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으로 배우는 책읽기

 


 텔레비전을 켜면 영화도 나오고 만화도 나오고 새소식도 나오고 다큐멘터리도 나옵니다. 텔레비전을 켜면 주식도 나오고 건강도 나오고 대입시험도 나오고 영어도 나옵니다.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텔레비전을 켜기만 하면, 이 나라 사람들은 굳이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대학교조차 다닐 까닭이 없습니다. 텔레비전이 몽땅 가르치고 보여주고 알려주니까요.

 

 나는 텔레비전을 거느리지 않습니다. 고향 인천에서 살 때이든,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살 적이든,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아가든, 내 살림집에는 텔레비전을 들이지 않습니다. 어디에서 살거나 텔레비전을 모시지 않으니, 전기삯을 치를 때에 한전 일꾼하고 말다툼을 해야 했습니다. 텔레비전 시청삯이 전기삯 고지서에 붙어 나오니까요. 텔레비전을 들이지 않고 살아간다 하니까, 도시에서도 이웃들이 놀라고 시골에서도 이웃들이 눈이 동그래집니다.

 

 나는 거꾸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내 이웃들한테 거꾸로 놀라거나 거꾸로 묻고프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내 이웃들이 책을 거의 안 읽거나 책을 가까이하지 않거나 책을 즐겨읽지 않는 일을 거꾸로 물을 생각이 없어요. 집에 책이 얼마 없다든지, 집에 책이 보이지 않는다든지, 집에서 홀로 조용히 책을 들추지 않는 일을 묻지 않습니다.

 

 오직 한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영화이든 만화이든 새소식이든 다큐멘터리이든 주식이든 건강이든 대입시험이든 영어이든, 또 무어무어가 되든, 텔레비전 풀그림을 찍는 일꾼은 ‘책에서 자료를 찾고 책에 나온 이야기를 발판으로 삼기’ 마련입니다. 텔레비전 이야기치고 책 없이 이루어지는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책이란 나와 너와 우리가 저마다 일구는 삶에서 비롯합니다. 내가 사랑스레 일구는 삶이 책이 됩니다. 네가 아름다이 돌보는 삶이 책으로 태어납니다. 우리가 착하게 아끼는 삶이 책에서 빛납니다. (4345.1.2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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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들보라 볼펜 좋아

 


 아버지가 볼펜을 쥐고 글을 쓸라치면 잽싸게 기어와서 끝끝내 볼펜을 빼앗아 쥐고 놀려는 여덟 달 갓난쟁이 산들보라. 그래, 네가 갖고 놀 볼펜은 따로 두고, 아버지는 다른 볼펜을 쓸게. 마음껏 신나게 갖고 놀렴. (4345.1.2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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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928) 있다 8 : 동그랗게 뜨고 있다

 

.. 그 아기는 그렇지 않아도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 할머니는 그 아기를 품에 꼭 안고 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하이타니 겐지로/김은하 옮김-우리 모두 가위바위보!》(예꿈,2008) 13쪽

 

 하나하나 차근차근 생각하면서 말하지 않으면 “뜨고 있었다”나 “나누고 있었다” 같은 말마디를 그냥 쓰고 맙니다. 더욱이, 일본책을 한국말로 옮길 때에 깊이 헤아리거나 옳게 살피지 않으면, 이렇게 “-고 있다” 같은 말투를 그대로 두고 맙니다.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x)
 큰 눈을 동그랗게 떴다 (o)

 

 눈은 뜹니다. 눈을 “뜨고 있지” 않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뜻이나 느낌을 조금 더 세거나 달리 나타내고 싶다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았다”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았다”나 “눈을 말똥말똥 동그랗게 떴다”처럼 적바림합니다. 앞이나 뒤에 꾸밈말을 알맞게 넣어야 해요.

 

 보기글 끝자락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에서는 “이야기를 나누었다”로 맺으면 돼요. “-고 있었다”는 잘못 붙이는 군더더기예요.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처럼 적기도 하는데, 이렇게 적을 때에도 올바르지 않아요. “이야기를 나누었다”처럼 적거나 “이야기를 한창 나누었다”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제대로 쓸 말을 살피고, 알맞게 나눌 말을 생각해야 해요. 참다이 쓸 말을 곱게 사랑하고, 어여삐 주고받을 말을 살가이 보듬어야 해요. (4345.1.2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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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워서 글을 쓰는 어린이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잠자리에 들려고 눕는다. 하루 지낸 나날 곰곰이 돌이키며 글 몇 줄 적는 아버지 곁에서 아이 또한 제 조그마한 빈책에 무언가를 꼬물꼬물 그린다. 옆에서 동생이 칭얼칭얼대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제 첫째 아이는 동생이 칭얼거리든 낑낑거리든 대수로이 여기지 않는다. 씩씩하구나. (4345.1.2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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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1-26 09:28   좋아요 0 | URL
이 사진 보고 지난 번에 지나쳤는데, 생각해보니 글자를 빨리 배웠네요. 저렇게 쓸 정도면. 저의 큰애는 학교 들어갈 때까지도 한글 80%정도 알고 들어갔거든요.

파란놀 2012-01-26 09:49   좋아요 0 | URL
우리 아이는 글을 쓰지는 않고요
그냥 아버지 하듯 따라하며 꼬물꼬물 기어가는 그림만 그려요 ^^;;;

아이가 글을 배우고 싶어 할 때에 가르칠 생각이지만,
언제가 될는 지는 몰라요 ^^;;

오오, 큰애가 한글을 꽤 일찍부터 읽을 줄 알았군요~

기억의집 2012-01-26 19:56   좋아요 0 | URL
아, 그래서 그린다란 표현을 하셨구나. 저는 글씨가 서툴러서 그린다는 표현을 쓰신 줄 알았어요.

파란놀 2012-01-26 20:12   좋아요 0 | URL
^^;;;
그냥 말 그대로 그림을 그려요.
그런데 '글씨 같은 그림'을
줄에 맞추어 아주 빼곡하게 그려서 놀래킨답니다~
 


 줄줄 흘리는 어린이

 


 당근을 갈고 감알을 넣으며 요구르트를 탄다. 아이가 아무 말 없이 그릇을 비운다. 참 바지런히 먹으면서 줄줄 흘리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그야말로 아뭇소리 없다. 천천히 천천히 야무지게 먹으렴. 네 몫은 네가 다 먹으면 되고, 그릇을 다 비운 다음 더 먹고프면 더 달라고 하렴. (4345.1.2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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