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을 머금은 탱자잎



  비가 온다. 빗줄기는 들과 숲을 적시기도 하면서, 지붕과 길바닥을 때린다. 비가 오는 소리를 듣는다. 비가 오는 소리이니 빗소리인데, 빗소리를 한참 듣노라면 노래와 같구나 싶어 비노래(빗노래)라는 낱말이 떠오른다. 빗방울이 떨어진다. 풀잎과 나뭇잎에 내려앉는다. 빗방울은 풀잎이나 나뭇잎에 동글동글 맺힌 채 머문다. 다리를 쉬는 셈일까. 풀잎이나 나뭇잎하고 놀고 싶은 마음일까. 줄기에 뾰족뾰족 가시가 있는 탱자나무는 동글동글 귀엽고 단단한 열매를 맺는다. 짙푸르면서 야무지게 생긴 탱자잎에도 빗방울이 앉아서 쉬거나 논다. 물끄러미 바라본다. 비가 내려 탱자나무도 짙푸르고, 비가 오니 들과 숲이 싱그럽다. 비가 내려 냇물이 흐르고, 비가 오니 우리들은 맛난 물을 기쁘게 떠서 마신다. 비야, 비야 철마다 알맞게 내리면서 온 마을을 예쁘게 적셔 주렴. 4347.7.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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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취재 손님 (사진책도서관 2014.7.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서울에서 취재 손님이 온다. 잡지 〈베스트 베이비〉에서 온단다. 그동안 신문사나 잡지사에서 취재를 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면 손사래치기 일쑤였으나, 어느 때부터인가 ‘네, 오셔요. 그런데 저희가 어디에 사는 줄 아시지요?’ 하고 말하곤 했다. 전남 고흥 우리 도서관까지 취재를 오시려는 마음이라면 얼마든지 취재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여수에 있는 문화방송에서 취재를 한 번 왔고, 또 어느 곳에서 한 번 왔지 싶은데, 다른 곳에서는 ‘서울에서 고흥까지 너무 멀다’고 하면서 안 왔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서울에서 고흥까지 참 멀다. 그렇게 먼 줄 알고 우리 식구는 고흥으로 왔다. 그만큼, 한국에서 고흥은 개발이 덜 되거나 안 되는 곳으로 조용하고도 정갈하게 남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침 여덟 시에 길을 나서서 낮 세 시에 닿은 〈베스트 베이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힌다. 아마 8월호 잡지에 기사가 나올 텐데, 어떤 이야기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먼길을 달려온 취재기자 분들이 고흥에서 즐거운 빛을 맞이하고 돌아가셨기를 빈다. 서울이나 여러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푸른 숨결을 기쁘게 마신 뒤 돌아가셨기를 빈다.


  아버지가 늘 아이들 사진을 찍으니, 아이들은 사진에 찍히는 일이 어렵지 않다. 그저 놀이를 하듯이 찍힌다. 살짝 비가 그쳐서 구름이 멧등성이에 걸린다. 놀라운 하늘빛이 드리운다. 이런 멋진 날, 서울에서 취재 손님이 오셨구나.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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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4-07-0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살기님, 책 잘 받았습니다.

새로운책 출간하신것도 축하드리고요.
제가 직접 구입해서 읽어야했는데, 선물로 주셔서 감사해요.
즐겁게 읽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책 재질이 마음에 들어요. ^^

파란놀 2014-07-06 11:59   좋아요 0 | URL
한 권을 더 파는 일도 즐겁지만,
고운 이웃한테 선물할 수 있는 일도 즐거워요.
보슬비 님이 즐겁게 읽어 주신 뒤
이웃한테 즐겁게 소개해 주시면
이 또한 즐거운 책나눔이 되리라 느껴요~ ^^

비 오는 칠월 첫머리에
아름다운 책빛 그득그득 누리셔요~
 
진안골 졸업사진첩 - 시간에게 길을 묻다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 엮음 / 아카이브북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사진잡지 <포토닷> 2014년 7월호에 싣는 글입니다.

진안골에서 공동체박물관을 하시다가

전주로 옮겨 서학동사진관을 하시는

김지연 님이 늘 새롭게 기운을 내어

아름다운 사진빛을 밝히시기를 빕니다.


..






