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놀이 2

 


  큰아이더러 ‘우리 제발 빨랫줄 괴롭히지 맙시다’ 하고 얘기한들 부질없다. ‘얘야, 빨랫줄은 처마하고 뒷간 사이에 이었는데, 자꾸 잡아당기면 처마 끝자락하고 뒷간 나무가 다쳐.’ 하고 얘기한들 덧없다. 좀 빨랫줄 놔두지 않겠니? 네가 세게 잡아당기라고 늘어뜨린 빨랫줄이 아니잖아. 네가 빨랫줄 붙잡고 늘어지기를 그치지 않으면 이제 빨랫줄은 걷을 수밖에 없어. 4346.10.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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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이면서

 


  밥을 먹이면서 생각한다. 아이들아, 이 밥이란 너희 목숨이야. 너희가 먹은 밥대로 너희 몸이 이루어진단다. 너희가 예쁜 꽃을 먹고 푸르게 빛나는 잎사귀를 먹으면, 너희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너희 팔다리에 푸른 빛이 환하단다. 싱그러운 물을 마시면서 신나게 뛰노는 땀방울 흐르고, 맑은 바람을 마시면서 재잘재잘 곱게 노래하는 이야기가 되지. 언제나 즐겁게 먹자. 밥을 다 마련해서 밥상에 차릴 때까지 즐겁게 기다리면서 즐겁게 놀아라. 밥을 즐겁게 먹고 나서 즐겁게 치우자. 너희가 한 살 두 살 나이를 더 먹으며 손놀림이 익숙해지면, 그때에는 너희 밥그릇과 수저를 너희가 설거지해야지. 너희 스스로 밥을 차릴 날이 곧 다가온다. 밥이 될 먹을거리를 이 땅에 심어서 가꿀 수 있어. 씨앗을 심고 열매와 잎사귀를 얻는 일이란 참으로 아름답단다. 사랑을 심어 사랑을 거두는 삶이란 더없이 빛난단다. 우리들은 풀숲 풀벌레 노랫소리를 듣고, 우리들 재잘거리는 이야기와 노래는 다시 풀숲 풀벌레한테 아리따운 가락으로 흐른단다. 4346.10.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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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0-08 15:15   좋아요 0 | URL
이 사진도 참 좋습니다~*^^*

파란놀 2013-10-08 17:03   좋아요 0 | URL
꽃밥 이야기를 하려고 찍었는데,
막상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참 좋구나 싶어
이 사진만 따로 떼내어 글이 하나 태어났어요.
아아아 ......
 

 

한글날에 책이 나오지는 못하고

한글날에 '표지 시안'이 나온 책입니다 ^^;;;;;;

 

한글날 지나고 10월에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한글날을 맞추면 더 즐거울 테지만,

한글날에만 팔려서 읽힐 책이 아니니,

언제 나오더라도 사랑받고 즐거움 베푸는 이야기로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기를 빕니다.

 

삶도 넋도 사랑도 사람도,

또 말과 글과 꿈도

모두 '숲'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잘 알아채고 느끼면서

하루하루 아름다이 누릴 수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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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0-0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시안이 책제목이나 내용에 꼭 어울리게 참 좋네요!
아주, 겉도 속도 든든하고 예쁜 책이 나올 듯 싶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예쁜 책일까요~?^^
벌써부터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을 읽을 생각에 두근두근 합니다~*^^*

파란놀 2013-10-08 17:02   좋아요 0 | URL
저도 화가 선생님 그림 마무리가 어떻게 되어
참말 둘도 없이 멋진 책이 새로 태어날까 하고
두근두근 기다려요.

숲에서 살려낸 우리 말 이야기가
시골마을 숲을 살리는 고운 책 되기를
빌어 마지 않아요.
 

[시골살이 일기 27] 가을 더위
― 들사람 살찌우는 하늘

 


  여름이 저물 무렵 ‘가을이 없이 겨울이 다가오나’ 하고 느낄 만큼 바람이 선선했습니다. 그러나 선선한 바람은 이내 가시고 따스한 바람이 불더니, 어느덧 아침부터 저녁까지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가을 더위가 됩니다.


  도시는 어떤 햇볕일는지 궁금합니다. 시골에서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면서 가을걷이 마친 나락을 알뜰히 말려 줍니다. 들에서 일하는 사람은 비지땀을 흠뻑 쏟게 합니다. 덥다 싶도록 내리쬐는 햇볕이니, 가을부터 조용히 쉬며 겨울나기를 해야 할 풀이 새로 고개를 내밀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을에 더위일까, 가을 더위라는 이름이 맞을까 고개를 갸우뚱해 봅니다. 이 햇볕은 겨울을 앞두고 겨울맞이 집일과 들일을 바지런히 마치라는 뜻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하늘이 들사람한테 내려주는 고운 선물이 아니랴 싶어요.


  햇볕에 기대어 논을 일구니 나락이 무르익습니다. 햇볕을 바라며 나락을 베어 길바닥에 말리니 나락이 바짝바짝 마릅니다. 빨래도 잘 마르고 이불도 잘 마릅니다. 들일을 쉬며 나무그늘에 앉으면 산들바람 시원하게 훅 지나갑니다.


  아마 먼먼 옛날부터 가을철에 후끈후끈 따사로운 볕이 드리웠겠지요. 들사람도 들짐승도 모두 즐거이 가을날 누리면서 겨울날 씩씩하게 맞아들이라면서, 가을볕 새삼스럽게 빛났겠지요. 4346.10.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살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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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3.10.4. 작은아이―다 그렸어요

 


  이제 작은아이도 그림놀이에 발을 디디는가. 금만 죽죽 긋던 흐름에서 살며시 벗어나 무언가 동글뱅이를 그리는 티가 난다. 서른 달째 살아가는 아이다운 그림이다. 그런데, 이런 그림을 그리고 나서 문턱에 척 올라서더니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다 그렸어요!” 하고 외친다. 꼭 제 누나가 하듯 몸짓도 말짓도 똑같이 따라한다. 그림을 척 보여주고 나서 돌돌 말더니 아버지한테 가져와서 들이민다. “자, 가져요.” 네 그림도 벽에 붙이라고? 글쎄, 벽이 붙일까? 파일에 꽂아 건사할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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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3-10-07 12:32   좋아요 0 | URL
어머머, 이뻐라~^^
사금벼리 얼굴 속에, 누나 산들보라의 얼굴도 님의 얼굴도 들어있네요, ㅋ~.
(엄마 얼굴은 몬 봐서 뭐라고 못하는...ㅋ~.)

특히 세번째 사진 속 살짜쿵~ 미소, 넘 좋네요.
어느 아인들 비껴가겠냐마는 완.소. 사금벼리예요, ㅋ~.

파란놀 2013-10-07 14:56   좋아요 0 | URL
작은아이는 산들보라이고
큰아이는 사름벼리예요 ^^;;

아무튼, 아이들은 참으로 재미나고 즐겁게 잘 놀아요.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