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사회를 어떻게 만든 뒤 아이들을 낳을까. 어른들은 사회를 아름답게 이룬 뒤 아이들을 낳는가, 아니면 어른들은 사회를 엉터리로 망가뜨리고서 아무렇게나 아이를 낳는가. 만화책 《유키×츠바사》 셋째 권에서는 이것도 저것도 밝게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밝은 곳이든 밝지 않은 곳이든, 아이들은 태어나서 자라고, 아이들은 스스로 부딪히고 부대끼면서 생각한다. 아이들은 울고 웃으면서 스스로 생각한다. 아름답고 싶은 꿈을 생각한다. 아프지 않고 싶은 사랑을 생각한다. 머잖아 어른이 되리라 느끼면서, 앞으로 살아갈 이 땅에서 살가이 어깨동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꽃피운다. 4347.7.16.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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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x츠바사 3
타카하시 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4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2014년 07월 16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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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책방 걸상


  책방에 걸상이 있습니다. 책방지기가 앉아서 책손을 기다리는 걸상이 있습니다. 책손이 딛고 올라서서 높직한 책시렁에 꽂힌 책을 꺼내도록 돕는 걸상이 있습니다. 한참 책을 보던 책손이 다리를 쉬려고 앉는 걸상이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책방마실을 하는 어버이가 아이 다리를 쉬도록 해 줄 걸상이 있기도 합니다. 걸상이 없으면 책꾸러미에 살짝 걸터앉습니다. 책방 골마루에 주저앉습니다. 또는 씩씩하게 두 다리로 서서 책을 둘러봅니다.

  널찍한 책방이라면 군데군데 걸상이 있습니다. 널찍한 책방이지만 어디에도 걸상이 없을 수 있습니다. 조그마한 책방이기에 걸상 놓을 틈이 없기도 합니다. 조그마한 책방이지만 군데군데 조그마한 걸상을 놓습니다.

  그루터기가 걸상 구실을 합니다. 풀밭이 온통 걸상이요 앉을 자리 구실을 합니다. 나무를 잘라 몇 조각을 끼워맞추어 걸상이 됩니다. 나무를 베어 종이를 얻으면 책이 태어납니다. 나무 한 그루는 책이 되고, 걸상이 되며, 책꽂이가 됩니다. 나무 한 그루는 연필이 되고, 땔감이 되며, 기둥이 됩니다. 책방 걸상에 앉아 다리를 쉬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내 마음속에서 흐르는 빛은 어떤 숨결이 되어 어디로 퍼질 수 있을까요. 4347.7.16.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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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60) 대大- 1 : 대제국


압도적으로 강력한 군사력과 강력한 경제력으로 고대 세계를 지배하고 군림했던 대제국이었다

《오다 마코토/양현혜·이규태 옮김-전쟁인가 평화인가》(녹색평론사,2004) 34쪽


 대제국이었다

→ 큰 제국이었다

→ 커다란 제국이었다

→ 큰나라였다

 …



  ‘대(大)-’는 외마디 한자말입니다. 한국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말사전에 이 한자말이 나옵니다. “‘큰, 위대한, 훌륭한, 범위가 넓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 실린 보기글을 보면, ‘대가족’, ‘대기자’, ‘대보름’, ‘대선배’, ‘대성공’ 같은 낱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낱말은 모두 다듬어서 새롭게 써야지 싶어요. ‘큰식구’, ‘큰기자’, ‘큰보름’, ‘큰선배’, ‘큰성공’으로 쓰면 넉넉합니다.


  한국말사전에 ‘큰-’도 올림말로 나옵니다. 그렇지만, ‘큰-’은 “맏이”를 뜻하는 낱말로만 다룹니다. ‘큰고모’나 ‘큰이모’나 ‘큰동생’ 같은 보기글을 실어요. 얄궂은 노릇입니다. 왜 한국 학자는 한국말을 제대로 다루지 않을까요. ‘큰길·큰일·큰절·큰치마·큰코·큰스님·큰살림·큰마음·큰말’처럼, ‘큰-’도 여러모로 씁니다. 이러한 낱말을 바탕으로 삼아서, ‘큰뜻’이나 ‘큰사랑’ 같은 낱말을 쓸 만합니다. ‘큰나라’라든지 ‘큰마을’을 쓸 수 있습니다. 4338.5.25.물/4347.7.16.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엄청나게 센 군대와 경제로 옛 세계를 다스리고 거느렸던 큰나라였다