내 삶으로 삭힌 사진책 80



사진기 없는 사람한테 사진

― 사진에게 길을 묻다, 진안골 졸업사진첩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 엮음

 아카이브북스 펴냄, 2008.4.12.



  전라북도 진안군에서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를 꾸렸던 김지연 님은 전라북도 전주로 일터를 옮겨 ‘서학동사진관’을 엽니다. 진안에서 꾸린 계남정미소 이야기를 갈무리해서 《정미소와 작은 유산들》(눈빛,2013)을 선보이기도 했고, 《정미소》(아카이브북스,2002)와 《나는 이발소에 간다》(아카이브북스,2005)와 《우리 동네 이장님은 출근중》(아카이브북스,2008)과 《근대화상회》(아카이브북스,2010)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용담 위로 나는 새》(아카이브북스,2010)를 선보이면서 계남정미소를 ‘공동체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꾸린 넋을 보여줍니다. ‘용담댐’을 둘러싸고 사라져야 한 마을과 얽힌 이야기를 조림초등학교 교장이던 전형무 님이 갈무리한 적이 있기에, 이를 차근차근 되살리면서 진안골에서 보금자리를 떠나거나 옮기거나 잃어야 했던 12616명에 이르는 사람들 이야기를 새롭게 보여주었어요. 이와 함께 2008년에는 《사진에게 길을 묻다, 진안골 졸업사진첩》(아카이브북스,2008)을 내놓았습니다.


  사진책 《사진에게 길을 묻다, 진안골 졸업사진첩》은 책이름 그대로 졸업사진책을 보여줍니다. 진안골에서 나온 졸업사진책을 하나둘 그러모아서, 이 졸업사진책에 깃든 사진을 보여주고, 졸업사진책마다 묻어난 이야기를 꺼내어 펼칩니다.


  김지연 님은 ‘낡은 방’이라는 이름으로 ‘낡은 방’에서 홀로 지내는 시골 할매와 할배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해요. ‘낡은 방’을 보면 ‘진안골 졸업사진책’이 떠오르고, ‘진안골 졸업사진책’을 보면 ‘낡은 방’이 떠올라요. 왜냐하면, 진안골 졸업사진책에 나오는 어린이는 어느새 늙고 허리가 구부러지면서 ‘낡은 방’을 지키는 할매나 할배가 됩니다. 낡은 방을 지키는 할매와 할배는 지난날 들과 숲을 쏘다니면서 뛰놀던 ‘진안골 졸업사진책’ 주인공입니다.





  아마 어느 할매와 할배는 학교 문턱을 못 밟았을 수 있습니다. 학교 문턱은 밟았으나 얼마 못 다니고 그만두어야 했을 수 있습니다. 여섯 해 국민학교(예전에는 국민학교였으니까요)를 마치거나 세 해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마쳤어도 졸업사진책을 장만할 돈이 없었을 수 있습니다.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사진기 없는 사람한테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사진기가 없으니 수학여행이나 봄소풍이나 운동회를 할 적에 단체사진으로 처음 찍히는데, 졸업을 앞두고 비로소 한 장이나 두 장쯤 더 찍히는 사람한테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더욱이, 사진기뿐 아니라 돈도 없어서 ‘사진으로 찍혔’으나 사진 한 장 건사할 수 없는 사람한테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졸업사진책을 장만하지 못해 그예 마음속에만 ‘사진으로 찍힌 모습’을 그리는 사람한테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 빛바랜 초등학교 졸업사진에서 희미해진 시력으로 자신의 얼굴이나 쉽게 찾을 수 있겠는가. 그 빛나던 소년기며 청춘의 꿈은 어디로 묻혀버리고 굳은 얼굴에 주름진 얼굴뿐인가 ..  (머리말/김지연)



  국민학교 졸업사진책은 지난날 어린이 삶을 얼마나 보여줄까 궁금합니다. 중·고등학교 졸업사진책은 지난날 푸름이 삶을 어느 만큼 밝힐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모든 모습을 보여주기는 어렵습니다. 아주 작은 조각만 보여준다 할 만합니다.


  그러면, 다큐멘터리로 찍는 사진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어느 만큼 보여줄까요. 다큐사진이 보여주는 모습과 빛과 이야기는 우리 삶에서 얼마나 커다란 조각이 될까요.





