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하기와 글쓰기


 둘레 사람들이 흔히 ‘최종규 씨는 집에서 손빨래를 하지 않고 기계빨래를 하면 글을 쓸 겨를을 더 낼 수 있지 않겠어요?’ 하고 묻습니다. 이렇게 걱정해 주는 이야기는 아주 고맙습니다. 날마다 두어 시간씩 빨래하는 내 삶을 돌아본다면, 나는 참으로 오랜 나날을 빨래하기로 보낸다 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다가, 밥을 차리고 치우며 아이들한테 밥을 먹이는 품을 누군가 해 준다면 얼마나 홀가분할까요. 밥을 하자면 먹을거리를 읍내 저잣거리로 찾아가서 장만해야 하는데, 이 몫을 누가 해 준다면, 자전거를 타고 나가든 읍내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든 하면서 내 품을 덜어 준다면, 집안을 쓸고닦아야 하고, 집살림을 돌보는 일을 다른 사람이 해 준다면, 나로서는 아주 느긋할 수 있겠지요.

 이것저것 하자면 하루에 집일로 쏟는 품은 참 많습니다. 집일을 하지 않을 수 있으면 글쓰기라든지 책읽기에 더욱 마음을 기울이겠지요.

 그러나,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집일을 하지 않으면서 살아갈 수 있을 때에, 내 글이 한결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아이들하고 복닥이는 나날을 보내지 않을 수 있다면, 책방마실을 마음껏 즐기면서 책읽기를 아주 신나게 할 수 있을까 참말 모르겠습니다.

 아주 조용한 곳에서 책상 앞에 앉아 원고지를 붙잡으면 온누리를 따사롭게 비출 살가운 글을 가득가득 길어올릴 수 있는지 그야말로 모르겠어요. (4344.10.10.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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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0-10 13:37   좋아요 0 | URL
저두 정말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딱 제 생각을 써주셨어요.
집안일을 천천히 하지 않고 나아갈 때, 과연 나의 삶이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예전에 너무나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마트와 외식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때
돈의 여유는 조금 있었지만 과연 행복하고 여유로왔나, 사랑스러웠나 하는 지점에서는
아니다....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파란놀 2011-10-10 17:54   좋아요 0 | URL
앞으로는
마음 착한 사람들이
마음 착한
고운 길을
슬기로이 깨달아 주리라 믿어요~
 
떠들썩한 마을의 아이들 동화는 내 친구 72
아스트리드 린드 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199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한테 무슨 놀거리를 베푸는가요
 [어린이책 읽는 삶 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불러비의 아이들》(국민서관,1981)


- 책이름 : 불러비의 아이들
- 글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 옮긴이 : 이반
- 펴낸곳 : 국민서관 (1991.2.20.)
- 2000년에 ‘논장’에서 《떠들썩한 마을의 아이들》로 다시 나옴


 (1) 어린이삶을 생각한다


 집을 떠나 바깥마실을 다니다가 셈틀방에 들어갈 때가 있습니다. 나는 늘 ‘담배 안 태우는 자리’에 앉지만, 이곳에 앉아도 담배 내음을 맡아야 합니다. 내가 또닥거리는 자판에도 담배 기운이 서립니다.

 집을 떠나 바깥마실을 다니다가 여관에서 잠을 얻어 잘 때가 있습니다. 나와 내 살붙이는 담배를 태우지 않지만, 어느 여관에 들어가더라도 담배 기운이 자욱합니다. 한겨울이건 한여름이건 맨 먼저 창문을 활짝 열고 한참 담배 내음을 빼냅니다.

 담배를 태우는 사람 눈높이로 바라보자면 ‘담배를 마음껏 태울 자리’가 줄어듭니다. 그러나, 담배를 안 태우는 사람 눈높이에서 살피자면, 담배를 태우지 못하도록 하는 자리가 늘어난다지만, 어디에나 담배 내음이 흐릅니다.

 자동차를 모는 사람 눈높이로 생각하자면 ‘자동차가 들어서지 못할 곳’이라든지 ‘자전거가 달리거나 사람이 걷는 길’이 늘어난다 여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가용 아닌 자전거와 두 다리로 움직이는 사람 눈높이에서 돌아보자면 좁은 골목에서도 무시무시하게 내달리는 자동차가 너무 많을 뿐 아니라, 사람이 걸어다닐 길에까지 자동차가 떡 하니 올라서서 버티기 일쑤입니다.


