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찍는 책읽기

 


 나는 내가 책을 읽는 모습이 어떠한가를 모릅니다. 책을 읽는 내 얼굴은 얼마다 따스하거나 너그러운지 모릅니다. 아이를 나무라거나 무언가 골 나는 일이 있을 때 내 모습이 어떠한가를 모릅니다. 아이를 나무라거나 무언가 골을 낼 때에 내 얼굴 얼마나 일그러지거나 못생겼는지 모릅니다.

 

 아이들 책 읽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옆지기 뜨개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며 생각합니다. 나는 얼마나 너그럽거나 사랑스러운 몸짓과 낯빛으로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나는 내 삶이 얼마나 예쁘게 빛나도록 마음을 쏟으면서 하루하루 새롭게 맞이하는 목숨일까요. 사랑씨도 미움씨도 꿈씨도 돈씨도 웃음씨도 눈물씨도 모두 내 마음속에 있겠지요. (4345.1.13.쇠.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페크pek0501 2012-01-13 14:54   좋아요 0 | URL
누워 있는 아이의 목 좀 보세요. 일부러 연출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지요...
아름다움은 이런 것에 있지요.
아, 평화로운 일상이여!!!!!!!!!!!!ㅋ

파란놀 2012-01-13 17:22   좋아요 0 | URL
저렇게 목을 빼고 누우면
참말 아기 안은 온몸이 뻑적지근하지요 ㅠ.ㅜ
그래서 일부러
목을 간질간질~~ ㅋㅋㅋ
 


 책 예쁘게 읽는 어린이

 


 아이가 책을 읽는 매무새를 곁에서 지켜보면 참 예쁘다. 아이는 아주 일찍부터 아주 예쁜 매무새로 책이 다치지 않게 읽는다.

 

 아이는 호미를 쥐어도 참 예쁘게 땅을 쫀다. 씨앗을 묻을 때에도 보드랍고 따스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아이는 풀잎과 꽃잎을 곱게 쓰다담는다. 아이가 풀잎이나 꽃잎을 쓰다듬는 손길을 바라보며 내 손길은 얼마나 고운가를 돌아본다. (4345.1.13.쇠.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나츠코의 술 애장판 5
오제 아키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마음을 빚으며 살아가는 꿈
 [만화책 즐겨읽기 95] 오제 아키라, 《나츠코의 술 (5)》

 


 누군가 나한테 ‘네 꿈이 뭐니?’ 하고 묻는다면, 나는 꿈을 품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소리로구나 싶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꿈이라 한다면, 내 둘레 사람들은 내 모습을 보면서 ‘아하, 이 사람은 꿈이 이러하구나.’ 하고 느끼리라 믿어요. 스스로 꿈을 잊거나 잃은 채 어디론가 치닫거나 내달리는 나머지, 이렇게 다잡거나 붙잡으려고 ‘네 꿈이 뭐니?’ 하고 묻는구나 싶어요.


- ‘쌀, 그것은 술의 생명입니다.’ (6쪽)
- “이건 명인의 솜씨요. 이걸 만든 도지의 마음이 절로 느껴지는군.” “그래요, 마음이죠. 술을 빚는다는 건, 마음을 빚는 것이니까요.” (60쪽)


 여러 날 몸앓이를 하면서 마음앓이를 함께 합니다. 몸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대로 살아갈는지 모르고, 어쩌면 몸앓이를 말끔히 털고 씩씩하며 튼튼하게 살아갈는지 모릅니다. 어떠한 새날이 펼쳐지든 나 스스로 바라거나 꿈꾸는 대로 달라지겠지요.

 

 브래드 피트라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 〈티벳에서 보낸 일곱 해〉를 집에서 봅니다. 디브이디가 있으니 언제라도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어, 이 영화 그동안 몇 차례 다른 데에서 보았구나.’ 하고 느낍니다. 나는 이 영화를 본 적 없는 줄 알았는데, 줄거리이며 사람들 모습이며 환하게 떠오릅니다.

 

 티벳 라싸에서 재단사로 일하는 아가씨는 브래드 피트가 맡은 하인리히한테 말합니다. ‘당신’과 ‘우리들(티벳사람)’은 삶과 생각이 다르다고.

