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31. 2013.11.8.ㄴ 동생이랑 깨꽃 먹기

 


  꽃술을 뽁 뽑아서 쪽쪽 빨아먹는 빨간 꽃이 있다. 큰아이가 혼자서 뽁뽁 뽑아서 쪽쪽 먹는다. “벼리야, 동생도 먹고 싶지 않을까?” “응. 알았어.” 큰아이는 수레에 앉은 동생한테 하나 갖다 준다. 작은아이는 입에 꽃술을 물고는 쪽쪽쪽 하고 논다. 이윽고 하나 더 뽑아서 내민다. 작은아이는 또 받아서 입술로 물어 쪽쪽쪽 빨아서 먹는다. 빨갛게 빛나는 이 꽃을 ‘쪽쪽꽃’이라고 해 볼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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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토 요코 지음, 변은숙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30

 


놀잇감은 일감이 됩니다
― 이모토 요코
 이모토 요코 글·그림
 문학동네 펴냄, 2002.10.20.

 


  어른들은 장난감을 만듭니다. 어른들은 장난감 가게를 엽니다.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장난감을 팝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내미는 장난감을 받아서 놉니다. 장난감을 받아서 노는 동무를 본 아이는 저도 장난감이 갖고 싶습니다. 아이를 제 어버이를 조릅니다. 아이들 어버이는 다른 아이들 장난감 때문에 또 장난감을 새로 사고 다시 삽니다. 장난감 만드는 어른은 자꾸자꾸 새 장난감을 만듭니다. 그래야 돈을 벌 수 있거든요.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장난감이 쏟아집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장난감을 깎거나 다듬으며 만들 줄 모릅니다. 어른들이 가게에 가서 돈을 치러야 장난감을 얻을 수 있는 줄 여깁니다.


  어른들이 돈을 들여 장만한 장난감을 받은 아이들은 마치 보배라도 되는 듯 여깁니다. 아이로서는 이 장난감이 재산입니다. 가끔 동무한테 빌려주며 함께 놀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혼자 놉니다. 그런데, 혼자 놀다가 지칩니다. 이윽고 새 장난감을 얻고 싶습니다. 집안 가득 장난감투성이인데, 자꾸 새 장난감을 바랍니다.


  손수 깎고 다듬어 만든 장난감이라면 질리거나 물리지 않습니다. 하루아침에 뚝딱 하고 어른들이 돈으로 장만해서 내미는 장난감은 어른 손에서 아이 손으로 가는 때부터 질리거나 물립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내미는 장난감, 이 가운데에서 돈으로 장만한 플라스틱 장난감은 끝없이 새 장난감을 부릅니다.


.. 가만히 들여다보니 달팽이가 당근을 먹고 있었어요. 느릿느릿, 입으로 녹여 가며 천천히 천천히 ..  (6쪽)


  우리 아이들은 예부터 장난감이 따로 없었습니다. 장난을 치면서 손에 쥐는 장난감은 거의 안 가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예부터 놀잇감을 마련했습니다. 스스로 마련하든 어버이나 어른이 깎고 다듬어서 살며시 건네든, 우리 아이들은 먼먼 옛날부터 놀잇감을 마련하거나 얻었습니다.


  놀면서 손에 쥐기에 놀잇감입니다. 이와 달리, 어른들한테는 일감입니다. 일하면서 손에 쥐기에 일감일까요? 그렇기도 하고, 일할 거리가 일감이기도 합니다. 어른으로서는 풀뽑기도 일감이요 절구질도 일감입니다. 그러니, 호미로 풀을 캘 적에 일이 되면서 일감이요, 이 일과 일감이란 아이들한테는 놀이와 똑같아요.


  아이들이 어른 곁에서 흙을 호미로 쪼면 놀이입니다.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어른 둘레에서 절구질을 흉내내면 놀이일 뿐,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몸이 크고 키가 자라면서 놀이와 흉내에서 차츰 일로 거듭납니다. 절구나 다듬잇돌을 갖고 놀던 아이들이 어느새 절구와 다듬잇돌로 일을 합니다. 놀면서 노래하던 아이들이 일을 하면서 노래를 불러요.