.. 나는 ‘리자’라고 하는 소녀입니다. 물론 여러분들도 나를 그렇게 부를 수 있어요. 나는 일곱 살인데, 금방 여덟 살이 될 거여요. 엄마는 곧잘 이렇게 말하곤 해요. “너는 이제 그만큼 컸으니, 청소하는 것쯤은 도울 수 있지 않니?” 그렇지만 라스와 핍은 이렇게 말해요. “우리는 어린애들까지 인디언놀이에 끼워 주고 싶지 않아. 너는 아직 너무 어리단 말야!” … 엄마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창고에서 잠잔다는 일을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했어요. 하지만, 내가 남자들이 재미있게 지낼 수 있도록 허락받았다면 여자아이들도 그래야 되지 않느냐고 말하니까, 승낙해 주었읍니다 ..  (10, 57∼58쪽)


 옆지기 어버이와 동생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살아갑니다. 옆지기랑 두 아이와 함께 경기도 일산으로 찾아가는 길은 퍽 고단합니다. 먼저 서울로 들어서야 하고, 서울에서 지하철로 갈아타서 일산으로 접어들어야 합니다. 이동안 매캐한 배기가스와 담배 내음에다가 시끄러운 소리로 골이 띵합니다. 북적이는 사람들은 핏기 없는 얼굴로 바삐 오가느라, 아이들을 건사하며 사람숲을 헤치기란 좀 고달픈 일이 아닙니다. 이 많은 이웃들이 서로를 따사로운 사랑으로 마주하지 못하니, 서울에서든 일산에서든, 아이들하고 즐거이 마실하기는 참 힘겹습니다.

 우리 식구가 시골에서 살아가니까 이렇게 느낀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시골에서 살아가든 도시에서 살아가든 늘 매한가지입니다. 어디에서 살아가느냐도 틀림없이 돌아볼 노릇인데, 이에 앞서, 사람들이 바라는 길이 거의 한쪽으로 쏠립니다. 돈벌이와 이름얻기와 힘겨루기, 이 한 갈래 길로만 쏠리고야 맙니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나 학원에 넣으면서, 정작 이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며 어떻게 살아가기를 바라는가를 깨닫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대학교에 넣으려 하면서 막상 아이들이 대학교 졸업장으로 어떤 슬기를 깨우치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를 꿈꾸는가를 곱씹지 않아요.


.. 할아버지는 앞을 잘 보지도 못하면서, 창가에 베고니아 화분을 놓고 참 잘 돌봐 주고 있답니다. 할아버지는 그 꽃들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곤 했읍니다. 또, 벽 위에는 아름다운 그림들도 걸어 놓았는데, 그 중에서도 나는 특히 두 그림을 좋아해요 … 햇빛 속에 앉으면, 할아버지는 갑자기 ‘좋군, 좋은데!’라고 되풀이하여 중얼거립니다. 그래서, 우리가 왜 ‘좋군, 좋은데’라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것은 할아버지의 젊었을 적 나날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래요. 그때는 보나마나 아주 옛날이었을 겁니다 … “할아버지는 정말 안되셨어요. 눈등을 보실 수 없잖아요. 그 대신 노래를 불러 드릴까요?” 안나가 말했어요. 그녀는 할아버지가 우리의 노래 소리를 듣기 좋아하므로, 그렇게 물은 것입니다 ..  (46∼47, 88쪽)


 아이들은 일을 하지 못합니다.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일을 시키지 않습니다. 아니, 어른들부터 일을 하지 못합니다. 어른들은 돈을 벌 뿐, 일을 하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이름값을 높일 뿐, 일을 즐기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힘겨루기에 얽매일 뿐, 어깨동무를 하는 아름다운 일을 사랑하지 않아요.

 내 손으로 밥을 얻어야지요. 내 손으로 옷을 지어야지요. 내 손으로 집을 살펴야지요.

 밥도 옷도 집도 내 손으로 건사할 수 없다면, 어른인 내가 하는 일이란 무엇이 되나요. 밥도 옷도 집도 온통 돈으로만 마련해서 쓰고 버리는 흐름에 젖어든다면, 내 아이는 어른인 나한테서 무엇을 배우거나 물려받을까요.

 아이들은 일을 못할 뿐 아니라 놀이도 못합니다. 아이들은 일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면서 놀지 못하는 아이들입니다.