“압도적(壓倒的)으로 강력(强力)한 군사력(-力)”은 “엄청나게 센 군사력”이나 “견줄 수 없이 센 군사힘”으로 다듬습니다. “강력(强力)한 경제력(-力)”은 “대단한 경제력”으로 다듬을 만한데, 보기글을 살피면 ‘강력한’이 잇달아 나옵니다. 앞뒤 글월을 묶어서 “엄청나게 센 군사힘과 경제힘”이라든지 “아주 큰 군대와 경제”로 다듬어 봅니다. “고대(古代) 세계”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예전 세계”나 “옛 세계”로 손볼 수 있습니다. “지배(支配)하고 군림(君臨)했던”은 “다스리고 거느렸던”으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985) 대大- 8 : 대혈전


매년 부상자가 속출하는 대혈전이야

《모리모토 코즈에코/장혜영 옮김-조폭 선생님 8》(대원씨아이,2004) 171쪽


 부상자가 속출하는 대혈전이야

→ 다치는 사람이 쏟아지는 엄청난 싸움이야

→ 사람들이 엄청 다치는 큰 싸움이야

→ 피튀기는 싸움이 벌어지는 판이야

→ 사람이 많이 다치는 엄청난 싸움판이야

 …



  한자말 ‘혈전(血戰)’은 “생사를 가리지 아니하고 맹렬하게 싸움”을 뜻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한자말 ‘혈전’이니까, 이 낱말 앞에 ‘큰-’보다는 ‘大-’가 붙기 좋습니다. 한국말로 ‘싸움’이나 ‘싸움판’을 쓴다면, 이 낱말 앞에는 ‘大-’가 붙기 어렵고 ‘큰’이나 ‘엄청난’이 붙기 좋을 테지요.


  어떤 잔치를 가리킨다면, ‘큰잔치’이거나 ‘작은잔치’입니다. ‘대잔치’나 ‘소잔치’가 아닙니다. 싸움을 가리킬 적에도 ‘큰싸움’과 ‘작은싸움’이라 하면 됩니다. ‘큰일’과 ‘작은일’처럼 쓰면 넉넉합니다. 4340.10.18.나무/4347.7.16.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해마다 다치는 사람이 쏟아지는 엄청난 싸움이야


‘매년(每年)’은 ‘해마다’로 손질합니다. ‘속출(續出)하는’은 ‘쏟아지는’으로 다듬고, ‘부상자(負傷者)’는 ‘다친 사람’으로 다듬습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092) 대大 9 : 대발견


어느 날 아침, 항상 물놀이를 하는 작은 은하수에서 아이들이 대발견을 했습니다

《이마이즈미 미네코,안네테 마이자/은미경 옮김-숲에서 크는 아이들》(파란자전거,2007) 114쪽


 대발견을 했습니다

→ 대단한 것을 찾았습니다

→ 엄청난 것을 보았습니다

→ 놀라운 것을 찾아냈습니다

 …



  한자말 ‘발견(發見)’은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냄”을 뜻한다고 해요. 쉽게 한국말로 하자면 ‘찾음’이나 ‘찾아냄’인 셈입니다.


  “새 항로의 발견”이란 “새 바닷길을 찾음”이고, “신대륙의 발견”이란 “새 대륙을 찾음”이며, “새로운 유적과 유물의 발견”은 “새로운 유적과 유물을 찾음”이에요.


  한자말 ‘발견’을 쓰기 때문에 ‘大 + 발견’ 꼴이 됩니다. 한국말로 ‘찾다’를 쓴다면 ‘대단한’이나 ‘엄청난’이나 ‘놀라운’ 같은 말을 넣으리라 느껴요. 아이들은 무엇을 보았을까요. 아이들은 무엇을 보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한국말로 쉽고 바르게 글을 써야 느낌과 뜻과 생각이 환하게 드러납니다. 4341.4.18.쇠/4347.7.16.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어느 날 아침, 늘 물놀이를 하는 작은 미리내에서 아이들은 대단한 것을 찾았습니다


‘항상(恒常)’은 ‘늘’로 손질합니다. ‘은하수(銀河水)’는 그대로 써도 되고, ‘미리내’로 손볼 수 있습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26) 대大- 10 : 거대한 대저택


작은 오두막집이 아니라 거대한 대저택이었다

《리 캐롤/오진영 옮김-집으로 가는 길》(샨티,2014) 310쪽


 거대한 대저택이었다

→ 커다란 집이었다

→ 큰집이었다

→ 아주 큰 집이었다

 …



  한자말을 안 써야 한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한자말을 써야 한다면, 제대로 써야 하고, 알맞게 써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국말이 있는데 굳이 한자말을 쓸 까닭이 없습니다. 한국말이 있는데 영어를 쓸 까닭이 없듯이, 한국말로 알맞고 즐겁게 쓰면 되는데, 구태여 한자말을 불러들일 까닭이 없어요.