 

 그런데, 삶과 생각만 다르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삶과 생각에다가 사랑과 꿈도 다르겠지요. 눈물과 웃음도 다를 테고, 밥과 옷도 다르겠지요. 이야기와 책 또한 다를 테고요.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일이 대수롭지 않듯, 장사를 해서 돈을 버는 일이 대수롭지 않습니다. 돈을 많이 버느냐 적게 버느냐는 대수로울 수 없어요. 내 살림을 일굴 만큼 돈을 벌면서 내 살림을 아름다이 일구느냐가 대수롭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려 하면서 살림을 돌보고, 어떠한 삶과 살림을 꿈꾸면서 돈을 어느 자리에서 벌려 하느냐가 대수롭습니다.


- “너희 양조장에선 그런 걸 얼마나 만들지?” “우린 옛날부터 만들지 않아. 아버지도 오빠도 도지도 모두 반대였거든.” “그런데 그런 술이 잘 나가.” “알아. 일본술의 90%가 아직도 그런 술인걸.” “술꾼들은 다 멍청해. 아∼무것도 모른다니까.” (15쪽)
- “우리 술은 소비자의 지지를 받고 있어. 기술은 소비자의 수요에 응하는 것뿐이다.” “정 그렇다면, 라벨에 큼지막하게 써넣으시죠. 모모무스메는 쌀겨로 만든 술이라고 실컷 자랑하라고요!” (24쪽)


 오제 아키라 님 만화책 《나츠코의 술》(학산문화사,2011) 다섯째 권에서 마음을 빚으며 살아가는 꿈을 천천히 읽습니다. 그래, 이 만화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마음을 빚으며 살아가는 꿈을 키우는데, 나는 우리 시골집에서 무슨 꿈을 키우지? 나 혼자서라도 꿈을 키우나? 나 혼자만 잘될 꿈을 바라나? 네 식구 나란히 사랑스레 웃을 꿈을 헤아리나?

 

 마음을 빚을 때에 삶을 빚습니다. 마음을 빚는 넋으로 글을 빚습니다. 마음을 빚지 못하는데 살림이건 돈이건 알뜰살뜰 빚을 턱 없습니다.

 

 한 마디로 간추려 생각하니 그렇군요. 나 스스로 내 둘레 사람이 내 꿈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나는 내 사랑스러운 살붙이들이 꿈을 꾸는 길을 돕지 않을 뿐더러 살피지 못하는데다가 함께 빚을 꿈은 영 들여다보지 못하는 셈입니다. 나한테 꿈이 있다면, 내 둘레 사람들 누구나 환히 느낄 만한 꿈을 예쁘게 돌본다면, 나는 나와 내 살붙이들 모두 기쁘게 웃으며 활짝 피어날 꿈을 빚으려고 온마음 쏟는 삶입니다.


- “아버지야 어떻든 넌 좋은 술을 만들면 되잖아.” (17쪽)
- “귀한 쌀?” “그럼 귀하지. 하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안 한다. 그만큼 내가 좋은 술을 빚으면 되니까. 깎으면 깎은 만큼 더욱 정성을 들여 술을 빚는 거야. 그게 쌀에 대한 예의다, 나츠코.” (33쪽)


 더 마음을 쓰면서 살아갈 하루입니다. 더 사랑을 기울이면서 아낄 이웃이요 동무입니다. 더 믿음을 나누면서 어깨동무할 살붙이예요.

 

 배고픈 아이한테 밥을 먹여야지요. 똥을 눈 아이 기저귀를 갈고 밑을 씻겨야지요. 졸린 아이를 토닥토닥 안으며 재워야지요. 고단한 아이를 업고는 다리를 쉬도록 해야지요. 심심한 아이랑 즐거이 놀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마당에서 뛰놀아야지요.

 

 할 일이 많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할 일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을 차근차근 돌아봅니다.

 

 몸앓이를 치르는 동안, 자리에 골골 드러누워 생각합니다. 이 시골집에서 내가 볼일 보러 홀로 서울까지 다녀와야 할 때에, 옆지기가 혼자 두 아이 돌보며 집일을 얼마나 힘차게 챙길 만한가 곱씹습니다. 집일은 그닥 힘들지 않아요. 힘들거나 고달프다면, 집일 조금 할라치면 깨어나며 안아 달라 놀아 달라 하는 갓난쟁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저귀를 빨아야 하는데 갓난쟁이가 으앙 깨어나면 빨래는 할 수 없어요. 이불을 털다가 갓난쟁이가 으앙 울 때에도 이불을 털 수 없어요. 갓난쟁이가 기어다닐 때에는 곁에서 지켜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나는 이 집에서 옆지기가 집일을 어느 만큼 훌륭히 치르며 씩씩하게 살아가도록 집살림을 잘 건사했을까?


