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3] 뻘빛 바다

 


  파랗게 눈부신 바다를 가리켜 ‘쪽빛 바다’라고 합니다. 뭍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빛깔은 파란 하늘빛을 담아 파랗디파랗게 밝습니다. 갯벌이 너른 서쪽과 남쪽에서는 으레 ‘뻘빛 바다’를 만납니다. 뻘빛은 잿빛을 닮았다고도 할 만합니다. 밀물과 썰물이 드나드는 얕은 갯벌 둘레에서는 ‘잿빛 바다’를 보겠지요. 속이 비치는 물잔에 바닷물이나 냇물을 담으면, 이때에는 해맑은 물빛을 마주합니다. 물빛은 물빛입니다. 물빛은 물이 흐르는 곳에 따라 다 다릅니다. 도랑에서 내에서 가람에서 바다에서 모두 빛깔이 달라요. 바다빛을 으레 파랑으로 떠올린다면, 아무래도 드넓은 바다가 드넓은 하늘과 마주하기 때문이지 싶어요. 뻘내음 물씬한 곳에서는 뻘빛입니다. 끝없이 파란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는 파랑입니다. 바닷말이 바닷속에서 한창 자랄 적에는 풀빛입니다. 고운 모래밭으로 밀려드는 바다는 속이 환하게 비치는 해맑은 빛입니다. 4347.4.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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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치는 우듬지 가까이에 집을 짓는다. 키 작은 나무 우듬지에는 집을 짓지 않고 제법 높이 자란 나무 우듬지 가까이에 집을 짓는다. 새들은 풀벌레와 애벌레를 즐겨 잡아먹으며, 감이나 배나 포도나 능금 같은 열매도 콕콕 쪼아먹기를 좋아한다. 나락이나 콩도 집어먹고 잠자리나 나비도 탁탁 잡아채어 먹는다. 누구나 가만히 지켜보면 새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훤히 깨달을 만하리라 본다. 새는 고운 가락으로 노래를 들려주면서 언제나 우리 이웃이었다. 새는 풀밭과 숲에서 벌레를 바지런히 잡으면서 시골사람 일손을 돕는 일벗이곤 했다. 이런 새들은 왜 언제부터 ‘사람한테 피해를 준다’는 허물을 뒤집어써야 했을까? 그리고 사람들은 왜 언제부터 새를 가만히 지켜보면서 동무로 삼지 않을까? 그림책 《까치 아빠》를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4347.4.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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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아빠
김장성 글, 김병하 그림 / 한림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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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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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65. 2014.4.1.

 


  꽃밥을 먹는다. 아니, 풀밥을 먹지. 지난해 시월을 끝으로 새봄을 기다리던 돌나물을 드디어 뜯어서 풀밥을 먹는다. 통통하게 물이 오르기를 한참 기다렸다. 군침이 돌아도 입맛만 다시면서 더 올라오도록 기다렸다. 물이 한껏 오른 돌나물은 조그맣게 꽃망울을 맺으려 한다. 쑥처럼 쑥쑥 올라온 돌나물에 돌나물꽃 피기까지 얼마 안 남았다. 꽃이 피어도 먹고, 꽃이 져도 먹는다. 꽃이 피려고 할 적에도 먹고, 언제나 즐겁게 톡톡 끊어서 먹는다. 돌나물과 함께 부추도 비로소 끊어서 먹는다. 겨울을 나고 봄을 맞이한 싱그러운 풀내음이 온 집안에 감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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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4-04 06:17   좋아요 0 | URL
오~정말 봄기운이 활짝 피어나는 꽃밥이네요~
보기만 해도 싱그럽습니다~*^^*

파란놀 2014-04-04 08:29   좋아요 0 | URL
집에서 돋는 나물은
그야말로 아삭아삭 소리부터 고우면서
아주 맛있어요~

봄에는 손님들 누구라도
참말 맛난 봄맛을 나눌 수 있답니다~

후애(厚愛) 2014-04-04 13:20   좋아요 0 | URL
무척 맛 있어 보이는 꽃밥입니다.^^
시장에 가면 봄나물이 많이 나와서 이제 봄이구나 하는데 날씨가 더울 땐 벌써 여름인가 합니다.ㅎㅎ

파란놀 2014-04-05 06:17   좋아요 0 | URL
맛나고 싱그러운 봄나물과 함께
고운 봄빛을 몸에도 듬뿍 담아 보셔요~
 

사진과 함께 39. 밝은 하루를 느끼며

 


