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47] 장난



  가볍게 웃음짓는 장난

  사랑스레 톡 건드리는 장난

  함께 놀고 싶어 부르는 장난



  함께 놀고 싶으니 살살 장난을 겁니다. 사랑스레 노래하고 싶어 가만히 장난을 칩니다. 오늘 하루 새롭게 맞이하면서 활짝 피어나고 싶어 장난을 부립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몸짓인 장난이고, 차츰 따스한 기운이 퍼지면서 장난이 아닌 춤과 노래가 되고, 장난을 넘어 빛과 이야기가 됩니다. 아이들은 가벼운 장난을 하면서 놀이를 깨닫고, 가벼운 장난으로 하루를 지새우는 아이들 놀이는 시나브로 아름다운 삶으로 거듭납니다. 4347.7.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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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52. 마음껏 뛰노는 집 2014.6.27.



  작은아이는 시골에서 낳았지만 큰아이는 도시에서 낳았다. 큰아이는 네 살로 접어들 때까지 도시에서 살았다. 큰아이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닮아 아주 개구지며 밝게 뛰노는 아이인데, 도시에서 태어난 탓에 마음껏 뛰놀지 못하기 일쑤였다. 그나마 아버지가 골목마실을 날마다 여러 시간 하면서 바깥에서 뛰놀도록 했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뛰놀고 싶은데 썩 너그러운 보금자리를 베풀지 못했다. 이런 큰아이는 시골로 보금자리를 옮긴 뒤 언제나 달리면서 뛴다. 하늘로 훌쩍 날아오른다. 온몸에 땀이 맺히면서 펄쩍펄쩍 난다. 일곱 살 사름벼리가 뛰고 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늘 웃지만, 운다.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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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4-07-02 11:30   좋아요 0 | URL
참 신나보여요~

파란놀 2014-07-02 16:03   좋아요 0 | URL
신나게 뛰노는 이 모습을 보며...
아 아 아
하는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
 

내 책을 선물하기


  책을 새로 내놓으면 선물하느라 바쁘다. 먼저, 봉투에 손으로 주소와 이름을 적는다. 책을 봉투에 넣는다. 테이프로 마무리를 지은 뒤, 이 책꾸러미를 우체국까지 자전거로 실어서 나른다. 어제오늘 책꾸러미를 만드느라 부산하다. 부산할 뿐 아니라, 봉투에 주소를 적고 이래저래 테이프로 마감을 하면서 손목이 결리고 허리가 쑤시다. 처음에는 봉투에 주소를 다 적었으나, 이번에 내놓는 책은 일반우편으로 보내기에는 적잖이 걱정스러워 택배로 부치려고 하다 보니, 새 종이(송장)에 주소를 다시 적어서 봉투에 붙여야 한단다. 한 번 적은 주소를 다시 적는다.

  책 하나를 선물하기도 참 만만하지 않다고 깨닫는다. 이틀에 걸쳐 예순 통 즈음 꾸리고는 두 손을 든다. 더 꾸려야 하지만 며칠 쉴까 싶다. 아, 팔이야. 팔이 저려서 저녁밥 지을 적에도 애먹는다. 팔이 저리니 저녁빨래를 하는 동안에도 힘이 자꾸 풀린다.

  믿자. 기다리자. 생각하자. 내 책을 깜짝선물처럼 받으면서 기쁘게 웃을 이웃들을 믿고 기다리며 생각하자. 이번에 선보이는 책뿐 아니라 그동안 선보인 책이 나란히 한껏 사랑받으면서 즐겁게 읽힐 수 있으리라 믿고 기다리며 생각하자. 모두 다 잘 될 테니까.

  참말 어제오늘 자갈밭에서 호미로 돌을 고르면서 두둑을 만드는 마음으로 봉투를 꾸려 책을 부친다. 아쉽다면, 택배회사 일꾼이 오늘은 바빠서 못 오고 이튿날 아침에 온단다. 월요일에 부치고 싶은 책을 월요일에도 화요일에도 못 부치고 수요일에 부치는 셈인데, 수요일에 택배회사에서 책꾸러미를 가져가면 언제쯤 이 책을 이웃들 손에 닿도록 보내 줄까. 금요일이나 토요일까지는 보내 주시겠지? 4347.7.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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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재운 뒤



  아이들을 재운 뒤 기지개를 켠다. 부엌을 살짝 치우고 빨래를 한다. 곁님이 아침부터 집안 구석구석 치우면서 나온 묵은 옷가지가 많아 빨랫감이 많다. 날씨를 보건대 이튿날부터 비가 이어질 듯하기에 오늘 저녁에 이럭저럭 빨래를 하기로 한다. 다친 왼손 둘째손가락은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밴드로 동여매고 빨래를 한다.


  빨래를 하며 생각한다. 왼손 둘째손가락에 물이 들어가는 줄 들여다보려 하는가, 빨래가 잘 되는가를 살피려 하는가, 빨래를 하면서 내 하루를 돌아보려 하는가, 여름 밤에 찬물로 빨래를 하며 시원하다고 느끼려 하는가.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빨래를 한다. 부엌 창가에 작은 빨래대를 세워서 넌다. 마루에도 옷가지를 널고, 아이들이 자는 방에도 옷가지를 넌다. 아이들 이불깃을 여미고 기지개를 다시 켠다. 온몸이 뻑적지근한가. 온몸이 개운한가. 빨래를 하면서 머리를 감았으니, 머리가 다 마르면 아이들 사이로 파고들어 눕자. 4347.7.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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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46] 달걀꽃



  학자들은 ‘망초’나 ‘개망초’라는 풀한테 한자를 덧씌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망초는 망초일 뿐이고 개망초는 개망초일 뿐입니다. 망초나 개망초는 꽃이 비슷하게 생깁니다. 둘은 줄기와 잎사귀에서 다르고, 꽃이 피는 철이 다릅니다. 알아보는 사람은 줄기가 오르고 잎이 돋을 적에 알아보지만, 못 알아보는 사람은 꽃이 피어도 못 알아봐요. 그러나, 이 들풀을 가리켜 ‘달걀꽃’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이웃들이 있어요. 흰자와 노른자가 있는 달걀처럼 생겼구나 싶어서 달걀꽃이라 합니다. 더 헤아린다면 ‘새알꽃’이라고도 할 만해요. 웬만한 새가 낳는 알은 흰자와 노른자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어떤 분은 ‘달걀’이나 ‘닭알’이라는 한국말을 안 쓰고, 구태여 ‘계란(鷄卵) 후라이(fry) 꽃’이라든지 ‘계란꽃’ 같은 이름을 붙이곤 해요. 한국말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인데, 둘레에서 이렇게 엉뚱하구나 싶은 이름으로 잘못 붙이는 사람이 있다면, 똑똑하게 알려주고 바르게 이끌 수 있으면 얼마나 예쁠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망초와 개망초를 두고 ‘달걀꽃’이라는 이름뿐 아니라 고장마다 새로우면서 남다르게 이름을 붙일 수 있어도 즐거우리라 느껴요. 망초나 개망초는 나물로 먹어도 맛있고, 짜서 물로 마시거나 기름에 튀겨서 먹어도 맛있습니다. 4347.7.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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