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994) 다름아니다 2


혹, 누군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사람이 스스로를 알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다름 아닌 방해를?

《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아나스타시아 8 새 문명》(한글샘,2014) 43쪽


 다름 아닌 방해를?

→ 그러니까 방해를?

→ 바로 방해를?

→ 다시 말하자면 방해를?

 …



  글월 끝에 적는 ‘다름아니다(다름이 아니다)’는 ‘같다’나 ‘마찬가지’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글월 첫머리에도 ‘다름아닌(다름이 아닌)’을 넣는 분이 꽤 많아요. 이때에는 ‘그러니까’나 ‘바로’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를테면, “다름아닌 너로구나?”는 “바로 너로구나?”나 “그러니까 너로구나?”로 바로잡습니다. “다름아닌 그 일 때문에 말인데요”는 “바로 그 일 때문에 말인데요”나 “그러니까 그 일 때문에 말인데요”로 바로잡지요.


  ‘다름아니다’라는 말투는 어디에 들어가도 안 올바릅니다. 올바른 말투를 알맞게 살펴서 제대로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9.10.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설마, 누군가가 온갖 수를 써서 사람이 스스로를 알지 못하도록 가로막지는 않을까. 그러니까 헤살을?


‘혹(或)’은 ‘설마’로 다듬고, “온갖 수단(手段)을 동원(動員)하여”는 “온갖 수를 써서”나 “온갖 수를 끌어들여”로 다듬습니다. “방해(妨害)하는 것은 아닐까”는 “가로막지는 않을까”나 “틀어막지는 않을까”로 손질하고, “방해를?”은 “헤살을?”로 손질해 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말도 익혀야지

 (995) 휴


휴, 너도 미아랑 똑같이 바보 같구나 … 휴, 나도 몰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김라합 옮김-마디타》(문학과지성사,2005) 142, 143쪽


 휴

→ 후유

→ 어휴

→ 아휴

 …



  한숨을 내쉬는 소리를 ‘휴’처럼 잘못 적는 분이 꽤 많습니다. 게다가 어린이책에까지 이처럼 적는 일이 잦아요. 모두 한국말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 해야 할 모습입니다. ‘휴’는 일본말 ‘ひゅう’를 그대로 옮겨적은 소리입니다. 한숨 소리는 한국말로는 ‘후유’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이 한숨을 내쉴 적에 비슷하게 소리를 낸다고 할 만하기에, 그만 헷갈릴 수 있겠지요. 그러나, 한숨 소리뿐 아니라 소쩍새 우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까지 나라마다 다 다르게 적습니다. 한숨을 쉬는 소리에다가 웃거나 우는 소리도 나라마다 다 다르게 적어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휴’를 ‘후유’를 줄인 낱말인 듯 다룹니다. 안타깝지만, 이런 말풀이와 올림말은 모두 잘못입니다. 한국말사전에서 ‘휴’는 털어야 마땅합니다. 일본사람 한숨 소리를 잘못 적어서 자꾸 퍼지는 ‘휴’를 함부로 한국말사전에 실으면 안 될 노릇입니다. 저마다 다른 숨결이 깃든 말을 올바르게 살필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9.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디타는 신나게 놀고 싶다. 그래서 신나게 논다. 마디타는 하하 웃고 싶다. 그래서 하하 웃는다. 마디타는 싸움을 안 좋아하지만 누가 동생을 괴롭힐라치면 번개처럼 달려와서 벼락처럼 주먹을 날린다. 마디타는 일곱 살에 지붕을 솜씨 있게 탈 수 있고, 나무는 가볍게 오르며, 맨발로 온 들과 숲을 누빌 수 있다. 사랑스러운 아이 마디타는 놀이순이요 이야기순이인데다가 꿈순이와 사랑순이라고 느낀다. 날마다 새롭게 아침을 맞이하고, 언제나 즐겁게 노래한다.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따사로운 숨결을 물려받고, 이웃과 동무한테 맑은 눈망울을 베푼다. 이야기책 《마디타》에 나오는 마디타는, 이야기책 《삐삐》에 나오는 삐삐하고 서로 동무로구나 하고 느낀다. 다만, 삐삐는 벼랑에서 뛰어내려도 하늘을 날았지만, 마디타는 지붕에서 뛰어내렸다가 머리가 크게 다쳤다. 4347.9.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마디타- 2단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라합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3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14년 09월 10일에 저장
절판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재일 3세인 이붕언 님이 일본에서 ‘재일 1세’로 살아가는 사람을 찾아다니면서 만났다. 이녁한테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될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찍었다. 머잖아 재일 1세인 할아버지 할머니는 모두 돌아가실 테고, 그분들 이야기는 이러한 책에 글과 사진으로 남으리라. 재일 1세가 모두 사라지면, 그무렵에는 재일 4세가 재일 2세를 할아버지나 할머니로서 만날 테지. 기나긴 날이 흘러 재일 2세도 스러질 무렵이면, 재일 5세가 재일 3세를 할아버지나 할머니로서 만날 테지. 한 세대를 건너뛰어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세대롤 가로질러 이야기가 흐른다. 오늘 한국에서는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어떤 손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오늘 한국에서는 어떤 할아버지와 할머니한테서 어떤 이야기가 흐를 수 있을까. 《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에 나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할아버지 할머니하고 똑같은 숨결이다. 4347.9.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 사진으로 기록한 재일동포 1세들의 마지막 초상
이붕언 지음, 윤상인 옮김 / 동아시아 / 2009년 3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2014년 09월 10일에 저장
절판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림 그리기 (사진책도서관 2014.9.8.)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한가위를 맞이했고, 우리 집은 시골을 지킨다. 양력으로는 퍽 이르다 할 한가위인 터라 아직 꽤 덥다. 아침 열 시가 지나가면 땀이 흐른다. 아이들과 도서관으로 가서 놀기로 한다. 오늘도 다른 날처럼 ‘책꽂이 곰팡이’를 닦는다. 그러나 조금만 닦는다. 날마다 곰팡이를 닦자니 다른 일을 아무것도 못 한다. 이틀이나 사흘에 한 차례씩 곰팡이를 닦기로 하고, 여느 날에는 책꽂이를 살피거나 뮤패드로 책이야기를 써 보기로 한다.


