아이 꽁무니를 좇기 마련인데, 이렇게 작은아이가 뒤를 좇지만, 뒤를 좇으면서 다리에 힘이 붙는다. 큰아이는 혼자 저만치 앞서 달리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고는 동생한테 마주 달린다. 동생을 기다리기도 하고, 동생과 오락가락하면서 놀곤 한다.

  작은아이는 큰아이를 바라본다. 큰아이는 작은아이를 마주한다. 작은아이는 큰아이한테 기댄다. 큰아이는 작은아이를 받아 준다. 어버이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받아 주고, 아이는 어버이를 마주하면서 기댄다. 4347.7.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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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귀를 막네



  산들보라가 언제부터인가 귀를 막는 놀이를 한다. 만화영화에서 보았을까. 시끄럽다면서 귀를 막지만, 시끄럽다기보다 귀를 손가락으로 막으면 소리가 새롭게 들리기 때문에 이렇게 하지 싶다. 개가 큰소리로 컹컹 짖는 소리를 들으며 귀를 막는데, 이 예쁜 모습을 도무지 지나칠 수 없다. 4347.7.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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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48] 있는 그대로



  꾸미려 하니 꾸미고

  감추려 하니 감추며

  웃으려 하니 웃는다.



  꾸밀 것이나 감출 것이 없으니 늘 있는 그대로 말하지 싶습니다. 꾸밀 것이나 감출 것이 있으면 늘 없는 것을 지어서 말하지 싶습니다. 쉽고 부드럽게 말하면서 아름다운 빛을 짓는 이들은 가장 수수하면서 밝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딱딱하고 어렵게 말하면서 겉치레를 쌓는 이들은 무언가 대단한 듯 보이는 허울을 쌓는구나 싶습니다. 덧달거나 덧보태지 않아도 됩니다. 마음으로 사귀고 마음을 나누며 마음이 넉넉하도록 함께하면 넉넉하다고 느껴요. 웃으려 하면 웃어요. 사랑하려 하면 사랑해요. 노래하려 하면 노래합니다. 4347.7.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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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결에 물든 미국말

 (683) 홈메이드(home-made)


새삼 식사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 주었다. 뭐랄까, 홈메이드 행복감이랄까

《히구라시 키노코/최미정 옮김-먹고 자는 두 사람 함께 사는 두 사람 2》(대원씨아이,2014) 104쪽


 홈메이드 행복감이랄까

→ 집에서 만든 즐거움이랄까

→ 집에서 빚은 기쁨이랄까

→ 집에서 이룬 흐뭇함이랄까

→ 집에서 누리는 맛이랄까

 ……



  ‘홈메이드(home-made)’는 영어입니다. “집에서 만든”을 뜻합니다. ‘홈메이드 요리’라면 ‘집에서 만든 요리’요, ‘홈메이드 피자’는 ‘집에서 구운 피자’입니다. ‘홈메이드 옷’은 ‘집에서 지은 옷’이고, ‘홈메이드 스타일’은 ‘집에서 꾸미는 멋’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집에서 손수 짓는 일이 줄어듭니다. 이러다 보니, 집에서 먹는 밥을 따로 ‘집밥’이라 일컫곤 합니다. ‘집 학교’를 말할 수도 있을 텐데, 한국사람은 한국에서 살아가며 말을 나누는 만큼, 영어로 ‘홈’이나 ‘메이드’가 아닌 한국말을 알맞고 아름답게 쓸 수 있기를 빕니다. 4347.7.5.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새삼 밥 먹는 즐거움을 깨닫게 해 주었다. 뭐랄까, 집에서 만든 즐거움이랄까


한자말 ‘식사(食事)’는 ‘밥 먹음’을 뜻합니다. “식사의 즐거움”은 “밥 먹는 즐거움”으로 다듬습니다. ‘행복감(幸福感)’은 ‘즐거움’이나 ‘흐뭇함’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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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과 함께 글쓰기



  손님과 함께 있는 동안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밥을 차려서 함께 먹고, 면소재지나 읍내에서 먹을거리를 장만해서 나누어 먹는다. 엊저녁에는 아이 넷을 이끈 아주머니가 씩씩하게 찾아온다. 어제 낮과 그끄제에 찾아온 손님과 함께 자그마한 시골집 부엌과 방에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작고 작은 집이지만 한 사람 두 사람 열 사람 들락거린다. 그래, 이 작은 시골집에서 예전에 열 식구 넘게 살았다고 하니까.


  새벽부터 밤까지 북적거린다. 밤을 새워 이야기를 나눈 어른들은 아침이 밝을 무렵부터 드러눕는다. 아이들은 아침에 모두 깨어나 저희끼리 어울리면서 논다. 나는 드러누운 어른들과 뛰노는 아이들 사이에서 아침밥을 짓는다. 엊저녁 불린 쌀을 끓이고, 닭볶음을 끓이며, 된장국을 끓인다.


  아이들은 배고플까? 노느라 배고픔을 잊었을까? 그래도 밥을 먹자고 부르면 우르르 몰리려나? 밥을 차리는 사이사이 토막글을 쓴다. 밥을 다 끝내고 토막글을 마무리짓는다. 곧 풀을 뜯어서 풀버무리를 마련해야지. 4347.7.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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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4-07-05 12:04   좋아요 0 | URL
뭔가 좋은 일이 있었나봐요, 아니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는 건 일상인 건가요? 맛있는 된장 냄새와 밥 짓는 연기가 떠오르면서 따스한 풍경이 그려집니다. 마음 따뜻한 광경이에요~^^

파란놀 2014-07-05 22:10   좋아요 0 | URL
반가운 손님이 여러 날에 걸쳐 여러 분이 잇달아 찾아오셨어요 ^^

손님맞이를 하느라 온몸이 뻐근하고,
아이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쉬잖고 노는데,
몸은 고단하면서도
마음은 그예 넉넉하며 즐거운 요 며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