  놀이노래는 시나브로 일노래로 거듭납니다. 놀이는 어느새 일로 다시 태어납니다. 아이들이 나무를 깎아 만들던 놀잇감은, 어느 때부터 나무를 깎아 만드는 지팡이가 되고 시렁이 되며 기둥이 됩니다. 나무를 켜거나 썰며 놀던 아이들이 나무를 깎고 다듬어 집을 짓습니다. 흙을 쪼고 풀을 뜯으며 놀던 아이들이 흙을 가꾸고 풀밥을 짓습니다.

 


.. 다음날 달팽이 새끼들은 초록똥을 쌌어요. 잎사귀색 똥을요 ..  (24쪽)


  이모토 요코 님 그림책 《좋아질 것 같아》(문학동네,2002)를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달팽이 두 마리를 선물로 받고는 당근을 슬며시 건넵니다. 아이는 당근을 안 좋아하나 봐요. 당근이 얼마나 맛난데, 이 아이는 당근을 왜 안 좋아할까요. 당근맛을 아직 모르기 때문일 테지요. 당근이 얼마나 대단한 줄 모르는 탓일 테지요.


  달팽이는 당근을 먹고는 당근똥을 눕니다. 달팽이는 배추를 먹었으면 배추똥을 눌 테지요. 사람도 똑같아요. 사람도 당근을 먹으면 당근똥을 누어요. 사람도 밥을 먹으면 밥똥을 누고, 불고기를 먹으면 불고기똥을 누어요. 과자를 먹은 사람은 과자똥을 누고, 술을 마신 어른은 술똥을 누어요.


  밥은 똥이 됩니다. 똥은 다시 밥이 됩니다. 놀이는 일이 됩니다. 일은 다시 놀이가 됩니다. 즐겁게 먹는 밥은 즐겁게 누는 똥이 되어 흙으로 돌아가 좋은 거름이 되어요. 즐겁게 하던 놀이는 즐겁게 누리는 일이 되어, 놀이노래를 일노래로 삼고 일노래는 또 놀이노래처럼 여기면서 하루가 빛납니다. 4347.1.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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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이렇게 다른 아이들을 똑같은 교과서를 똑같은 책상에 펼치도록 해서 똑같은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으라 내몰 수 없다. 다 다른 아이들한테는 다 다른 빛이 있어, 다 다른 꿈을 꾸면서 다 다른 하루를 누리기 마련이다. 이 아이들한테서 샘솟는 고운 이야기를 따사롭게 보듬는 몫이 어른이 할 일이라고 느낀다. 회사원이 되어야 할 아이가 아니다. 유명인이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나 공무원이 되어야 할 아이가 아니다. 아름다운 빛을 나누는 사람으로 우뚝 설 숨결인 아이들이다. 코끼리 ‘구룬파’는 저를 수수하게 바라보면서 마음을 연 이웃이 있는 곳에서 저 스스로 어떤 삶을 일굴 때에 즐겁고 아름다운가를 깨닫는다. 울타리도 교과서도 영어교육도 없이, 그예 모두 신나게 뛰노는 재미난 숲 유치원을 만든다. 4347.1.1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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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룬파 유치원
니시우치 미나미 글, 호리우치 세이치 그림 / 한림출판사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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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그마한 달팽이는 작은 당근 한 뿌리이면 넉넉하다. 조그마한 달팽이가 새끼를 낳아도 작은 당근 한 뿌리이면 모두 맛나게 먹는다. 그리고, 작은 달팽이와 당근을 바라보는 사람은 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이야기 하나를 지어 그림책으로 빚는다. 달팽이도 귀엽고 당근도 사랑스럽다. 달팽이가 당근을 먹으며 똥을 누는 한삶을 지켜보며 빙그레 웃는 오늘 하루도 즐겁다. 그러니, 날마다 ‘좋아지는구나’ 하고 느끼면서 웃음씨앗을 흩뿌린다. 4347.1.1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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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질 것 같아
이모토 요코 지음, 변은숙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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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옥 님 만화책 (도서관일기 2014.1.9.)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우리 도서관으로 마실을 오는 분들은 으레 ‘아직까지 간판조차 안 붙인 낡은 폐교 건물’에 먼저 놀라고, ‘폐교 건물을 그득 채운 책’에 다시 놀라며, ‘사진책도서관이라 하면서 만화책이 무척 많다’며 새삼스레 놀란다.