  도서관으로 들어서는 길목이 확 트였다. 우리가 빌려서 쓰는 폐교 건물을 건사하는 새로운 분이 풀을 죄 베어 주신 듯하다. 우리가 도서관으로 삼는 폐교 건물은 다른 분이 먼저 빌리셨고, 우리는 그분들한테 다시 빌렸다. 우리는 건물 반칸만 쓰기로 했으니 다른 것은 손대지 못한다. 풀이 쑥쑥 잘 자라도 길만 낫으로 조금 벨 뿐, 더 건드릴 수 없다. 전기를 못 쓰건 물을 못 쓰건 우리가 아랑곳할 수 없는 노릇이다.


  도서관으로 들어서는 풀숲길이 넓게 트이니, 큰아이가 “내가 좋아하는 꽃이 모두 사라졌잖아.” 하고 말한다. 괜찮아. 이 길에만 꽃이 없을 뿐, 옆에 있는 너른 풀숲에는 고들빼기꽃이며 돌콩꽃이며 가득하단다. 이제 막 봉오리를 터뜨리려 하던 사광이풀도 모두 베여서 사라지니 아쉽기는 하지만, 사광이풀은 어디에서든 쉬 찾아볼 수 있겠지. 어제 도서관에 왔을 적에 사광이풀꽃 봉오리를 만지니 꽤 단단했다. 아주 작아 아기 손톱보다 더 작은 봉오리인데 얼마나 야무진지 모른다.


  도서관에 들어온 뒤 큰아이는 만화책부터 찾고, 작은아이는 이 끝에서 저 끝으로 쉬잖고 달리면서 논다. 온몸이 땀투성이가 되도록 논다. 지난날을 돌이킨다. 일곱 살 큰아이가 서너 살 무렵일 적에도 요즈음 작은아이처럼 내내 뛰면서 놀았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봄에도 가을에도 그야말로 기운차게 달리면서 놀았다. 놀이순이 큰아이는 어느새 책순이로 거듭난다. 이제 다리힘이 많이 붙은 작은아이는 한동안 놀이돌이로만 지낼 테지.


  두 아이가 서로 다르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생각한다. 내가 이루어 앞으로 즐겁게 꾸리고 싶은 도서관은 어떤 모습인가. 풀과 나무로 숲을 이룬 도서관,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책을 갖춘 도서관, 시골사람 스스로 삶을 짓는 보금자리와 함께 있는 도서관, 자동차 소리나 농약 냄새에서 홀가분한 도서관, 일하고 놀고 어울리고 춤추고 노래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마당이 되는 도서관, 날마다 삶을 새롭게 배우면서 스스로 다시 태어나는 넋을 익힐 수 있는 도서관, 이런 도서관이겠지.


  하얀 종이에 그림을 그려야겠다. 우리 도서관이 나아갈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서 날마다 들여다보아야겠다. 곰팡이 걱정뿐 아니라 임대료 걱정이나 농약 걱정을 모두 씻어내는 아름다운 도서관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야겠다. 아이들을 생각하고 나와 곁님을 생각하며 이웃과 동무 모두를 생각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