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짝물놀이 3 - 불어난 물 바라보기



  골짜기에 놀러온다. 물이 엄청나게 불었다. 선뜻 들어가지 못한다. 골짜기에 대고 소리를 한 번 치고 빙그레 한 바퀴를 돌며 춤을 춘다. 이러는 동안 산들보라는 어떻게든 이 골짝물에 들어가려고 몸을 숙인다. 4347.7.2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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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다



비가 그친다

지붕이 조용하다

풀벌레 노래한다

잠자리가 떼지어 난다


구름이 천천히 걷힌다

하늘이 파랗게 물들고

해가

스무 날만에 비춘다


눈부시다

눈부셔

파란하늘이 아이들 노래처럼

쨍쨍 빛난다



4347.7.1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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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65] 불어난 골짝물
― 장마가 끝난 골짜기에서


  장마가 오기 앞서 비가 거의 오지 않아서 골짜기는 물이 아주 얕았습니다. 이러다가 스무 날 남짓 비가 그치지 않고 내렸습니다. 골짜기는 물이 얼마나 많이 불었을까요. 비가 그친 이튿날 자전거를 몰아 아이들과 골짜기로 갑니다. 아, 골짜기에 닿으니 골짝물이 아주 엄청납니다. 스무 날 남짓 쏟아부은 빗물이 흐르는 골짜기는 마치 폭포와 같습니다. 골짝물 흐르는 소리도 여느 때와는 사뭇 달리 아주 큽니다. 이곳까지 자동차를 끌고 와서 술과 고스톱을 즐기는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보이지만 아랑곳할 일은 없습니다. 우리는 안쪽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니까요.

  고흥에서 지내며 스무 날 넘는 장마는 만난 적이 없습니다. 골짝물이 이렇게 불어난 모습을 처음 만납니다. 아이들은 무척 거세게 흐르는 골짝물을 보면서 섣불리 물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살짝 궁둥이를 담그고 나서는 “추워.” 하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1분이 지나고 2분이 지나면서 슬슬 차가운 골짝물에 몸을 맞춥니다. 물을 튀기고 깊은 물에 잠기면서 놉니다.

  하얗게 물보라를 일으키는 골짝물을 바라봅니다. 장마가 길었을 적에는 날마다 고단했는데, 장마가 끝난 뒤 이렇게 멋진 골짝물을 베풀어 주는군요. 이튿날에도 다음날에도 해가 뜨겁게 내리쬐면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골짜기에 가려 합니다. 집과 더 가까운 데에 골짜기가 있으면 더 자주 마실을 할 테고, 아이들은 여름 내내 골짜기에서 살겠구나 싶습니다. 아니, 어른도 골짜기에서 여름 내내 살겠지요. 4347.7.2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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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53] 걷다가 쉬고



  걷다가 쉰다.

  쉬다가 걷는다.

  푸른 숲을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다.



  즐겁게 걸어가면 됩니다. 빨리 걸어도 되고 천천히 걸어도 되는데, 즐겁게 걸어가면 됩니다. 다리가 아프면 쉬면 됩니다. 다리가 풀리면 다시 걸으면 됩니다. 많이 걸었다 싶으면 그만 걸으면 됩니다. 더 걸을 만하면 더 걸으면 돼요. 빙글 돌아가도 되고, 가로질러 가도 됩니다. 어느 길로 가든 스스로 즐겁게 웃고 노래하면서 갈 수 있으면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고 저녁에 잠들듯이, 차근차근 걸어가면서 내 삶을 가꿉니다. 4347.7.2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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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에 두 아이를 태우고 천등산 꼭대기를 오른다. 곧 닿겠지 했는데 두 시간이 든다. 하하하. 팔다리에 힘이 풀릴 적마다 '이웃걷기' 훈련을 한다. 네 차례 쉰다. 마지막에 도랑을 만나 고맙게 물통을 채운다. 꼭대기에 닿은 두 아이는 술래잡기를 하다가 드러눕는다. 여수와 맞닿은 여자만을 바라보며 멧바람을 마신다. 온몸은 땀으로 젖고 잠자리와 풀벌레 노래를 듣는다. 내려가는 길도 즐겁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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