  밝은 아침을 느끼면서 하루를 열면 밝은 기운이 마음과 몸에 그득하게 퍼집니다. 날마다 똑같다 싶은 하루가 되풀이된다고 여기면서 아침을 맞이하면 찌뿌둥한 기운이 마음과 몸에 가득 깃듭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이고 여름이며 가을이요 겨울입니다. 섣달이 저물고 설을 맞이할 적에 한 살을 더 먹는구나 하고 여길 수 있지만, 섣달이 지나고 설을 맞이하면 곧 봄이 찾아오면서 봄꽃잔치 이루겠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따순 봄이라 하더라도 햇볕을 쬘 수 없는 건물에서 일하느라 봄볕을 못 느낄 수 있고, 따순 봄이기에 즐겁게 햇볕을 쬐면서 흙을 만지거나 풀을 뜯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어떻게 품느냐에 따라 삶이 다릅니다. 도시 한복판에 살림집이 있어 언제나 매캐한 배기가스에 숨막힌다고 여길 수 있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 복닥거리거나 치이느라 고단하다고 여길 수 있어요. 이와 달리, 도시 한복판에서도 골목동네에 깃들어 지내면서 골목밭을 가꾸거나 골목꽃을 돌볼 수 있습니다. 손바닥만 한 빈터에 씨앗을 심어 스무 해나 서른 해에 걸쳐 감나무를 건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골에서도 흙하고는 동떨어진 채 지낼 수 있겠지요. 마당을 풀밭이나 잔디밭으로 가꿀 수 있는 한편, 마당을 시멘트로 덮어 주차장으로 삼을 수 있어요.


  날마다 동이 틉니다. 동이 트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날마다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날마다 햇볕이 조금씩 바뀌고 날마다 바람맛 또한 살짝살짝 다르다고 느낍니다. 봄에 새로 돋는 풀을 바라보며 쪼그려앉아 살살 쓰다듬습니다. 봄에는 봄대로 봄풀을 뜯어서 먹을 수 있기에 고맙다고 풀한테 인사하며 톡톡 끊거나 뜯습니다. 여름에는 여름대로 여름풀과 여름열매를 얻고, 가을에는 가을대로 감이며 까마중이며 나락이며 즐겁게 얻을 뿐 아니라, 싱그러운 가을빛이 드리운 들과 숲을 누립니다. 겨울에는 무와 배추와 시래기를 누리면서 차가운 바람과 하얀 눈을 만나요. 달력으로 마주하는 하루가 아닌, 해와 눈비와 바람과 풀빛으로 마주하는 하루입니다.


  겨울이 지나면서 날씨가 포근하니, 아이들과 마당과 평상에서 퍽 오랫동안 놀 수 있습니다. 평상에 종이를 펼쳐 함께 그림을 그립니다. 햇볕도 햇살도 햇빛도 밝구나 하고 느낍니다. 아이들이 느낄 해님은 얼마나 밝을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 눈망울은 얼마나 밝을까 하고 곱씹어 봅니다.


  밝은 눈길이 되어 밝은 손길로 밝은 사진을 찍자고 생각합니다. 밝은 마음이 되어 밝은 몸으로 밝은 삶을 일구자고 생각합니다. 삶 그대로 빚는 사진이라면,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얼싸안느냐에 따라 삶뿐 아니라 사진이 새롭게 빛날 수 있습니다. 4347.4.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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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8. 이불털기 팡팡 (2014.3.31.)

 


  햇볕이 좋아 이불을 넌다. 다 널고 나서 히유 한숨을 돌리는데, 큰아이가 두 손으로 팡팡 소리를 내며 이불을 털며 논다. 아버지가 이불을 말리고 나서 으레 이불을 턴 뒤 집안으로 들이니, 저도 이불털기를 거들고 싶은가 보다. 힘껏 털어라. 두 손을 갈마들어 팡팡 털어라. 나무작대기를 들어서 털 수도 있어. 네 생각에 따라 슬기롭고 즐겁게 이불털기를 거들어 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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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4-04 06:30   좋아요 0 | URL
빨간 동백꽃 탐스런 동백나무, 후박나무, 나무평상과 세발자전거.
정말 저 마당 햇볕 아래 이불을 팡팡! 털고 싶습니다~*^^*

파란놀 2014-04-04 08:30   좋아요 0 | URL
그저 바라보기만 할 적에도
하루하루 새삼스레 즐거운 하루로구나 하고 느끼는
요즈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