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참 씩씩하지



  우리 집 아이인 사름벼리이지만, 사름벼리하고 하루 내내 지내면서 가만히 바라보면, 이토록 씩씩한 아이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마, 우리 집 사름벼리뿐 아니라 온누리 모든 보금자리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모든 아이들이 씩씩하고 대견하리라. 나는 내가 선 우리 집에서 우리 아이를 씩씩하면서 대견하다고 느낄 테고. 더운 땡볕을 받으면서 제법 멀다 싶은 길을 걸었어도 힘들다는 소리가 없다. “없어 줄까? 졸리면 아버지가 안아 줄게. 업히거나 안겨서 가. 괜찮아.” 하고 얘기해도 혼자서 걷겠다고 한다. 삼십 분 넘게 땡볕길을 걷고 나서야 오 분쯤 업히고, 다시 이십 분쯤 걸은 뒤 십 분쯤 업힌다. 이 아이가 우리 집에 온 까닭이 있으리라 느낀다. 우리 아이가 곁님하고 나한테 온 까닭이 틀림없이 있을 테지.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사랑할 때에 서로 즐거우면서 아름다운가를 제대로 느껴서 삶을 지으라는 뜻일 테지. 4347.9.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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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51. 2014.8.11. 강아지풀 놀이순이



  꽃순이는 강아지풀을 보면서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시골은 어디에나 강아지풀이 있지만, 호젓한 길을 걸어가면서 강아지풀을 동무로 삼고 싶다. 더욱이, 집에 있는 동생을 헤아려 동생 몫까지 뜯는다. 사뿐사뿐 가벼운 발걸음으로 강아지풀 줄기를 손에 쥐고 노래하면서 걷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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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많은 아기 올빼미 - 캄캄한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기 올빼미가 아름다운 밤을 알게 된 이야기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41
길 데이비스 글, 딕 트위니 그림, 김현좌 옮김 / 봄봄출판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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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29



두려움과 새로움은 한몸

― 겁 많은 아기 올빼미

 길 데이비스 글

 딕 트위니 그림

 봄봄 펴냄, 2014.8.5.



  아기가 첫걸음을 내디딥니다. 아직 다리에 힘이 많이 붙지 않았기에 한 발 두 발 내딛으면서 다리를 떱니다. 벌벌 떨면서도 어머니나 아버지 손을 놓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어린 아기는 어머니와 아버지처럼 혼자서 어디로든 걸어서 가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기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는 아이가 몸을 뒤집고, 기고, 일어서고, 걷고, 달리고 하는 모습을 찬찬히 지켜봅니다. 한 고비를 지나고 두 고비를 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괜히 가슴이 벅찹니다. 어버이 손길을 조금씩 덜 타면서 스스로 웃고 뛰놀면서 자라는 모습은 몹시 대견합니다.


  가만히 보면, 아기뿐 아니라 어른도 자랍니다. 아기는 다리에 힘이 붙고 손에도 힘이 붙는데, 어른은 몸보다 마음에 힘이 붙습니다. 갓난쟁이를 키워내면서 슬기를 얻고, 집살림을 가꾸면서 사랑을 누립니다.



.. 엄마 올빼미가 아기 올빼미를 달래 주었어요. “용기를 내 보렴, 아가. 하늘에 떠 있는 별을 좀 봐. 얼마나 아름답니?” 아빠 올빼미도 말했어요. “용기를 내 보렴, 아가. 하늘에 떠 있는 달을 좀 봐. 얼마나 크고 밝으니?” ..  (7쪽)



  개구리는 올챙이 적을 모르기 마련입니다. 개구리는 개구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구리는 올챙이를 바라보면서 저 스스로 올챙이로 지내던 날을 돌이킬 수 있습니다. 짝을 지어 알을 낳을 때에는 올챙이로 깨어나기 앞서 알이던 모습을 돌이킬 수 있습니다.