  《사진에게 길을 묻다, 진안골 졸업사진첩》을 넘기면 거의 모두 단체사진입니다. 자그마한 학교에서는 자그맣게 졸업사진책을 내놓습니다. 퍽 예전에는 아이들 숫자가 퍽 많았으나, 요즈음으로 올수록 아이들 숫자가 줄어듭니다. 어느 해에는 아이 숫자보다 교사 숫자가 많습니다. 이러다가 끝내 시골마을 조그마한 학교는 문을 닫습니다. 용담댐이 들어서면서 사라져야 한 학교가 있으나 용담댐이 아니어도 새마을운동과 도시화 물결을 타면서 시골은 줄어들어야 했어요. 시골에서 나고 자란 사람한테 시골내기로 살도록 하는 교육은 예나 이제나 없어요. 농업고등학교는 어느새 자취를 감추었고, 농업중학교나 농업초등학교는 아예 없어요. 시골사람은 아이들한테 시골일, 그러니까 흙일을 가르치거나 물려주지 못해요. 학교교육은 오로지 ‘도시에 있는 학교’에 보내는 데에 눈길을 맞추고, ‘도시에 있는 큰 학교’는 아이들이 도시에서 회사원이나 공장 일꾼이나 가게 일꾼이나 전문직이나 예술가 같은 어른이 되도록 이끕니다. 도시에 있는 학교 가운데,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가운데 어린이와 푸름이한테 ‘넌 앞으로 커서 농사꾼이 되어 들과 숲을 지키면 참 아름답겠구나’ 하고 가르치는 곳은 없습니다.



.. 이 ‘졸업’ 전을 기회로 한 지역사회의 모태를 다시 한 번 추억하고 감싸안고 발전하는 문화적 분위기로 가꾸어 가고 싶습니다 ..  (머리말/김지연)



  진안골 졸업사진책을 들여다보면, 더러 ‘시골일’ 모습이 보입니다. 시골일이란 무엇일까요? 모내기와 풀베기입니다. 소먹이기와 벼베기입니다. 나락을 말리거나 절구질을 하거나 베틀을 밟는 일이 시골일입니다. 모시나 삼에서 실을 얻어 바느질을 할 적에 시골일입니다. 나무를 하고 아궁이에 불을 때며 가마솥에 밥을 짓는 일이 시골일입니다. 거름을 그러모으고 흙을 일굴 적에 시골일입니다.


  여러 시골마을 졸업사진책을 보면, 웬만해서는 ‘시골일’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시골학교 아이들이 ‘학교 안팎’에서 자주 하거나 늘 하거나 으레 하는 일이란 시골일이지만, 막상 졸업사진책에는 시골일을 안 담으려 합니다. 커다란 학교 건물을 보여주려 합니다. 무언가 대단하다 싶은 ‘애국조회’나 ‘제복 입은 사열’이나 ‘시가지 행진’을 보여주려 합니다.





  고개를 넘고 넘어 학교를 오가는 아이들이 무척 많았어요. 교사라면 사택에서 지냈을 테지만, 아이들은 무척 먼 데에서 두 다리로 걸어서 학교를 다녔어요. 몇몇 졸업사진책에는 ‘고개 넘어 학교 오는 아이’ 모습을 사진 한 장으로 담아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사진은 누가 찍었을까요. 이런 사진은 누가 찍어서 남겼을까요. 십 리나 이십 리가 되는 멧길을 넘고 넘어서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 발자취를 졸업사진책에서 보여주지 않으면, 이러한 발자취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그 옛날에 아이들이 새벽바람으로 멧골을 넘고, 밤바람으로 다시 멧골을 넘던 이야기를 옛날 아이들이 스스로 사진으로 찍어서 남길 수 없어요. 아이들이 새벽과 밤마다 흘린 땀을, 학교를 다니면서 땀을 흘리면서 옴팡 젖은 옷을, 늘 땀내 풍기는 옷을 입으며 작은 교실 작은 책걸상에 앉은 아이들 눈빛을 사진으로 남긴 한국 사진작가는 아직 없습니다.