- “다른 양조장과 맞서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질을 높이는 거야. 난 그런 신념으로 여지껏 일해 왔다. 그건 앞으로도 변함 없을 거야.” (110쪽)
- “우린 초라하고 이름도 없는 양조장이에요. 리베이트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마음으로 술을 팔려 하고 있습니다.” (170쪽)


 만화책 《나츠코의 술》은 술빚기로 살아온 사람들 넋은 오직 한 가지뿐이라는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줍니다. 술빚기란 마음빚기입니다. 마음을 빚듯 술을 빚을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음을 빚는 사람들이 모여 좋은 술을 빚도록 땀을 흘린다는 이야기를 만화로 그립니다.

 

 돈은 벌어야지요. 아무렴. 그러나, 돈을 벌려고 술을 빚지는 않아요. 즐거이 살아가는 살림돈을 마련하는 길이면서, 서로서로 즐거울 삶이 될 좋은 동무로 삼는 술 하나를 빚어요.

 

 마음을 나누는 동무는 어떤 동무인가요. 마음을 읽는 동무는 어떤 동무일까요. 마음을 기대는 동무는 어떤 동무이지요.

 

 우리 겨레는 역사가 깊다 하지만, 막상 깊디깊다는 역사를 등에 짊어지면서 오늘 이곳에서 이웃과 동무와 살붙이를 착하게 사랑하는 몸짓은 그닥 보여주지 못합니다. 가만히 살피면, 학교에서 가르치는 한겨레 오천 해 역사란, 온통 임금님들 발자취이거나, 땅넓히기 싸움판이기 일쑤입니다. 서로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꿈을 보여주는 오천 해 발자취를 들려주는 역사책은 없어요. 문학책도 예술책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이든 기술이든 연예인이든 정치이든, 서로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꿈이 드러나는 자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4345.1.13.쇠.ㅎㄲㅅㄱ)


― 나츠코의 술 5 (오제 아키라 글·그림,최윤정 옮김,학산문화사 펴냄,2011.10.25./9000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발·책꽂이·방바닥

 


 하루 해가 저물고 두 아이를 씻기고 나서 이제 한숨을 돌리는 저녁나절. 둘째는 어머니 품에 안겨 칭얼대고 놀다가 잠들고, 첫째는 방방 뛰며 놀다가 문득 그림책 하나 꺼내 무릎에 올려놓고 읽는다. 모처럼 맞이하는 조용한 저녁때. 작은 아이가 작은 손으로 책장 넘기는 소리는 조용하고, 곁에서 사진을 찍는 소리도 조용하다. 책은 손과 발로 함께 읽는다. 책들을 방바닥에 널브러뜨리기도 하지만 책꽂이에 얌전히 꽂기도 한다. 날마다 몇 차례씩 방바닥을 치우고 쓸며 닦지만, 그래도 먼지는 날리고 그래도 온통 어지러움투성이. 이 아이들이 몇 살쯤 되면 덜 어지럽히거나 스스로 씻거나 손수 빨래하는 삶을 누릴 수 있을까. 이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면 등허리 두들기며 한숨 돌리는 어버이한테 구성지고 해맑은 목소리로 노래하듯 책을 읽어 줄 수 있을까. (4345.1.12.나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산들보라 걸상 잡고 서기

 


 이제 꽤나 잘 걷는 산들보라가 서려고 용을 쓴다. 걸상이 되든 엄마 아빠 바짓가랑이가 되든 무언가 붙잡고 서려 한다. 무언가 붙잡고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로 설 때면 비틀거리는 모습이 마치 춤추는 아기 같다. 젖이랑 맘마 더 먹고 무릎과 팔에 더 기운을 붙여 씩씩하게 서 보렴. (4345.1.12.나무.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12-01-12 15:58   좋아요 0 | URL
우와, 이제 사고 시작이군요. 막 걷기 배울 때 아가는 정말 이쁘지만, 그만큼 정말 주의가 필요하죠. 얼마전 후배 아해도 그만 싱크대를 붙잡고 용을 쓰다 커피물이 쏟아져 화상으로 입원했답니다. 흑흑.

파란놀 2012-01-12 21:42   좋아요 0 | URL
네, 늘 붙어 지내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