 슬프지만 안타깝지만 아프지만, 어쩔 수 없어요. 어른들부터 놀지 못하는걸요. 어른들부터 일하지 않는데다가 놀지 않는걸요.

 놀지 못하는 어른들이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지 못하지요. 신나게 놀고 즐거이 노는 길을 사랑하지 못하는 어른들이니, 이 어른들이 아이를 낳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든, 아이들이 홀가분하게 뛰노는 기쁨을 누리도록 돕지 못해요.


..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도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썰매에서 소리치는 일은 하지 않았읍니다. 나는 등을 대고 누워서 하늘에 있는 찬 별들을 쳐다보았읍니다. 별은 너무 많고 너무나도 멀리 있었읍니다. 그때, 나는 모피깔개 밑으로 기어 들어가서 라스와 핍이 듣지 못하도록 조용히 나 자신을 위해 노래를 불렀읍니다 ..  (107쪽)


 아이들한테 무상급식을 해 본들 부질없어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먹을 낮밥이든 저녁밥이든 도시락이든 바깥밥이든, 사랑이 깃든 밥이어야 해요. 급식을 거저로 해 준다거나, 도시락을 누가 싸 준대서 아이들이 맛나게 먹지 않아요. 급식이든 도시락이든 사랑이 담겨야 몸을 살찌우는 밥이에요.

 아이들한테 훌륭한 교과서나 교재나 책을 안긴다 해서 아이들이 똑똑해지지 않아요. 교육과정이 빈틈없다고 해서 아이들이 빈틈없이 자랄까요. 원어민 영어강사가 가르친대서 아이들이 영어를 잘 배우나요.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을 나와야 비로소 교사 구실을 하는가요.

 아이들은 놀아야 해요. 아이들은 놀면서 일해야 해요. 아이들은 일해야 해요. 아이들은 일하면서 놀아야 해요.

 그러니까, 아이들은 살아숨쉬는 목숨이어야 해요. 아이들은 펄떡펄떡 뛰는 가슴으로 사랑을 나누는 빛줄기여야 해요. 아이들은 제 어버이한테서 가장 슬기로운 꿈을 물려받으면서 한껏 빛나는 씨앗을 마음밭에 심으면서 하루하루 보람차게 누려야 해요.


 (2) 어린이문학을 생각한다


 2000년에 ‘논장’출판사에서 《떠들썩한 마을의 아이들》로 다시 나온 어린이책 《불러비의 아이들》(국민서관,1981)을 읽었습니다. 1981년 책이든 2000년 책이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 문학입니다. 옛 번역이든 새 번역이든 아름다운 이야기 감도는 사랑스러운 책이에요.

 헌책방마실을 하면서 1981년 책을 뜻밖에 만났습니다. 이윽고 2000년에 새롭게 옷을 입은 책을 만났습니다. 두 가지 책을 나란히 놓고 곰곰이 살피다가, 2000년 책은 책시렁에 예쁘게 꽂고, 1981년 책에 밑줄을 그으면서 읽기로 합니다. 나한테는 1981년 번역이 더욱 애틋하면서 살갑기 때문입니다.


.. 나는 내가 무엇이 될지 잘 모르겠지만, 작고 귀여운 아이들을 좋아하니까 아마 엄마가 될 것 같아요 ..  (14쪽)


 《불러비의 아이들》에 나오는 어린 가시내가 “작고 귀여운 아이들을 좋아하니까” 나중에 어머니가 되리라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눈시울이 촉촉히 젖습니다. 아, 그렇다면, 아이들을, 작고 귀여운 아이들을, 예쁘며 작고 귀여운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내라면 먼 뒷날 아버지가 되리라 생각하겠지요.

 요즈음 아이들을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요즈음 열두어 살 어린이와 열예닐곱 살 푸름이를 헤아려 봅니다. 스물두어 살 젊은이를 헤아려 봅니다.

 오늘날 어린이와 푸름이와 젊은이 가운데 ‘나는 어머니가 되겠어요’라든지 ‘나는 아버지가 되겠어요’ 하고 꿈꾸는 고운 넋은 얼마나 되려나요.

 운동선수나 연예인이나 학자나 의사가 되겠다는 어린이나 푸름이나 젊은이가 아니라,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겠다는 어린이나 푸름이나 젊은이는 몇이나 되려나요.