  보기글을 살피면 두 가지 한자말이 나옵니다. 먼저 ‘거대(巨大)’인데 “엄청나게 큰”을 뜻합니다. 다음으로 ‘大-’를 붙인 ‘대저택(大邸宅)’으로, 이 낱말은 한국말사전에 없습니다. 다만, ‘저택(邸宅)’이라는 한자말만 한국말사전에 나와요. ‘저택’은 “규모가 아주 큰 집”을 가리킵니다.


  말뜻을 살폈으니, 글을 어떻게 썼는지 헤아려 봅니다. “아주 큰 집”을 가리키는 ‘저택’이니, 이 한자말 앞에 ‘大-’를 붙이는 일은 겹말입니다. 더욱이, ‘대저택’ 앞에 ‘거대’라는 한자말을 붙이는 일은 다시금 겹말입니다.


  한국말로는 한 마디면 됩니다. ‘큰집’이에요. 또는 “아주 큰 집”입니다. 얼마나 큰가를 나타내려고 자꾸 이 한자말과 저 한자말을 붙이는 보기글이로구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한자말을 더 붙인다 하더라도 ‘크다’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합니다. 그저 겹말만 됩니다. 4347.7.16.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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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오두막집이 아니라 커다란 집이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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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344 : 미소와 웃음



미소는 웃음으로 바뀌었다. 입이 많이 아프긴 했지만 그는 웃느라 몸이 흔들릴 정도였다

《리 캐롤/오진영 옮김-집으로 가는 길》(샨티,2014) 45쪽


 미소는 웃음으로 바뀌었다

→ 가볍던 웃음이 커졌다

→ 작은 웃음이 커졌다

→ 빙그레 웃다가 하하 웃는다

→ 살며시 웃다가 껄껄 하고 웃음이 터진다

 …



  일본사람은 ‘웃음’을 한자말 ‘미소(微笑)’로 자주 나타냅니다. 한국사람은 웃을 적에 언제나 ‘웃다’라는 낱말을 썼는데, 일제강점기를 지나고부터 갑작스레 한자말 ‘미소’가 퍼졌습니다.


  ‘微笑’는 “소리 없이 빙긋이 웃음”을 뜻한다지요. 그러니, 이 보기글처럼 “미소는 웃음으로 바뀌었다”처럼 글을 쓰면 엉터리가 됩니다. 웃음이 웃음으로 바뀌었다는 소리이니, 말이 될 수 없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한국말을 제대로 가르치거나 배우지 못합니다. 이러다 보니, 마치 ‘미소’와 ‘웃음’이 다른 말이라도 되는 듯이 잘못 쓰기 일쑤입니다. 책과 교과서와 신문과 방송에서 이런 말투가 하나씩 나타나면서, 이런 말마디를 듣거나 읽는 사람들이 잘못 길들거나 물듭니다. 예전에는 이런 말마디를 바로잡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지만, 이제는 잘못 쓰는 말마디를 바로잡거나 가다듬으려는 사람들이 거의 사라집니다. 4347.7.16.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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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던 웃음이 커졌다. 입이 많이 아프긴 했지만 그는 웃느라 몸을 흔들기까지 했다


“몸이 흔들릴 정도(程度)였다”는 “몸이 흔들리기도 했다”나 “몸이 흔들리기까지 했다”나 “몸이 흔들렸다”나 “몸을 흔들기까지 했다”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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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결에 물든 미국말

 (684) 와우(wow)


“와우.” 마이클은 천사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예전보다 훨씬 더 마리를 존경하게 되었다

《리 캐롤/오진영 옮김-집으로 가는 길》(샨티,2014) 327쪽


 와우

→ 우아

→ 와

→ 이야

 …



  영어사전을 살피면, ‘wow’를 “우아, 와(큰 놀라움·감탄을 나타내는 소리)”로 풀이합니다. 아주 마땅합니다. ‘와우(wow)’는 영어입니다. 한국말이 아니기에 한국말사전에서는 이 낱말을 찾을 수 없습니다.


  영어를 한국말로 옮긴 책에서 어떤 말을 써야 할까요? 한국말을 써야겠지요. 한국말은 ‘우아’입니다. ‘우아’를 줄여 ‘와’로도 적고, 비슷한 낱말로 ‘이야’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 영어가 널리 퍼졌다고 하더라도, 한국말로 옮기는 책에서는 한국말로 똑바로 적어야지 싶습니다. 4347.7.16.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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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마이클은 천사한테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예전보다 훨씬 더 마리를 우러러보았다


‘천사로부터’는 ‘천사한테서’로 바로잡습니다. 이야기는 많거나 적지 않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가 아닌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이와 비슷한 꼴인데, “많은 사람을 만나다”가 아닌 “사람을 많이 만나다”로 적어야 한국말로 올발라요. “존경(尊敬)하게 되었다”는 “우러러보았다”나 “높이 보았다”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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