  졸업사진책에 깃든 사진은 무엇을 보여줄까요. 시골집 사진틀에 걸린 사진은 무엇을 말할까요. 모를 심거나 나락을 베거나 말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사람이 매우 드뭅니다. 절구를 찧거나 멧돌을 돌리거나 아궁이에 불을 때거나 밥그릇에 밥을 퍼서 밥상에 올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사람이 매우 드뭅니다. 소한테 먹일 풀을 베거나 깊은 멧골에서 나무를 해서 지게에 지고 다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사람이 매우 드뭅니다. 예전에는 드물었고, 오늘날에는 찍을 수 없습니다. 참말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한겨레 삶을 보여주는 사진이란, 우리 이야기를 드러내는 사진이란, 들과 숲하고 어깨동무하던 수많은 사람들 빛과 숨결을 보여주는 사진이란 어디에 있을까요.



.. 단짝 친구는 어디에서 잘 살고 있을까. 혹은 먼저 가 버린 건 아닐까. 돋보기를 끌어당기며 빛바랜 사진 속에서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얼굴과 학교 교정을 눈으로 더듬어 본다 ..  (머리말/김지연)




  연필과 종이가 없던 사람은 모든 이야기를 머리에 담았습니다. 책이 없던 사람은 모든 이야기를 가슴에 담았습니다. 사진기가 없던 사람은 모든 꿈과 사랑을 마음에 담았습니다.


  지갑이나 사진틀에 사진 한 장 없더라도, ‘낡은 방’에 깃든 허리 구부러진 시골 할매와 할배는 언제 어디에서나 아련한 옛일을 그림을 그리듯이 떠올릴 수 있습니다. 누군가 이녁한테 찾아와서 말을 여쭈면, 이녁이 어리거나 젊은 날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밥을 먹었으며 어떤 논밭을 부치면서 땀흘렸는가 하는 이야기를 참말 그림을 그리듯이 들려주곤 합니다.


  사진기를 손에 쥔 이들은 어떤 모습을 담을까요. 사진에 담긴 모습과 사진에 안 담긴 모습은 어떻게 다를까요. 사진에 담으려는 모습과 사진에 담으려는 생각을 미처 못 하는 모습은 얼마나 다를까요.


  진안골 아이들이 졸업사진책에서 웃습니다. 진안골 어른들이 졸업사진책에서 아이들과 어깨를 겯고 웃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을 찍은 아이가 있습니다. 찍힌 사진이 어떤 곳에 어떻게 남을는지 모르는 채 그냥 사진에 찍힌 아이가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해묵은 졸업사진책’을 모아서 이 졸업사진책에 깃든 사진으로 ‘옛날 모습’을 되새기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지자체나 문화예술단체에서 이런 일을 합니다. 이런 움직임도 좋고 저런 일도 좋습니다. 다만, 우리는 한 가지를 알아두어야 합니다. 졸업사진책은 ‘찍는 사람’ 눈길이고 ‘기록하는 사람’ 눈높이입니다. 졸업사진책에 찍히지 않은 눈빛과 ‘기록되지 않은 사람’ 눈썰미를 헤아릴 수 있기를 빕니다. 사람들 마음 깊은 곳에 깃든 수많은 이야기를 알아볼 수 있기를 빕니다. 사람들 가슴마다 애틋하거나 따스하게 드리운 온갖 빛과 노래를 읽을 수 있기를 빕니다. 4347.6.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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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79. 숲 도서관 순이 (2014.7.3.)



  일곱 살이 무르익는 사름벼리는 함께 서재도서관에 가자고 하면, “아버지, 열쇠 주셔요. 내가 먼저 가서 열게요.” 하고 말한다. 열쇠를 아이한테 건네면, 어느새 휙휙 날면서 문을 따러 간다. 풀이 우거져서 숲을 이루어도, 풀을 베어서 걷기에 수월해도, 언제나 깡총깡총 뛰듯이 달리면서 노래한다. 도서관순이는 숲순이가 되겠다고 문득 느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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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61. 2014.7.3. 책순이 놀이돌이



  사름벼리는 책순이답게 서재도서관 앞마당에 걸상을 내놓고 앉아서 그림책을 읽는다. 산들보라는 놀이돌이답게 걸상에 그림책을 얹었어도 책을 들추기보다는 놀이가 즐겁다. 사름벼리는 예쁜 책에 깃든 예쁜 빛을 읽고, 산들보라는 예쁜 몸짓으로 예쁜 들에 깃든 풀빛을 읽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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