  사람인 어른은 무엇을 돌이킬 수 있을까요? 사람인 어른은 어린이였던 나날을 돌이킬 수 있나요? 아기였던 나날이라든지, 어머니 뱃속에서 무럭무럭 크던 나날을 돌이킬 수 있나요?


  사람인 어른이 지난날을 돌이킬 수 있다면, 아이들을 너르고 깊이 사랑하리라 생각합니다. 사람인 어른이 지난날을 돌이키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사랑하고 아낄 때에 아름다운가를 깨달을 수 있다면, 오늘날 한국 사회와 같은 입시지옥이 짙게 드리우도록 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개구리는 올챙이 적을 모른다고 옛말이 있습니다만, 어른은 아이를 모른다고 해야 할 노릇입니다.



.. 아기 올빼미는 너무 무서워서 눈을 꼭 감았어요. 그러자 갑자기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어요. 아름다운 노래였지요. 또 물 흐르는 소리도 들렸어요. 신비로운 소리였지요. 아기 올빼미는 더 많은 소리들을 듣고 싶었어요 ..  (11쪽)





  길 데이비스 님이 쓴 글하고 딕 트위니 님이 빚은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 《겁 많은 아기 올빼미》(봄봄,2014)를 읽습니다. ‘겁이 많다’고 책이름을 붙였습니다만, 아기 올빼미는 아직 바깥누리가 두려울 뿐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기에 두렵습니다.


  그런데, 두려움은 그냥 두려움으로 끝이지 않아요. 아무것도 몰라서 두려울 수 있다면, 아무것도 몰라서 새로울 수 있어요. 다시 말하자면, 두려움과 새로움은 한몸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기에 그저 두려워서 꼼짝 못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기에 씩씩하게 나서서 새로운 곳으로 힘껏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 아기 올빼미는 날개를 펴서 몸의 균형을 잡으려고 했어요. 산들바람이 아기 올빼미를 들어올려 주고, 부드럽게 잡아 주었어요. 아기 올빼미는 날개를 펄력여 보았어요. 그러자 날았어요 ..  (14쪽)



  아기는 아직 일어선 적이 없습니다. 아기는 아직 걸은 적이 없습니다. 아기는 아직 밥을 먹은 적이 없습니다. 아기는 아직 밥이나 국을 끓인 적이 없습니다. 아기는 아직 자전거를 몬 적도 없고, 도마질을 한 적도 없으며, 글을 쓰거나 읽은 적이 없습니다. 모두 모릅니다.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기는 하나씩 받아들입니다. 돌멩이를 입에 넣어 맛을 봅니다. 모래를 움켜쥐고 냄새를 맡습니다. 두려우면 그 자리에 얼어붙을 테지만, 새롭다고 여기기에 자꾸 이것저것 만지고 입에 넣습니다. 새롭기 때문에 자꾸자꾸 앞으로 나아갑니다.


  어른도 아이하고 똑같습니다. 어떤 일이든 두렵다고 여기면 참말 아무 일을 못합니다. 넘어질까 두려우면 아이들은 못 걸어요. 넘어져서 무릎이 깨질까 두려우면 아이들은 달리지 못해요.


  자전거를 어떻게 배울까요? 걸음을 어떻게 익힐까요? 글을 어떻게 읽거나 쓸까요? 사랑하는 짝을 어떻게 만나서 사귈까요? 우리는 두려움으로 일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새로움을 맞아들이면서 일을 합니다. 새롭기에 일을 하고 놀이를 즐겨요. 새롭기에 사랑을 하고 어깨동무를 합니다.


  훨훨 날아오르기를 바라요.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어른들 누구나 훨훨 날갯짓을 펼치기를 바라요. 아이도 어른도 이 지구별에서 아름답게 사랑을 속삭이면서 즐겁게 노래잔치를 이룰 수 있기를 바라요. 4347.9.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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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9-12 14:41   좋아요 0 | URL
그림이 참 좋습니다!!!!
올빼미가 무척 귀엽네요~^^
이 그림책 은근히 탐이 나는군요. ㅎㅎ

파란놀 2014-09-12 16:32   좋아요 0 | URL
원작은 꽤 예전 작품이더라구요.
앞으로는 이런 그림책이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마 외국에서는 나올는지 모르나
한국에서는 어렵겠지요.

