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셔요 이정서 님, ‘독자’입니다



  이정서 님한테 한말씀 여쭙니다. 독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이정서 님은 ‘섬뜩한 오해’로만 여기니, 독자라는 사람이 책마을에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독자가 들려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책마을 책지기는 어딴 이야기를 책에 담을까 궁금합니다. 다른 번역가를 섬길(존중할) 줄 모른다면 아무런 번역문화를 이루지 못합니다. 그리고, 독자가 차근차근 짚은 대목을 즐겁게 맞아들이지 않을 적에는 다른 누구보다 바로 이정서 님 스스로 새롭게 태어나지 못합니다. 아름다운 문학을 번역하려 한다면, 아름다운 빛을 보고 느껴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야지 싶습니다. 이정서 님이 앞으로 ‘독자’를 ‘책 즐김이’로 느껴서 ‘섬뜩한 오해’와 같은, 뭐랄까, 뜬금없는 ‘핑계(자기합리화)’는 멈추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빚는 ‘책사랑 한길’로 나아가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4347.7.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람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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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움출판사 대표이자 <이방인>을 한국말로 옮긴 이정서 님이

내 알라딘서재에 '섬뜩한 오해'라는 댓글을 아주 길게 붙였는데

이 글을 올리니, 어느새 그 댓글을 지우셨다.


그러나, 댓글을 지웠다 하더라도

독자를 '가볍'거나 '우습'게 여기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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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20. 찍을 만큼만 찍는다



  아이들과 함께 전철을 타고 나들이를 하는 길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옆에 앉습니다. 일산 대화역을 떠난 전철은 어느덧 바깥길을 달립니다. 숲이 나옵니다. 작은아이가 창가로 돌아앉아 푸른 빛을 바라봅니다.

  문득 내 입에서, 아, 하는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네 살 아이가 유리창에 코를 박는 모습이 애틋하도록 귀엽습니다. 나도 네 살 아이였을 적에 이렇게 귀여워서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도 빙그레 웃음지었겠다 싶습니다.

  예전에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린 내 모습을 그윽히 바라보면서 마음속에 빛을 담았으리라 느낍니다. 나는 무릎에 얹은 사진기를 살며시 들어, 찰칵, 하고 찍습니다. 한 장 두 장 석 장 그저 즐거워 찍습니다. 찍을 만큼 신나게 찍은 뒤 아이와 함께 바깥을 내다봅니다. 4347.7.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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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일곱 자리


  전철 일곱 자리를 앉는다. 일산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외삼촌과 곁님과 두 아이까지 있으니 일곱 자리를 통째로 차지한다. 이야, 함께 움직이니 큰식구로구나. 혼례잔치에 가는 길이 재미나다. 아이들 데리고 전철을 타며 이렇게 홀가분하기는 처음이다. 4347.7.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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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51] 알고 배운다



  처음 배워서 처음 알고

  새로 배워서 새로 알며

  다시 배워서 다시 안다.



  다 알았다고 여기면 떠납니다. 아직 모른다고 여기면서도 떠납니다. 스스로 배우고 싶기에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안 배우려 하기에 스스로 안 배웁니다. 다 알았으면 얼마나 다 알았다고 할 만할까 궁금합니다. 모두 안다는 사람은 어느 만큼 알까 궁금합니다. 날마다 하나씩 배워서 알고, 언제나 새롭게 배워서 새로 압니다. 4347.7.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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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요리의 숲 2 - 완결
히데지 오다 글.그림 / 삼양출판사(만화)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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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요리의 숲

ミヨリの森, 2007



  만화책과 만화영화로 나온 《미요리의 숲》을 보면, ‘미요리’라는 아이는 어릴 적부터 ‘숲지기’라는 이름을 받았다. 숲은 언제나 미요리한테 이야기를 건네면서 함께 놀았고, 미요리 또한 숲이 들려주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즐겁게 어우러졌다. 그러면, 미요리는 왜 숲지기가 되어야 했을까. 미요리에 앞서 누가 숲지기 노릇을 했을까.


  미요리는 즐겁게 살고 싶었다. 그렇지만, 도시에서 어머니한테도 아버지한테도 사랑받지 못한다. 학교에서는 동무가 없다. 미요리는 도시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지 못한 채 마음에 깊디깊이 생채기를 받기만 한다. 이러다가 아버지한테서도 어머니한테서도 버림을 받다싶지 시골 ‘할머니’ 댁에 맡겨진다.


  누구한테도 마음을 열지 않고, 마음을 열 생각이 없는 미요리이다. 그런데, 미요리는 저를 이끄는 숲에 한 발짝씩 내딛고, 숲에 두 발짝 세 발짝 내딛으면서 마음속에서 무엇인가 달라지는구나 하고 느낀다. 그리고,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드라운 숨결과 같이 생각을 빛내는 길로 접어든다. 바람을 타고 하늘을 가르면서 스스로 물이 되고 비가 되고 가람이 되고 바다가 되어 보면서, 삶과 지구별과 사랑이 어떻게 맺고 이어지는가를 온몸으로 깨닫는다.


  미요리에 앞서 할머니가 숲지기였다. 할머니는 미요리한테 숲지기를 물려주고 싶었다. 미요리는 할머니가 예전에 숲지기였음을 알아차린다. 모든 실마리를 푼 미요리는 드디어 웃음을 되찾는다. 숲에서 노래하면서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시골에서 지낸다. 할머니가 물려준 숲에서 가장 빛나는, 아니 스스로 빛나는 꽃아이, 시골아이, 숲아이가 된다. 4347.7.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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