  그런데, 그림책이나 국어사전 또한 엄청나게 많은 모습에는 그리 안 놀란다. 수백 가지 국어사전을 갖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을 텐데, 이런 모습에는 왜 안 놀랄까. 아무래도 국어사전을 여느 때에 들여다볼 일이 없어, 저 책들이 국어사전인지 아닌지조차 모르기 때문일까. 여느 때에 그림책을 ‘책으로 여긴’ 적이 없어,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이 퍽 많은 모습에도 그리 놀랄 일이 없을까.


  생각해 보면 그렇다. 책을 좀 읽는다는 사람들치고 ‘책을 읽는다’고 할 적에 ‘두툼한 인문책 읽기’만 생각하지, ‘그림책 읽기’를 생각하지 않는다. ‘만화책 읽기’롤 ‘책읽기’로 여기는 평론가나 지식인이나 기자 같은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그림책이나 만화책을 ‘책을 읽는다’는 틀에 넣지 않으니, 그림책이나 만화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그림책 작가와 만화책 작가가 얼마나 땀을 쏟고 힘을 들이는지를 하나도 모른다. 그림책 작가가 어린이 눈높이를 헤아려 어린이부터 할매 할배까지 두루 즐길 만한 책 하나 내놓기까지 흘리는 땀빛을 알아채는 어른이 꽤 적다. 만화책 작가가 조그마한 만화책 한 권에 그림으로 이야기를 알알이 엮으려고 얼마나 많은 책과 자료를 읽고 다리품을 팔며 손품을 들이는가를 알아보는 어른이 무척 적다.


  강경옥 님 만화책을 새삼스레 들여다본다. 요즈막에 강경옥 님 만화책 《설희》를 표절하여 ‘재미난 소재’를 가로챈 연속극이 널리 눈길을 끈다. 그 연속극을 보는 이들은 강경옥 님 만화책 《설희》를 읽지 않았으리라. 이 만화책이 1만 권 넘게 팔렸는지 알 길도 없지만(얼마 안 팔린 듯하다. 며칠 앞서 새책으로 다시 장만하고 보니 간기에 고작 2쇄라 찍힐 뿐이니), 표절 말썽이 불거진대서 만화책을 씩씩하게 사서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나저나, ‘사진책도서관’에 왜 만화책이 있을까? 사진책도서관에 왜 만화책을 둘까? 아주 마땅한 소리이지만, 만화책이 있어야 하니까 있고, 만화책을 둘 만하니까 둔다. 만화책 한 권을 엮는 작가들은 사진책도 인문책도 어린이책도 국어사전도 곁에 두면서 ‘책을 무척 많이 읽’는다. 사진책을 한 권 제대로 내놓으려고 하는 작가라면, 사진책뿐 아니라 다른 그림책과 만화책과 인문책과 어린이책을 두루 알뜰히 읽으면서 우리 삶과 사회와 이웃을 제대로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사진책 읽기’를 즐겁게 하자면 ‘그림책 읽기’를 즐겁게 할 줄 아는 눈매가 있어야 한다. ‘사진책 읽기’를 사랑스레 하자면 ‘만화책 읽기’를 사랑스레 할 줄 아는 눈빛이 있어야 한다. 사진책만 들여다본대서 사진책을 잘 읽지 못한다. 사진기만 잘 다룬대서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 돈만 많대서 기부나 이웃돕기를 잘 하지 못한다. 글만 잘 쓴대서 신문글을 잘 쓰거나 우리 이웃 이야기를 널리 알리지는 못한다.


  마음이 있어야 사진을 찍고 사진책을 읽는다. 마음이 있어야 아름다운 빛을 글로 담고 이웃들이 쓴 글을 읽을 수 있다.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소식지인 〈삶말〉 11호를 내놓았다. 도서관에 갖다 놓는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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