한국은 깊은 숲이 거의 사라졌고
올빼미나 소쩍새를 두 눈으로 지켜본 뒤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화가도
거의 드물 테니까요... ㅠ.ㅜ

여러모로 예쁜 그림책입니다~
 


 우리 말도 익혀야지

 (185) 나의 1


빨간목깃털 메추라기는 순종을, 나의 개 빙고는 성실을, 솜꼬리토끼 빅센과 몰리는 모성애를 … 사람들은 나의 아내 그레이스 갤러틴 톰슨 시튼이 이 책들을 만드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평가해 주지 않고 있다

《어니스트 톰슨 시이튼/장석봉 옮김-쫓기는 동물들의 생애》(지호,2002) 8∼10쪽


 나의 개

→ 내 개

→ 우리 개

 나의 아내

→ 내 아내

→ 우리 아내



  일본책과 서양책을 한국말로 옮기던 이들이 ‘나 + 의’ 꼴 같은 말투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이런 말투는 뿌리를 뽑기 어렵다고 여길 만합니다. 그래요, 그럴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국말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느낍니다. 얄궂은 말투를 뿌리뽑을 수 있든 없든, 제대로 쓰거나 올바로 쓰거나 알맞게 쓰는 한국말은 슬기롭게 배워서 알아야지 싶어요.


  한국말로는 “우리 언니·우리 아버지·우리 아내·우리 할아버지”입니다. ‘나의’를 넣어 가리킬 수 없습니다.


  내가 가진 책이기에 “내 책”입니다. 내가 쓰는 가방이니 “내 가방”입니다. “나의 책”이나 “나의 가방”이 아닙니다. 우리 집에서 기르는 개면 “우리 개” 또는 “우리 집에서 기르는 개”이고, 내가 기르는 개면 “내 개” 또는 “내가 기르는 개” 또는 “나와 함께 사는 개”입니다. 4337.3.1.달/4347.9.1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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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목깃털 메추라기는 착함을, 우리 개 빙고는 참됨을, 솜꼬리토끼 빅센과 몰리는 사랑을 … 사람들은 우리 아내 그레이스 갤러틴 톰슨 시튼이 이 책들을 만들 때에 많이 도와줬다는 대목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


‘순종(順從)’은 ‘얌전함’이나 ‘고분고분함’이나 ‘착함’으로 다듬고, ‘성실(誠實)’은 ‘바지런’이나 ‘부지런’이나 ‘참됨’으로 다듬으며, ‘모성애(母性愛)’는 ‘어머니 사랑’이나 ‘사랑’으로 다듬습니다. “많은 기여(寄與)를 했다”는 “많이 도움이 됐다”나 “많이 도와줬다”로 고쳐쓰고, “…는 사실(事實)을 제대로 평가(評價)해 주지”는 “…는 대목을 제대로 알아주지”나 “…는 대목을 제대로 헤아려 주지”로 고쳐씁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300) 나의 2


내 자식이 아니라면 정말 불쾌해서 참을 수 없는 아이, 이것이 아내가 얘기했던 ‘걱정’의 의미였고, 부족한 아버지인 나의 최초의 슬픔이었다

《스나가 시게오/외문기획실 옮김-아들아 너는 세상 모든 것을 시로 노래하는 사람이 되어라》(가서원,1988) 33쪽


 나의 최초의 슬픔

→ 내 첫 슬픔

→ 나한테는 첫 슬픔

→ 내게는 첫 슬픔

→ 나로서는 첫 슬픔

→ 내가 겪은 첫 슬픔

 …



  이 자리에서는 임자말 ‘나’를 살려서 글투를 손볼 수 있는 한편, 임자말 ‘나’를 덜어서, “모자란 아버지로서 느끼는 첫 슬픔이었다”나 “어리숙한 아버지로서 처음 겪는 슬픔이었다”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4337.7.25.해/4347.9.1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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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아니라면 참말 괘씸해서 참을 수 없는 아이, 이것이 아내가 얘기했던 ‘걱정’을 뜻했고, 모자란 아버지인 내 첫 슬픔이었다


