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56. 2014.5.29. 언니 만화책 빌려서



  마실길에 만화책을 챙기지 않은 사름벼리는 잘 놀다가도 심심하다. 땀을 식히면서 쉴 적에는 만화책을 보고 싶은데 스스로 안 챙겼으니 심심하다. 그러다가 한참 언니가 보는 만화책을 빌린다. 아이는 만화책에 나오는 말을 하나하나 읽는다. 아이가 빌린 만화책에 나오는 말을 나도 가만히 읽어 본다. 초등학교 어린이가 보도록 만든 만화라는데, 온통 ‘남녀 사이에 누가 누구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고’ 같은 이야기뿐이다. 게다가 누가 누구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이야기도 겉모습과 얼굴만으로 살핀다. 아이들이 보라고 만든 만화일까. 아이들을 바보로 만들려고 하는 만화일까. 그래도 만화에 주린 사름벼리는 잘만 읽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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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 스스로 밥 챙겨 먹기


  바깥마실을 나와서 돌아다닐 적에 ‘급식실’이라는 데를 가서 밥을 먹는데, 일곱 살 사름벼리가 혼자 밥을 떠서 혼자 먹는다. 바깥마실에서 만난 언니 옆에 앉아서 혼자 먹는다. 집에서는 늘 어머니와 아버지와 동생하고 밥을 먹지만, 함께 노는 동무를 만나니 동무와 붙어서 스스로 밥을 챙긴다. 그러나 아직 사름벼리는 저한테 알맞게 밥을 떠서 먹지는 못한다. 다 먹지 못하 남긴다. 두 아이가 모두 스스로 밥을 챙길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나는 어버이로서 홀가분할까, 어떤 마음이 될까.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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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혼자서 잘 놀지


  산들보라는 어느덧 혼자서 씩씩하게 잘 논다. 다만, 혼자서 잘 놀다가도 졸리면 어머니나 아버지한테 찰싹 붙어서 앙앙거리다가 새근새근 잠든다. 무럭무럭 자라면서 혼자 뛰노는 재미를 누리고, 혼자 뛰놀면서 팔다리와 몸뚱이에 힘살이 붙는다.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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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쓴 정세기 님


  동시집 《해님이 누고 간 똥》을 읽으면서 여러모로 아쉽다고 느꼈다. 조금 더 어린이 눈길을 살피거나 헤아린다면 한결 아름답게 빛났을 텐데 하고 느꼈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알았는데 이 동시집을 쓴 정세기 님은 이 동시집을 내놓을 적에 뇌종양으로 몹시 아픈 몸이었단다. 손으로 글을 쓰지 못하고 입으로 읊어 옆에서 받아적었다고 한다. 동시집이 나오고 나서 몇 달 뒤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첫 동시집이 나오고 나서 꾸준히 동시를 생각하고 새롭게 쓰다 보면, 둘째 동시집이나 셋째 동시집이 얼마나 곱게 피어날까 싶었는데, 그만 첫 동시집이 마지막 동시집이 되었다.

  책상맡에 정세기 님 동시집을 한참 올려두었다. 오래도록 생각에 잠겼다. 마지막 삶자락을 동시를 생각하면서 보낸 셈이지 않은가. 어떤 넋이 손을 잡아서 이끌었기에 이분은 동시를 썼을까. 더군다나 손으로 쓸 수 없는 글을 입으로 읊으면서 내놓았을까.

  시골 군내버스가 지나간다. 마을 어귀로 군내버스가 지나가면서 부릉 소리를 낸다. 처마 밑에서는 새벽부터 새끼 제비가 재재재 노래를 하면서 어미더러 어서 밥 달라 말하고, 어미 제비는 알았다면서 새벽부터 먹이를 물어 나르느라 부산하다. 어젯밤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별도 달도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구름이 걷히면서 해를 볼 수 있을까.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람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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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작은아이가 혼자 양말 신기


  알맞다 싶은 때가 틀림없이 찾아온다고 느낀다. 재촉하거나 서두를 까닭 없이 즐겁게 기다리면 된다고 느낀다. 네 살을 맞이한 작은아이가 혼자 양말을 안 신으려 하든, 혼자 신을 안 꿰려 하든 가만히 지켜보다가 신기기도 하고 스스로 용을 쓰라고 내버려 두기도 한다. 세 살 적까지는 그대로 두면 울기만 했으나, 네 살이 되고부터는 안 울고 씩씩하게 양말을 꿰려고 참말 용을 쓰곤 한다. 그러나 아직 옳게 꿰지는 못한다. 발에 꿰기만 한다. 그래도 이만 한 모습이 어디인가. 이렇게 발에 양말을 꿰는 모양새가 얼마나 재미있는가. 재미있게 놀듯이 자라는 아이들이다.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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