.. 우리 정원 뒤에는 호도나무·노가주나무들과 또, 많은 종류의 관목들이 빽빽한 과수원이 있읍니다. 나무가 정말 너무 많기 때문에, 아빠는 그것을 모두 베어낸 다음 소 목장이나 더 늘려야겠다고 말하곤 합니다. 나는 아빠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거기에는 숨을 장소가 많거든요 … 나는 다른 곳에서 크리스마스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불러비에서는 우리가 생강과자를 굽는 날에 시작이 됩니다. 우리는 그날을 크리스마스 이브만큼이나 재미있어 합니다 ..  (74, 90쪽)


 나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 어린이문학이 좋습니다. 나는 이원수 님 어린이문학 또한 좋습니다. 사람이 사람다이 살아갈 길을 차근차근 밝히면서, 수수하고 투박한 길을 느긋하게 걸어가는 이야기를 담는 린드그렌 할머님 문학과 이원수 할아버님 문학을 사랑합니다.

 돋보이는 문장력이나 구사력이나 수사력이나 표현력이 얼마나 담겨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공상이니 환상이니 판타지이니 무어니 하는 실마리를 얼마나 실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어린이문학은 사랑에서 비롯해야 한다고 느껴요. 내 사랑스러운 사람들하고 내 사랑스러운 보금자리를 일구는 내 사랑스러운 나날을 아끼는 이야기를 담아야 비로소 어린이문학이라는 이름이 걸맞다고 느껴요. 그리고, 이러한 어린이문학이 밑거름이 되어 어른문학도 태어나겠지요.

 사랑이 없다면 어린이문학이든 어른문학이든 아닐 뿐 아니라, 문학조차 될 수 없으며, 이야기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어요.


.. “생각해 보셔요. 할아버지, 할아버지도 옛날에는 이 뽑기를 무서워했던 어린애였었잖아요?” … “그렇지만, 너도 알다시피 아이들에게 고함을 치며 무섭게 하는 어른도 있어. 그러면, 아이들은 부모 말을 전혀 듣지 않게 되고,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난폭해지게 돼. 신문에 난 기사야.” 안나가 말했읍니다. “이렇게 귀여운 아기에게 어떤 사람이 고함치고 싶어 할까?”..  (125쪽)


 나는 우리 집 두 아이가 예쁜 어머니와 멋진 아버지가 될 수 있기를 비손합니다. 나는 우리 집 두 아이가 예쁜 어머니가 되는 길과 멋진 아버지가 되는 길을 걷자면 스스로 무엇을 익히거나 받아들이거나 살펴야 하는가를 느낄 수 있기를 꿈꿉니다.

 아이들 가슴에서 싹이 돋아 자라날 고운 꿈과 빛을 기다립니다. 아이들 마음에서 움이 트며 꽃이 필 아리따운 이야기와 넋을 바라봅니다.

 어머니가 될 아이들은 담배 내음을 어떻게 마주할까요. 아버지가 될 아이들은 자가용을 어떻게 맞이할까요. (4344.10.9.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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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10-09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얘기를 빌어 어린이 문학에 대한 된장님의 생각을 엿보게 하는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린드그렌의 저 책은 중고책으로라도 사서 보려고 지금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에 동의하면서도 저는 종종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들을 진정 사랑하는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파란놀 2011-10-10 07:06   좋아요 0 | URL
아이를 낳아 함께 살아가는 어머니가 아이하고 함께 지내며 따사로이 돌보는 마음이 바로 어린이 사랑이 아닌가 싶어요..

마녀고양이 2011-10-10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아이가 시골 놀러가서
메뚜기를 잡고 신나하는 모습에, 트럭 뒷칸에서 방방 뛰고, 천염 염색을 열심히 하던 모습에, 참 기뻤어요............. 아주 건강해보였답니다.

파란놀 2011-10-10 17:53   좋아요 0 | URL
앞으로도 이번 일처럼 딸아이랑
좋은 흙 밟는
좋은 나들이
마음껏 즐기셔요.