‘정(正)말’은 ‘참말’이나 ‘무척’으로 다듬고, ‘불쾌(不快)해서’는 ‘괘씸해서’나 ‘못마땅해서’로 다듬습니다. “‘걱정’의 의미였고”는 “‘걱정’을 뜻했고”로 손질하고, ‘부족(不足)한’은 ‘모자란’으로 손질하며, ‘최초(最初)의’는 ‘첫’으로 손질합니다.


..



 '-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18) 나의 3 : 나의 확신


그러는 동안 나의 확신은 점점 굳어졌다

《야누슈 코르착/노영희 옮김-아이들》(양철북,2002) 13쪽


 나의 확신은

→ 내 믿음은

→ 내 생각은

 …



  한국말은 ‘내’입니다. 일본말로는 ‘私の’라고 적어요. 우리가 쓰는 ‘나의’라는 말투는 바로 이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일본사람들이야 ‘나의’처럼 적는다지만, 한국사람이 일본 말법을 따를 까닭은 없어요. 한국 말법을 일본사람들이 따를 까닭이 없듯, 미국사람이나 프랑스사람이 한국 말법을 따를 까닭이 없듯, 우리는 한국에서 한국 말법을 쓰면 될 뿐입니다.


  그러고 보면, 초등학교 아이들한테 영어를 가르친다고 학교와 나라에서 무척 크게 마음을 쏟고 돈도 들입니다. 영어를 가르쳐야 하니까 가르칠 텐데, 아이들이 보는 영어 교과서나 사전은 말풀이를 어떻게 다룰까요? 영어를 한국말로 옮길 적에 어떻게 쓰거나 풀어야 한다고 가르칠까요?


 my : 나의


  초등학교 어린이가 보는 영어사전뿐 아니라, 어른이 보는 영어사전에도 ‘my’를 풀이하면서 ‘나의’로 적습니다. 그저 이뿐입니다. 이러다 보니, 아이도 어른도 한국말 ‘내’를 제대로 쓸 줄 모릅니다.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엉뚱한 일본 말투나 영어 말투인 ‘나의’를 쓰고 맙니다.


  영어사전은 “my friend”라는 말을 “나의 친구”로 풀이합니다. “내 친구”로 풀이하지 않습니다.


  한국말에 처음 스며들어 퍼질 적에는 일본말에서 비롯한 ‘나의’인데, 이제는 영어를 가르치는 자리에서 아주 얄궂게 굳어서 퍼지는 ‘나의’이지 싶습니다. 학교에서도 나라에서도 엉뚱한 말을 가르치는 셈입니다.


  아이들이 말다운 말을 듣고 읽으며 배울 수 있도록 어른들이 눈을 뜨기를 바랍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말다운 말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넋을 가꿀 수 있도록 스스로 한국말을 슬기롭게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37.9.15.물/4347.9.1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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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동안 내 믿음은 차츰 굳어졌다


‘확신(確信)’이라는 한자말을 생각합니다. “굳게 믿음”을 한자말로 담으면 ‘확신’입니다. 그런데 “확신은 점점 굳어졌다”고 썼어요. 어때요? 앞뒤 겹말이 되지요? ‘점점(漸漸)’은 ‘조금씩’이나 ‘차츰’을 뜻하는 일본 한자말입니다. ‘점점’뿐 아니라 ‘차차(次次)’와 ‘점차(漸次)’도 모두 일본 한자말입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64) 나의 41


대공원의 공중 열차보다 / 훨씬 숨막히고 식은땀 나는 / 전철 안에서 / 그 날 나의 가장 큰 소망은 / 기린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남호섭-타임 캡슐 속의 필통》(창비,1995) 31쪽


