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알 맺는다



  뒤꼍에 심은 복숭아나무에 알이 맺힌다. 꽃이 지고 나서 벌레는 거의 안 먹으면서 알이 굵게 맺는다. 단단하다. 야무지다. 작은 복숭아나무에 맺는 복숭아알은 어느 만큼 굵을 수 있을까. 얼마나 맑으면서 고운 빛이 감도는 열매로 익을 수 있을까.


  푸르게 빛나던 알은 차츰 누르스름하면서 불그스름한 빛으로 달라진다. 햇볕을 먹고 빗물을 마시며 바람을 들이켜면서 날마다 자란다. 아이들도 날마다 새로 자라고, 열매도 날마다 새로 익는다. 모두들 제 보금자리에서 기운차게 살아간다. 복숭아나무에서 처음 맺는 알이 소담스레 익으면, 씨앗을 갈무리해서 심고 싶다. 어린나무가 맺은 열매에서 나오는 씨앗에서 씩씩하게 새로운 싹이 틀 수 있기를 빈다. 4347.5.1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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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민들레를 가까이 읽는 마음



  흰민들레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봅니다. 민들레는 스스로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어 날리기에, 사람이 곁에서 힘쓰지 않아도 될 만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집 둘레에 흰민들레가 골고루 더 많이 피기를 바라면서 흰민들레 씨앗이 맺히면 아이와 함께 옆밭과 뒤꼍 곳곳에 씨앗을 뿌렸어요.


  들이나 풀밭에서 씩씩하게 돋는 하얀 빛깔은 얼마나 고운지 모릅니다. 꽃잎도 곱고 꽃술도 곱지요. 꽃잎에 앉아 꽃내음을 맡는 풀벌레를 바라봅니다. 풀거미일까 진딧물일까 가만히 살펴봅니다. 하얀 꽃에 앉은 풀벌레는 하얀 꽃가루를 먹을 테지요. 하얀 꽃가루를 먹으면서 하얀 꽃숨을 마실 테고, 하얀 빛으로 새롭게 살아갈 기운을 얻을 테지요.


  한참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봅니다. 나도 풀벌레와 함께 흰민들레 곁에서 하얀 꽃내음을 나누어 먹습니다. 내 몸 가득 하얀 꽃빛이 젖어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 마음 환하도록 하얀 이야기 샘솟을 수 있기를 꿈꿉니다. 4347.5.1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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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들딸기 도서관 (사진책도서관 2014.5.1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두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가는 길에 곁님이 묻는다. “딸기 언제부터 먹을 수 있어요?” “글쎄, 보름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과 도서관에 와서 한참 놀다가 딸기밭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도서관 딸기밭이란 우리가 딸기를 심은 밭은 아니다. 들딸기가 스스로 자라면서 해마다 차츰 넓게 퍼지는 밭이다. 해마다 들딸기를 고맙게 얻으면서, 곧잘 딸기알을 곳곳에 뿌렸다. 이듬해에는 더 넓게 퍼지라는 뜻이다. 참말 이렇게 곳곳에 휙휙 던지니 해마다 딸기밭이 늘어난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딸기꽃이 더 넓게 피었고, 더 많이 나왔다. 올해에는 그야말로 날마다 딸기로만 배를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새빨갛게 익은 딸기는 아직 얼마 없다. 그래도 몇 알 나온다. 아이들을 불러 손바닥에 얹어 준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똑같은 숫자로 준다. 그리고 석 알을 남긴다. 어머니도 맛을 봐야지. 나는 한 알만 먹는다. 앞으로 잔뜩 돋으면 그때에 먹기로 하고, 아이들이 한 알이라도 더 맛을 보기를 바란다.


  들딸기란 얼마나 좋은가. 들딸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지난해 여름을 끝으로 들딸기가 새로 돋을 봄을, 오월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이튿날에는 작은 병을 하나 챙겨 오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이 훨훨 난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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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5-13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도서관 딸기밭에 들딸기가 열렸군요~
작년에도 사진만 봐도 참 즐거웠는데, 올해도 여전히
송글송글 빨갛게 참 예쁘게 열렸네요~ 참 맛나 보입니다!~*^^*

파란놀 2014-05-13 14:05   좋아요 0 | URL
여름을 앞두고 즐거운 몸이 되도록 북돋우는
맑은 맛이라고 할까요?

아주 반가우며 즐거워요 ^^
 

책아이 147. 2014.5.10.ㄴ 누워서 읽는 맛


  엎드려서 누나 자리를 빼앗은 작은아이가 이제 드러눕는다. 작은아이는 이렇게 엎드리다가 드러누워서 얼마쯤 책을 들추다가 일어난다. 오랫동안 이 놀이만 하기에는 따분할 테니까. 작은아이가 누워서 책을 펼치면서 비행기가 나온다고 혼자 종알거리다가 다른 데로 가면, 큰아이는 낼름 이 자리로 와서 앉는다. 누나가 앉은 자리를 한 번 빼앗은 작은아이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고 다른 데에서 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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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46. 2014.5.10.ㄱ 혼자 엎드려서



  서재도서관에는 제법 길고 폭신한 걸상이 하나 있다. 두 아이는 이 걸상에 나란히 앉아서 놀기도 하지만, 곧잘 작은아이가 누나를 밀치고 저 혼자 드러눕거나 앉겠다고 버티곤 한다. 누나는 쳇쳇 하더니 다른 걸상에 가서 앉는다. 작은아이가 한 살 두 살 더 먹으면, 누나와 사이좋게 앉는 넋을 다스릴 수 있을까. 앞으로 작은아이는 이 걸상에서 둘이 오붓하게 앉아서 책빛을 먹을 수 있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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