그리고, 아저씨도 잠을 깨워
함께 움직인다면
더 좋을 테고요 ^^;;;;;;;;;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이것저것 따지기 앞서 포근하게 돌보면서 너그러이 껴안습니다. 책사랑, 사람사랑, 헌책방사랑, 사진사랑, 글사랑, 이웃사랑, 들판사랑, 바다사랑, 꿈사랑, 풀사랑, ……. (4344.10.3.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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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통 사랑하는 삶


 말을 하는 내가 눈시울을 적시고, 글을 쓰는 내가 눈가를 적십니다. 나는 내 입으로 읊은 내 말을 내 귀로 들으면서 울고, 내 손으로 쓴 내 글을 내 눈으로 읽으면서 웁니다. 책은 눈물입니다. 이러면서 책은 웃음이에요. 온통 사랑하는 삶이에요. (4344.10.6.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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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으로 보는 눈 169 : 한글날맞이 이야기책


 올해에도 한글날은 있습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든 기념일이든 공휴일이든, 어찌 되든 한글날은 있습니다. 한글날 하루가 빨간날이 된대서 더 거룩히 여기지는 않으나, 한글날 하루가 까만날이기만 하대서 더 어설피 깎아내리지는 않습니다.

 해마다 맞이하는 한글날 즈음, 우리 말글을 다루는 이야기책 몇 권 태어나곤 합니다. 올해에는 저도 우리 말글을 이야기하는 책 하나를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철수와영희)라는 이름을 붙여 내놓습니다. 굳이 한글날에 맞추려 하지는 않았으나 한글날에 맞추어 한겨레 말글을 기리거나 돌아보는 일은 뜻깊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글날에 맞추어 한겨레 말글을 기리거나 돌아보는 책 이야기를 신문이나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그닥 다루어 주지 않습니다. 다룬다 한들 한글날 언저리에서 살짝 스치듯 다루고 끝입니다. 신문이나 방송이나 인터넷뿐 아니라, 여느 삶을 일구는 수수한 우리들부터 여느 때에 우리 말글을 참다이 사랑하거나 착하게 아끼거나 곱게 북돋우지 않아요.

 신문사 기자나 방송국 피디한테만 ‘여보시오. 누구보다 당신들이 우리 말글을 아껴야 하지 않소?’ 하고 따질 수 없습니다.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든지, 초·중·고등학교 교사라든지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라든지, 국어사전을 엮는 사람이라든지, 국립국어원 공무원이라든지, 한글학회 일꾼이라든지, 이와 같은 사람들끼리 사랑하거나 아끼거나 북돋울 한겨레 말글이 아니에요. 아주 마땅한 노릇이지만 아주 마땅히 잊고 마는데, 이 땅에서 지식인이나 전문가만 한국말을 나누거나 한국글을 쓰지 않아요. 잘난 사람이건 못난 사람이건 많이 배운 사람이건 적게 배운 사람이건, 누구나 한국말을 나누고 한국글을 써요.

 한글날이기에 한겨레 말글 이야기를 더 돌아보거나 살펴야 하지 않습니다. 한 해 삼백예순닷새 내내 한겨레 말글 이야기를 알뜰히 돌아보면서 살펴야 합니다. 어린이날 하루만 내 아이와 이웃 아이를 사랑해도 될까요? 어버이날 하루만 내 어버이와 이웃 어르신을 섬기면 되나요? 한 해 내내 한결같이 아끼고 사랑하며 섬기는 넋으로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를 보듬어야 할 삶입니다. 한 해 내내 늘 아끼고 사랑하며 섬길 한겨레 말글이에요. 한 해 내내 우리 집 밥차림을 살피고, 한 해 내내 우리 집 살붙이 마음을 어루만지며, 한 해 내내 우리 집 살림을 가꿔야 해요.

 ‘우리 말글 달인’이 안 되어도 됩니다. 참말로 띄어쓰기나 맞춤법은 틀려도 됩니다. 나 스스로 어떠한 삶을 사랑하면서 한길을 예쁘게 걸어가는 사람인가를 깨달아야 해요. 내 삶길을 씩씩하고 아름다이 일구면서 이웃과 살붙이와 동무하고 나눌 어여쁜 말글이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찾아야 해요. 아름다운 삶에서 비롯하는 아름다운 넋이요, 아름다운 넋에서 꽃피우는 아름다운 말입니다. 아름다운 말을 사랑할 때에 아름다운 글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책 하나 알아보면서 껴안습니다. 아름다운 꿈을 아름다운 땀으로 일구려 할 때에 아름다운 빛을 느끼면서 아름다운 씨앗 하나 내 보금자리 깃든 조그마한 마을에 살포시 심습니다. (4344.10.7.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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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1-10-09 09:47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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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올려 주신 분한테 죄송하다는 글 한 줄 남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