 그 날 나의 가장 큰 소망은

→ 그 날 내 가장 큰 바람은

→ 그 날 내 가장 큰 꿈은

 …



  보기글은 동시입니다. 동시를 쓰는 어른이 ‘나의’를 쓰고 맙니다. 동시를 읽고 배울 아이들은 이런 말투를 눈과 귀와 손에 익히고 맙니다. 아무쪼록 문학을 하는 어른들이 앞장서서 옳고 바르게 글을 쓰기를 빕니다. 문학을 하는 어른들조차 한국말을 엉터리로 쓰면 참으로 큰일입니다. 문학 가운데 어린이문학을 하는 어른들마저 한국말을 얄궂게 쓰면 더없이 걱정스럽습니다. 4347.9.1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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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원 하늘 열차보다 / 훨씬 숨막히고 식은땀 나는 / 전철에서 / 그 날 내 가장 큰 꿈은 / 기린 되기였습니다


“대공원의 공중(空中) 열차”는 “대공원 하늘 열차”나 “큰공원 하늘 열차”로 다듬습니다. “전철 안에서”는 “전철에서”로 손보고, ‘소망(所望)’은 ‘바람’이나 ‘꿈’으로 손보며, “기린이 되는 것이었습니다”는 “기린 되기였습니다”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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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83) 우리의 1


우리의 경로는 양옆의 바위 언덕으로 둘러싸인 이 호수를 에둘러 가는 것이었다

《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티벳전사》(그물코,2004) 98쪽


 우리의 경로는 … 에둘러 가는 것이었다

→ 우리가 갈 길은 … 에둘러 가는 길이다

→ 우리 길은 … 에둘러 간다

→ 우리는 … 에둘러 간다

 …



  한자말 ‘경로(經路)’는 “지나는 길”이나 “가는 길”을 뜻합니다. 보기글에서는 “우리의 경로”로 적었습니다만, “우리가 지나는 길”이나 “우리가 가는 길”로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고쳐쓰고 나면, “우리가 가는 길은 … 에둘러 가는 것이다”와 같은 글꼴이 돼요. 그래서 이 글월은 통째로 손질해서 새로 써야 합니다. 4337.11.26.쇠/4347.9.12.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ㄱ. 우리는 바위 언덕으로 둘러싸인 이 못을 에두르는 길을 간다

ㄴ. 우리는 바위 언덕으로 둘러싸인 이 못을 에둘러 가기로 했다


‘양(兩) 옆’이라고도 쓸 수 있습니다만, ‘두 옆’으로 쓰거나 ‘옆’이라고만 하면 한결 낫고, “이쪽 저쪽 모두”로 손볼 수 있는데, 이 글월에서는 아예 덜 만합니다. “에둘러 가는 것이었다”는 “에둘러 갔다”로 다듬습니다.


..



 '-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111) 우리의 2


그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 우리의 영혼이 영원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지 없는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로리 팰라트닉,밥 버그/김재홍 옮김-험담》(씨앗을뿌리는사람,2003) 24, 32쪽


 그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 그 선택은 우리 몫이다

→ 그렇게 하는 건 우리 몫이다

→ 어떻게 하느냐는 우리 몫이다

 우리의 영혼이 기쁨을 누리다

→ 우리 넋이 기쁨을 누리다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 우리 선택에 달렸다

→ 우리가 선택하기에 달렸다

→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

→ 우리 하기 나름이다

→ 우리가 어떡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



  사람을 가리키는 대이름씨 가운데 ‘우리’가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 형”, “우리 집”, “우리 나라”, “우리 남편”, “우리 집 개”라고 말할 때에 씁니다. 그냥 ‘우리’ 꼴로 적어야 알맞습니다. 그러나 요사이 들어 ‘우리’ 뒤에 토씨 ‘-의’를 잘못 붙인 말을 흔히 봅니다.


