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 책방

 


  아이들이 태어나기 앞서, 옆지기와 만나 아기를 밴 뒤, 아기가 갓 태어나고 나서, 아이들이 차츰 자라 스스로 걷는 동안, 이제 뛰고 달리면서 까르르 웃고 노는 아이들이 먼저 앞장서면서, 조그마한 헌책방 찾아다닌다. 조그마한 헌책방도 나이를 먹고, 헌책방지기도 나이를 먹으며, 나도 나이를 먹는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나이를 먹는다.


  자주 보든 오랜만에 보든 서로 알아보며 인사를 나눈다. 내가 조그마한 헌책방 책시렁이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느끼는 사이에, 헌책방지기는 우리 아이들이 그동안 얼마나 자라 몰라보게 튼튼해졌는가를 느낀다.


  나무가 나이를 먹듯이 책이 나이를 먹는다. 사람도 나이를 먹고 책방도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는 사람들이 책방에서 만나 ‘나이 먹는 이야기’를 나눈다. 오래지 않아 이 아이들 스스로 씩씩하게 책방마실 다니면서 ‘우리 아버지가 예전에요’라든지 ‘우리 어머니가 지난날에요’ 하는 이야기를 할머니 헌책방지기나 할아버지 헌책방지기하고 도란도란 주고받으리라 생각한다. 4346.7.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버지 그림놀이] 마음을 담아 (2013.7.24.)

 


  시골에서 사진책도서관 꾸릴 수 있도록 꾸준히 도와주시는 분한테 그림을 그려서 띄우기로 한다. 8절 도화지를 넷으로 자른다. 조그맣게 된 하얀 종이에 하나씩 빛깔을 입힌다. 큰아이도 작은 종이에 그리고 싶단다. 8절 도화지를 또 넷으로 잘라 하나는 작은아이 주고 셋은 큰아이 준다. 밥상을 책상 삼아 둘러앉아서 그림을 그린다. 하나씩 그림을 마무리짓는다. 나는 사진으로만 담아도 즐거운데, 사진으로 안 담아도 내 마음에서 태어나 그린 그림이니 벌써 나로서는 한껏 누린 셈이다. 우체국 일꾼이 씩씩하게 그림을 보내 주시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7-25 10:49   좋아요 0 | URL
그림들이 하나같이.. 삶과 꿈과 자연과 빛이 어우러져~
참으로 다 좋습니다~*^^*

파란놀 2013-07-25 11:23   좋아요 0 | URL
서로서로 아름답게 꿈꾸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산들보라 누구랑 전화 하니

 


  장난감 자동차를 들고 바닥에 밀고 놀던 산들보라가 장난감 자동차를 귀에 대며 전화 받는 시늉을 한다. 산들보라야, 누구랑 전화 하니? 4346.7.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7-25 10:51   좋아요 0 | URL
미국에서 공부하는 엄마랑 전화하는 것 아닐까요~?^^
ㅎㅎ 뭘해도 다 귀여운 산들보라!

파란놀 2013-07-25 11:23   좋아요 0 | URL
네, 그렇군요!
 

시골아이 4. 집으로 (2013.7.17.)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에서 나올 적에도 들과 숲과 멧자락을 보고, 집으로 돌아갈 때에도 들과 숲과 멧자락을 봅니다. 오며 가며 보는 대로 마음으로 스밉니다. 오는 동안 가는 동안 마음마다 새로운 빛깔이 젖어듭니다. 어른들이 시멘트집과 아스팔트길 심으면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볼 테고, 어른들이 풀을 돌보고 나무를 심으면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볼 테지요. 어른들 스스로 가꾸는 모습이 어른들 스스로 살아가는 모습 되고, 아이들이 날마다 마주하는 삶이 됩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7-25 10:55   좋아요 0 | URL
저까지 함께 사진속에 풍덩, 들어가 있는 듯한
푸른 구름빛 구름하늘 파아란 정경입니다~^^

파란놀 2013-07-25 11:23   좋아요 0 | URL
날은 후끈후끈 무더워도
하늘이 고우니
마음을 활짝 열어요
 

유월에

 


눈을 들어 하늘 보며
바람 살랑
흙내음 나르는 빛
바라보고.

 

눈을 살짝 감고 보면
풀내 물씬
볕살 번지는 냇물
헤아리며.

 

눈을 마주 서로 보면
꽃씨 포근
달무늬 드리운 구름
품는다.

 

석류꽃 피는 유월

 

한낮은 제비 노래마당
한밤은 개구리 얘기잔치

 

모를 심고
나무그늘서 쉬며
매화 열매 익는 소리
바람결에 듣는다.


4346.6.4.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