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사이에 빨래

 


  장마가 끝났는지 살짝 쉬는지 모를 노릇이지만, 여러 날 빗줄기 끊이지 않다가 여러 날 빗줄기 끊어지고 구름과 햇살이 얼크러지는 날을 맞이하려는 시골마을에서, 하늘을 반히 바라보다가 한낮에 빨래를 비빈다. 아침 일찍부터 빨래를 하면, 아직 마당 물기 다 마르지 않아 잘 안 마를 테니, 아이들 밥 먹이고 나서 한숨 돌리고서 복복 비비고 헹군다.


  장마철에는 빨래를 하면 할수록 눅지기만 해서 며칠 미룬 빨래를 제법 많이 한다. 빨래를 하는 내내 햇살이 들다 숨다 한다. 빨래를 너는 동안에도 햇살이 비추다 사라지다 한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뛰놀고, 아버지는 마당에서 빨래를 넌다. 이제 길바닥도 웬만큼 말랐을 테니, 여러 날만에 자전거 타고 마실을 가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오늘은 조금 먼 데까지 여러 시간 자전거를 달리면서, 가다가 쉬고, 또 가다가 놀고, 이렇게 하루를 누리고 싶다.


  구름 많고 햇살 자주 비추니, 한여름 자전거마실 시원하겠지. 집으로 돌아오면 빨래는 말끔히 마를 테고.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7-08 14:30   좋아요 0 | URL
이곳은 일주일 내내 비가 올듯말듯 안와서 마음이 조급했는데
오늘은 드뎌..비가 막 쏟아져내려 씨원해요..^^

파란놀 2013-07-08 19:5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비 알맞게 와서 곰팡이 피지 않기를 빌어요 ^^;;
 

산들보라 누나 손 잡고 걷네

 


  잘 뛰고 잘 달리던 아이들, 이제 덥고 힘들다며 천천히 걷는다. “보라야, 자, 내 손 잡아.” 하고 손을 내밀면, 동생은 “응.” 하면서 누나 손을 잡는다. 천천히 천천히, 자동차 없는 고즈넉한 시골길 둘이 나란히 나란히 걷는다.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7-08 14:33   좋아요 0 | URL
이 사진 너무 좋고 아름다워요...^^
다른 사진들도 다 그렇지만, 특히 이 사진은
벼리와 보라가 이다음에 어른이 되서 보면 더욱 각별한 느낌을 줄 것 같아요..

파란놀 2013-07-08 19:50   좋아요 0 | URL
이제는 이렇게 손 잡고 나란히 다니는 사진 더 늘어나리라 생각해요.
동생이 누나 키를 따라가면서
서로 아끼면서 놀고 복닥이겠지요~
 

달려라 꽃순이 어린이

 


  꽃 한 송이 손에 쥔 사름벼리 씩씩하게 달린다. 그래, 네 두 발로 힘껏 달리렴. 이 길을 달리고, 이 하늘을 날아, 꽃송이와 함께 맑은 노래를 이 땅에 드리워 주렴.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7-08 14:39   좋아요 0 | URL
아...이 사진도 정말 좋네요...
빌리 엘리어트의 춤,같은 벼리의 도약하고 춤추는 달리기.

파란놀 2013-07-08 19:49   좋아요 0 | URL
언제나 모든 몸짓이 춤인걸요.
빌리 엘리어트도 영화로서만이 아니라
늘 모든 삶이 춤이었으리라 생각해요
 

꽃아이 6. 2013.7.6.

 


  이웃말로 가는 들길을 걷던 아이가 꽃밭을 보더니 “꽃이다!” 하고 달려간다. 언제나 읊는 “내가 좋아하는 꽃들이다!” 하고 외치면서, “꽃아, 너 따도 돼?” 하고 묻고 따려 하는데 잘 안 되는가 보다. 그렇구나. 벼리야, 그 꽃은 줄기가 퍽 억세단다. 어지간한 손길로는 안 뜯기려 하는 꽃이지. 아버지가 이빨로 끊어서 건넨다. 꽃을 받은 아이는 손에 쥐고 달리면서 놀더니, 문득 멈춰서는 귓등에 꽂는다. 꽃놀이에서 꽃순이로 바뀌는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묶음표 한자말 177 : 화제(話題)


신선한 이야기들은 그러한 고급 모임에서가 아니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들을 때가 … 독일의 한가한 오후 버스 안에서 보석 같은 화제(話題)들을 캐내게 된다
《김영희-엄마를 졸업하다》(샘터,2012) 167쪽

 

  ‘신선(新鮮)한’은 ‘새로운’이나 ‘산뜻한’으로 다듬습니다. “고급(高級) 모임”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이와 맞서 “저급 모임”이 있을까요? 이 글월에서는 “대단한 모임”이나 “거룩한 모임”으로 적을 때가 한결 나으리라 생각해요. “독일의 한가(閑暇)한 오후(午後)”는 “독일에서 느긋하게 보내는 한낮”이나 “독일에서 한갓지게 누리는 낮나절”로 손보고, “버스 안에서”는 “버스에서”로 손봅니다. “캐내게 된다”는 “캐낸다”나 “캐내곤 한다”나 “캐낼 수 있다”로 손질합니다.


  한자말 ‘화제(話題)’는 “(1) 이야기의 제목 (2) = 이야깃거리”를 뜻한다고 해요. 보기글에서는 둘째 뜻으로 썼습니다. 곧, 한국말로는 ‘이야깃거리’나 ‘얘깃거리’요, 이를 한자말로 옮기면 ‘화제’가 되는 셈입니다.

 

 보석 같은 화제(話題)들
→ 보석 같은 이야깃거리들
→ 보석 같은 얘깃거리들
→ 보석 같은 이야깃감들
→ 보석 같은 이야기들
 …

 

  글쓴이는 첫머리에서 “신선한 이야기”라 적습니다. 그러고는 ‘화제’라 적다가 한자를 붙입니다. 굳이 이렇게 해야 글이 될까 싶은데, 깊이 헤아리지 않으며 글을 쓰니, 이렇게 되리라 봅니다. 처음에 꺼냈듯이 ‘이야기’라 하면 됩니다. ‘이야깃거리’나 ‘이야깃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넓게 생각하면, ‘이야기꽃’이나 ‘이야기씨앗’이라 할 만하고, ‘이야기잔치’나 ‘이야기밭’이나 ‘이야기마당’이라 적어도 잘 어울려요. 이야기를 북돋우는 넋을 생각하면서, 말 한 마디 살찌웁니다. 4346.7.8.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새로운 이야기들은 그러한 대단한 모임에서가 아니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들을 때가 … 독일에서 누리는 한갓진 낮나절 버스에서 보석 같은 얘깃거리들을 캐낸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