  어느 자리이건 ‘우리’라고만 적어야지요. ‘나’라는 말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나의’가 아니라 ‘내’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그러나 자꾸자꾸 얄궂게 ‘-의’가 들러붙어요. 어쩌면 요즈음은 바르거나 알맞게 쓰는 말보다,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는 바람에 이러하지 싶기도 합니다. 외국말을 배우는 사람은 늘어나도 한국말을 배우는 사람은 없거나 드물기 때문에 이러하지 싶기도 합니다.


  가만히 보면, 영어 한 마디 잘못 쓰면 아주 큰 잘못이라고 낱낱이 따지는 사람이 많지만, 한국말 한 마디 잘못 쓰는 일은 ‘그게 왜 대수이냐? 그렇게 쓸 수 있지 않느냐?’ 하고 되레 따지기도 합니다. 4337.12.30.나무/4347.9.12.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어떻게 하느냐는 우리 몫이다 … 우리 넋이 언제까지나 기쁨을 누릴 수 있는지 없는지는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


한자말 ‘선택(選擇)’은 그대로 두어도 되겠지요. 그러나 이 대목에서는 “그렇게 하느냐 마느냐”라든지 “어떻게 하느냐”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영혼(靈魂)’은 ‘넋’으로 손질하고, “달려 있다”는 “달렸다”로 손질합니다.


..



 '-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133) 우리의 3


우리의 다음 정류지는 타왕이었다

《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티벳전사》(그물코,2004) 262쪽


 우리의 다음 정류지는 타왕이었다

→ 우리가 다음에 쉴 곳은 타왕이었다

→ 우리가 다음에 머물 곳은 타왕이었다

→ 우리는 다음에 타왕에 머무른다

→ 우리는 다음으로 타왕에 머무를 생각이었다

→ 다음으로 우리가 쉴 곳은 타왕이었다

→ 다음으로 우리는 타왕에 간다

 …



  보기글을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정류지’ 같은 한자말이 아닌 ‘머물 곳’이나 ‘쉴 곳’이라는 한국말을 넣더라도 “우리의 다음 쉴 곳”처럼 글을 쓰는 분이 있겠구나 싶습니다. 말버릇이나 글버릇은 쉬 바로잡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라는 낱말 뒤에는 ‘-의’이라는 토씨가 붙을 수 없는 줄 알아야 합니다. 이 대목을 모르기 때문에 얄궂다 싶은 말투를 자꾸 쓰고 맙니다. 4338.1.22.흙/4347.9.12.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우리가 다음에 쉴 곳은 타왕이었다


‘정류지(停留地)’는 ‘머물 곳’이나 ‘쉴 곳’으로 다듬습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펴보면 ‘정류지’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한국말사전에 없기도 한 ‘정류지’이지만, 뜻을 알기 어려운 낱말은 굳이 써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63) 우리의 16


우리의 제일 높은 산 이름 / 우리의 제일 오랜 산 이름 / 백두산, / 왜 백두산 담배는 없을까

《남호섭-타임 캡슐 속의 필통》(창비,1995) 146쪽


 우리의 제일 높은 산 이름

→ 우리 가장 높은 산 이름

→ 우리한테 가장 높은 산 이름

→ 우리 나라 가장 높은 산 이름

→ 우리 땅 가장 높은 산 이름

→ 우리 겨레 가장 높은 산 이름

 …



  토씨 ‘-의’만 덜면 되는데, 글흐름을 살피면서 “우리 나라”라든지 “우리 겨레”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보기글은 동시인 만큼 “우리 나라”나 “우리 겨레”로 손볼 때가 가장 잘 어울리지 싶은데, 동시가 아닌 여느 글이라면 “우리 나라에서 가장 높은”이나 “우리 땅에서 가장 오랜”처럼 손볼 수 있습니다. 4347.9.12.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우리 나라 가장 높은 산 이름 / 우리 겨레 가장 오랜 산 이름 / 백두산, / 왜 백두산 담배는 없을까


‘제일(第一)’은 ‘가장’이나 ‘첫째가는’이나 ‘으뜸가는’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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